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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의 The Hour BEFORE

 고민하고, 다시 읽고, 계속 고쳐 부른 시간. 고요 속에서 자신만의 계절을 지나며 더욱 또렷해진 이름, 아이유.


균형 잡힌 비율의 18K 핑크 골드 케이스가 남녀 모두의 손목을 아우른다. 
오톨도톨한 그레인 다이얼과 대비되는 도핀 핸드와 아플리케 인덱스로 
시인성을 높였고, 밀라네즈 메시 브레이슬릿이 유려한 디자인을 완성한다. 리베르소 트리뷰트 모노페이스 Jaeger-LeCoultre.

2021년에 발표한 ‘라일락’은 스물아홉 아이유가 20대의 자신에게 보내는 인사였죠. 시간이 꽤 흘렀어요. 30대의 이지은과는 잘 지내고 있나요?

네. 지금까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약간의 체력 저하와 무기력감 정도랄까요.(웃음) 원래 남보다 조금 무기력한 기질인 것 같은데, 30대가 되니 여과 없이 드러나는 느낌이에요.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편안하고 여유로워졌어요. 조금은 차분해진 것 같기도 하고요.

‘라일락’처럼 아이유의 음악에는 ‘스물셋’, ‘팔레트’ 등 자신의 시간을 소재로 삼은 곡이 여럿 있죠. 그런 의미에서 아이유에게 음악은 삶을 기록하는 일기장처럼 느껴집니다.

맞아요. ‘스물셋’을 들으면 당시 치열하고 날이 서 있던 제 머릿속이 떠올라요. 아주 유쾌한 기억은 아니지만,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느낌이에요. 다시 오지 않을 제 인생에서 저를 가장 성장시킨 시기라고 생각해요. ‘무릎’을 들으면 수없이 보낸 불면의 밤이 떠오르고요. 밤에 잠들지 못하는 스스로를 얼마나 원망하고 외로워했는지도요. ‘홀씨’를 들으며 ‘아 맞다. 30대에는 이렇게 살기로 결심했었지’ 하고 느슨해진 마음을 다잡곤 합니다. 제 음악은 어떤 면에서는 가장 솔직했던 일기고, 또 진심을 담아 세상에 보내는 연서이기도 해요. 꽤 많은 답장을 받았죠. 세상과, 그러니까 리스너들과 서로의 일기와 편지를 주고받는 일은 언제나 저를 더 따뜻한 사람으로 만들고, 제가 하는 일의 가치를 실감하게 합니다.

아이유를 이야기할 때 많은 사람이 떠올리는 단어가 ‘진정성’인 것 같은데, 이 답에도 묻어나네요. 이 외에도 아티스트로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나요?

성실함이요. 재능과 운은 늘 같은 크기로 머물지 않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고, 결과 역시 제 힘 밖의 일이죠. 하지만 성실함만큼은 제가 스스로 선택하고 지켜갈 수 있잖아요. 


13.5m에 이르는 100가닥의 금실을 엮어 완성한 밀라네즈 브레이슬릿이 손목에 편안한 착용감을 전한다. 여러 번의 스탬핑 작업을 포함해 약 30회의 공정을 거쳐 완성한 다이얼은 장식적 아름다움뿐 아니라 빛을 흡수해 가독성을 배가한다. 18K 핑크 골드 소재의 리베르소 트리뷰트 모노페이스 Jaeger-LeCoultre.

“만드는 사람이 건강해야 그걸 보고, 듣고, 느끼는 분에게도 좋은 기운이 전달되는 것 같아요.” 

재능과 운, 그리고 성실함이 퍼즐처럼 맞아떨어진 곡이 ‘좋은 날’ 아닐까요. 퍼포먼스가 주를 이루던 당시 가요계에서 가창력으로 존재감을 증명한 곡이었죠. 그런데 2022년 콘서트에서 앞으로 공식 셋리스트에서 제외하겠다고 했어요. 앙코르에서 이따금 부르긴 하지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습니다.

오랜 팬분들은 알겠지만, 그 곡을 졸업시킨다고 해서 아예 부르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에요. 잠시 쉬어가는 쪽에 가깝습니다. ‘좋은 날’은 제게 너무 많은 선물을 준 곡이라 더 소중하게 오래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대표곡인 데다 클라이맥스(‘I’m in my dream’ 부분의 3단 고음)가 강렬해서 항상 셋리스트의 비슷한 순서에서 부르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누군가는 농담 삼아 ‘또은 날’ 같은 별명으로 약간의 식상함을 표현하기도 했어요. 제가 아끼는 곡인 만큼 늘 비슷한 방식으로 당연하게 여겨지기보다, 생각지 못한 순간에 반갑게 다시 만나 희열을 줄 수 있는 곡이 되길 바랐습니다.

지금의 아이유는 20년 가까운 시간의 결실이겠지만, ‘좋은 날’처럼 커리어의 방향을 바꿔놓은 결정적 순간도 있지 않았을까요? ‘밤편지’의 탄생일 수도, <나의 아저씨>의 ‘이지안’ 역을 만난 순간일 수도, <폭싹 속았수다> 속 애순이의 숱한 명장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상하게도 지나고 보면 제 기억에 각인된 중요한 순간은 늘 잠잠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의 감정만 남아 있는데요. 큰 박수나 결과가 있었던 날보다 전날 밤 혼자 오래 고민하던 시간, 대본을 다시 읽던 시간, 노래를 계속 고쳐 부르던 시간이 더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남들이 보는 화려한 결실보다 아무도 보지 않는 준비의 시간이 제게는 더 진하게 남아 있어요. 어쩌면 그 시간이 더 의미 있기 때문 아닐까요.

서로 다른 매력의 두 얼굴을 지닌 리베르소 클래식 듀에토. 스틸 케이스를 가로지르는 두 줄의 다이아몬드 거드룬이 우아한 스타일을 완성한다. 앞면에는 숫자 인덱스와 JL 로고를 장식한 실버 다이얼이 자리하고, 뒷면은 밤하늘을 닮은 짙푸른 다이얼이 블루 앨리게이터 스트랩과 조화를 이룬다. 인하우스 칼리버 844를 탑재했으며, 50시간 파워리저브를 지원한다. Jaeger-LeCoultre.

스스로를 다듬어가는 시간. 예거 르쿨트르의 ‘THE HOUR BEFORE’ 캠페인이 조명하는 것도 정확히 드러나지 않는 시간의 가치입니다. 아이유라는 아티스트와 예거 르쿨트르가 맞닿는 지점 같기도 한데요. 본인도 예거 르쿨트르의 철학 중 깊이 공감한 부분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래 쓰기 위해 만들어진 것, 그 지점이 가장 와닿았어요. 제가 이 일을 하면서 닮고 싶은, 또 담고 싶은 철학입니다. 사람도, 음악도, 물건도 결국 시간을 견디며 쌓이는 이야기들이 그 가치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특히 리베르소의 ‘조용한 확신’ 같은 태도를 좋아합니다. 굳이 화려하게 보여주지 않아도 시간이 증명하는 것이 있다고 믿어요. 리베르소 역시 유행을 따라가기보다 자신만의 철학을 오랫동안 지켜온 점이 인상 깊었고, 저 역시 그런 꾸준함을 닮고 싶습니다. 

다른 아티스트의 작품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시간을 존중하는 아티스트라는 인상을 받습니다.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를 꾸준히 내는 모습이나 양희은, 김창완, 최백호처럼 함께 작업해온 뮤지션만 봐도 그렇죠. 스스로 ‘타임리스’를 어떻게 정의하나요?

타임리스는 시간을 이기는 것이 아닌 시간을 품는 것, 단순히 오래되어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작품과 물건, 음악과 사람은 자연스럽게 오래 남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타임리스라는 건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새롭게 읽히는 것이 아닐까요.

시간은 어떤 것의 가치를 증명하기도 합니다. 말한 대로 음악도 마찬가지 같은데,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오래 남는 작품은 어떻게 탄생한다고 생각하나요?

사실 어떤 작품이 오래 사랑받을지는 만든 사람도 알 수 없죠. 다만 시간이 지나도 남는 작품을 보면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이야기하려 했다는 점이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는 감정은 시대가 바뀌어도 크게 달라지지 않으니까요.

창작은 의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죠. 어떤 날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다가 예상치 못한 순간 하나의 문장이나 멜로디가 찾아오기도 하잖아요. 아이유는 창작 재료를 어떻게 수집하나요?

예전에는 영감을 기다렸는데, 지금은 생활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어요. 결국 잘 살아야 좋은 이야기도 나온다고 믿거든요. 창작은 특별한 순간보다 평범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서 시작되는 것 같아요. 영감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일상을 얼마나 천천히, 깊이 들여다보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남는 작품을 보면, 유행을 따라가기보다 사람의 마음을 이야기하려고 했다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의 감정은 시대가 바뀌어도 크게 달라지지 않으니까요.” 


1930년대 오리지널 여성용 리베르소 워치의 정교함에서 영감받았다. 중심부의 기요셰 패턴과 이를 감싼 수직 브러싱이 다이얼에 깊이감을 더하고, 슬림한 케이스와 라이스 그레인 브레이슬릿은 손목 위 주얼리처럼 유려하고 우아한 빛을 발한다. 리베르소 클래식 모노페이스 오리진 Jaeger-LeCoultre.

과거 인터뷰를 보면 스스로의 작업물에 유난히 엄격하더군요. “스스로를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결과를 얻어도 스스로를 사랑하기 어려웠다”는 말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는 태도가 느껴졌고요. 그런 마음이 동력이자 부침이기도 했을 텐데요. 스스로 생각하는 ‘완벽’은 어떤 모습인가요?

예전에는 실수 없는 결과가 완벽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충분히 고민했고, 끝까지 책임졌다면 그것도 하나의 완성이라고 봅니다. 물론 여전히 아쉬움은 남죠. 다만 그 아쉬움이 더 나은 작품으로 이어지는 동력이 된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합니다.

아쉬움을 받아들이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죠. 부족한 게 보이면 놓아버리고 싶은 순간도 있을 테고, 스스로 세운 기준이 또 다른 한계를 만들기도 하잖아요. 그런 시간을 어떻게 지나왔나요?

한계를 넘어서는 방법이 꼭 더 강해지는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어떤 날은 포기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전진일 때가 있더라고요. 그렇게 하루하루 쌓인 시간이 결국 저를 조금씩 앞으로 데려다준 것 같습니다. 

연기와 음악은 만들어내는 일이지만, 결이 다른 작업이기도 합니다. 아이유에게 두 역할은 어떻게 다른가요?

배우 아이유는 타인의 삶을 빌려 저를 넓혀가는 사람이고, 가수 아이유는 제 삶을 통해 타인과 연결되는 사람인 것 같아요. 방향은 다르지만, 결국 누군가의 마음을 이해하고 누군가의 마음에 닿고 싶은 마음은 같습니다. 대중의 입장에서 보면 음악을 하는 아이유를 더 선호하는 분이 있고, 연기하는 이지은을 더 좋아해주는 분이 있어서 되도록이면 균형 있게 활동하려고 해요. 그게 제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각 작업의 양분이 되기도 해요. 연기를 하다 다음 앨범 주제나 소재가 문득 떠오를 때도 있고, 노래를 부르다 어떤 감정을 마주했을 때 ‘이런 감정을 작품에서 표현하면 좋겠다’고 느낄 때도 있어요. 

연기와 음악이 서로에게 양분이 된다고 했죠. 그 둘을 거름 삼아 아이유라는 사람도 계속 피어나는 것 같습니다. 그 밖에 아이유를 시들지 않게 하는 또 다른 뭔가가 있을까요?

시간 자체인 것 같아요. 시간은 많은 걸 휘발시키고 빼앗아가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람을 더 깊게 만들어주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그 질문에는 반만 동의하는데요. 저 역시 시들 때가 있습니다. 항상 피어 있지도, 항상 시들어 있지도 않을 뿐이죠. 시간이 저를 피고 지게 만드는 것 같아요.

요즘 가장 마음을 쏟는 일은 무엇인가요?

예전에는 새로운 걸 보여드리는 데 마음을 쏟았다면, 요즘은 얼마나 건강하게 이 일을 이어갈 수 있을지 더 많이 고민하게 돼요. 재밌는 작품이나 인기도 중요하지만, 만드는 사람이 건강해야 그걸 보고 듣는 분에게도 좋은 기운이 전달되는 것 같아요. 지금은 건강한 몸과 마음을 오래 유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에디터 정유민, 이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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