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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스타 한식당은 부활할 수 있을까

전 세계에 한식으로 별을 받은 레스토랑은
모두 21곳인데 서울에 7곳, 뉴욕에 10곳이 있다.
<미쉐린 가이드>를 기준으로 하면
서울보다 뉴욕에 가볼 만한 한식당이 더 많다.

서울에는 더 이상 미쉐린 3스타 한식당이 없다. 광주요 그룹이 운영해온 가온은 자본 잠식으로 문을 닫았고, 지난해 라연은 3스타에서 2스타로 내려왔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 & 부산 2024>가 발표되었지만, 부산에도 이변은 없었다. 부산에서 별을 받은 식당은 모리(일식), 팔레트(컨템퍼 러리), 피오또(이탤리언) 세 곳으로, 모두 1스타를 획득했다.

한식당으로 서울과 경쟁하는 도시는 뉴욕이다. 전 세계에 한식으로 별을 받은 레스토랑은 모두 21곳인데 서울에 7곳, 뉴욕에 10곳이 있다. <미 쉐린 가이드>를 기준으로 하면 서울보다 뉴욕에 가볼 만한 한식당이 더 많다. 뉴욕의 미쉐린 스타 한식당 10곳 중 절반은 2020년 이후에 문을 열었다. 한식 파인다이닝 불길은 뉴욕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는 셈이다. 뉴욕의 고급 한식당은 색깔이 분명하다. ‘한식’이라고 할 때 외국인이 쉽게 떠올리는 건 코리안 바비큐다. 국내 미쉐린 스타 한식당 중 코리안 바비큐를 테마로 하는 곳이 있을까? 서울엔 없다. 뉴욕에는 꽃(Cote)과 봄(bōm) 두 곳이 있다. 라면을 중심으로 하는 제주 누들 바(Jeju Noodle Bar), 꼬치를 테마로 전개하는 꼬치(Kochi), 김밥을 파인다이닝 세계로 확장한 마리(Mari)가 모두 뉴욕에 있다.

지난해 여름, <뉴욕 타임스>의 레스토랑 평론가 피트 웰즈는 혁신적 한식당이 뉴욕의 파인다이닝을 재창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치 과거 프랑스 식당처럼 그 도시의 하이엔드 레스토랑 신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통의 틀을 벗어나야 혁신이다. ‘이래야 한다’는 전통에 사로잡히지 않고 ‘한식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뉴욕 파인 다이닝을 이끈다. 나이 든 이민자 1세대가 보기엔 음식에 장난친 듯한 요리지만, 젊은 한인과 미국 미식가는 쿨하게 지갑을 열며 호응한다. 서울에서도 그럴 수 있을까? 3스타 한식당의 부활 가능성은 바로 이 지점에 달려 있다.

정재훈
약사이자 푸드라이터. 마트와 편의점, 노포와 파인다이닝 레스토 랑에 숨어 있는 요리와 먹기의 과 학에 대한 글을 쓴다. 저서로는 <누 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소식의 과학>, <음식에 그런 정답은 없다>가 있다.

에디터 <맨 노블레스> 피처팀 일러스트 최익견 디지털 에디터 변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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