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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 극치

열차 안에서 보내는 달콤한 여행.

ENCHANTING
TRAIN JOURNEY

©Venice Simplon Orient Express

영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1>의 마지막 액션 시퀀스를 기억하는가? 끝을 향해갈 무렵, 톰 크루즈(에단 헌트역)와 에사이 모랄레스(가브리엘 역)가 질주하는 열차 위에서 벌인 몸싸움은 관객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이때 등장한 기차는 호화 열차로 알려진 베니스 심플론 오리엔트 익스프레스(Venice Simplon Orient Express). 고급 호텔, 열차, 크루즈 회사인 벨몬드 리미티드가 보유한 것으로 LVMH가 인수한 자회사이기도 하다. 베니스 심플론 오리엔트 익스프레스는 미국 호텔 사업가 제임스 셔우드가 과거 ‘오리엔트 익스프레스’와 유사한 열차를 복원해 유럽에 소유 중인 호텔을 연결하는 용도로 이용했다.

©Venice Simplon Orient Express

오리엔트 익스프레스는 역사가 오래된 열차다. 1883년 처음 출시되어 유럽을 중심으로 돌아다니던 열차는 1930년을 기점으로 이미지를 탈바꿈했다. 내부 인테리어를 고급스럽게 리뉴얼하고, 수준 높은 요리를 선보이며 유럽의 부유층에게 사랑받았다. 그러다 2009년, 모든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이동 수단으로 비행기가 보편화됐기 때문.

역사 속으로 사라질 줄 알았던 고급 열차가 이색 여행과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시대를 맞아 다시금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트렌드에 따라 열차 전문 여행사 레일부커스는 80일간 7개 특급 열차를 타고 4대륙을 일주하는 초호화 여행 패키지를 공개했다. 세계적 호텔 브랜드 아코르는 오리엔트 익스프레스의 지분 50%를 인수하면서 전설 속 열차를 복원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겨울에는 프로젝트의 일환인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라 돌체 비타(Orient Express La Dolce Vita)로 그 시작을 알릴 예정이다. 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 떠나고 싶은 이라면 특별한 열차에 몸을 실어보자.

잊지 못할 80일간의 판타지

콜로라도주 덴버와 유타주 모압을 잇는 경로는 로키 마운티니어가 지나는 하이라이트 장관 중 하나다. ©Rocky Mountaineer

올여름, 전에 없던 여행이 시작된다. 레일부커스가 공개한 ‘호화 열차로 세계 일주’ 투어는 80일 동안 13개 국가, 20개 이상 도시를 방문한다. 8월 28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시작하는 일정은 싱가포르에서 끝나는데, 중간중간 비행기로 움직이고 고급 호텔에서 52박, 특급 열차에서 24박 묵게 된다. 다만 열차로 이동 가능한 곳은 해당 도시의 대표적 호화 열차를 타고 다음 도시로 건너가는 점, 총 7개의 열차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출발지인 밴쿠버에서 재스퍼로 향할 때는 캐나다 로키산맥을 지나는 로키 마운티니어(Rocky Mountaineer)의 골드리프 서비스에 탑승한다. 2층으로 이뤄진 골드리프 서비스는 아래층에 식사 공간과 전망대를, 위층에 탁 트인 돔형 창문과 리클라이닝 좌석을 갖췄다.

런던으로 가기 전 에든버러에서는 로열 스코츠맨 (Royal Scotsman)에 올라타 ‘해리포터 기찻길’로 알려진 글렌피넌 고가교를 지나고 킬마녹, 인버네스 등 도시를 돌아 다시 에든버러로 돌아온다. 이후 파리에서는 <미션 임파서블>에 나온 베니스 심플론 오리엔트 익스프레스에 올라탄다. 피아니스트의 선율, 칵테일 한 잔과 함께 휴식을 취하다 보면 베니스에 다다른다. 이탈리아 여러 도시를 둘러보고 델리로 이동하면 인도풍 분위기가 물씬한 마하라자 익스프레스(Maharajas’ Express)에 탑승할 시간이다. 열차를 타고 가는 일정 중 핑크 시티 자이푸르 란탐보르 국립공원에서 친카라, 표범, 나무늘보 등 야생동물을 볼 수도 있다.

조드푸르를 지나 우다이푸르에서 내리면 뭄바이로 넘어간다. 이스탄불행 비행기를 타고 카파도키아에 도착하면 골든 이글 다뉴브 익스프레스(Golden Eagle Danube Express)를 만날 수 있다. 구불구불한 카르파티아 산맥을 건너면 시나이아에서 펠레스성을 관광할 수 있고, 이후 시비우를 지나 부다페스트에 도착한다. 요하네스버그, 크루거 국립공원, 프리토리아까지 넘어가면 로보스 레일(Rovos Rail)이 승객들을 아름다운 해변 도시 케이프타운으로 데려다주는 일정이다. 대서양과 인도양이 만나는 지점을 직접 본 뒤에는 와인 농장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프리미엄 포도주를 맛볼 수 있다. 마지막 도시인 싱가포르에서는 대미를 장식할 열차 이스턴 & 오리엔탈 익스프레스(Eastern & Oriental Express)에 오른다. 열차는 애프너눈 티를 제공하며 여독을 풀어주고, 말레이시아로 데려가 수중 천국을 선사한다. 오래도록 추억으로 남을 80일간의 판타지는 그렇게 마무리된다.

로보스 레일에 단 4개뿐인 로열 스위트. ⓒ Rovos Rail
야외 발코니가 있는 로보스 레일에서는 광활한 남아프리카공화국 풍경을 볼 수 있다. ⓒ Rovos Rail
5성급 호텔을 떠올리게 하는 베니스 심플론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침실. ©Venice Simplon Orient Express
디올 뷰티와 파트너십을 맺어 디올 트리트먼트 스파를 제공하는 로열 스코츠맨. © Royal Scotsman
로열 스코츠맨 바에서 즐기는 위스키 한 잔. © Royal Scotsman
달리는 이스턴 오리엔탈 익스프레스에서 보는 동남아시아 자연 경관. ©Eastern & Oriental Express

열차 여행에 미식 한 스푼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80일간 세계 일주를 더 즐겁게 하는 호화 열차 속 요리.

Venice Simplon Orient Express

장 앵베르 셰프가 할머니의 요리에서 영감받은 따뜻한 프렌치 메뉴를 선보인다. 버섯, 시금치를 곁들인 페이스트리 요리 랍스터 볼오방과 페리괴소스를 얹은 소고기 등 한 입 두 입 먹다 보면 레스토랑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들 것.

Royal Scotsman

밤이 깊어지면 이곳 식당차는 낮과 백팔십도 다른 분위기로 변신한다. 달리는 열차 안에서 고급 와인, 위스키와 함께 시작하는 파티에 스코틀랜드산 제철 식재료로 만든 요리가 흥을 돋운다. 맛있는 술과 요리, 흥겨운 분위기로 탑승객 모두 하나가 된다.

Rocky Mountaineer

금강산도 식후경이라지만, 로키 마운티니어에서는 식사 내내 캐나다 로키산맥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수석 셰프의 지휘 아래 완성되는 대표 메뉴는 수제 뇨키를 곁들인 송어구이와 앨버타산 채끝 스테이크. 엄선한 현지 와인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철도를 달리는 일본식 스위트

동일본 지역 예술품과 어우러진 고모레비 라운지. © JR East

동일본여객철도가 운영하는 트레인 스위트 시키시마(Train Suite Shikishima). 10호차로 이어진 고급 열차의 첫 번째와 마지막 객차는 지나가는 풍경을 오롯이 감상하도록 특별한 윤곽의 창문을 배치했다. 5호차 고모레비 라운지는 동일본 지역 공예품을 전시해 분위기가 독특하며, 가볍게 음료를 마시는 등 승객들이 쉴 수 있는 장소다. 열차 안에는 총 15개 스위트룸이 있다. 그중 일반적 열차보다 높은 층고에 전통 다다미 매트를 갖춘 2층짜리 시키시마 스위트도 인상적이다. 고타쓰 히터가 있는 테이블과 편백나무 욕조까지 마련해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트레인 스위트 시키시마 콘셉트는 ‘심유탐방(深遊探訪)’으로 숨겨진 깊이를 찾는 여행을 추구한다. 작지만 문화와 장인정신이 살아 숨 쉬는 나라 일본의 동쪽 지역을 계절마다 떠나며 매 순간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 올해는 4월부터 6월까지 야마나시로, 10월과 11월에는 나가노로 1박 2일간 떠나는 여행 일정이 준비돼 있다. 4월과 5월, 9월부터 11월까지 우에노역에서 출발해 하코다테, 홋카이도 남부를 거쳐 혼슈에 다녀오는 3박 4일 일정도 있다.

다양한 일식 요리를 선보이는 다이닝. © JR East
열차 내 오너 셰프가 제공하는 점심 도시락. © JR East
일본식 다다미 매트를 갖춘 시키시마 스위트. © JR East
분위기 있는 열차 내 다이닝 전경. © JR East

전설의 오리엔트 익스프레스가 돌아온다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라 돌체 비타 응접실. ©Dimorestudio

역사 속 오리엔트 익스프레스를 유사하게 복각한 열차가 아닌 ‘진짜’의 귀환을 만날 시간. 아코르 그룹은 1920년대 실제 운행한 열차를 찾기 위해 유럽 전 지역을 찾아다녔다. 공들여 발견한 기차는 올겨울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라 돌체 비타로 첫선을 보이고, 2025년에 현대판 오리엔트 익스프레스로 공개할 예정이다. 먼저 운행을 시작하는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라 돌체 비타는 듀오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디모레스튜디오와 손을 잡았는데, 열차 이름처럼 찬란하던 1960년대 이탈리아 예술과 전통을 현대적으로 구현했다.

빈티지와 기품이 공존하는 열차 속으로 들어가면 깔끔한 딜럭스 캐빈과 안락한 스위트 캐빈을 만날 수 있다. 초호화 열차인 만큼 프라이빗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여정을 예약하면 여행자에게 왁스로 봉인한 봉투 모양 이메일이 도착한다. 메일을 통해 출발 전 고객의 여행 선호도를 수집하고, 그 정보를 기반으로 최적의 일정을 준비하기 위함이다.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라 돌체 비타는 1박 2일 또는 2박 3일 일정으로 토스카나 와인 포도원, 시칠리아 해안, 로마, 베니스, 팔레르모 등 목적지로 떠난다. 첫 운행은 12월 6일부터.

과거 열차를 우아하게 재현한 외관. ©Dimorestudio
20세기 거장 디자이너의 조명등을 설치해 고상한 인테리어의 스위트 캐빈. ©Dimorestudio
소파를 침대로 바꿀 수 있는 모듈형 인테리어로 실용적인 딜럭스 캐빈. ©Dimorestudio
에디터 김지수 디지털 에디터 변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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