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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AWAY IN NATURE

전원을 끄고 도심을 벗어나 지금 당장 숲으로.

잿빛 도시에 자연을 들이기 위해 우린 부단히 애를 쓴다. 실내에 화분을 놓고, 테라스에 작은 정원을 가꾸고, 건물 외벽에 식물을 심으면서. 하지만 뿌옇게 얼룩진 도시에 나무 몇 그루 들인다 한들 그 갈증이 쉬이 해소될까. 그래서 우린 틈틈이 자연의 품으로 들어가려 한다. 우뚝 솟은 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진 숲과 산으로. 그곳에서 차고 넘치는 싱그러움에 흠뻑 젖으며 이런 상상도 한 번쯤 해봤을 거다. 온종일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숲속에 살면 어떨까? 여기 세 건축물에 담긴 이야기가 숲속 라이프에 한발 가까워지는 길을 열어줄지도 모르겠다. 자연이 기꺼이 내준 자리에 조용히 둥지를 튼 집부터 울창한 숲 한가운데에 뿌리를 내린 리조트, 도시와 숲 라이프가 공존하는 호화 주택까지.

TREE HOUSES & YOUNA

마름모 형태로 설계하고, 통유리로 마감해 탁 트인 숲 뷰를 자랑한다.

BY
Peter Pichler
LOCATION
Dawson Lake, West Virginia, US/ Dolomites, Italy
TYPOLOGY
Accommodation Facility

나무의 실루엣을 따르다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산맥의 돌로미티 숲은 하이킹족의 성지로 꼽힌다. 가파른 수직 절벽, 해발고도 3000m 이상의 뾰족한 산봉우리, 에메랄드빛 호수, 초여름이면 만발하는 야생화 등 장엄한 경관은 경외감이 들 정도다. 건축가 페터 피힐러는 이 빼어난 경관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리조트 콘셉트를 고안했다. 빽빽한 숲 사이로 듬성듬성 모습을 드러내는 건물이 바로 그가 설계한 건축물이다. 뾰족한 A자형 박공지붕(지붕 끝에 박공을 달아 벽면 상부가 삼각형을 이룬 집)은 전나무와 낙엽송의 실루엣을 본떠 만든 것으로, 주변 환경과 시각적 조화를 이룬다. 건물 높이도 주변 나무의 비율과 숲 전체 경관을 고려해 설계한 것이다. 목재를 이중으로 덧대어 만든 격자무늬 지붕은 웅장한 산 전망을 안으로 들이는 동시에 내부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또 낮에는 강한 햇빛을 여과해 내부에 그늘을 만들고, 밤에는 알프스산맥을 은은한 빛으로 수놓는다.

도슨 레이크에 들어설 캐빈.

2022년에 처음 공개한 이 콘셉트는 머지않아 실물로 만날 수 있다. 그 장소는 돌로미티 숲이 아닌,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의 도슨 레이크다. 40에이커에 이르는 샘물 호수, 초원, 습지, 보호 서식지가 어우러진 100에이커가 넘는 부지에 들어선다. 주변에서 자생하는 단풍나무, 포플러, 참나무 형태를 반영해 뾰족하고 가파른 지붕의 기하학적 구조로 지을 예정이며, 건축 자재는 주변에 자생하는 목재를 사용한다. 2층 구조의 내부는 독서와 라운지 공간, 욕실, 수면 공간으로 구성했다. 가문 비나무 원목으로 마감한 실내는 블랙 컬러 외관과 대조를 이루며 화사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 각 트리 하우스에는 빗물을 모아 재사용할
수 있는 탱크를 갖추고, 겨울철 난방은 지열 히트 펌프로 해결한다.

LOOKING GLASS LODGE

스크루 말뚝 기초 공법으로 지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모습이 이색적이다.

BY
Michael Kendrick
LOCATION
Battery Hill, Fairlight, England
TYPOLOGY
Accommodation Facility

자연이 내어준 공간

영국의 자연경관지역(AONB, 빼어난 경관을 갖춰 국가에서 지정한 보호구역) 하이윌드에 위치한 은밀한 숲속 휴양지다. 나무 사이에서 사는 것이 꿈이었다는 릭과 린지 굿맨 부부의 로망이 담긴 집이다. 린지의 아버지는 1960년대에 세계 최초 동물복지단체 RSPCA에서 지역 예술가가 기증한 55에이커 부지에 야생동물 보호구역을 만들라는 임무를 받고 하이윌드 지역으로 이사했다. 린지가 유년 시절을 보낸 곳이다. 부부는 오랜 꿈을 실현하기 위해 부모님이 남긴 사유지에 집을 짓기로 결심했다. 이 집의 설계와 건축을 맡은 마이클 켄드릭은 “로지를 설계할 때 가장 염두에 둔 건 바이오필릭 원칙이었다”라며 “설계부터 완공에 이르기까지 부지의 기존 생태, 서식지, AONB 경관을 보존하는 것이 핵심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한 그루의 나무도 베지 않고 자연이 내준 공터에 단층 구조의 소박한 집을 지었다. 나무뿌리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스크루 말뚝 기초 공법을 택했고, 차량 접근과 크레인 사용이 제한된 환경에서 하이브리드 강철과 목재로 집을 지었다. 또 전면과 후면 파사드는 대형 유리로 마감해 건물과 자연의 유기적 연결성을 강조했다.

스칸디나비아풍 휴양지 분위기를 자아내는 실내는 별도의 룸 없이 요리와 식사, 수면과 목욕, 휴식의 3개 구역으로 공간을 분리해 개방감을 더했다.

유리는 이 집의 핵심 재료이기도 하다. 전하(電荷)가 통과할 때 색이 변하는 전기 변색 유리를 사용한 것. 해 질 녘 외부 광센서에 의해 유리가 자동으로 어두워지는데, 내부의 빛이 밖으로 새는 것을 막고, 이곳 보호종인 박쥐의 생태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로지의 소유주 릭은 “유리는 초기 예산을 거의 날려버릴 정도로 고가였고, 심지어 팬데믹 시기에 가격이 거의 3배로 올랐지만 이 재료만큼은 절대 타협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여행자를 위한 숙박 시설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미 여름까지 예약이 차 있을 만큼 호평이 자자하다. “꿈꾸던 은신처”, “자연 한가운데에 머무르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강장제였다”, “상상을 뛰어넘는 숲속의 경이로움을 경험했다”, “이 작은 은신처가 얼마나 고요하고 아늑한지… 글로 남기기엔 부족하다” 등 이곳을 거쳐간 이들이 남긴 찬사가 ‘루킹 글라스 로지’의 특별함을 대변한다.

Tree House Constantia
by Malan Vorster

루킹 글라스 로지처럼 자연이 내준 공간에 둥지를 튼 주택이다. 동식물의 삶을 방해하지 않는 방법으로 지어 작고 단순한 모습이지만, 풍요로운 자연을 품은 곳이다.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위치한 작은 은신처다. 강철과 목재를 사용한 4개의 원통을 엮어 만든 타워 형태 집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외관에 사용한 목재는 햇빛을 받아 자연스럽게 변하도록 마감 처리를 따로 하지 않았다. 1층은 라운지, 2층은 메인 침실과 욕실로 구성했으며, 옥상 덱에서는 자연과 교감하며 식사와 티타임을 즐길 수 있고, 밤에는 쏟아지는 별을 감상할 수 있다.

Biosphere
by BIG

루킹 글라스 로지처럼 자연이 내준 공간에 둥지를 튼 주택이다. 동식물의 삶을 방해하지 않는 방법으로 지어 작고 단순한 모습이지만, 풍요로운 자연을 품은 곳이다.

구글의 신사옥 베이 뷰 캠퍼스를 설계한 비야케 잉겔스 그룹(BIG)이 스웨덴 트리호텔을 위해 고안한 건축물이다.
트리호텔은 숲속에 다양한 형태의 숙박 시설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세계 각국의 건축가가 참여했다. 비야케 잉겔스는 스웨덴 조류학자 울프 외만과 협력해 새 둥지를 형상화한 캐빈을 만들었다. 소나무에 매달린 이 객실은 3중 유리 외관에 350개의 새 둥지를 달아 새와 사람이 함께 머물 수 있게 했다. 4면을 유리로 마감한 객실에서는 360도로 숲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ROYAL

로열Ⅰ과 로열Ⅱ 모두 캔틸레버식 거실을 포함하며, 3면을 유리로 마감해 파노라마 숲 뷰를 제공한다.

BY
William/Kaven
LOCATION
Portland, US
TYPOLOGY
Single-Family Housing

숲에 살며, 도시에 살며

포틀랜드 시내에서 불과 몇 분 떨어진 곳에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개인 주택이 있다. 윌리엄/케이븐 건축 스튜디오가 설계한 집이다. 트레버 윌리엄 루이스와 케이븐 형제는 2020년부터 삼림 지대에 개인 주택을 짓는 ‘로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 생활의 편리함을 희생하지 않으면서 나무 사이에서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는 이들은 포틀랜드의 ‘포레스트 파크’ 내 9개 부지에 9개의 로열 주택을 계획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두 채의 로열을 완공했다.

두 채 모두 외관만 보면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매끈한 기하학적 디자인이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 곳곳에서 자연의 숨결이 느껴진다. 석영 조리대, 짙은 호두나무 상감 테두리를 두른 화이트 오크 바닥, 참나무로 만든 주방 캐비닛 등 자연 재료를 적극 활용했다. 또 널찍한 테라스,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유리창, 벽에서 벽까지 이어지는 유리 미닫이문을 통해 펼쳐지는 풍경은 마치 울창한 숲에 포위된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로열의 콘셉트는 ‘나무 사이에서 사는 것’이다. 손을 뻗으면 나뭇가지에 닿을 것 같은 느낌을 주길 원했다”는 이들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공간은 바로 숲을 향해 뻗은 캔틸레버식 거실이다. 나무와 가장 가깝게 위치한 공간으로, 3면을 유리로 마감해 눈에 거슬리는 것 없이 파노라마 숲 뷰를 감상할 수 있다. 새롭게 돋아나는 잎,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타오르는 가을과 얼어붙은 겨울의 숲 등 시시각각 달라지는 자연의 풍경이 있기에 질릴 새가 없다.

404m2 규모의 ‘로열Ⅰ’은 침실 4개, 욕실 3개, 대형 차고, 68m2 규모의 발코니 공간을 갖추었다.
침실은 모두 동쪽을 향해 아침 햇살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며, 남향에 자리한 주방과 거실은 낮 동안 빛으로 가득 찬다. 윌리엄/케이븐 건축 스튜디오는 건축 외에 인테리어디자인과 가구 선택도 도맡아 진행했다. 톰 딕슨 펜던트 램프, B&B 이탈리아의 터프티-타임 소파, 모로소 피닉스 테이블, 안토니오 치테리오의 의자 등 로열의 격에 맞는 가구를 곳곳에 배치했다. 현재 진행 중인 ‘로열Ⅲ’는 2025년에 완공할 예정이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유리창, 유리 미닫이문, 널찍한 테라스를 통해 탁 트인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3층 구조로 지은 로열Ⅱ. 대형 차고를 갖춘 3층은 집 안으로 향하는 현관이자 전망층이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유리창, 유리 미닫이문, 널찍한 테라스를 통해 탁 트인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유리창, 유리 미닫이문, 널찍한 테라스를 통해 탁 트인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에디터 이도연 디지털 에디터 변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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