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표정 아래 선명한 세계를 펼치는 이서진
ON HIS OWN TERMS.

지름 43mm 로즈 골드 케이스와 브라운 래커 다이얼, 브라운 앨리게이터 브레이슬릿을 조합한 옥토 피니씨모 크로노그래프 GMT 워치. 두께 3.30mm의 메커니컬 매뉴팩처 울트라 씬 무브먼트를 탑재했으며, 크로노그래프와 GMT 기능을 겸비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셀프와인딩 워치로 손꼽힌다. 로즈 골드 비제로원 네크리스, 오른쪽 손목의 로즈 골드 세르펜티 브레이슬릿, 약지의 다이아몬드 장식 로즈 골드 비제로원 락 2밴드 링, 왼손 소지의 가장자리에 블랙 세라믹을 장식한 로즈 골드 비제로원 락 1밴드 링 모두 Bvlgari.
셔츠 Bottega Veneta.

지름 37mm의 샌드블라스트 처리한 티타늄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이 일체를 이루는 옥토 피니씨모 워치. 두께 2.35mm의 메커니컬 매뉴팩처 울트라 씬 무브먼트를 탑재했으며, 72시간 파워리저브를 지원한다. 오른쪽 손목의 스틸 밴드에 옐로 골드 스터드를 장식한 불가리 투보가스 브레이슬릿, 검지의 비제로원 골드 & 스틸 4밴드 링, 소지의 머리와 꼬리에 다이아몬드를 장식한 옐로 골드 세르펜티 바이퍼 1 코일 링, 왼손 약지의 비제로원 골드 & 스틸 2밴드 링 모두 Bvlgari.
재킷 Berluti, 티셔츠와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며칠 전, 한국에 들어왔다고요. SBS 예능 프로그램 <무엇이든 해줄지니- 비서진>을 촬영하면서 나영석 PD와 <그냥 사람 친구>라는 새로운 프로 그램을 찍고 왔어요. 아마 11월 말쯤 tvN에서 방영할 거예요.
이번 촬영은 어땠어요? 나영석 PD가 마냥 편하게 두진 않았을 것 같은데. 세 명의 인물이 각자 절친을 데려와 여행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저는 한지민 배우, 김용건 선배님은 박정수 선생님, 몬스타엑스 주헌은 트와이스 정연 을 초대해 여섯 명이 함께 다녔죠. 주헌이랑 정연이가 너무 열심히 해준 덕분에 <꽃보다 할배>의 H4 중 한 명 같은 느낌으로 다녔어요. 나이 든다 는 게 역시 나쁜 것만은 아니야.
어디로 다녀왔어요? 파리와 암스테르담 등 유럽 몇몇 도시를 다녀왔어요. 이번에 루브르박물관을 가봤거든요. 로비가 유리 피라미드잖아요. 그 건 축물을 보면서 새삼 ‘고대에 피라미드를 어떻게 지은 걸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지금도 종이 신문을 읽거든요. 엊그제였나, 마침 신문에 실 린 이집트 투어 광고를 보면서 이집트에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평소에도 여행을 즐기시잖아요. 미국에 자주 가시죠? 예능을 보면 미국에 대 한 추억이 많아 보이던데. 미국은 한 나라 안에 사계절이 공존하고 어딜 가 든 편하게 느껴져 한국이 더울 땐 선선한 곳, 추울 땐 따뜻한 곳으로 가요. 그때마다 열리는 스포츠 리그가 있으니 챙겨 보기도 하고, 때마침 좋아하 는 뮤지션 공연이 있으면 보러 가죠. 아프리카처럼 대자연도 좋지만, 가이 드가 필요하고 여행사와 의논해야 하니 신경 쓸 것이 많잖아요. 이 나이에 그러기 쉽지 않아요. 젊을 때 많이 다니세요.
밴드 음악도 좋아하시죠. 그래서 공연을 볼 때마다 티셔츠를 사기도 하고요. <삼시세끼> 찍을 때 좋아하는 밴드의 티셔츠를 계속 입었죠.
요즘도 모으세요? (고개를 절레절레하며) 아뇨. 지금도 공연장에 가면 기념 삼아 하나씩 사지만, 그때만큼은 아니에요. 여러 장 사서 나눠주기도 하고요. 잘 찾아보면 나 PD도 <삼시세끼>에서 밴드 티셔츠를 입고 있어요.
어떤 밴드를 좋아하세요? 레드 제플린, AC/DC, 건즈 앤 로지즈, 머틀리 크루, 블랙 사바스 등 너무 많아요. 기회가 될 때마다 공연을 보려고 하는데, 좋아하는 밴드 대부분 이제 나이가 많아서 쉽지 않네요. 2014년 에어로스미스의 공연을 보러 미국에 갔는데, 조이 크레이머가 아파서 취소된 적도 있고요. AC/DC의 공연은 여러 번 봤지만, 기회가 되면 또 보고 싶어요. 2007년 런던에서 레드 제플린이 거의 20년 만에 재결합해 공연했는데, 고민하다 못 간 게 두고두고 아쉽더라고요.
그때가 그립진 않아요? 그래도 지금이 제일 좋아요. 다만 나이가 들면서 종종 ‘그때는 팔팔했는데’ 생각하죠. 그래서 하는 말인데, 나영석 PD를 만날 기회가 있다면 “이제 이서진 여행 좀 그만 보내고 밴드 결성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고 말하고 싶어요. (더 크게 절레절레하며) 미쳤어, 절대 안 돼. 음악도 할 줄 모르는데. 못 해요. 예전에 한 PD와 젊은 친구들을 모아 밴드 결성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를 나눈 적은 있어요. 제가 프로듀서 역할로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하는 거죠.
만약 밴드를 한다면 어떤 역할을 하고 싶으세요? 기타 치고 노래 불러야죠.(웃음) 어릴 때부터 기타 사운드를 되게 좋아했어요. 보컬은 밴드의 꽃이기도 하니까. 근데 그럴 일은 없을 거예요.

지름 42mm의 티타늄 엑스트라 씬 케이스에 BVL 318 칼리버를 탑재한 옥토 피니씨모 크로노그래프 GMT 워치. 오른쪽 손목에 겹쳐 착용한 로즈 골드 비제로원 뱅글 브레이슬릿과 화이트 골드 비제로원 뱅글 브레이슬릿, 옐로 골드 비제로원 뱅글 브레이슬릿 모두 Bvlgari.
재킷과 팬츠 모두 Ferragamo, 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지름 40mm 새틴 폴리싱 처리한 로즈 골드 엑스트라 씬 케이스와 블랙 매트 다이얼이 클래식한 매력을 드러내는 워치. 비제로원 락 펜던트 네크리스, 오른쪽 손목의 블랙 세라믹 장식 로즈 골드 비제로원 브레이슬릿과 로즈 골드 세르펜티 바이퍼 1 코일 브레이슬릿, 왼손 소지의 로즈 골드 세르펜티 바이퍼 1 코일 링 모두 Bvlgari.
셔츠 Heon Kim,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단호하고 세상일에 대체로 심드렁한 성격이 이서진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요? 마흔 살쯤 기타를 선물받아 도전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실력이 늘려면 연습을 해야 하는데, 레슨만 받으니 계속 제자리걸음이고요. 그때 가만히 앉아 몰두할 수 있는 나이는 지났다는 걸 깨달았어요.
제대로 할 거 아니면 거들떠도 안 보는 편이죠? 저만의 기준이 있는데, 그 기준까지 도달할 자신이 없으면 안 하는 게 나아요. 아무래도 나이가 들수록 안정적인 리듬을 좇게 되고요.
그럼 설렘도 없으세요? 유일하게 스포츠에서 에너지를 느끼는 것 같아요. 음악이나 영화를 보면 감성에 젖잖아요. 주로 예전에 나온 것들을 듣거나 보고요. 스포츠는 역동적 흐름에서 극적인 드라마를 만들어내니 대체할 수 없는 짜릿함이 있죠. NFL을 꾸준히 챙겨 보는데, 매년 새로운 선수가 나타나 경기하는 걸 보면 심장이 뜨거워져요. 다시 태어나면 운동선수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미식축구에 진심이네요. 원래 미국 가면 MLB를 보러 다녔어요. 언젠가는 야구 경기를 같이 보러 간 친구가 미식축구가 최고라면서 날 데려가더군요. 2m에 100kg이 넘는 거한들이 말도 안 되는 속도로 달리고 부딪히면서 경기 흐름이 실시간으로 바뀌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에너지를 느꼈어요. 요즘은 여행을 간 도시에 미식축구팀이 있으면 경기가 없더라도 스타디움 구경은 꼭 하고 와요.
집에서도 항상 틀어놓을 것 같은데요. 경기가 있으면 일단 틀어놔요. 경기가 없을 땐 주로 다큐멘터리를 보고요. 다큐는 진짜 있었던 일과 그 일을 겪은 사람들이 나오잖아요. 다양한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로서 공부가 되거든요.
연기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영화 연출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경영학을 전공한 걸로 알아요. 제대 후 연기를 꿈꾸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젊으니까 잃을 게 없잖아요. 그래서 시작할 수 있었죠. 저도 그때의 열정이 신기하기만 해요.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기억도 잘 안 나고요. 사람들이 떠올리는 지금의 이서진과는 확실히 달랐죠. ‘금방 잘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거침없이 질렀는데, 서른이 돼도 자리를 못 잡으니 내 길이 아닌가 하는 고민도 많았어요. 그래도 시작했으면 끝을 보겠다는 책임감이 있었죠.
이서진이라는 배우는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조용히 있는 것을 선호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연기에 도전한 게 신기하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볼 수 있는 유일한 직업이잖아요. 그 매력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아요. 여러 작품을 하면서 역할의 크기와 상관없이 다 같이 만들어가는 과정이 결과물만큼 중요하다는 걸 배우기도 했고요. 그 덕분에 세상 모든 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스웨터와 스니커즈 Bottega Veneta, 팬츠 Ferragamo.

터틀넥 스웨터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지난 5월에는 한 달간 <바냐 삼촌>으로 처음 연극에 도전했어요. 큰 결심이 필요했을 것 같은데. 관객과 실시간으로 호흡을 맞추기 때문에 압박감이 상당했어요. 무대에 서기 전까지 불안하고. 막상 무대에 오르면 별생각 없을 줄 알았는데, 일정의 반이 지나도 긴장감이 수그러들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바냐를 연기하는 동안 긴장하지 않는 이서진까지 두 모습을 한 달 내내 연기하며 살았어요.
카메라 앞에서 하는 연기와 무대 위 연기는 확실히 다르죠? 동작이나 발성이 더 확실해야 하고, 목소리가 잠기면 안 되니까 매일 이비인후과를 찾았어요.
스크린에 나오는 사람으로서 내가 하고 싶은 것과 대중이 원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대중이 저한테 뭘 원하는지 잘 몰라요. 나 자신이 하고 싶은 걸로 대중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억지로 맞추려고 한 적도 없고. 요즘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많다 보니 연기자와 시청자 모두 선택할 거리가 많아 좋은 것 같아요.
장르만큼 이용할 스트리밍 플랫폼도 다양하죠. 회차를 줄이고 시즌으로 만드는 작품이 많잖아요. 기회가 되면 시즌으로 제작하는 작품에 출연해 짧고 굵은 인상을 남기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비서진> 두 번째 시즌도 촬영 중인데 어때요? 대본이 없어요. 하루 동안 매니저 역할을 하면서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 진솔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데 집중하죠. 아이돌, 배우, 운동선수 출신 방송인 등 그중엔 방송으로 만나기 민망할 정도로 친한 동료도 있고, 같은 업계임에도 다른 세계에 사는 것 같은 연예인도 있어요. 정해진 틀 없이 인물과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재밌어요. 평소엔 찾아보기 어려운 내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재킷 Ralph Lauren Purple Label, 셔츠와 팬츠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비제로원 골드 & 스틸 4밴드 링 모두 Bvlgari.
스웨이드 피코트 Brunello Cucinelli, 스웨터와 팬츠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불가리 하우스 프렌즈가 된 지도 어느덧 7년째죠. 2000년이 되기 직전 불가리가 알루미늄 워치를 출시해 화제였는데, 제 인생 처음으로 직접 구매한 시계였어요. 그러다 2017년 <윤식당>을 찍으러 롬복에 갈 때 잠수 시계가 하나 필요했는데, 마침 디아고노 스쿠바가 생각났죠. 스트랩도 바다랑 잘 어울리는 푸른 계열이라 참 근사했어요. 요리하거나 설거지할 때, 바다에 들어갈 때도 항상 차고 다녔는데 방송에 자주 노출되면서 인연이 시작됐죠.
평소 주얼리도 즐겨 착용하시더라고요. 어릴 때부터 밴드 음악을 좋아해서 귀를 뚫었어요. 미국에서 대학 다닐 때였는데, 아버지가 보시더니 거의 2주 동안 말도 안 섞더라고요.(웃음) 특히 불가리에 남자도 착용할 수 있는 유니섹스 주얼리가 다양해서 즐겨 착용해요. 옛날엔 크고 묵직한 크로노그래프 스타일이 남성의 전유물이었다면, 지금은 얇고 가벼우면서 중성적 디자인이 추세니까요. 저도 자연스럽게 취향이 바뀌면서 평소에도 이질감 없이 착용하고 있어요.
뜬금없는 질문인데, 여전히 10kg의 물을 가방에 넣고 등산하세요? 산에는 주기적으로 가요. 한 번도 안 쉬고 정상까지 갈 때 체력이 회복되고 다시 속도가 붙는 구간이 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끝까지 오르기가 힘들어요. 다만 포기하는 순간 진짜 늙은이가 될 것 같아 습관을 지키려고 노력하죠.
그래도 마음만은 아직 청춘이죠? 청춘은 무슨.(웃음) 그냥 지금의 삶이나 잘 유지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