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건너며 가치를 더해온 물건
VALUE
OLD CAR – McLAREN
맥라렌 F1 GTR 섀시 10R이 RM 소더비 몬터레이 경매에서 3465만5000달러(약 468억 원)에 낙찰되며 경매에 나온 맥라렌과 영국산 자동차 중 역대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블러드 레드 보디에 옐로 ‘96 GTR’ 그래픽을 두른 모습 때문에 ‘팝아트 F1’이라는 별칭을 얻은 이 차는 맥라렌이 직접 제작한 전용 리버리를 적용한 유일한 F1 GTR이다. 1996년 사양으로 제작한 아홉 대 중 첫 번째이자, 1995년 르망 24시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한 01R과 함께 단 두 대뿐인 쇼트 테일 프로토타입이기도 하다. 포르쉐 911 GT1의 등장에 맞서 보디워크를 확장하고 프런트 스플리터를 다듬어 다운포스를 높였으며, 마그네슘 기어박스 하우징을 적용해 무게를 38kg 줄였다. 그 결과 역대 F1 GTR 중 가장 빠른 모델로 평가받는다. 핑크 플로이드의 드러머 닉 메이슨이 1999년부터 25년간 소장했으며, 1995년 F1 GTR 01R의 르망 우승을 이끈 라잔테 모터스포츠의 매니저 폴 란잔테가 정비를 맡아왔다.
REAL ESTATE – POUND RIDGE HOUSE
주변 풍경을 비추며 건축과 자연의 경계를 허문 집, ‘파운드 리지 하우스’. 런던 주재 미국 대사관을 설계한 건축 사무소 키런 팀버레이크가 2014년 완공한 주택으로, 1500만 달러(약 201억 원)에 매물로 나왔다. 뉴욕 맨해튼에서 약 70km 떨어진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에 위치하며, 숲과 초원, 암반이 펼쳐진 약 7만9000m2 부지에 자리한다. 유리와 아연 도금 구리, 거울처럼 연마한 스테인리스스틸로 외벽을 마감해 숲과 하늘이 건물 표면에 고스란히 투영된다. 단층의 공용 공간과 2층 규모의 침실동 사이에는 계곡을 가로지르는 약 5m 길이의 유리 브리지를 놓았다. 4개 침실과 미디어 룸, 2400병 규모의 와인 셀러를 갖췄으며, 지열 냉난방과 자연 환기 시스템을 적용해 건축과 자연의 공존을 구현했다.
WATCH – BVLGARI
불가리의 혁신적 워치 ‘옥토 피니씨모’를 독립 워치메이커가 재해석하면 어떤 모습일까, 그 답이 ‘옥토 피니씨모 듀얼 타임 × 비아니 할터’다. 독립 시계 제작자 비아니 할터는 3년에 걸쳐 옥토 피니씨모의 디자인과 무브먼트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해석했다. 익숙한 팔각형 케이스 안에 자리한 크기가 다른 4개의 오팔린 다이얼은 시와 분, GMT와 초, 날짜, 낮・밤을 각각 표시하고, 블루 핸드와 레드 컬러의 화살표형 초침으로 비아니 할터 특유의 레트로 퓨처리즘을 녹여냈다. 무브먼트 역시 이번 협업을 위해 새롭게 손봤다. 옥토 피니씨모의 울트라 씬 자동 칼리버 BVL 138을 기반으로 GMT와 날짜, 낮· 밤 표시 기능을 추가한 새로운 자동 칼리버 BVF 200을 개발했다. 복잡한 기능을 더했음에도 케이스 두께는 9.7mm에 불과하다. 티타늄과 로즈 골드 두 가지 버전으로 선보이며, 각각 30점과 15점 한정 제작한다.
PIANO – BALDWIN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데이브 브루벡이 사용한 볼드윈 SD-10B 그랜드피아노가 줄리엔스 옥션에 등장했다. 코네티컷주 윌턴 자택 스튜디오에 있던 세 대의 피아노 중 하나로, 브루벡은 이 피아노에서 현악 4중주를 비롯해 오케스트라와 합창곡 등 클래식 작품을 작곡했다. 피아노 프레임에는 2010년 그가 직접 “나의 클래식 작품과 현악 4중주, 합창 및 오케스트라 작품을 이 피아노에서 작곡했다”는 문구와 서명을 남겼다. 70여 년 간 재즈의 경계를 넓혀온 음악가의 창작 과정을 고스란히 간직한 물건으로, 예상가는 1만5000~2만 달러(약 2000만~2700만 원)다.

WHISKY – THE BALVENIE
발베니가 선보인 88년 숙성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 1931년 3월 5일, 스페인 헤레스산 오크 셰리 캐스크에 채운 원액으로, 몰트 마스터 켈시 매케크니가 맛과 향이 절정에 달했다고 판단해 2019년에 병입했다. 이후 곧바로 세상에 내놓지 않고 7년을 더 기다린 끝에 ‘1931 컬렉션’의 대표작으로 세상에 나왔다. 단 17병만 존재하며, 지금까지 출시된 싱글 몰트 스카치 중 가장 오래 숙성된 위스키다. 다니엘 아샴과 협업한 케이스는 10년을 한 겹으로 삼은 여덟 겹의 청동과 88겹의 오크, 폐기된 증류기에서 떼어낸 구리 디스크를 쌓아 시간의 층을 형상화했다. 가격은 프라이빗 클라이언트와 컬렉터에게만 공개한다.
CLOCK – LEPEE 1839
레페 1839가 제네바 워치 데이즈 2026에서 기계식 클록 ‘더 풋볼’을 공개했다. 실제 축구공과 같은 크기로 제작한 구체에 882개 부품을 정교하게 결합해 익숙한 축구공 형태를 하나의 기계식 오브제로 완성했다. 축구공을 이루는 오각형과 육각형 패널은 내부 메커니즘이 훤히 드러나는 오픈워크 구조로 재현했으며, 중심부에는 8일간 작동하는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시와 분은 무브먼트에 통합한 2개의 새틴 마감 회전 디스크로 표시하며, 와인딩과 시간 조정은 구체 상단의 전용 키를 이용한다. 축구라는 친숙한 소재에 레페 1839의 정교한 기계공학과 조형미를 결합한 작품으로, 총 네 가지 디자인을 각각 99개 한정으로 제작한다.
CAR – LAMBORGHINI
람보르기니가 창립 연도인 1963년을 기념해 1963대 한정으로 ‘레부엘토 SV’를 선보인다. SV(Super Veloce)는 출력과 경량화, 섀시 세팅을 강화해 기존 모델보다 주행 성능을 끌어올린 람보르기니의 고성능 라인이다. 6.5리터 자연 흡기 V12 엔진에 3개의 전기모터를 조합해 최대출력 1065마력, 최대토크 1425Nm를 발휘하며 최고속도 345km/h로 람보르기니 양산차 중 가장 빠르다. 람보르기니 GT3 레이싱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한 ‘필로타’ 드라이빙 모드도 새롭게 적용했다. 노면 상태와 타이어 마모 정도에 맞춰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을 조율해 공격적인 주행에서도 안정성과 제어 정밀도를 높인다. 미국 기준 기본 가격은 74만1172달러(약 9억9000만 원)다.
OLD CAR – CADILLAC
때로는 단 한 사람의 취향이 자동차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차량을 탄생시킨다. 9월 크루즈 옥션(Kruse Auctions)에 출품된 캐딜락 ‘엘레간테’는 1953년 뉴욕의 상업미술가 해리 버드솔과 친구 조 마스카리가 자신들만의 럭셔리 컨버터블을 만들기 위해 기획한 차량으로, 제작 이후 처음 공개 판매에 나선다. 캐딜락 시리즈 62를 기반으로 훗날 BMW 507을 디자인하며 명성을 얻은 알브레히트 폰 괴르츠가 디자인을 다듬고, 이탈리아 코치빌더 카로체리아 로코 모토가 30개월에 걸쳐 알루미늄 보디를 수작업으로 완성했다. 24캐럿 금도금 장식과 루사이트 스티어링 휠, 유압식 개폐 하드톱 등 파격적인 디테일로 1955년 뉴욕 오토쇼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이후 버드설의 아들이 되찾아 16년에 걸쳐 복원했으며, 2014년 아멜리아 아일랜드 콩쿠르 델레강스에서 피플스 초이스를 수상했다.
REAL ESTATE – ROLLING R RANCH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손자 토니 루스벨트가 30년에 걸쳐 조성한 텍사스 ‘롤링 R 랜치’가 매물로 나왔다. 루스벨트 가문의 자연 보전 정신을 계승한 공간으로, 토니 루스벨트는 약 30년간 인접한 토지를 매입해 527만m2 규모의 랜치를 완성했다. 숲과 초원, 오래된 피칸나무 군락 사이로 약 4km 길이의 클리어 크리크 하천이 흐르고, 11km가량 트레일이 이어진다. 4개 침실이 딸린 본채와 수영장, 승마 시설, 별도 숙박 공간을 갖춘 별채로 나뉜다. 현재 15개 목초지에서는 소 110여 마리를 기르며 승마와 낚시, 캠핑, 하이킹 등을 즐길 수 있다. 댈러스-포트워스에서 차로 약 1시간 15분 거리로, 가격은 2150만 달러(약 288억 원)다.
WATCH – ROLEX
롤렉스가 2026년 자선 경매를 위해 제작한 ‘포 시즌스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 4종을 공개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주제로 천연석 다이얼과 컬러 젬스톤을 각기 다르게 매치한 유니크 피스다. 봄은 화이트 골드 케이스에 크리소프레이즈 다이얼과 퍼플 사파이어를, 여름은 에버로즈 골드에 튀르쿠아즈와 핑크 사파이어를 조합했다. 가을은 옐로 골드와 무카이트, 그린 투르말린으로 완성했으며, 겨울은 플래티넘 케이스에 블루 오팔과 라피스라줄리, 블루에서 푸크시아로 이어지는 사파이어 베젤을 더했다. 네 가지 모델 모두 러그와 크라운 가드에 54개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하고, 약 72시간의 파워리저브를 제공하는 자동 칼리버 4131을 탑재했다. 당초 네 점을 하나의 세트로 판매할 계획이었으나, 개별 경매로 변경해 오는 9월 28일 필립스 런던 경매에 출품된다. 수익금 전액은 로저 페더러 재단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공동 설립한 환경보호 단체 리와일드에 기부한다.
ART – FRIEZE
제5회 프리즈 서울이 지난 9월 2일부터 5일까지 열렸다. 30여 개국 130여 개 갤러리가 참여했으며, 나흘간 7만 명 이상이 행사장을 찾았다. 올해는 초고가 작품 몇 점에 거래가 집중되기보다 신진 작가부터 한국 근현대미술의 주요 작가까지 다양한 가격대에서 거래가 고르게 이뤄졌다. 특히 개막 첫날 타데우스 로팍이 선보인 아드리안 게니의 2026년 작 ‘Figure with Funerary Stele’는 110만 유로(약 17억 원)에 판매되며 관심을 모았다. 최고가는 국제갤러리가 출품한 유영국의 1971년 작 ‘Work’가 기록했다. 22억~25억 원에 거래돼 프리즈 서울 5년 역사상 한국 작가 작품 중 최고 판매가를 경신했다. 김창열과 이승택, 박서보 등의 작품도 잇달아 주인을 찾으며 한국 근현대 미술에 대한 국내외 컬렉터의 꾸준한 관심을 다시금 확인시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