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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의 노래

세상에 없던 소리를 만든 LAB 오드리의 확신.

김솔 _ 베스트 EENK, 무지기 치마 Tchai Kim,
반지 Liebe & Sarang Gonbang.
최은선 _ 한복 원피스 lleehwa, 반지 Liebe & Sarang Gonbang,
시스루 블라우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김다혜 _ 재킷 EENK, 머메이드 거들 스커트 Tchai Kim,
이어 커프로 연출한 링 Goiu.

오드리
‘ 개량 가야금’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전개하는 3인조 국악 앙상블 그룹.
김다혜, 김솔, 최은선이 멤버이며, 공연 및 음원 발매뿐 아니라 영상 제작과 악기 개량 등 다양한 영역에서 대중과 소통하고자 한다.

팀명인 가야금 LAB 오드리는 ‘오 가야금 나들이’의 줄임말이라고 들었어요. ‘나들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든 이유가 있나요?
김솔 글자만으로도 마음이 설레잖아요. 일상에서 벗어나 놀러 나가는 상황처럼, 대중에게 늘 즐겁고 설레는 음악을 선보이고 싶었어요. 그저 듣는 음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이 되었으면 했죠. 꽤 오
랜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도 그때와 같은 마음이에요.

약 8년 전, 서울대학교 국악과 친구들이 모여 창단한 걸로 알고 있어요. 그때의 인연이 팀 활동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네요.
김다혜 맞아요. 사실 원래 초기 멤버는 다섯 명이었어요. 그러다 잠깐 멤버 교체 전환점이 있었고, (최)은선 언니가 합류해 지금의 3인 체제가 되었죠. 돌이켜보면, 우리의 교집합은 가야금이라는 악기의 가능성을 믿는다는 것이었어요. 지난 8년간 그 믿음을 초석 삼아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도해온 것 같아요.

‘GMG(Genetically Modified Gayageum)’도 그 일환이었죠. ‘가야금을 조작하고 가공한다’는 뜻에서 음악적 실험정신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김솔 감사합니다.(웃음) 물론 그 의미를 지닌 것은 맞지만, 그렇게 거창한 메시지가 있는 건 아니었어요. 총 세 대의 가야금으로 음악을 만들다 보니 같은 악기의 앙상블이 주는 단조로움이 있었죠. 그 부분을 탈피하고 대중에게 주체가 될 수 있는 음악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최은선 가장 집중한 건 무엇보다 가야금의 새로운 소리였어요. 25현 가야금을 중음으로 두고 소화할 수 있는 음역을 확대했죠. 특히 이 악기만이 들려줄 수 있는 묵직한 저음의 울림을 빚어내기 위해 노력했어요. 지금 눈앞에 있는 아랫금, 아래윗금이 그 결과물이고요.

저고리 Heyum Hanbok, 매듭 원피스 Lleehwa,
쌍가락지와 머리꽂이 모두 Liebe & Sarang Gonbang.

국악에도 트렌드라는 게 있잖아요.
어떤 트렌드든,
그 흐름 안에 늘 우리 음악이
자리하면 좋겠어요.

멤버 수에 맞춰 총 세 가지 가야금을 곡에 활용하고 있죠. 각 가야금의 특성을 소개한다면?
김다혜 큰 울림통과 저음을 갖춘 ‘아랫금’, 저음 베이스지만 25현 가야금과 비슷한 음역인 ‘아래윗금’, 25현 가야금보다 높은 소리를 내는 ‘쌍현금’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줄의 굵기와 울림통에 각각 변화를 줬죠. 큰 울림통을 갖춘 아래윗금과 아랫금은 무게도 크게 늘어난 만큼 공연할 때도 힘을 많이 써야 해요.

세 명의 가야금을 활용해 음악을 만들 때 주로 어떤 방식을 거치는지도 궁금했어요. 곡을 구성하는 방식이 일반적 국악 그룹과는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요.
최은선 곡마다 다른 것 같아요. 공동 작곡의 경우 멤버끼리 모티브를 하나 잡고 멜로디를 이어가며 곡을 완성해요. 한 명이 멜로디를 먼저 잡으면 그 이후에 나머지 멤버들이 각각의 마디를 구성하죠. 서로의 언어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에요.
김다혜 솔로 가락을 만들어야 할 때 특히 그렇죠. 이를테면 이런 거예요. 제가 작곡한 음악 중 ‘춤추는 맘모스’라는 곡이 있는데, 그 곡을 언니나 (김)솔이한테 설명할 때 상상한 맘모스의 모습에 대해 먼저 얘기를 나눠요. “몸집 큰 맘모스가 춤춘다고 생각해봐. 발걸음이 어떻겠어?” 하며 심도 있게 토론하는 거죠.(웃음)

블랙 타이 블라우스 Moschino, 레오퍼드 패턴 시스루 원피스
Maison Nica, 단청 베스트와 랩스커트 모두 Orimi,
오른손 검지의 옥가락지와 머리꽂이 모두 Liebe & Sarang Gonbang,
왼손 중지와 오른손 약지의 골드 반지 Goiu.

프로젝트를 진행할수록 우리가 울리고 싶은 게 무엇인지 명확히 깨닫곤 해요.
우리의 교집합을 깊게 새겨나갈 수 있는 거죠.

옛 국악기를 다루지만 세상에 없던 소리를 만드는 것에 대한 자부심도 있고요.

확실히 세 사람 모두 같은 형태의 악기를 다루다 보니 논의할 내용도 많을 것 같아요. 사실 개량 가야금을 연주하는 아티스트는 이전에도 많았잖아요. 차별화된 음악을 보여주기 위해 어떤 노력을 이어왔는지도 궁금합니다.
김다혜 2017년부터 GMG 프로젝트 기반의 공연을 적극적으로 이어가고 있어요. 개량 가야금의 희소성 있는 소리를 보다 많은 이에게, 효과적으로 들려주고 싶었거든요. 지금까지 메인 공연을 총 다섯 번 진행했는데, 그때마다 협연 방식을 다양하게 지정해 특색을 입혔어요. 개량 가야금을 처음 공개한 1단계 공연, 2중주부터 5중주까지 구성한 2단계 공연, 우리 팀만의 3중주로 자작곡을 발표한 3단계 공연 등 여러 형태의 협연을 이어나갔죠. 가장 최근 공연 에서는 작곡가에게 받은 곡을 다양한 국악기와 함께 협연했어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느낀 가장 큰 가치를 꼽아보자면요?
최은선 프로젝트를 진행할수록 우리가 울리고 싶은 게 무엇인지 명확히 깨닫게 돼요. 우리의 교집합을 깊게 새겨나 갈 수 있는 거죠. 옛 국악기를 다루지만 세상에 없던 소리를 만드는 것에 대한 자부심도 있고요. ‘개량 가야금 앙상블’이라는 단어는 이제 우리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수식어예요.
김솔 자부심이라는 말, 저도 동의해요. 현재 국악 시장에서는 베이스 가야금, 앙상블 자체를 보기 힘들거든요. 새로운 접근 방식을 구현한 점에서, 우리가 국악 발전의 밑거름에 조금이나마 기여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더 좋은 음악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의지가 생깁니다.
김다혜 좀 더 덧붙이면, 우리만의 확신이 생긴 거죠. 그래서 더 단단해졌어요. “오드리의 공연장에 오면 후회 없을 것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팬데믹 시기에 선보인 <동랑동(同朗 洞)>과 공연 영상을 보는데, 세 가야금이 보여주는 시너지가 엄청나더군요.
김다혜 그만큼 전체적 (공연) 콘셉트든, 관객을 이끌 수 있는 음악적 요소든 완벽히 준비하거든요. 거의 보컬 파트가 없는 연주팀이지만, 악기 협연만으로도 즐거운 공연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어요. 물론 밝고 빠른 템포의 음악만 보여준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좋은 화합 자체에서 오는 현장감을 믿거든요. 같은 고요한 무드의 음악이더라도 어떤 방식으로 들려주느냐에 따라 대중은 전혀 다르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공연을 준비할 때마다 고민이 많아질 수밖에 없겠네요.
최은선 그럼요. 관객에게 우리가 어떤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왜 이런 공연을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음악으로 보여주고 싶어요. 그리고 돌이켜보면 그게 가야금만이 지닌 강점 같아요. 내 손으로 직접 음률을 구현하는 듯한 감각이 고스란히 느껴지거든요. 10개의 손가락이 각각 보여줄 수 있는 힘이 있어요. 한 음을 내는 것도 아니라 여러 음을 혼합해 전혀 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고요. 내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연주하느냐에 따라 가야금이 보여줄 수 있는 색깔 또한 달라지죠.

각각 오드리 활동 중 가장 즐거웠던 공연을 꼽아주신다면요?
최은선 GMG 시리즈 중 세 번째 공연인 요. 당시 그 공연을 준비하면서 곡 안에 우리 이야기를 가장 많이 담았거든요. ‘Flowering’, ‘동랑동’ 등 그때 공연한 곡을 지금도 자주 듣고 연주해요.
김솔 저는 오히려 단독 공연이 아닌 <2021 청춘만발> 콘서트를 꼽고 싶어요. 조금 개인적인 이유지만, 당시 임신한 상태라 아기와 함께 공연하는 느낌이었거든요.(웃음) 그런 의미에서 더욱 뜻깊었죠. 몸은 너무 힘들었지만요.
김다혜 우리의 첫 번째 토크 콘서트 <가야금 어디까지 알고 있니?>요.(웃음) 공연 제목부터 가볍고 산뜻한 느낌이 들죠? 최초의 가야금부터 우리가 만든 개량 가야금까지, 역사책을 읽듯 가야금의 시대적 흐름을 찬찬히 설명해주는 공연이었어요. 그때 정통 악기와 개량 악기, 현대 악기를 한 번에 소개할 수 있는 팀은 우리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자체로 가치 있는 공연이었죠.

듣기로는 작년을 기점으로 최근 공백기를 갖고 있다고요. 다들 무대를 많이 그리워할 것 같아요.
김솔 그럼요! 금방 돌아갈 계획이에요. 하반기에는 네 곡가량 싱글 음반을 준비중이고, 콘서트 준비도 조금씩 시작해보려고요. 기회가 된다면 해외 공연 활동도 하고 싶어요.
김다혜 이번 공백기는 제가 제안해서 시작한 건데, 다들 좋은 뜻으로 받아줘서 고마운 마음이에요. 긴 시간을 달려온 만큼 한 템포 쉬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어느 정도 마음을 비워내야 다시 좋은 색깔을 채울 수 있다고 믿거든요.
최은선 우리끼리 농담 반 진담 반 “최장수 국악 그룹이 되는게 목표다”라고 얘기하곤 해요.(웃음) 국악에도 트렌드라는 게 있잖아요. 어떤 트렌드든, 그 흐름 안에 늘 우리 음악이 자리하면 좋겠어요.

에디터 박찬 사진 김수진 헤어 안형규 메이크업 곽지아 스타일링 임지현 디지털 에디터 변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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