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ociety 안내

<맨 노블레스>가 '디깅 커뮤니티 M.Society'를 시작합니다.
M.Society는 초대코드가 있어야만 가입 신청이 가능합니다.

자세히보기
닫기

동화를 꿈꾸는 승자의 교집합

2023/2024 유럽 축구 시즌이 막바지를 향해 달리며 우승을 향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유럽 5대 리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것은 단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지난 시즌 5위에 그치며 챔피언스리그 무대조차 밟지 못한 리버풀이 1위 자리를 탈환, 맨체스터 시티의 리그 4연패 저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또 분데스리가에서는 6위를 차지한 레버쿠젠이 무서운 독주를 펼치며 창단 이래 최초의 리그 우승을 향해 성큼 다가서고 있다. 상위권의 포지션이 낯선 팀은 아니지만, 올 시즌 이들이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이변의 중심에는 ‘탁월한 리더’들이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을 떠나는 위르겐 클롭 감독, 바이에른 뮌헨과 리버풀이 차기 사령탑으로 군침을 흘리는 사비 알론소 감독은 멀리 내다보는 구단의 경영 철학을 지킴과 동시에 가용 자원을 바탕으로 전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단기간에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비법은 ‘탄탄한 자금을 바탕으로 한 적극적 전력 보강’이지만, 오히려 극약 처방이 될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지난해 여름 이적 시장 지표를 살펴보면 리버풀은 조던 헨더슨, 앨릭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 등 주요 자원을 포함해 총 7명이 팀을 떠난 반면, 영입은 4명에 불과했다. 영입에 소요된 자금은 총 1억 7000만 유로(약 2460억 원)로, 리그 6위다. 1위 첼시와의 차이는 2.7배에 이른다. 레버쿠젠도 비슷하다. 임대를 포함해 9명을 영입하며 총 8080만 유로(약 1170억 원)를 지출했다. 리그 3위다. 얼핏 많은 자금을 쓴 만큼 성적이 나오는 것 같지만, 지출 1·2위를 차지한 라이프치히와 바이에른 뮌헨이 각각 1억 5000만 유로 이상을 지출한 것을 고려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단기간에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비법은
‘탄탄한 자금을 바탕으로 한 적극적 전력 보강’이지만,
오히려 극약 처방이 될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이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지갑이 ‘활짝’ 열리지 않았음에도 가장 활짝 웃을 수 있는 이유는 감독의 혜안과 결단력 덕분이다. 알론소 감독은 무사 디아비를 판 돈으로 올 시즌 핵심 선수 세 명을 사 왔다. ‘완벽에 가까운 3-4-2-1’로 평가받는 전술을 기본으로 중원을 탄탄히 했다. 동시에 윙백 알레한드로 그리말도와 제레미 프림퐁이 과도할 정도로 공격에 가담한다. 체력과 스피드를 모두 갖춘 덕분에 직접 득점도 하고, 수비도 문제없이 해낸다. 긍정은 더 큰 긍정을 불러온다. 팀 평균 패스 성공률은 90%를 육박한다. 같은 선발 라인업을 구성하는 빈도가 높다는 지적이 있지만, 거의 매번 성공적 결과로 이어지니 할 말이 없다. 레버쿠젠의 대관식은 사실상 시간문제다.

시즌 중 자신과 리버풀의 이별을 예고한 클롭 감독은 전반기까지만 해도 다소 불안함이 있었다. 하지만 영입생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와 다윈 누녜스가 제 몫을 하고, 코너 브래들리와 제이든 댄스 등 유망주까지 또렷한 성장세를 보여줬다. 자신의 전공인 ‘게겐 프레싱’에 마법에 가까운 압도적인 용병술을 입히는 전술적 판단까지 주효했다. 리버풀은 유독 올 시즌 경기에서 후반 동시에 세 명을 교체하는 상황이 빈번했다. 순간적으로 에너지 레벨이 상대를 압도하고 득점 그리고 승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교체로 투입된 선수들이 기록한 득점과 도움만 40회를 이미 훌쩍 넘겼는데, 유럽 5대 리그 최다 수치다. 알론소 감독과 달리 선수 기용의 유연성이 높다. 올 시즌 30명 이상을 기용했고, 대부분 한 번씩은 교체 투입을 경험했다.

모두가 뛸 수 있고, 모두가 승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은 선수에게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다. 이제 한 달 남았다. 어디로 굴러갈지 모르는 축구 동화의 짜릿한 엔딩이 우리를 찾아온다.

김동환
축구를 말과 글로 전하는 사람. <풋볼리스트>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셜 미디어 에디터로 일하고 있다.

에디터 <맨 노블레스> 피처팀 일러스트 최익견 디지털 에디터 변상윤
LUXURIOUS BOLDNESS ARCHIVE CHIC BOLDNESS AND 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