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 HIDDEN’ 미국 서부 여행 편
새로워진 라스베이거스. 에디터가 직접 경험한 미국 서부 여행기.
요즘
라스베이거스를
아세요?
잠들지 않는 도시, 끝없는 즐거움으로 가득한 곳. 지난 마감 후 말로만 듣던 라스베이거스에 다녀왔다. 입이 바싹 마를 만큼 건조하지만, 기분 좋게 따사로운 햇살과 여유로운 표정의 사람들. 경쾌한 기운에 낯섦도 잠시, 초면의 이방인도 환대하는 분위기는 자연스레 나를 그 틈으로 이끌었다. 라스베이거스는 상상했던 것보다 새로웠고, 형형했다. 수많은 카지노와 엔터테인먼트, 화려한 쇼로 유명한 도시는 팬데믹 기간을 지나며 마치 ‘퀀텀 점프’를 이룬 듯한 모습이었다. 41년 만에 열리는 F1 경기를 앞둬서인지 들뜬 분위기가 가득했고, 완공하기도 전부터 이목을 끈 구형 공연장 스피어는 전 세계에서 몰려온 방문객으로 북적였다. 이 외에도 레노베이션한 공연장에 환상적 규모로 초연을 시작한 어웨이크닝 쇼, 모던한 매력의 콘래드 호텔, 색다른 칵테일을 선보이는 스피크이지 바(bar) 볼트까지. 온몸으로 만끽한 라스베이거스에서의 모든 순간이 지금도 생생하기만 하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호텔
라스베이거스 대표 관광지 스트립에는 형형색색 호텔과 카지노가 줄지어 있다. 파리를 콘셉트로 한 패리스,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재현한 베네시안 호텔 등 이곳에만 머물러도 세계를 여행하는 것처럼 지루할 틈이 없다. 그중 스트립에 나타난 새로운 강자 리조트 월드의 콘래드 호텔은 화려함보다는 모던함을 추구한다. 로비와 객실은 감각적이면서 차분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며, 다양한 풀을 갖춰 휴양지를 떠오르게 한다. 시저스 팰리스는 문을 연 지 60년가량 지났음에도 지금도 공고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라스베이거스의 명문 호텔이다. 로마제국을 모티브로 한 각 건물이 하나의 왕국을 이룬 듯한 오라를 풍긴다. 큰 규모의 카지노와 쇼핑센터 포럼 숍으로도 유명하다.
세계를 담은 스트립의 미식 세계
스트립의 호텔은 미식에도 소홀하지 않다. 거리에 카지노와 숙박 시설이 즐비한 만큼 손님의 발걸음을 끌기 위한 노력인 셈이다. 윈 호텔의 레이크 사이드는 네덜란드, 하와이, 지중해에서 공수한 요리를 내보이는 파인 다이닝이다. 탁 트인 테라스에서 스크린과 조명을 활용해 펼쳐지는 꿈의 호수쇼(Lake of Dreams)도 이곳의 묘미. 콘래드의 월리스는 캘리포니아에서 사랑받던 레스토랑으로, 와인 바이자 고급 식료품점이다. 캐비아와 치즈를 활용한 메뉴가 훌륭한 데다 전 세계 8000가지 주류를 구입하거나 맛볼 수 있다. 패리스 호텔에 있는 세계적 일식 다이닝 노부는 한국인 유현주 셰프가 수석으로 주방을 총괄한다. 지점마다 수석 셰프 본토의 색깔을 조금씩 가미하거나 히든 메뉴가 있으니 맛보길 추천한다. 보비 플레이 셰프의 아말피는 시저스 팰리스에 있다. 해산물 요리부터 파스타, 스테이크까지 한국인 입맛에 꼭 맞는 미식을 선보인다. 볼트는 스피크이지 바로, 벨라지오 호텔 카지노 사이에 비밀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오픈한 지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예술적인 칵테일 메뉴로 예약이 치열하다. 라스베이거스는 이처럼 폭넓고 근사한 미식으로 입을 즐겁게 하는 곳이다.
진일보한 엔터테인먼트 도시
스피어는 세상에 없던 공연장이다. 112m 높이, 157m 지름으로 우주에서 행성이 떨어진 듯 존재감부터 엄청나다. 구형 외관은 120만 개 LED 칩을 사용해 시시각각 흥미로운 화면으로 전환한다. 하지만 공연장 내부에서 느끼는 감동도 눈부신 외관에 버금간다. 1만 5000m2 크기로 펼쳐지는 18K 화질 화면에 16만7000개 스피커가 뿜어내는 사운드는 관객에게 생신한 경험을 제공한다. 여러 공연과 작품을 상영 하는데,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지구에서 온 편지(Postcard from Ear th)’는 4D를 적용한 영화다. 전 세계 랜드마크나 광활한 자연으로 안내해 앉아만 있어도 세계 일주를 한 기분이 든다. 팬데믹 기간 잠시 문을 닫고 레노베이션에 돌입한 윈 호텔 공연장. 르레브 쇼의 명성을 잇는 어웨이크닝 쇼는 놀라운 스케일과 비주얼로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관객 위를 떠다니는 대형 고래 모형 등 시종일관 휘황찬란하게 등장하는 배우와 무대 효과를 보다 보면 어느새 쇼는 막이 내린다. 베가스 루프는 일론 머스크가 라스베이거스의 교통 체증을 해결하고자 개발한 미래형 교통 시스템이다. 딱 테슬라 모델 X 나 모델 Y 한 대가 지나갈 정도 넓이의 터널을 빠른 속도로 달린다. 그 덕에 15분 거리를 1분 만에 도달할 수 있다. 현재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로 이동하는 경로만 개발했지만, 추후 더 많은 구간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아리아 15는 카지노 없이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테마별로 나뉜 대형 컨테이너 안에는 어트랙션과 박물관, 가상 VR 체험 공간이 다채롭게 준비돼 있다. 블루맨 그룹이 기획한 사이키델릭 아트 하우스 ‘윙크 월드’도 아리아15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