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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 HIDDEN’ 미국 동부 여행 편

당신이 모르던 뉴욕 & 필라델피아. 에디터가 직접 경험한 미국 동부 여행기.

당신이 모르던
뉴욕 & 필라델피아

뉴욕행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여행 주제를 고심했다. 미국 여행길에 오를 때마다 느끼는 것은 꼬박 12시간 넘는 항공 시간만큼 값진 결과물을 찾아야 한다는 것. 중서부와 남부 여행만 경험한 나로서는 설렘이 컸다. 동부는 미국 내에서도 가장 전통적 역사를 이어온 지역이다. 미국 독립선언서를 기초했던 건국 13주가 모두 동부에 위치하며, 그중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는 최초의 수도를 담당하기도 했다. 한편 뉴욕은 자칫 식상할 것 같던 동부 이미지를 근대화와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시켰다. 아트 블래키, 찰리 파커 등이 공연했던 지난날의 재즈 클럽을 지나 미국 드라마 <가 십걸>이나 <섹스 앤 더 시티> 속 고층 빌딩 숲이 연상되는 트렌디한 도시로
거듭났다. 이렇듯 상반된 분위기를 지닌 동부를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레 여행 주제가 떠올랐다. 키워드는 바로 ‘히든 플레이스’. 자유의 여신상, 소호, 브로드웨이 같은 랜드마크도 좋지만 단순한 시티 투어로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는 않았다. 동부의 이면을 ‘까다롭게’ 발견하고야 말겠다는 다짐을 하며 공항 밖으로 나섰다. 현지인 눈에는 보이지 않을 ‘합격 목걸이’를 늘 지니고 다니며.

웰스 파고 센터에서 접한 필라델피아 플라이어스와 밴쿠버 커넉스의 경기.
서밋 원 밴더빌트 전망대에 설치된 ‘어피니티’. 구름 형상을 이용해 방문객의 초상화를 그려낸다.
필라델피아 플라이어스의 팀 마스코트인 그리티.
필라델피아주 컴캐스트 테크놀로지 센터 로비에 설치된 유니버설 스페어.

오감으로 만끽하는 플레이그라운드
‘엔터테인먼트 관광’이라는 키워드를 접할 때 흔히 떠오르는 도시는 단연 라스베이거스다. 하지만 동부의 엔터테인먼트 산업 또한 아드레날린과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서밋 원 밴더빌트 전망대는 93층 높이의 엄청난 풍광과 더불어 초현실적 내부를 자랑한다. 91층에 설치된 ‘에어’는 물리적 현실에 반하는 워크 스루형 예술 작품이다. 일상 속 모든 표면을 유리 거울로 장식해 수천 피트 높이의 상공에서 빛과 날씨를 보다 직관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순식간에 365m 높이로 날아오르는 엘리베이터 ‘어센트’는 흡사 공중 위 놀이기구를 탄 것처럼 스릴감을 안겨준다. 필라델피아의 스포츠를 직관해보는 것도 짜릿한 경험이다. 필라델피아는 ‘미국 내 리버풀’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초강성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그중 NHL팀인 플라이어스는 2회의 스탠리 컵, 8회의 콘퍼런스 우승으로 수많은 팬을 보유했다. 방문할 당시 웰스 파고 센터는 밴쿠버 커넉스와의 경기 준비로 열기가 가득했다. 입장하는 이 모두에게 서포터스 티셔츠를 증정해 결속력을 높이기도 했다. 거기에 경기 캐스터가 오르간을 연주하며 즉석 BGM을 들려주는가 하면, 마스코트 ‘그리티’가 상대 팀 서포터스를 도발하는 영상을 틈나는 대로 선보여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필라델피아주 컴캐스트 테크놀로지 센터에서는 차별화된 미디어 아트를 체험할 수 있다. 로비에 있는 ‘유니버설 스페어’는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직접 연출한 가상현실 어트랙션이다. 우주선처럼 보이는 돔형 기기에 입장하면 그 즉시 아늑한 극장이 되어 단편영화 <나의 힘> 상영을 시작한다. 상영이 시작될 때 둥근 구 형태 내부가 화면으로 변모해 방향 제약 없이 다각적 관람이 가능하다. 한편 로비 천장에 설치한 9개의 LEC 스크린에는 세계적 환경미술가 제니 홀저의 ‘필라델피아를 위하여’가 유유히 흐른다. 이 작품은 정치적 이슈를 다룬 문장부터 시 구절과 노래 가사 등 주기적으로 텍스트를 변주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평온의 이미지로 기억될 에어프레미아
비행기에 오를 때마다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바로 갑갑함이다. 왕복 24시간이 넘는 이번 비행 일정을 극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에어프레미아의 역할이 컸다. 우선 신상 비행기인 만큼 고요하고 쾌적하다. 거기에 기압 고도와 습도 조절에 용이한 소재를 활용해 기내 안구건조증 및 멀미를 효과적으로 예방해준다. 한편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 ‘프레미아 42’는 약 106cm의 좌석 간격을 자랑하며 45도까지 좌석을 젖힐 수 있어 누워서 가는 기분까지 든다. 이코노미 클래스에서 서비스하지 않는 와인(비냐 산티코 카베르네 소비뇽 및 소비뇽 블랑)과
위스키(시바스 리갈)도 선택 가능한 만큼 놓치지 말 것. 행선지가 어디든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 것이다.

파르크 외부 전경. 여유 있게 브런치를 즐기는 이들이 보인다.
파르크에서 맛본 프로피테롤. 초콜릿 시럽을 풍성하게 끼얹었다.
버닉 피시가 선보이는 타르타르 토스트. 참깨 마요와 성게, 칠리, 파를 곁들였다.
레딩 터미널에서 맛본 필리 치즈 스테이크.
점심시간마다 방문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레딩 터미널 마켓.

숨겨진 ‘맛과 멋’을 찾아서
현지인들 사이에 이런 말이 있다. 뉴욕은 ‘문화의 잡탕밥’ 같은 지역이라고. 2023년 4월 맨해튼에 오픈한 마켓 57은 뉴욕의 혼재된 문화를 음식으로 풀어낸 공간이다. 뉴욕에서 주목받는 신진 다문화 셰프를 한데 모았다. 이란 음식을 선보이는 레스토랑 잡 잡, 서인도제도의 바닷가 음식을 선보이는 로로스 온 더 워터, 인도풍 소프트 아이스크림 가게 말라이 등 이국적 향취의 상점들이 눈길을 끈다. 총 138개 언어가 통용되고 있어 ‘가장 다양한 언어가 사용되는 지역’이라는 기네스 신기록을 보유한 뉴욕 퀸스 지역에서도 멋과 맛의 다채로움이 이어진다. 코로나 플라자에 위치한 멕시칸 베이커리 툴칭고에서는 수제 토르티야와 화려한 색감의 파티 케이크를 맛볼 수 있으며, 잭슨 하이츠에 당도하면 아르헨티나 레스토랑 엘 가우치토가 보인다. 뉴욕에 비해 필라델피아의 마켓은 전통적 색채가 강하다. 그중 레딩 터미널 마켓은 1893년 개장한, 오랜 역사를 품은 농산물 시장이다. 필라델피아의 대표 아이콘인 필리 치즈 스테이크부터 로스트 포크 샌드위치, 프레츨 등 가벼운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디저트로 먹은 바세츠 아이스크림 또한 160년이라는 긴 역사를 자랑한다. 약 10분 거리에는 리튼하우스에 맞붙은 파르크가 있다. 프랑스의 네오 비스트로를 보다 ‘동부스럽게’ 풀어낸 레스토랑이다. 니수아 샐러드, 송어 아망딘 등 식사를 즐긴 후에는 초콜릿 시럽을 풍성하게 끼얹은 프로피테롤이 입맛을 돋운다. 한편 로건 스퀘어에 위치한 버닉 피시는 오이스터 레스토랑을 미국식으로 재해석한 곳이다. 대서양에서 잡아 올린 생굴 요리와 브로콜리 라베를 곁들인 굴구이를 먹고 나면 가리비, 줄농어 등 굴 외에도 화이트 와인과 페어링하기 좋은 해산물
메뉴가 뒤를 잇는다. 조금 더 화려한 베뉴 안에서 미식을 맛보고 싶다면 JG 스카이하이 라운지 필라델피아도 좋은 선택지다. 포시즌스 필라델피아 호텔 상공에서 미식을 즐길 수 있다. 안심 스테이크와 리가토니 등 메인 요리를 먹는 사이 홀에서 공연하는 소울 뮤지션의 목소리가 귓가를 적신다.

맨해튼에 자리한 콘래드 뉴욕 미드타운.
10분 거리에 센트럴 파크가 있다.
콘래드 뉴욕 미드타운 내부. 모든 객실이 스위트 룸으로 이루어져 있다.
포시즌스 필라델피아 호텔 건물에 입점한 JG 스카이하이 라운지 필라델피아.
캐노피 바이 힐튼
필라델피아 센터 시티 외부 전경. 1층에 페더럴 도넛 매장이 있다.
캐노피 바이 힐튼 필라델피아 센터 시티에 자리한 바.

도심에서 느끼는 격조, 동부 호텔 두 곳
뉴욕 같은 대도시에서 소음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다만 콘래드 뉴욕 미드타운 객실로 들어서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창밖 빌딩 숲을 뒤로한 채 또 다른 지역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 깔끔한 헤링본 목재 바닥, 새롭게 빚어낸 가구들이 품격 있는 밤을 선사하며 몇 발짝 앞에는 센트럴 파크가 위치해 아침 조깅도 즐길 수 있다. 한편 캐노피 바이 힐튼 필라델피아 센터 시티는 ‘여행은 힐링’ 이라는 여행자에게 추천할 만한 호텔이다. 깨끗하고 쾌적한 내부, 객실의 디테일한 꾸밈새 등 휴식을 취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장소다. 1층으로 내려오면 로비 왼쪽에 자리한 라운지와 바가 눈길을 끌며, 또 다른 클래식 명소 페더럴 도넛이 향긋한 도넛 냄새를 풍긴다.

에디터 박찬 디지털 에디터 배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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