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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머무는 향기

장소와 시간으로 기록되는 향기가 있다.
향을 사랑하는 남자들에게 들어본, 여행과 향기에 관한 이야기.

Nice’s Lemon / 레몬과 노랑 그리고 니스
When/Where 작년 9월, 신혼여행으로 떠난 프랑스 니스.
How/What 벽지와 가구, 이불 모두 노란색 일색이던 니스의 에어비앤비는 향마저 상큼한 레몬
향으로 가득했어요.
Why 사진이나 영상으로 한 번쯤 본 니스지만, 그전에 알고 있던 모습보다 상상이상으로 특별했어요. 소중한 이와 함께하는 신혼여행이라 그랬을까요. 이제는 노란색만 보면 니스에서의 시간이 떠올라요. 레몬과 노랑처럼 그다지 좋아하지 않던 것을 좋아하게 해준 아내 지은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_ 말립(음악 프로듀서)

Entre D’Eux Nkumba Flos / 한겨울 열국에서 피어난 관능적 향기
When/Where 작년 12월, 팬데믹으로부터 해방됐다는 생각에 가장 먼저 향한 태국 방콕. 서울의 겨울을 피해 따뜻한 나라로 떠나고 싶었죠.
How/ What 급하게 싼 파우치 안에는 엉트르두의 향수를 담았죠. 서울에서도 맡던 향인데, 열국
에서 뿌리니 또 다른 느낌이었어요.
Why 몸에 습기가 끈적하게 남은 와중 체취와 더해진 향기가 유달리 관능적이더군요. 당시 갓 오픈한 더 스탠다드 마하나콘 호텔에 묵으며 구석구석 누볐는데,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향기가 좋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어요. 스몰 토크였다 할지라도 향으로 얻은 기분 좋은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_ 한석동(브랜드 컨설턴트)

Armani Beauty Armani Prive Vert Malachite / LA의 자연을 담은 그리너리한 향
When/Where 올해 LA로 훌쩍 떠났을 때.
How/What 지인에게 선물받은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베르 말라키트를 들고 갔는데, 기하학적 조약돌 모양 뚜껑과 선명한 그린 컬러 보틀이 마음에 쏙 들었죠. 인위적이지 않고 꽃과 식물이 떠오르는 푸릇푸릇한 향이라 LA의 자연과 잘 어울렸어요.
Why 햇살이 따사로운 LA에서는 다양한 컬러의 옷을 입었는데, 단정한 분위기의 향수임에도 조화롭게 어우러진 것 같아요. 아무래도 LA의 푸른 야자수와 자연환경을 쏙 빼닮은 향수 본연의 향 때문이 아닐까요.

_ 노보(아티스트)

Frederic Malle Superstitious/로마에서 느낀 건축적 향의 기록
When/Where 2019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비영리 문화 예술 재단 폰다지오 알다 펜디와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의 협업으로 탄생한 ‘The Rooms of Rome’라는 호텔에 머물렀어요.
How/What 예전에 조향사 도미니크 로피옹이 건축가와 같은 방식으로 향을 만든다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마침 그가 조향한 프레데릭 말의 슈퍼스티셔스를 가져갔죠.
Why 호텔에서 해 질 무렵 노을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낼 때 그 향을 맡은 기억이 아직도 선명해요. 로마의 오래된 건물에 역사와 예술을 담은 특별한 공간에 어울리는 향이라 더욱 의미가 깊었죠.

_ 김재훈(포토그래퍼)

Korres Greek Yogurt Sunscreen/그릭 요거트 노스탤지어
When/where 지난해 여름 그리스 섬으로 여행을 떠났어요. 눈앞에는 푸른 바다가, 등 뒤로는 올리브나무가 펼쳐진 섬 곳곳에서 책을 읽으며 여유를 만끽했죠.
How/What 여행 내내 섬 어느 약국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코레스의 요거트 선스크린을 사용했어요.
Why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리스의 그때 그 풍광과 선스크린의 향기가 깊은 노스탤지어를 만들어낸 듯해요. 여행 후 살고 있는 파리로 돌아와 이 선스크린을 찾으려고 애쓴 기억도 나네요. 하지만 여행 당시의 그 느낌은 없었어요. 지난해 여름 여행의 기억과 향기가 그리워 올해도 그리스로 떠날 예정입니다

_ 전상현(Officine de Création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Tom Ford Beauty Tuscan Leather & Acqua di Parma Fico di Amalfi
향기로 압축한 이탈리아의 여름
When/Where 2019년 여름 이탈리아로 떠난 여행.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한 이후 아주 오랜만
에 찾은 여행지였죠.
How/What 이 여행에서만 사용할 향수를 사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공교롭게도 톰 포드 뷰티의 투스칸 레더와 아쿠아 디 파르마의 피코 디 아말피 모두 이탈리아 지명이 들어간 향수였죠. 두 향수를 레이어링해 뿌리곤 했는데, 일주일간의 이탈리아 여행을 향기로 압축한 듯 머릿속에 남았어요.
Why 건조하고 뜨거운 사르데냐의 햇빛과 그을린 피부, 눈부신 해변까지. 향수의 향과 이름, 보틀 컬러까지 모든 것이 맞아떨어진 환상의 조합이었죠. 이 조합이 마음에 들어 다른 여행지에서도 시도해보았지만, 그때 분위기를 살릴 수는 없었어요. 이탈리아에 다시 가는 그날 꺼내야겠죠?

_ 김지용(JiyoungKim 디렉터)

London Vintage Shop Scent/런던 빈티지 숍의 향기
When/Where 지난 5월 런던 여행.
How/What 한 빈티지 숍에 들어갔는데, 향이 세련되어서 놀랐어요. 직원에게 매장에서 나는 향이 무엇인지 물어보니 메종 루이 마리 향수를 내밀더군요. 협소한 공간이라 그의 향수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 거였죠.
Why 공간부터 직원, 향까지 모든 요소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어요. 다음 여행지로 이동했는데, 그 향이 계속 생각나서 매장을 찾아갔죠. 제품 넘버를 보지 못해 모든 향을 맡아봤지만, 찾지 못했어요. 향은 어떤 공간에서 어떻게 느끼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어요. 그립지만 더 이상 찾을 수가 없네요.

_ 신정인(Gentle Monster 아이웨어 디자인 파트장)

Frederic Malle Portrait Of A Lady/그날의 기분을 고스란히 담아
When/Where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패션 위크 참석차 파리에 갔을 때.
How/What 행사장에서 마주친 관계자와 인사를 나누는데, 굉장한 매력의 향기가 코끝을 스쳤어요. 고민하다 어떤 향수를 뿌렸는지 물었죠. 그의 대답은 프레데릭 말의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였어요.
Why 그날 쇼를 무사히 끝내서 기분이 홀가분했어요. 마음이 들뜬 상태에서 좋은 향을 맡아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을 느꼈죠. 요즘도 프레데릭 말의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를 뿌릴 때면 그날의 기분이 떠올라요.

_ 박경진(모델)

Diptyque 34/사랑하는 이의 향기
When/Where 어느 봄날, 정동길에 갔어요.
How/What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걷는데, 그녀가 좋아하던 향수 딥티크 34 향이 났죠. 그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도 같은 향이었는데, 의식하지 못한 순간에 맡으니 유달리 더 좋게 느껴졌어요.
Why 같은 향이라도 사용하는 사람의 체취와 어우러지면 각기 다른 향이 나는데, 그 사람과 딥티크 34 향의 조합은 오랫동안 제 기억에 머무를 것 같습니다. 또, 제가 좋아하는 디올 스파이스 블렌드 향수와 그 사람의 딥티크 34를 쓰던 채 그대로 바꿔 서로에게 선물했어요. 그래서 만날 때나 보고 싶을 때 뿌리곤 해요.

_ 섭섭(일러스트레이터)

Frederic Malle French Lover/우연과 즉흥의 중첩, 피렌체
When/Where 2019년 여름, 영국에서 유학 생활을 할 때 우연히 이탈리아 피렌체를 방문했어요.
How/What 마침 사용하던 향수가 떨어져 길을 지나가다 발견한 숍에서 프레데릭 말의 프렌치 러버를 무심코 샀죠.
Why 10년 만에 가본 이탈리아, 그리고 예상치 못하게 좋았던 이국적인 노천카페. 우연과 즉흥이 주는 새로움이 잊지 못할 경험으로 남았어요. 이 향수를 뿌리고 노천카페에서 오렌지 주스 한 잔 마시면 기분이 좋아졌죠. 처음 사용한 향수의 향은 당시 분위기와 조화로웠고, 지금도 그 향을 맡으면 그 시절의 피렌체가 떠올라요.

_ 조성민(Jaden Cho 디자이너)

10 Corso Como × Helinox Life Fragrance/하루를 시작하는 향기
When/Where 지난 3월, 일본 도쿄로 출장을 갔어요. 이른 새벽부터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했기에 마음이 급했죠.
How/What 10 꼬르소 꼬모와 헬리녹스의 협업 향수인 라이프 프래그런스를 챙겨 갔어요. 추위 탓인지 콧잔등에 물방울이 맺혔고, 무심코 닦아내다 우연히 소매 끝에 남아 있던 스모키한 우디 향을 맡고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죠.
Why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차분히 잠재우는 향이었어요. 삶의 균형을 잡아주는 느낌이랄까. 그때부터
일과를 시작할 때 습관처럼 이 향을 찾게 돼요.

_ 강형석(Tuuk 대표)

ObviousUneVerveine/베르가모트를 머금은 친퀘테레의 바닷바람
When/Where
대학 시절 교환학생으로 이탈리아 밀라노에 갔어요. 함께 공부하던 친구들과 친퀘테레로 떠난 여름 여행은 향에 관한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How/What 하루는 바닷가 근처 어느 언덕에 올랐는데, 상큼한 베르가모트 향을 머금은 짭조름한 바닷바람이 불어왔어요.
Why 유럽살이의 두근거림과 여행의 설렘, 바삭한 햇살 냄새가 어우러져 머릿속에 각인되었죠. 비슷한
향을 찾기 위해 백화점 향수 매장을 기웃대기도 했어요. 지금은 단종됐지만, 어비어스의 버베인을 발견하며 당시의 기억을 회상할 수 있었습니다.

_ 김민석(Liquides Perfume Bar 마케팅 매니저)
에디터 <맨 노블레스> 패션팀 사진 김흥수 디자인 정혜진, 김혜미 어시트턴트 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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