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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를 위한 뉴욕의 멤버스 클럽?

쉿! 뉴욕 빌딩 숲 사이 가장 비밀스러운 장소들을 소개한다.

멤버스 클럽은 소수 특권층에만 허락되는 공간이다. 모임, 휴식, 웰빙을 위한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데다 회원 간 비즈니스 네트워킹이 가능해 매년 고액을 지불하더라도 클럽에 소속되려고 한다. 또 프라이버시가 보장된다는 점 역시 클럽 가입의 목적 중 하나다. 클럽의 엄격한 규정을 엿볼 수 있는 한 일화가 있는데, 지난해 5월 ‘카사 시프리아니’에서 찍힌 테일러 스위프트와 그의 연인 매튜 힐리 사진이 유출되자 해당 클럽은 회원 세 명의 자격을 박탈한 바 있다. 회원의 상당수가 유명인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진 촬영 금지 같은 규칙은 클럽의 기본이 된다. 요즘 같은 시대에 휴대폰 사진이 무용해지는 공간, 가장 신비로운 공간이 바로 멤버스 클럽이다. 멤버스 클럽 문화가 지금 가장 활기를 띠는 도시를 꼽는다면 단연 뉴욕일 거다. 1836년에 설립해 뉴욕시에서 가장 오래된 사교 클럽인 유니온 클럽, 사회적 명성과 영향력의 상징이 된 메트로폴리탄 클럽이 오랜 시간 명맥을 유지해왔다. 또 헤지펀드 억만장자 스티븐 A 코헨과 스타벅스 전 CEO 하워드 슐츠 등 금융·기업인이 소속된 코어 클럽, 크리에이티브 산업 종사자를 위한 소호 하우스는 오늘날 뉴욕 멤버스 클럽의 대명사가 되었다. 하지만 소호 하우스가 과밀로 인해 2018년부터 새로운 회원을 받지 않으면서 대안이 되어줄 새로운 클럽이 하나 둘 등장하고 있다. 게다가 팬데믹의 영향으로 소수만 이용할 수 있는 클럽에 대한 욕구가 커지자 클럽 문화가 황금기를 맞게 되었다.

현재 주목받는 클럽은 2022년 100년 된 건물 크라운 빌딩에 개장한 레지던스 호텔 아만 뉴욕이다. 소란하고 복잡한 뉴욕 도심에서 가장 고요하고 평온한 안식처라고 할 수 있다. 입회비만 20만 달러(2억7388만 원)고, 연
회비 1만5000달러(2047만 원)를 내야 하는, 뉴욕에서 가장 비싼 멤버스 클럽임에도 불구하고 2022년 600명의 회원이 모두 채워졌다는 후문이다. 그만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서비스를 자랑한다. 재즈 클럽, 레스토랑, 개인 와인 라이브러리, 시가 테라스, 라운지는 기본이고 회원 전용 엘리베이터도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혈을 기울인 건 3층 규모의 스파 공간. 멕시코 전통 사우나인 테마스칼을 모티브로 한 명상실, 한의학을 결합한 마사지, 요가 및 필라테스 스튜디오, 온수 수영장, 적외선 존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크라이오테라피 챔버스 (cryotherapy, 신체에 극도로 낮은 온도를 적용하는 의료 요법), IV 비타민 주사, 전해질 요법, 여드름 관리 및 마이크로 니들링 등 호텔에 상주하는 의사로부터 다양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앞서 말한 코어 클럽도 피부 관리와 노화 방지를 위한 호화 장비를 구비해 웰니스 라이프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아만 뉴욕의 온수 수영장과 명상실.
앤디 워홀, 키스 해링 등 1000만 달러 상당의 작품이 전시된 도서관과 영화 상영실, 레스토랑, 라운지 등을 갖춘 제로 본드.

버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나이트클럽 사일렌 시오.
아만 뉴욕의 온수 수영장과 명상실.
아만 뉴욕의 온수 수영장과 명상실.
코어 클럽의 피트니스 센터.

한편, 식음에 집중하는 클럽도 있다. 2023년 허드슨 야드에 문을 연 ZZ’s 클럽이다. 레스토랑 비즈니스 그룹 메이저 푸드 그룹의 10년간 노하우를 바탕으로 레스토랑, 바, 엔터테인먼트 등 식음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48시간 전에만 통지하면 컬리너리 컨시어지가 요리사와 함께 회원의 식사 요청을 이행한다. 이를테면 첫 데이트에서 먹은 음식, 친구와 싱가포르 거리에서 먹은 카야 토스트와 락사, 어떤 음식을 주문하든 회원이 요청한 시간에 맞춰 준비해준다. 연회비 1만 달러(약 1365만 원), 입회비 2만 달러(약 2730만 원)를 내야 하는 이 클럽은 오픈 즉시 250명으로 한정한 멤버가 마감됐다. 파리의 멤버십 나이트 클럽 사일렌시오도 지난 2월 뉴욕에 상륙했다. 영화감독 데이비드 린치가 공간 디자인을 디렉팅했는데, 골드와 진한 레드 컬러의 조화가 매력적이다.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누구나 입장 가능하지만, 매년 1290달러(약 176만 원)의 회비를 지불하면 회원만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를 누릴 수 있다. 파리 사일렌시오의 과거 이벤트를 참고하면 영화감독 루벤 외스틀룬드·데이미언 셔젤과 함께한 프리미어 시사회, 라나 델 레이·켄드릭 라마의 라이브 콘서트, 마시모 보투라 등 세계적 셰프와의 저녁 식사 등을 제공했는데 뉴욕에서도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이 외에도 추천인 보증과 승인 위원회의 검토를 거쳐야 가입이 가능한 프라이빗 클럽이자 레지던스 호텔 파사노
피프스 애비뉴
, 소호 하우스 창립자 닉 존스와 공동으로 만든 네드, 멧 갈라 애프터 파티 장소로 알려진 제로 본드 등이 있다. 이처럼 지금 뉴욕의 멤버스 클럽은 다양한 직업군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화려한 셀럽, 세계적 유명인사와 소통할 수 있는 장이라는 점도 뉴욕의 멤버스 클럽을 탐하는 이유일 것이다.

에디터 이도연 디지털 에디터 변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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