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 빌’ 팬마저 사로잡은 포트나이트 챕터 7 공개
포트나이트 ‘챕터 7: 퍼시픽 브레이크’가 공개됐다. 전세계 약 5억명의 유저들이 기다리던 반가운 소식이자 영화 ‘킬 빌’ 팬들에게는 감동의 순간이었다.


지난 11월 19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 일대에서 ‘포트나이트: 나우 플레잉(Fortnite: Now Playing)’ 행사에 취재를 다녀왔다. 이번 행사는 ‘챕터 7: 퍼시픽 브레이크(Pacific Break)’를 가장 먼저 선보이는 것과 동시에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Unreal Engine)을 통해 제작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로스트 챕터: 유키의 복수(The Lost Chapter: Yuki’s Revenge)’를 개봉 전에 미리 볼 수 있는 자리였다.
먼저 ‘로스트 챕터: 유키의 복수(이하 ‘유키의 복수’)’ 시사회는 로스엔젤레스 비스타 극장에서 진행됐다. 이곳은 할리우드에서 100년이 넘은 유서 깊은 영화관으로, 코로나19 시기 잠정적으로 영업을 중단했지만 2021년 쿠엔틴 타란티노가 인수하면서 다시 문을 열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새 영화 ‘유키의 복수’를 첫 공개하기에 알맞은 장소였다.

‘유키의 복수’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대표작 ‘킬 빌(2004)’의 미공개 스토리로, 더 브라이드(우마 서먼 분)가 도쿄의 나이트클럽에서 고고 유바리(‘킬 빌’ 1편에서 철퇴를 휘두르는 보디가드 역)를 포함한 적들을 학살했는데, 이때 감기로 인해 자리에 없었던 고고 유바리의 쌍둥이 동생 유키 유바리가 언니의 복수를 위한 길을 나선다는 내용이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킬 빌’ 시나리오 초고 단계에서 ‘유키의 복수’ 편을 써뒀으나 워낙 처절하고 잔혹했기 때문에 전체 흐름상 맞지 않는 점과 ‘킬 빌’ 1, 2를 합쳐 약 4시간의 긴 러닝 타임에 ‘유키의 복수’까지 추가하는 것은 무리라 판단해, 해당 분량을 삭제한 바 있다.
“처음엔 ‘킬 빌’의 굿즈를 만들자고 할 줄 알았다”라고 가볍게 농담을 던진 뒤, “만약 ‘킬 빌’을 만들자고 했으면 거절했겠지만 8~12분 분량의 단편 영화 제작을 제의 받았고, ‘창작자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상상해보라’는 제안이 결정적이었다.
에픽게임즈, ‘거장’ 쿠엔틴 타란티노를 만나다
에픽게임즈는 매년 포트나이트의 새 챕터를 시작할 때 아리아나 그란데와 같은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진행했는데, 이번 챕터 7은 기존과 다르게 영화와 함께 시작하면 어떨지 고민했다. 적합한 감독을 찾던 중, 후보자 물망에 오른 건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2019)’, ’킬 빌’의 쿠엔틴 타란티노였다. 에픽게임즈의 관계자에 따르면, “포트나이트는 판타지, 히어로, 메카닉 등 서로 다른 장르적 요소가 한 맵 안에서 공존하는 게임인데, 한 작품 안에 블랙 코미디, 범죄 누아르 등 다양한 장르를 과감히 섞어 영화계의 새 지평을 연 쿠엔틴 타란티노라면 아주 잘 어울리는 파트너일 것”이라는 게 당시의 내부적인 판단이었다고 한다.
시사회가 끝나고 이어진 Q&A 세션 때 쿠엔틴 타란티노는 에픽게임즈로부터 제의를 받았던 때를 회상하며 “처음엔 ‘킬 빌’의 굿즈를 만들자고 할 줄 알았다”라고 가볍게 농담을 던진 뒤, “만약 ‘킬 빌’을 만들자고 했으면 거절했겠지만 8~12분 분량의 단편 영화 제작을 제의 받았고, ‘창작자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상상해보라’는 제안이 결정적이었다. 지난 20년간 하고 싶지만 하지 못했던 ‘유키의 복수’ 편이 단박에 떠올랐고 영화로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킬 빌’의 주연으로서 ‘유키의 복수’에도 출연한 우마 서먼 또한 “오랜만에 ‘킬 빌’ 세계관과 관련된 작업에 참여해 반가웠고 에픽게임즈와의 프로젝트가 매우 신나고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시사회 후 소감을 밝혔다.
“그 부분에 대해서 거창하게 바라는 건 없어요. 생각 외로 엄청난 교집합을 가진 두 그룹이 완전히, ‘빌어먹게’ 행복하길 바랄 뿐입니다.”
포트나이트와 ‘유키의 복수’의 절묘한 만남
‘유키의 복수’ 제작은 처음부터 ‘순항’이었다. 에픽게임즈와 협업을 확정한 쿠엔틴 타란티노는 우마 서먼을 비롯, 과거의 ‘킬 빌’ 제작진에게 직접 섭외 연락을 돌릴 만큼 적극적이었다. 배우와 스태프가 확정된 다음, 제작 단계에서는 ‘일필휘지’였다. 에픽게임즈가 자랑하는 리얼타임 3D 게임 엔진이자 그래픽 솔루션 창작 툴 ‘언리얼 엔진’을 촬영, 편집 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모션 캡처를 활용하면 배우의 움직임을 촬영해 에셋 형태로 저장한 뒤, 다른 소프트웨어로 넘겨 후반 작업을 진행하는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지만, 언리얼 엔진에서는 모션 캡처, 에셋 반영, 장면 구성까지 동시에 진행되니 ‘로스트 챕터: 유키의 복수’의 연출팀과 애니메이션팀이 즉각적으로 장면을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었고 이는 놀라운 작업 속도 개선과 창작의 효율이 크게 향상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결국, 에픽게임즈와 쿠엔틴 타란티노 사단의 위대한 협업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킬 빌’ 팬들에게 이번 영화는 20년간 기다려온 유키 챕터를 직접 눈으로 본다는 것만으로도 크게 감동할 요소인데다, ‘유키의 복수’가 기존 각본의 대부분을 그대로 연출한 작품이기 때문에 ‘킬 빌’ 세계관의 완성이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또한 포트나이트 팬들에게는 오직 포트나이트만이 전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작된 ‘유키의 복수’를 통해 영화와 같은 방대한 세계관의 챕터 7을 경험할 기회가 될 것이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킬 빌’ 팬과 포트나이트 플레이어가 이번 협업을 통해 무엇을 얻길 바라고 있을까.
“그 부분에 대해서 거창하게 바라는 건 없어요. 생각 외로 엄청난 교집합을 가진 두 그룹이 완전히, ‘빌어먹게’ 행복하길 바랄 뿐입니다.”
“플레이어가 바라보는 방향에 맞춰 쉽게 구조물을 배치할 수 있는 ‘단순한 건설’ 기능이 추가된 것은 획기적인 변화이자 포트나이트 초심자에게는 희소식이었다.”
포트나이트: 나우 플레잉!
Q&A 세션 후 로스엔젤레스 SV스튜디오로 옮겨서 ‘챕터 7: 퍼시픽 브레이크’를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체험할 수 있는 핸즈온 세션이 이어졌다. ‘챕터 7: 퍼시픽 브레이크’는 미국 서부 지역에서 영감을 받은 황금빛 해안(Golden Coast)을 배경으로 가장 위대한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킬 빌’의 영감을 받아 복수심이 불타오르는 캐릭터 ‘더 브라이드’는 이번 시즌을 상징하는 스킨 중에 하나이고 ‘고고 유바리’, ‘유키 유바리’를 비롯, ‘유키의 복수’에서 등장했던 차량들도 속속들이 등장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영화 ‘백 투더 퓨처(1985)’의 ‘마티 맥플라이’와 포트나이트 오리지널 스타일의 ‘마일스 크로스’, ‘캣 할로웨이’ 등도 등장한다.
미리 예약한 체험용 스테이션에서 자리를 배정받고 직접 플레이를 시작했다. 섬에는 미국 휴양지의 테마파크를 모티브로 한 ‘웡키랜드’와 할리우드를 닮은 ‘배틀우드 불러바드’를 비롯, ‘이노루프 랩스’, ‘립프드 타이드’, ‘샌디 스트립’, ‘클래시파이드 캐니언’ 등 다양한 신규 지역이 추가되면서 탐험의 폭이 크게 넓어졌다.
그동안 섬에 진입할 때 ‘배틀 버스’를 탔는데 ‘스톰 서핑’을 통해 진입하는 것으로 바뀌었고, 필드를 빠르게 가로지를 수 있도록 한 ‘윙슈트’가 도입됐으며 보스를 처치하면 해당 보스의 능력과 모습으로 변신하는 기능 또한 추가됐다.
빈사 상태에서도 전처럼 그대로 아웃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되살아날 수 있는 ‘자가 부활 장치’가 추가된 것을 비롯해, 기절 상태에서도 다양한 이동 옵션을 통해 부활을 도모할 수 있는 점이 전작과 비교해 크게 달라졌다. 특히, ‘건설에 익숙하지 않아 (게임이)어렵다’는 피드백을 적용해, 플레이어가 바라보는 방향에 맞춰 쉽게 구조물을 배치할 수 있는 ‘단순한 건설’ 기능이 추가된 것은 획기적인 변화이자 포트나이트 초심자에게는 희소식이었다. 전반적으로 무기에서도 현대적인 무기가 추가되는 등 여러 변화가 있었는데, 무엇보다 재장전을 시작했다가 무기를 교체하거나 (적들로부터) 방해를 받아도 이전에 중단한 재장전 지점에서 다시 장전을 할 수 있는 것은 교전 시 꽤 큰 메리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포트나이트 ‘챕터 7: 퍼시픽 브레이크’는 PC를 비롯, Xbox, X|S, PS5 등을 통해 플레이할 수 있고, 영화 ‘로스트 챕터: 유키의 복수’는 지난 12월 1일 포트나이트에서 두 차례 상영했으며, 오는 5일(미국 동부 시간)부터 미국, 캐나다, 영국의 일부 영화관에서 ‘킬 빌: 더 홀 블러디 어페어’ 독점 한정 상영의 일부로 ‘유키의 복수’를 관람할 수 있다. 포트나이트 ‘챕터 7: 퍼시픽 브레이크’의 업데이트에 관한 자세한 설명은 에픽게임즈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