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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영의 다음 장

치열하게 달려온 청춘이 다듬어진 남자의 모습으로.

구조적 실루엣의 코트, 셔츠,
레더 타이, 팬츠, 바닥에 있는
앵클부츠 모두 Alexander Mcqueen.

오늘 컨디션은 어때요? 화보 촬영을 위해 오전부터 운동하고 왔다고 들었는데.
컨디션 좋습니다. 운동은 제대로 하고 왔어요. 화보 콘셉트인 ‘현대판 사대부’처럼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요즘 하루에 두 번 정도 헬스를 하고 있어요. 오전에 1시간, 오후에 2시간 모두 무산소와 유산소를 섞어 체계적으로 합니다. 5년간 거의 쉬지 않고 작품을 해오다가 간만에 찾아온 휴식이라 나를 위해 투자하는 시간이라고 할까요.

흔히 벌크업했다고 표현하죠. 데뷔 초에 비하면 한 눈에도 변화가 느껴져요. 일부러 몸을 키운 건가요, 아니면 농구를 주제로 한 영화 <리바운드>를 통해 더 건실해진 건가요?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때부터 꾸준히 운동했어요. <리바운드> 때는 농구가 유산소운동이다 보니 오히려 살이 빠졌죠. 체중이 거의 63kg까지 줄었거든요. 웹 드라마 <너와 나의 경찰수업>에서 유도 선수 출신 역을 맡아 몸을 키웠다가 요즘은 원하는 체형을 만들고 싶어 운동과 다이어트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요즘 tvN 드라마 <세작, 매혹된 자들>의 반응이 뜨거워요. 가상 역사극이지만, 사극은 처음이죠? 도전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현대극만 해와서인지 처음엔 어려웠어요. 퓨전 사극이지만, 작가님이 조선시대를 기반으로 역사를 변주해 썼다고 하셨거든요. 대본을 읽을 때도 전통 사극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대본 자체도 쉽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는 ‘김명하’라는 인물의 감정선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죠. 화를 내는 장면에서도 평소와 달리 예의를 갖추면서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해야 하니까요.

첫 사극을 준비하면서 참고하거나 도움 받은 작품이 있는지.
지난 사극 작품을 챙겨 보기도 했고, 감독님의 도움도 받았어요. 자문을 구하면서 촬영에 들어가기 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제 분석과 감독님의 뜻을 맞추면서 촬영에 임했습니다.

다른 작품을 할 때도 감독님께 조언을 구하고 소통하는 편인가요?
현대극을 할 때는 제가 대본을 보고 생각한 걸 준비해 가면 감독님이 “이런 것도 재밌겠다”라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았어요. 사극은 처음이라 미리 여쭤보고 자주 소통했죠.

선배 배우의 연기나 조언 중 인상 깊은 것도 있었나요?
처음에 다 같이 대본 리딩을 할 때부터 이미 선배님들 연기에 압도당한 것 같아요. 선배님들도 서로 “조금만 힘 빼고 해, 힘들다”라고 할 정도로 열심히 하시더라고요. 매 회 극적인 장면이 많거든요. 리딩 때부터 진지하게 임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고, 그 자세를 보며 배우기도 했죠.

시대와 유행은 계속 지나가고 바뀌잖아요. 그것에 맞춰 유연하게, 잔잔한 물결처럼 살아가고 싶어요.
어떤 것이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배우. 그렇게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입니다.

문무를 겸비한 사대부, 김명하 역으로 분했어요. 인물을 연구하고 연기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김명하는 다재다능한 인물이에요. 운동신경도 좋고, 머리도 똑똑하고, 대인 관계도 원만하죠. 아버지를 존경하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한 여인을 사랑해요. 그 사랑을 진심 어린 사랑이라고 해석했어요. 순정으로 이루어진 사랑, 그게 마지막까지 이어져요. 자신이 믿는 순정을 저버리고 싶지 않아 그 사랑을 더 믿고 싶었던 캐릭터 같아요. 작품 제목에 ‘세작’이 들어가잖아요. 세작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쉽게 말해 스파이예요. 마지막까지 촬영하면서 김명하를 포함해 각자의 세작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세작에는 역모도 있고, 여러 가지 뜻이 있거든요. 개인적으로 인물마다 지닌 세작이 있기에 제목도 ‘세작, 매혹된 자들’이 아닐까 해석했어요.

김명하의 세작은 어떤 느낌인가요?
역모죠. 처음에는 왕을 끌어내리려다 결국 신세경 선배님이 맡은 ‘강희수’의 도움으로 왕을 다시 돕잖아요. 그 또한 세작이 아닐까요. 아버지의 죽음을 잊지 못해 감정이 소용돌이치기도 하고요.

감독님에게 자문을 많이 구했다고 했는데, 감독님이 그리는 김명하는 어떤 캐릭터였나요?
제 생각과 비슷했어요. 대신 그걸 이해하기 쉽게 풀어주셨죠. 감독님과 제가 같이 상상한 건데요. 극 중 시들어버린 복사나무가 나오잖아요. 명하의 입장에서 볼 때 저걸 희수라고 가정하고 살려야 한다면 어떨까. 아버지가 죽기 전 문초를 하라고 이야기하면서 이걸 살리느냐 마느냐, 나는 희수도 꼭 살리고 싶고 아버지도 살려야 하는데. 그 중간에 놓인 심정이 어떨지 잎이 다 떨어진 복사나무를 바라보듯 연기했어요.

감독님과 함께 캐릭터를 세밀하게 고민했군요.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가 있나요?
비 맞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렇게 많이 맞을 줄은 몰랐어요. 비를 정말 많이 맞았죠.(웃음) 갓에 구멍이 뚫려 있잖아요. 구멍 때문에 궤도가 꺾여 어디로 비가 떨어질지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거예요. 계속 눈을 깜박거리는 바람에 반복해서 테이크를 찍은 기억이 나네요. 한복 고름도 물을 잔뜩 먹어 벗느라 한참 고생했어요.

사실 작품을 보면서 김명하 역이 이신영 배우가 맞는지 긴가민가했어요. 한복 입고 갓까지 갖춰 쓰니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스타일링 변화가 큰 작품인데, 본인은 어땠어요?
한복은 아주 어릴 때 이후 처음 입은 거예요.(웃음) 수염을 붙이니 너무 어색하더라고요. 그런 분장도 처음이었고요. 시대가 변하면서 나이 들었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 붙인 거잖아요. 거울을 볼 때는 재밌었어요. 내가 나이 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화이트 티셔츠 Berluti,
로고 프린트 데님 Off-WhiteTM.

특히 <낭만닥터 김사부 3>를 할 때는 금쪽이 같은 장동화 선생을 욕하는 분도 있었지만,
그만큼 관심 있게 봐주시고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는 방증이니까 고마웠어요.
계속해서 연기와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해요.

저음의 목소리가 참 매력적이에요. 배역을 맡을 때나 연기할 때 장점도 분명 있을 것 같아요.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3>를 찍을 때는 ‘장동화’ 캐릭터에 맞춰 제 목소리를 두 톤 정도 높여 연기했어요. 그런데 이번 작품은 비교적 편했죠. 일부러 한 톤 내리기도 했거든요. 느꼈을지 모르겠지만, 변방으로 쫓겨났다 돌아오고 나서는 그전과 또 다르게 더 굵고 낮은 톤으로 바꿨어요.

그 이유는 거친 현실을 경험하고 한층 무거워진 인물을 표현하기 위함일까요?
변방에서 다시 올라올 때 죽을 수도 있다는 각오로 갔을 테니, 그런 심리에 맞춰 접근해봤어요.

촬영장에서는 누가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나요?
‘유현보’ 역을 맡은 양경원 형이요. 6년 전 <사랑의 불시착>에서 함께할 때부터 형은 변함없이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에요.

평소에도 친분이 있나요?
서로 일이 바빠 자주 보진 못하지만, 연기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 형에게 상담을 청하곤 해요. 새로운 작품에 들어갈 때 맡은 캐릭터를 어떻게 연기해야 할까 고찰하는데, 너무 어렵거나 연기하다 딜레마에 빠질 때 한번씩 물어보죠. 그런데 형의 대답은 항상 같아요. “맡은 인물이 본질적으로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들여다보라”고. 그런 다음 항상 “잘할 수 있어” 하고 말하죠.

좋은 멘토이자 동료네요. 모델을 준비하다 배우로 전향했죠. 180cm에서 키가 더 크지 않아 강점을 개발하기 위해 연기를 배웠고, 그러다 웹 드라마에 출연했어요. <사랑의 불시착>에서는 꽃미남 북한군 역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고요. 연기의 어떤 점이 본인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지 궁금해요.
김명하처럼 역사를 배경으로 연기하거나 <낭만닥터 김사부 3>에서 의사가 되는 등 다른 삶을 살아볼 수 있다는 게 신선하고 재밌어요. 하지만 그만큼 어렵기도 해요. 예를 들어 새로운 물건이 출시되면 그게 좋은지 안 좋은지 작은 차이로도 반응이 나뉘잖아요. 새 작품과 캐릭터를 접할 때도 비슷한 생각으로 접근해요. 1%라도 대중의 마음을 흔들기 위해 노력하거든요. 최선을 다해 맡은 인물을 분석하고 현장에서 배우, 스태프들과 호흡을 맞추려고 노력하죠. 결과물이 나오고, 완성된 작품을 본 대중의 반응을 볼 때도 재밌어요. 특히 <낭만닥터 김사부 3>를 할 때는 금쪽이 같은 장동화 선생을 욕하는 분도 있었지만, 그만큼 관심 있게 봐주시고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는 방증이니까 고마웠어요. 계속해서 연기와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해요.

모델을 준비했던 경험이 연기할 때 도움이 되나요?
이건 처음 말하는건데, <사랑의 불시착> 촬영 때 남한으로 넘어와 사복 입고 혼자 걸어오는 신이 있었어요. 극 중 북한 사람이니까 모델처럼 워킹할 순 없지만 어느 정도 그런 느낌으로 걸어봤죠. 생각해보니 그때 도움을 좀 받았네요.(웃음)

<낭만닥터 김사부 3>에서 김사부역의 한석규 배우가 과부하로 버거워하는 장동화에게 힘들어? 그럼 잘하고 있는 거야라고 말하는 대사가 인상 깊었어요. 누구나 열심히 일하고, 살다 보면 힘들잖아요. 지금 데뷔 6년 차를 맞은 이신영 배우는 어때요?
저도 비슷한 시기인 것 같아요. 성장하는 과정이기에 매번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죠. 한참 그런 고민을 하던 시기에 그 신을 찍었어요. 한석규 선배님 바스트 숏 촬영 때 제가 감동받아 눈물을 흘렸는데, 제 바스트 숏 찍을 때 아쉽게도 안 나왔네요.(웃음) 선배님은 너무 감정을 쓰지 말라고 하셨지만, 정말 아버지처럼 말씀해주셔서 깊이 와닿았어요.

구교환, 손석구 배우와 언젠가 꼭 연기해보고 싶다고 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두 분 다 롤모델이기도 하고, 연기할 때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이 있는 선배님들이라고 생각해요. 배우고 싶어요. 같이 호흡을 맞출 때 상대 배우의 색깔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거든요. 작품만 봐도 몰입이 되는데 바로 앞에서 호흡을 주고받으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요. 어떤 역이든 감초처럼 캐릭터 맛을 살리는 구교환 선배님과 본인 그 자체가 되어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손석구 선배님의 강점을 제게도 적용하고 싶어요. 이건 배우로서 평생 해나가야 할숙제가 아닐까요. 언젠가 저도 성장해서 누군가에게 그런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오랜 시간 배우를 하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늘 고민한다고요. 어떻게 살아야 이토록 좋아하는 일을 오래도록 할 수 있을까요?
무던하게 사는 것. 시대와 유행은 계속 지나가고 바뀌잖아요. 그것에 맞춰 유연하게, 잔잔한 물결처럼 살아가고 싶어요. 내 고집만 내세우지 않고 어떤 것이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배우. 그렇게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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