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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중심에서 ‘Made in Korea’를 외치다

18세의 어린 공격수 양민혁이 강원FC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직행한다. 아직 학교 급식을 먹는 고등학생이 K리그에서 유럽 무대 직행을 확정했다니 놀랍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한국에서 ‘옥석’을 찾으려는
유럽 클럽은 더욱 늘어날 것이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어린 선수들 역시 줄을 이을 전망이다.

18세의 어린 공격수 양민혁이 강원FC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직행한다. 아직 학교 급식을 먹는 고등학생이 K리그에서 유럽 무대 직행을 확정했다니 놀랍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것도 유럽 변방의 ‘빅 리그’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손흥민이 활약하는 토트넘 홋스퍼 FC다.

몇 해 전부터 유럽 축구 무대에 진출하는 한국 선수의 패턴이 바뀌었다. K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국가대표팀에 승선하고, 올림픽 혹은 월드컵 등 국제 무대에서 스카우트의 눈도장을 받아 유럽행 비행기에 오르던 것이 보편적 과정이었다. 병역의무 이행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한 후 영입에 나서는 것이 지금껏 모습이었다면, 이제는 일찌감치 재능을 선점하고 그에 따른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탈바꿈했다.

이러한 변화는 올여름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유럽 클럽이 본격적으로 K리그의 젊은 선수를 영입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여름이다. 1998년생 조규성(FC 미트윌란)을 제외한 권혁규·양현준(셀틱 FC), 김지수(브렌트퍼드 FC), 배준호(스토크 시티 FC) 등은 유럽 진출 당시 모두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국가대표팀 선발 경험조차 손에 꼽을 정도였다.

토트넘행에 성공한 양민혁의 경우 올해 첫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어른들’과 맞붙는 경기를 경험한 것이 불과 6개월 남짓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K리그에서 연일 득점포를 가동하며 첫 시즌에 대단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그 누구도 빅 리그 직출행은 예상하지 못했다.

한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선수들은 경기장 밖에서의 가능성을 더욱 높게 평가받았다. 소위 ‘유니폼 판매용’이라는 조롱과 고정관념이 있었으며, 지금껏 경험한 적 없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차원이 다른 경기력의 벽을 넘는 것이 선수들의 과제였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유럽 클럽들의 판단 기준이 달라진 이유는 복합적이다. 유럽에서 유망주를 육성하던 기존 전략이 바뀌었다. 잠재력을 엿볼 수 있는 유럽 내 어린 자원은 이미 몸값이 한껏 올라 ‘레드오션’으로 변했다. 시간과 비용 대비 효율이 떨어진다는 판단이다. 그 결과 구단은 자연스럽게 ‘블루오션’을 찾았고, 아시아로 눈을 돌렸다. 한국은 일본과 함께 아시아에서 신실뢰할 수 있는 시장 중 하나다. 국내 유소년 육성 시스템은 21세기 들어 체계적으로 변모했다. ‘학교 축구부’에 불과했던 팀들은 유럽식 클럽 시스템을 이식받았고, 유망주는 일찌감치 프로팀의 관리와 지도 아래 체계적으로 육성됐다. 여기에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황희찬 등 이미 유럽 최상위 수준의 리그와 클럽에서 꾸준히 주전으로 활약하며 몸소 실력을 증명한 이들이 나타났다. 빛나는 실력은 경기장 밖에서의 효과로 이어졌다. 스폰서 유치, 유니폼 판매 등 마케팅 효과까지 극대화됐다.

자연스럽게 선수와 K리그 클럽의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선수들은 K리그 입단 단계부터 유럽 진직출 시 바이아웃 조항을 요구하고, 클럽도 수익을 바탕으로 기꺼이 유럽으로 선수를 보낸다. 양민혁을 보낸 강원FC 역시 토트넘으로부터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았다. 정확한 금액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한국 축구 역사상 유럽 진출 역대 최고 이적료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한국에서 ‘옥석’을 찾으려는 유럽 클럽은 더욱 늘어날 것이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어린 선수 역시 줄을 이을 전망이다.

김동환
<풋볼리스트> 기자. 축구를 말과 글로 전하고 있다.

에디터 <맨노블레스> 피처 팀 일러스트 최익견 디지털 에디터 변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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