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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과 심장도 함께 뛸 전설적인 바이크 5대

바이크에 웃고 우는 라이더 5인이 분신 같은 바이크를 소개한다.

“제가 BMW K1을 가져온 건 1년 정도 됐네요. 김남선 K모터스 사장이 전국에 떠돌아다니는 K1 부품을 수급해 국내에 있는 K1 중 가장 상태가 좋은 개체로 만들었죠. 출시 당시 오리지널 컬러도 블루 & 옐로였지만, 리스토어 과정에서 ‘라구나 세카 블루’로 도장했습니다. 순정 상태를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제 취향을 반영한 거죠. 당대 최고 바이크더라도 1989년형이니 현행 바이크와 비교하면 많이 부족합니다. 1년에 몇 번 탔는지 손에 꼽을 정도지만,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매력이 있어요. 같이 늙어가는 처지라고 생각하면 동질감도 들고요. 평생 함께할 친구죠.” _ 방상혁

BMW K1

BMW K1은 1988년에 등장해 1993년까지 생산된 스포츠 투어러 모터사이클이다. 생산 대수는 7000대 남짓이지만, BMW 모터사이클 역사에서 작은 혁명 같은 존재다. 1980년대 후반 BMW 모터사이클은 공랭 박서 엔진과 투어링으로, 안정적이지만 다소 심심한 이미지였다. 당시 일제 바이크 제조사들은 강력한 스포츠 바이크를 쏟아냈으며, BMW는 그 흐름 속에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K1이다. K1은 기존 K 시리즈의 수랭 직렬 엔진을 옆으로 눕혀 장착된 구조로 ‘플라잉 브릭(Flying Brick)’이라는 별칭이 있다. 출력은 약 100마력. 당시 동급 스펙 바이크보다 힘은 약하지만, 몸 전체를 감싸는 거대한 풀 카울을 입어 공기역학으로 낮은 출력을 극복한다. 바퀴를 절반쯤 덮는 펜더, 낮게 흐르는 차체, 매끈한 패널 덕분에 공기저항계수는 약 0.34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또 시대를 앞선 장비를 장착했다. 전자식 연료 분사 시스템인 인젝션을 적용해 카뷰레터 방식의 바이크가 대부분인 시대에 자동차 기술을 바이크에 적용한 것이다. 연료 분사를 전자적으로 제어해 시동성과 연비, 엔진 반응을 보다 안정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ABS(Anti-lock Braking System)를 채택했는데, 당시엔 미래 장비에 가까웠다. 여기에 체인 대신 샤프트 드라이브를 사용해 장거리 주행에서 유지 보수 부담을 줄였다. K1은 BMW 모터사이클의 디자인 아이콘이라 불릴 만하다.

“오랜 시간 바이크와 관련한 일을 하다 보니 많은 모델을 타보게 됩니다. 일본, 미국, 유럽의 바이크 대부분 경험해봤지만, 두카티는 결이 조금 달랐어요. 그중 748은 꽤 인상적인 모델입니다. 겉으로 보면 916과 비슷한데, 실제로 타보면 성격이 다르죠. 엔진 회전이 더 경쾌하고 차체 밸런스도 날렵해요. 절대 편한 바이크는 아니지만, 코너에서 느껴지는 감각은 지금 기준으로도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두카티 특유의 건식 클러치 소리나 L 트윈 엔진의 박동도 매력적이고요. 요즘 바이크들이 워낙 정교하고 완성도가 높다 보니 오히려 이런 기계적인 감각이 더 특별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_ 조성태

DUCATI 748

두카티 748을 논하기 전 916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1994년에 등장한 916은 모터사이클 디자인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은 모델이다. 모터사이클 디자인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 마시모 탐부리니의 걸작으로 낮게 깔린 헤드라이트, 조각처럼 다듬어진 차체, 그리고 한쪽으로만 지지되는 싱글 사이드 스윙 암 등 모든 요소가 단순한 디자인을 뛰어넘어 상징처럼 여겨진다. 748은 916의 형제 모델이다. 차체 디자인과 프레임 구조는 거의 동일하지만, 엔진 배기량을 748cc로 낮춰 좀 더 경쾌한 성격을 띤다. 748의 엔진은 고회전으로 올라갈수록 점점 살아나 코너에 들어가는 순간 진가가 드러난다. 가볍고 날렵한 차체, 단단하게 잡아주는 트렐리스 프레임, 그리고 노면의 감각을 그대로 전달하는 서스펜션. 라이더가 코너를 그리듯 달릴 수 있는 바이크다. 748의 또 다른 매력은 두카티 특유의 기계적 감각이다. 시동을 걸면 건식 클러치에서 금속이 부딪치는 듯한 소리가 들리며, 엔진은 규칙적 박동으로 차체를 흔든다. 일본 스포츠 바이크의 정교함과는 전혀 다른 세계다. 노란색 차체 역시 상징적 요소다. 두카티의 고향인 볼로냐의 전통 색이 붉은색과 노란색으로, 두카티는 오래전부터 빨간색과 함께 노란색을 브랜드 컬러처럼 사용해왔다. 특히 916 계열의 조각 같은 차체 라인은 노란색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한 사람의 디자인 철학과 한 시대의 레이스 문화가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2000년대 초, 대림 혼다 GL125를 시작으로 클래식 바이크를 접했어요. 이후 동일 기종을 여러 대 추가하면서 다양한 버전으로 커스텀도 하게 되었고요. 2014년 클래식 바이크 관련 커뮤니티에서 클래식 바이크 레이스를 진행했는데, 그때부터 오프로드가 가능한 스크램블러 스타일을 갖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CL125K가 부산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내려가서 가져왔죠. 엔진 형식이 병렬 2기통이라 배기음이 정말 부드럽고 멋있어요. 주행감은 마치 오랜 시간 손에 익은 세단을 타는 기분이랄까. 미끄러지듯 달리는 느낌이 아주 근사해요. 부담 없이 근교로 모터 캠핑을 다녀오기도 좋고요. 애착 가득한 바이크입니다.” _ 정득묵

HONDA CL125K

CL125K는 1960년대 후반에 등장한 소형 스크램블러 모델이다. 당시 혼다는 다양한 배기량의 CL 시리즈를 만들었다. CL50, CL90, CL100, CL125, CL175, CL350, CL450으로 이어지며, 이름만 보면 단순한 숫자 배열 같지만 혼다가 모터사이클의 가능성을 넓히던 시기의 흔적이 담겨 있다. CL 시리즈는 온로드 기반이지만, 흙과 임도를 달릴 수 있는 모델로 ‘어디든 갈 수 있는 바이크’라는 폭넓은 드라이빙을 제시한 라인업이었다. 125cc의 작은 배기량에 2개의 실린더가 만들어내는 회전 질감은 생각보다 깊다. 대부분 단기통이던 소형 바이크에 병렬 2기통 엔진을 얹은 구성이 꽤 독특하다. 카뷰레터 방식의 단순한 구조 덕분에 정비도 어렵지 않고, 오랜 세월이 지나도 고장이 없는 것이 큰 장점이다. 차체 옆으로 높게 올라간 업스윕 머플러, 비교적 긴 서스펜션 스트로크, 간결한 연료 탱크와 군더더기 없는 프레임은 지금 봐도 스크램블러 원형에 가까운 모습이다. 이런 외형은 훗날 혼다의 트레일 모델인 XL 시리즈로 이어지고, 더 넓은 의미에서는 오늘날 듀얼 퍼포스 모터사이클의 초기 형태로 평가되기도 한다.

“어릴 때부터 스즈키 4기통 400cc 바이크를 좋아했어요. RF400, RF400RV, 밴디트400, 밴디트400VC 모두 소장했고, 구하지 못한 모델 중 하나가 GSX400 SSN이었죠. 그러다 헤드 커버 열어놓고 비를 쫄딱 맞아 엔진을 못 쓰게 된 바이크와 폐차장에서 몇 년째 썩고 있는 바이크를 찾게 됩니다. 두 대 다 스즈키 미치오가 살아 돌아와도 절대 살리지 못할 상태였는데, 각자 쓸 수 있는 핵심 파츠만 살리고 나머지 부품은 모두 새로 구해 신품 상태의 GSX400 SSN 한 대를 소생시켰어요. 저는 다른 사람들의 바이크 히스토리 듣는 걸 좋아해요. 누군가에겐 잠깐 스쳐가는 취미일지도 몰라도, 또 다른 누군가에겐 소중한 추억이자 어릴 적 꿈이기도 하거든요.” _ 도수빈

SUZUKI GSX400SSN

GSX400 SSN의 뿌리는 1981년에 등장한 카타나 라인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직선적 차체와 낮게 기울어진 프런트 카울, 그리고 칼날처럼 날카로운 실루엣으로 당시 모터사이클 디자인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GSX400 SSN은 카타나 DNA를 계승한 400cc 스포츠 모델로, 1990년대 초 일본 버블 경제 시대의 열기 속에서 탄생한 기계다. 심장은 399cc 수랭 직렬 4기통 엔진이다. 작은 배기량이지만 4개의 실린더가 만들어내는 회전 질감은 놀라울 정도로 매끈하다. 1만4000rpm에 가까운 고회전을 사용하며, 속도를 높일수록 엔진이 살아나는 일본식 4기통 스포츠 성격을 보여준다. 계기반 역시 GSX400 SSN의 개성을 잘 보여준다. 속도계와 타코미터 바늘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독특한 구조를 지녀 항공기 계기반을 보는 듯한 연출을 만들어낸다. 초크 레버는 전자장치가 모든 것을 대신해주는 요즘 바이크와 달리 라이더가 시동을 걸기 전 초크를 조절하고, 엔진이 데워지기를 기다리는 작은 의식을 선사하는 아날로그 시대의 낭만이다. 400cc 배기량도 GSX400 SSN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일본은 오랫동안 400cc보다 높은 배기량을 대형으로 구분했고, 대형 면허 취득이 매우 어려웠다. 가장 현실적인 구간이 400cc 이하의 중형 면허였고, 제조사들은 400cc 클래스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 결과 400cc 바이크에 고회전 4기통 엔진과 레이스 기술이 아낌없이 투입되었고, 작은 슈퍼바이크라 불릴 만큼 성능과 완성도를 갖춘 모델들이 탄생하게 된다. GSX400 SSN 역시 그 과정에서 태어난 모델이다.

“우연한 계기였어요. 혼다 XR250 BAJA를 사려고 중고 카페를 뒤적거리다 BMW R 80 GS를 보게 됐죠. 검색해보니 매물이 아예 없는 모델이더라고요. 할리 데이비슨의 카뷰레터 모델을 좋아하는 편이라 ‘이번 기회에 BMW 카뷰레터도 한번 경험해볼까?’ 하는 마음에 덜컥 가져오게 됐습니다. 처음엔 희귀한 클래식 바이크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타보니 생각보다 훨씬 매력적이더라고요. 박서 엔진 특유의 좌우로 흔들리는 느낌이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그게 또 재밌었어요. 차체가 생각보다 가볍고 시야도 높아 주변이 탁 트인 도로를 달릴 때 특히 기분이 좋습니다. 복잡한 전자 장비도 없고 구조도 단순해 클래식 바이크를 타는 느낌이 더 진하게 살아 있는 것 같고요. 아직 이 바이크에 대해 모르는 것도 많지만, 그래서 더 오래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_ 정두만

BMW R80GSBASIC

BMW R 80 GS는 단순한 클래식 모터사이클이 아니다. ‘어드벤처 바이크’라 불리는 장르의 시작점에 서 있는 기계다. 1980년 BMW가 처음 선보였는데, 당시만 해도 고배기량 바이크로 비포장도로를 달린다는 발상 자체가 꽤 파격적이었다. R 80 GS의 GS는 ‘Gelände / Straße’, 즉 독일어로 오프로드와 도로를 뜻한다. 어디든 갈 수 있는 모터사이클을 만들겠다는 선언과도 같은 이름이다. 797cc 공랭 박서 트윈 엔진은 좌우로 튀어나온 실린더 덕분에 독특한 엔진 리듬을 만들어내는데, 스로틀을 열 때마다 차체가 좌우로 살짝 흔들리는 그 감각이 바로 BMW 박서 엔진의 특징이다. 출력은 약 50마력 수준이지만,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토크와 안정성이다. 장거리 여행과 험로 주행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만큼 저회전에서도 꾸준히 힘을 낸다. R 80 GS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엔진 때문만은 아니다. 모노레버(Monolever) 싱글 스윙 암 구조를 적용해 샤프트 드라이브의 무게와 반응성을 크게 개선했다. 덕분에 체인 대신 샤프트 구동을 사용하면서도 민첩한 주행이 가능하다. 이 구조는 BMW GS 시리즈의 기본 설계가 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지는 기술적 기반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등장한 모델이 BMW R 80 GS Basic이다. 1996년, BMW는 새로운 GS 세대가 등장하기 직전 이 모델을 일종의 기념처럼 발표했다. 말 그대로 ‘Basic’이지만, 오리지널 R 80 GS에 대한 헌정에 가까운 모델이다. 초기 GS의 단순하고 가벼운 구성을 가져오면서도 당시 기술을 일부 반영해 완성도를 높인 것. 흰색 차체에 파란 시트와 파리–다카르 스타일의 프런트 펜더는 초기 GS 레이스 머신을 떠올리게 하는 상징적 디자인이다.

에디터 강승엽 사진 김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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