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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이색 레스토랑 ‘에어(Air)’

싱가포르로 떠나야할 이유가 또 생겼다. 싱가포르의 미식 수준을 한층 끌어올릴 레스토랑 ‘에어’ 이야기.

윌 골드파브와 맷 올란도.

AIR

싱가포르로 떠나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뎀시 힐에 들어선 약 3716 제곱미 규모의 레스토랑 ‘에어(Air)’다 이곳을 이끄는 셰프의 이름을 들으면 더 구미가 당길 거다. 코펜하겐 ‘아마스(Amass)’ 오너 셰프 맷 올란도(Matt Orlando)와 발리 ‘룸 포 디저트(Room4Dessert)’ 셰프이자 넷플릭스 <셰프의 테이블>의 주인
공 윌 골드파브(Will Goldfarb)다. 올란도 셰프는 ‘노마’, ‘팻덕’, ‘퍼세’, ‘르베르나르댕’ 등 세계 유수의 레스토랑을 거쳤으며, 지속 가능 레스토랑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전설이 된 레스토랑 ‘엘 불리’에서 경력을 쌓은 골드파브 셰프는 발리에서 10년간 디저트 레스토랑 ‘룸 포 디저트’를 운영해 동남아 식재료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이 두 셰프가 싱가포르에 터를 잡은 이유는 또 다른 가능성을 실험하기 위함이다. 아시아의 식재료를 탐구하고, 그 재료로 지속가능한 요리를 연구·개발하고자 한 것.

2층으로 이루어진 에어 전경.
에어를 둘러싸고 있는 농장.
오리 가슴살에 글레이징한 로젤 히비스커스를 곁들인 디시. 캐슈너트 크림이 고소한 맛을 끌어올린다.
바닐라 빈과 코코넛 아이스크림. 향신채 판단으로 만든 오일과 칼루가 캐비아를 곁들여 낸다.
정원에서 직접 키운 신선한 어린잎과 허
브, 꽃으로 만든 샐러드.
홍어를 새콤달콤한 맛으로 바비큐
한 다음 완두콩과 가랑갈 홀랜다이즈 소스를 곁들인 요리.
파파야 껍질로 만든 그라니타. 파파야 씨앗으로 만든 크림과 매리골드 오일로 풍미를 더했다.

미식가들이 지속 가능성을 실천하는 레스토랑을 찾는 이유는 그들의 선한 움직임에 동참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호기심이 발동해서다. 분자 요리처럼 ‘이 재료로 어떻게 음식을 만들었을까?’ 같은 새로운 미식을 발견하는 쾌락을 준다. 두 셰프가 선보이는 요리도 마찬가지. 바나나 껍질로 바나나 캐러멜을, 생선 뼈로 국수를, 파파야 껍질로 그라니타를 만들어낸다. 그중 생선 뼈 조리법은 올란도 셰프가 2017년 아마스에서 개발한 기술로, 끓는 물에 압력을 가해 뼈를 연하게 만든 다음 레몬그라스와 고추를 섞고, 타피오카 전분과 쌀가루를 혼합해 국수 반죽을 만든다. 이처럼 흔히 버려지는 재료가 에어 주방에서는 이색 요리로 탄생한다.
식재료는 대부분 레스토랑을 둘러싸고 있는 농장에서 수확한다. 올란도는 “사탕 가게에 있는 어린아이가 된 것 같다”며 현재 심은 작물만 스타프루트, 잠부 아이르, 람부탄, 우엉, 보라지유, 모링가, 벨림빙 등 수십 종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허브와 흙 내음 가득한 농장은 셰프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다. 손님들은 레스토랑 입구까지 이어진 100m 길이의 산책로를 걸으며 넘실대는 풀과 나무를 눈에 담을 수 있다. 서늘하고 쾌적한 날에는 다이닝 공간의 유리 벽을 오픈하는데, 솔솔 불어오는 풀 내음과 바람이 요리의 풍미를 끌어올린다. 게다가 오픈 키친 너머로 보이는 요리사들의 모습, 셰프의 플레이리스트에 서 흘러나오는 힙합 비트가 레스토랑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아마스를 방문해봤다면 짐작이 갈 거다. 신선한 재료로 만든 정갈한 디시와 자유분방한 공간이 만들어내는 쿨한 분위기를.

  • ADDRESS : 25B Dempsey Road, Singapore 249670
  • INSTARGRAM : air_cccc

에어의 또 다른 공간

2층으로 이루어진 에어 건물에는 다이닝 공간 외에도 식재료를 실험하는 연구실이 있다. 뽕을 저온에서 무기산 발효하면 어떻게 되는지, 쑥 줄기를 다져 감칠맛을 내는 차 또는 비네그레트 소스로 사용할 수 있는지 등 다채로운 실험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레스토랑 손님들도 방문 가능하다. 또 정원의 나무 그늘 아래서 화창한 날씨를 향유하며 간단한 음식과 커피를 즐길 수 있는데, 셰프는 아침 시간이 가장 아름다운 때라고 귀띔했다. 마천루가 늘어선 싱가포르에서 드넓은 잔디밭에 앉아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방문할 가치가 충분한 곳이다.

에디터 이도연&김지수 디지털 에디터 정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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