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달리는 새로운 전기차 3대
주행감과 디자인, 실용성을 겸비했다.
BMW
I4 M50
SPECIFICATION
최대출력 : 400kW
최대토크 : 81.1kg·m
주행 가능 거리 : 378km
가격 : 8490만 원
BMW M에서 최초로 선보인 전기차. 4시리즈 그란쿠페를 쏙 빼닮은 외관으로, 자사 시그너처인 대형 키드니 그릴과 레이저 라이트가 눈길을 끈다. 이 키드니 그릴의 경우 엔진이 없는 전기차답게 그릴 흡입구가 없으며, 대신 블랙 하이글로시 및 세륨 그레이의 음각을 적용해 범퍼 하단부의 에어 커튼과 디자인적 요소를 통일시켰다.
측면부는 미래적 감성이 묻어난다. 세륨 그레이 M 배지및 사이드미러와 함께 19인치 더블 스포크 바이컬러 861M 휠이 우아한 면면을 드러낸다. 쿠페 특유의 유려한 라인이 돋보이며, 짧은 오버행과 굵직한 캐릭터 라인 덕에 기존 4시리즈와 다른 스포티한 마력을 자아낸다. 그에 비해 후면부 외관은 다소 화려하다. 열대어 꼬리처럼 우아한 테일 라이트 섹션 그리고 이와 대조적인 샤프한 트렁크 립 스포일러가 눈길을 끈다. 아울러 해치백 테일게이트형 외관 설계 덕분에 총 470리터의 트렁크 적재량을 갖췄다. 이 모델이 전기차로서 ‘펀 드라이빙’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주행 성능 또한 우수하다. 앞 차축에 258마력, 뒤 차축에 313마력을 합해 최대출력 544마력의 주행 성능을 자랑하며, 시속 100km까지 불과 3.9초 만에 도달하는 압도적 가속 성능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2260kg의 무거운 공차 중량을 잊게 할 정도로 완벽한 기동력을 도로 위에서 입증한다. 차 뒤축에 에어 서스펜션을 탑재해 안정성을 적용한 덕분이다. 코너 한두 번만 돌아도 M50 특유의 탁월한 무게배분 능력을 느낄 수 있다. 액셀을 끝까지 밟다 보면 SF 영화에 등장할 법한 배기음이 울린다. 독일의 영화음악 작곡가 한스 짐머가 제작한 ‘아이코닉 사운드’가 그것이다. 스포츠, 컴포트 모드에서 배기음과 또 다른 차원의 압도적 음색이 차량 내·외부를 자극한다.
내부 디자인은 이전 4시리즈를 전기차 시스템에 맞춰 발전시킨 느낌이다. BMW 차량 특유의 낮은 시팅 포지션과 안정적 스티어링 휠 포지션을 갖췄다. 그 밖에 돋보이는 부분은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 ix50보다 부드러운 터치감과 즉각적 반응 속도를 구현한다. 뒷좌석의 착좌감 또한 우수하다. 넉넉한 무릎 공간과 헤드룸 공간을 갖췄으며, 센터 시트를 접어 스루-로딩 시스템을 적용해 볼 수 있다. 폭발적 주행 성능과 펄떡이는 사운드를 갖춘 BMW의 원형, 이 모든 것을 총평할 때 I4 M50은 중형 전기차의 미래를 수식하기에 충분한 모델이다.
_ 박찬(에디터)
GENESIS
GV60
SPECIFICATION
최대출력 : 320kW
최대토크 : 35.7kg·m
주행 가능 거리 : 451km
가격 : 6493만 원
사뭇 다르다. 제네시스에서 GV60의 위치다. 다른 모델과 달리 순수 전기차만 있다. 외관 비율도 조금 다르다. 다른 모델의 늘씬함 대신 동그랗고 몽톡하다. 플랫폼이 다른 까닭이다. GV60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로 만들었다. 순수 전기차의 장점을 취하기 위해서다. 차량 크기에 비해 공간활용도가 비약적으로 높지만, 제네시스다운 면모도 잊지 않았다.
외관에는 제네시스가 잘 쓰는 곡선을 입혔다. 전면 요소 또한 자사의 인장을 담았다. 무엇보다 브랜드의 가치를 반영한다. 순수 전기차로서 GV60은 첨단 기능을 ‘프리미엄’으로 바라봤다. 새로운 자동차로서 전기차의 신선함도 조성한다. ‘페이스 커넥트’라는 안면 인식으로 문을 열 수 있다. 운전석에 앉으면 지문 인식으로 시동을 걸 수도 있다.
색다른 요소는 더 있다. ‘크리스털 스피어’라는 반구형 장식이다. 시동이 꺼지면 반짝거리는 장식품처럼 있다가 빙그르르 돌아 동그란 기어 다이얼을 드러낸다. 남들이 신경 쓰지 못한 부분에 공들였다. 이런 방향성이 프리미엄을 수렴한다. 주행할 때도 이런 신선한 요소를 더했다. 퍼포먼스 모델은 스티어링 휠에 부스트 버튼을 달았다. 마치 포르쉐의 스포츠 리스폰스 버튼처럼. 누르면 10초동안 최대출력 489마력을 모조리 뿜어낸다. 그러면서 계기반도 그래픽이 바뀐다.
가상사운드도 여럿 고르게 했다. 시각, 청각, 촉각에서 전기차만의 다른 재미를 전하는 셈이다. 눈길 끄는 요소로만 프리미엄을 구현한 건 아니다. 실내 질감이나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같은 고급 요소도 신경 썼다. GV60은 순수 전기차다운 신선한 요소와 프리미엄다운 고급 요소를 잘 녹여냈다. 첫 번째 순수 전기차답게 눈에 띄는 구성이다. 어쩌면 이 정도로 참신하면서도 구성 좋은 전기차는 한동안 없을지 모른다. 출시한 지 꽤 흘렀지만, 여전히 이모저모 참신한 모델이다. 그게 바로 GV60만의 매력이다.
_ 김종훈(자동차 칼럼니스트)
MERCEDES – BENZ
EQB 300
SPECIFICATION
최대출력 : 160kW
최대토크 : 39.8kg·m
주행 가능 거리 : 313km
가격 : 7600만 원
메르세데스-벤츠는 중형급 이상에만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다. 반면 소형~준중형전기차는 내연기관차를 기본으로 한다. 이런 전략에 따라 소형 전기 SUV인 EQB도 GLB를 밑바탕 삼는다. 앞뒤 범퍼와 램프 그리고 그릴 등이 다르긴 하지만, 차체 형태는 완전히 판박이다. 실내에선 GLB와 다른 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디자인이나 구성이 같은 것은 물론, 전기차라 공간 면에서 특별히 손해 보는 부분도 없다. EQB는 GLB의 전기차 버전이라 해도 무리가 없다.
물론 GLB 고유의 장점도 그대로다. 우선 EQB는 GLB처럼 3열 시트 옵션(7인승)을 선택할 수 있다. 덕분에 5인승은 트렁크가 중형 SUV만큼 널찍하다. 게다가 EQB의 2열 시트는 리클라이닝과 함께 최대 140mm의 슬라이딩을 지원한다. 높직한 박스형 차체 덕분에 머리 위 공간도 여유롭다. 편의성 및 안전 장비 구성은 또 어떻고. 디스플레이 두 장을 붙인 와이드 콕핏, 차로와 차간거리를 스스로 유지하는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제트엔진 모양 송풍구에도 적용된 직간접 조명 등 소형차라기엔 옵션 리스트가 매우 화려하다.
운전 감각은 관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우선 내연기관차인 일반 GLB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가속이 매끈하고 활기차다. 전기차 특유의 우악스러운 초기 가속 반응도 잘 억제돼 있다. 늘어난 무게가 체감이 안 될 정도로 핸들링도 안정적이다. 하지만 앞뒤 차축에 모터를 하나씩 단 듀얼 모터 사양의 전기차라기엔 출력이 다소 아쉽다. 딱 제원상 수치(합산 최대출력 160kW)만큼 성능을 낸다. 가속이 화끈한 전기차를 원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현재 전기차 시장은 전용 플랫폼 모델과 내연기관차에서 파생된 모델이 공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용 플랫폼 모델은 흔히 말하는 ‘와우 팩터’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반면, 내연기관차를 기본으로 하는 모델은 고른 상품성으로 존재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EQB는 이런 시장의 분위기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구성한 전기차다. 가격과 주행 가능 거리가 조금 아쉽지만, 소형 SUV라는 장르에서 이렇게 많은 가치를 구현한 차는 흔치않다. 특히 이 작은 내연기관차를 기본으로 3열 시트 옵션을 유지하면서 66.5kW의 배터리를 얹고 듀얼 모터로 사륜구동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자사의 집요함까지 느껴진다.
_ 류민(자동차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