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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타이슨부터 제이크 폴까지? 역사를 뒤흔들 복싱 빅 매치 3

오는 11월, 제이크 폴과 저본타 데이비스의 경기를 시작으로 역사를 뒤흔들 복싱 빅 매치가 열린다. 복싱계의 유명 인사들이 뽑은 각 매치의 승자는?

복싱은 여전히 진화 중이다. UFC와 종합격투기가 주류 콘텐츠가 된 시대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글러브를 낀 두 손의 싸움에 열광한다. 다가올 세 번의 세기적 이벤트는 그 열기를 다시 정점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11월에는 유튜버 출신 ‘흥행 괴물’ 제이크 폴과 라이트급 최강자 저본타 데이비스의 격돌이, 내년 1월에는 현역의 관록을 보여주는 매니 파퀴아오와 신예 롤란도 로메로의 맞대결이, 그리고 내년 봄에는 복싱의 양대 전설 마이크 타이슨과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의 대결이 기다린다. 세 경기 모두 정통 복싱의 순수한 긴장감을 다시금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복싱계를 대표하는 세 인물이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세 경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GERVONTA DAVIS vs JAKE PAUL

ROUND 1. 흥행이 기술을 이길 수 있을까?

이교덕(이하 LKD) 요즘 복싱계가 흥행을 만들어내는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예전엔 프로모터가 스토리를 짜고, 선수는 경기를 했죠. 그런데 제이크 폴은 그 두 가지 역할을 혼자 합니다. 유튜브에서 ‘어그로의 제왕’이던 그가 이제는 흥행 구조 자체를 이해하고 있거든요. UFC 파이터를 복싱으로 끌어들이는 건 이젠 매치 메이킹이 아니라 콘텐츠 확장이에요. 복싱을 예능과 스포츠 사이 어딘가로 옮겨놓은 셈이죠.

정성욱(이하 JSW) 맞아요. 그가 만든 매치는 늘 ‘이게 가능해?’라는 물음으로 시작하죠. 그런데 저는 여전히 이 경기가 이벤트 이상의 의미가 있을까 싶어요. 데이비스는 현역 라이트급 챔피언이에요. 30승 중 28KO, 파운드 포 파운드 톱 10 안에 드는 진짜 복서죠. 하지만 폴은 25kg이나 무거워요. 이건 이미 경기의 성격이 달라요. 그걸 알면서도 팬들은 혹시 모를 반전, 작은 챔피언이 거대한 인플루언서를 무너뜨리는 장면을 보고 싶어 하죠. 복싱이 아니라 서사에 돈을 내는 시대인 거예요.

이규원(이하 LKW) 그래도 흥행에는 이유가 있죠. 데이비스는 타이밍의 복서, 폴은 완력의 복서. 서로 복싱의 반대쪽 끝에 있는 존재예요. 기술적으로 보면 데이비스는 하체의 리듬을 통해 타이밍을 만들어내요. 무릎이 펀치의 시발점이죠. 반 박자 빠른 무릎 리듬이 그만의 폭발을 만들어냅니다. 폴은 반대로 상체의 완력에서 힘을 끌어올리죠. 요즘은 하체 활용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체중 이동의 완급이 거칠어요. 오히려 그의 펀치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합니다.

LKD 그게 바로 흥행의 본질이에요. 폴은 자신이 기술적으로 열세라는 걸 알아요. 대신 체급과 리치, 그리고 서사를 무기로 쓰죠. 그는 절대 무의미한 싸움을 하지 않습니다. 이미 WBA 크루저급 14위까지 올라왔어요. 명분은 충분하죠.

JSW 체급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전 이게 오히려 데이비스에게 흥미로운 시험대가 될 수도 있다고 봐요. 그는 항상 자신보다 큰 상대에게도 겁 없이 들어가서 펀치를 교환하잖아요. 근데 폴은 UFC 파이터처럼 쉽게 주저앉지 않아요. 몇 대 맞더라도 버틸 맷집이 있어요. 그럼 결국 경기 후반에는 체력전으로 간다고 봐야죠. 긴 라운드에서 누가 집중력을 유지하느냐가 관건이에요. 데이비스는 순간적 폭발력이 좋지만, 폴은 일정한 리듬으로 상대를 잠식하거든요.

LKW 저도 그렇게 봐요. 다만 기술적 변수가 있어요. 데이비스의 스텝은 ‘리듬 복싱’이에요. 좌우 이동뿐 아니라 상하 움직임의 압축이 굉장히 섬세하죠. 반면 폴은 수평적 스텝에 강하지만 수직 리듬엔 약합니다. 즉 위아래로 타이밍이 바뀌면 대응이 늦어요. 데이비스가 그걸 공략하면 경기 양상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죠.

LKD 결국 밸런스 게임인 셈이에요. 데이비스가 기술로 폴을 압도하느냐, 아니면 폴이 무게로 밀어붙느냐. 개인적으로는 폴이 또 한 번 계산된 반란을 준비했다고 봐요. 흥행을 위해서는 예상 가능한 불균형이 가장 효과적이니까요. 승패를 떠나 복싱이 다시 콘텐츠로서 살아나는 걸 보여주는 무대가 될 거예요.

FLOYD MAYWEATHER JR. vs MIKE TYSON

ROUND 2. 지성과 본능, 복싱 철학의 대결

LKW 솔직히 이런 매치가 성사된다는 것 자체가 복싱의 신기루 같아요. 한쪽은 본능의 복서, 한쪽은 지성의 복서. 둘 다 복싱의 정점을 찍은 인물이지만, 접근법이 정반대죠.

LKD 팬들은 타이슨이 돌아왔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분되죠. 지난해 ‘제이크 폴전’에서도 59세답지 않은 폭발력을 보여줬어요. 문제는 지속력이에요. 라운드가 길어질수록 파워는 줄고 반응 속도는 떨어졌죠. 폴이 봐준 게 아니라면 KO패였을 거예요.

JSW 그래도 타이슨의 존재감은 여전히 헤비급이에요. 그가 링에 오르는 순간 공기부터 달라지죠. 메이웨더는 50전 무패라는 기록의 상징이지만, 체급으로만 보면 30kg 이상 차이 납니다. 사실상 대결보다는 철학의 충돌에 가까워요.

LKW 맞아요. 타이슨은 근거리 파이터예요. 상체 회전으로 짧은 훅을 만들고, 무릎 탄성으로 어퍼를 쏘죠. 반면 메이웨더는 거리의 천재예요. 숄더롤로 상대의 펀치를 흘리며 리듬을 가져가죠. 그 리듬이 깨지면 타이슨에게 기회가 오지만, 유지된다면 메이웨더가 이길 가능성이 큽니다.

LKD 타이슨은 맹수형 복서예요. 하지만 그 맹수가 오래 뛰지는 못하죠. 메이웨더는 지능형 포식자예요. 타이슨이 달려드는 순간을 기다렸다가 빈틈을 노려 카운터로 찌르는 포식자. 둘 다 싸움의 리듬을 알고 있지만 한 명은 순간을, 한 명은 시간을 지배해요.

JSW 흥행적으로는 둘 다 필요해요. 타이슨의 펀치 한 방이 복싱의 원초적 쾌감을 주고, 메이웨더의 냉정한 거리 계산이 그 쾌감을 통제하죠. 다만 나이 얘기를 안 할 수 없어요. 59세인 타이슨은 체력 소모가 빠르고, 그보다 열한 살 어린 메이웨더는 여전히 현역 수준의 몸을 유지하고 있죠. 올드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긴 하겠지만, 경기력만 놓고 보면 완성도는 메이웨더 쪽이에요.

LKW 기술적으로 보면 타이슨은 여전히 하체 회전이 강하지만, 상체의 반응은 느려졌어요. 메이웨더는 여전히 반사 신경이 살아 있고, 스텝의 효율성이 높아요. 그래서 전 이 경기가 ‘속도의 복싱’이 될 거라고 봐요. 파워가 아니라 속도 차이에서 결과가 갈릴 거예요.

LKD 그래도 메이웨더가 타이슨의 한 방을 무시하진 못하겠죠. 한 번만 제대로 들어가면 경기는 끝이에요. 그걸 알기에 메이웨더는 경기 전부터 심리전을 걸 거예요. 트래시 토킹으로 타이슨의 리듬을 깨는 거죠.

JSW 결국 이 경기는 복싱이라는 스포츠의 정의를 묻는 싸움이에요. 파괴력이 복싱의 본질이냐, 아니면 기술과 타이밍이 복싱의 미래냐. 결과와 상관없이 복싱사에 남을 이벤트가 될 거예요.

ROUND 3. 전설의 리듬, 새로운 박자를 만나다

LKD 파퀴아오는 정말 특이한 케이스예요. 8체급 석권이라는 기록도 놀랍지만, 40대 후반에도 여전히 현역 선수처럼 움직이죠. WBC 웰터급 세계 챔피언 마리오 바리오스와의 경기에서 무승부로 끝났을 때도 체력이 떨어지지 않았어요. 여전히 움직이는 전설이죠.

JSW 반면 로메로는 신흥 폭격기예요. 메이웨더 체육관에서 자랐고, 18세 때부터 훈련했어요. 처음엔 투박했는데, 이제는 공격 패턴이 뚜렷해졌죠. 잽으로 거리 잡고, 보디 치고, 바로 훅으로 연결. 이게 다 근육에서 나오는 힘이에요. 대신 방어는 허술하죠. 맞으면서 싸우는 스타일이에요.

LKW 두 사람의 차이는 기술적 패러다임이죠. 파퀴아오는 각도의 천재예요. 좌우 스텝 후 리듬 전환, 잽 페인트 후 인파이팅 진입. 이 모든 게 한 호흡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반면 로메로는 리듬을 끊는 복서를 싫어하죠. 직선적인 공격이니까. 그래서 초반 라운드에서 파퀴아오의 스텝을 무너뜨리려 할 거예요.

JSW 하지만 쉽진 않을 겁니다. 파퀴아오는 스텝으로만 싸우는 복서가 아니에요. 펀치 하나하나가 계산된 리듬이죠. 체중 이동의 미묘한 타이밍이 아직 살아있어요. 40대라고는 믿기 어려운 이유죠. 전 개인적으로 이 경기가 ‘기술 복싱의 가치’를 증명할 무대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LKD 흥행 측면에서도 재밌어요. 파퀴아오가 이기면 ‘나이는 숫자’라는 메시지가, 로메로가 이기면 ‘새로운 시대의 개막’이 되죠. 결과가 어느 쪽이든 이야깃거리가 넘쳐요.

LKW 기술적으로 더 깊이 보면, 파퀴아오는 여전히 더블 잽의 각도 변화를 잘 써요. 첫 잽은 유도, 두 번째 잽은 각도 조절이죠. 그 순간 로메로의 라이트 핸드 궤적이 길어지고, 파퀴아오는 그 틈으로 들어갑니다. 반면 로메로는 초반에 체력과 폭발력으로 밀어붙여야 해요. 6라운드 이후로 가면 파퀴아오의 경기 운영이 압도할 겁니다.

JSW 로메로의 강점은 결국 순간의 폭발력이에요. 파퀴아오가 초반에 조심하지 않으면 다운을 허용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걸 한 번만 버티면 후반은 완전히 다른 경기죠. 기술이 체력을 이기는 장면이 나올 수도 있어요.

LKD 결국 세대교체의 상징이 될 빅 매치예요. 파퀴아오가 이기면 전설의 연장이고, 로메로가 이기면 복싱의 리듬이 바뀔 그런 빅 매치.

에디터 박찬 일러스트 도요(Doyo) 디지털 에디터 함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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