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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물건’ 빈티지 워치 4

시간이 깃든 양품에는 가치와 추억이 쌓인다.
빈티지 워치를 사랑하는 네 명의 컬렉터 이야기.

위부터 _ 오데마 피게 ‘로얄오크 56175tt’,
IWC ‘마크 11’, 브레게 ‘클래지크 레귤레이터 Ref. 5187’.

빈티지가 끌리는 이유

시계에 관심을 갖다 보니 시대적 특징과 기조를 지닌 제품에 점점 마음이 끌렸다. 특히 내구성 강한 제품이 주를 이루던 1950년대를 지나, 과감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이 등장한 1970~1990년대 시계를 사랑한다. 가장 오래 소장하고 있는 시계는 1990년대에 제작한 오데마 피게 ‘로얄오크 56175tt’ 모델이다. 최초로 일체형 시계를 디자인한 제랄드 젠타의 의도에 걸맞게 헤드와 밴드는 마치 팔찌를 찬 듯 손목에 둘러진다. 손목시계를 작게 만들던 당시 시류에 따라 지름은 33mm고, 탄탈럼 소재로 은은한 고급스러움을 드러낸다. 이차전지 소재로 주목받은 탄탈럼은 더 이상 손목시계 소재로 쓸 수 없어 더욱 희소성을 지닌다. 브레게의 ‘클래지크 레귤레이터 Ref. 5187’과 IWC ‘마크 11’도 좋아한다. 브레게는 고유의 클래식한 매력이 특징이다. 그런데 레귤레이터 Ref. 5187은 전통적 모습에 위트가 숨어 있다. 시침과 분침이 따로 위치한 문자판 속 또 다른 문자판이 외눈박이 괴물처럼 보이기 때문. IWC 마크 11은 현재 브랜드 ‘마크 시리즈’의 오리지널 모델이다.1948년 출시 이후 6개의 시리즈가 더 나왔지만, 비례감이 가장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영국군을 위한 모델인 데다 내가 가진 것은 인도양 수비대 케이스백으로 교체되었다는 점에서 수십 년간 사용, 관리한 역사가 느껴진다. _ 한상욱(시계 유튜브 채널 ‘실리언즈’ 크리에이터)

파텍필립 ‘골든 일립스 Ref. 3738’.
파텍필립 ‘일립스 Ref. 3582’.

‘올드머니’는 과시하지 않는다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닌 브랜드를 선호한다. 까르띠에나 롤렉스, 파텍필립 등. 까르띠에의 탱크와 베누아, 산토스 그리고 롤렉스의 데이트저스트, 파텍필립의 칼라트라바와 노틸러스, 일립스처럼 아이코닉한 디자인은 50년에서 100년 이상 가치를 이어왔다. 빈티지 워치는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면서 고가 시계를 협찬받기 어려워 ‘차라리 내 돈으로 사서 스타일링에 활용하자’는 생각에 수집하게 됐다. 지금은 ‘촬영을 위한 핑계’로 나만의 컬렉션을 소유하고 있지만. 첫 시계는 롤렉스 ‘오이스터 데이트 Ref. 6694’였다. 작은 사이즈에 합리적 가격이 마음에 들었는데, 아쉽게도 광고 촬영장에서 꼭 갖고 싶다는 아티스트에게 판매했다. 대신 파텍필립 일립스 모델 2개를 자랑하고 싶다. 먼저 파텍필립 ‘골든 일립스 Ref. 3738’은 황금 비율의 타원형이라는 이름처럼 유려한 자태를 뽐낸다. 1968년 출시한 데다 블루 다이얼에 18K 골드 케이스 조합이 매우 희귀하다. 그럼에도 티셔츠에 청바지 입고 플립플롭을 신은 편안한 룩에 무심히 차는 스타일을 즐긴다. 애플 워치를 떠올리게 하는 파텍필립 ‘일립스 Ref. 3582’는 인기 모델은 아니지만 독특한 디자인에 끌렸다. 비주류에 생산량이 적어 역시 구하기 어렵다. 그래서인지 한편으로 팔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바라만 봐도 좋고, 진귀한 존재인 만큼 아직 손목에는 한 번도 차지 않았다. _ 박선용(스타일리스트 겸 빈티지 워치 편집숍 ‘빈티크’ 대표)

위부터 _호이어 ‘까레라 Ref. 1553’, 롤렉스 ‘서브마리너 데이트 Ref. 16800’

손목 위에 펼쳐지는 역사

나의 첫 번째 빈티지 워치는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롤렉스 ‘서브마리너 데이트 Ref. 16800’이다. 남편이 될 사람에게 의미 있는 선물을 해주고 싶었던 어머니가 1980년대 은행원 한 달 치 월급으로 사주신 시계다. 참고로, 부모님은 스쿠버다이빙 동호회에서 만났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늘 차고 계시던 스틸 시계를 봐서인지 아이언맨과 자동차, 금융 애널리스트 근무 당시 담당했던 철강 산업 부문까지 금속으로 만든 것이라면 본능처럼 이끌렸다. 그래서 가장 아끼는 시계는 호이어 ‘까레라 Ref. 1553’이다. 시계 이전에 자동차를 광적으로 좋아했고, 모터스포츠와 맞닿은 모델이라 구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종로 딜러에게 구입한 시계의 버클은 모델이 생산된 1970년대 것을 임의로 끼운 것이라 매번 스트랩을 바꿀 때 함께 교체해야 하는데, 이 역시 수고스러운 묘미다. 구하고 나서 백케이스를 열어보니 칼리버 15를 장착한 1.5세대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좋은 물건을 구했다는 뿌듯함은 물론, 평생 함께할 시계라고 다짐한 순간이다. _ 황준현(시계 애널리스트 겸 인스타그램 ‘워치터미널’ 크리에이터)

왼쪽부터 _ 예거 르쿨트르 ‘1996 크로노그래프 레트로그레이드 미닛’, ‘1993 투르비용’.

가장 나다운 게 가장 세계적이다

빈티지 워치의 매력은 시계사에 있다. 시계사에 족적을 남긴 제품이 주를 이루고, 현행 모델에 영감을 준 모델이기에 그 자체로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197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출시된 네오 빈티지를, 그중에서도 예거 르쿨트르의 리베르소를 좋아한다. 최근 관심 분야인 독립 제작 시계를 모으느라 단 2개만 남았지만, 한때는 예거 르쿨트르 1990년대 리베르소 컴플리케이션 시리즈를 수집했다. 쿼츠 파동 이후 스위스 시계 시장은 무너지고 리베르소도 비주류로 취급받던 시절이 있었다. 그럼에도 예거 르쿨트르는 회전하는 작은 케이스에 기계식 시계를 보여주는 워치메이킹 기술과 장인정신으로 당시의 난관을 정면 돌파했다. ‘의미 있는 시기에 나온 메종의 6개 시리즈 중 4개만 모으면 성공’이라는 생각으로 발품을 팔았다. ‘2000 퍼페추얼 캘린더’는 싱가포르 친구에게 까르띠에 똑뛰 모델과 추가금을 주고 교환했고, ‘1992 아르데코’와 ‘1993 투르비용’, ‘1994 미닛 리피터’, ‘1996 크로노그래프 레트로그레이드 미닛’은 시계 정보에 환한 페니워치 커뮤니티 멤버들을 통해 구했다. 특히 1996 크로노그래프 레트로 그레이드 미닛은 멤버가 미국에서 고장 난 제품을 발견해 가져다줬고, 일본까지 가서 기어코 고친 것이라 더욱 뜻깊다. 결국 목표보다 더 많은 6개 중 5개나 모은 셈이다. 기왕이면 가장 희소하고 기술력이 집약된 리베르소를 남겨두자는 생각에 현재 1993 투르비용과 1996 크로노그래프 레트로그레이드 미닛만 보유 중이다. _ 이상문(시계 컨설팅 및 프라이빗 멤버십 커뮤니티 ‘페니워치’ 대표)

에디터 김지수 사진 김흥수 디지털 에디터 함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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