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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이 카메라 앞에 서면

정통 누아르 혹은 로맨틱 코미디,
아니면 진한 멜로드라마 속 주인공 같았던 그.

루스 핏 셔츠와 하운즈투스 팬츠 모두 Maestro.

공연을 하면서 다양한 역을 해봤거든요.
영화나 드라마에선 코미디 역도 맡아보고 싶고,
그냥 주어지는 건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어요.

노력형 배우로 알고 있어요. 화보 촬영이 있다고 하면 콘셉트를 충실히 익히고, 포즈도 연구해 온다고요. 오늘 촬영은 준비한 대로 잘됐나요?

화보는 재밌긴 한데, 할 때마다 어려운 것 같아요. 멋있는 척해야 되는 게.(웃음)

너무 잘하던데요. 100%를 기준으로 하면 오늘은 몇 퍼센트 만족하나요?

글쎄요, 70~80% 정도?

선방했네요. 노력형 배우라는 맥락에서 매 순간 안주하기보다 자신에게 잘하고 있는지 질문을 던지고 돌아보는 편이죠? 그런 면이 때로 피곤하지는 않나요?

그렇긴 한데, 피곤한 건 저만 힘들면 되잖아요. 작업을 할 때 제가 실수하거나 못하면 모든 스태프가 고생하게 되니까. 남한테 민폐 끼치는 걸 안 좋아해요. 결과물은 제가 노력한 만큼 따라와요. 못하면 노력해야 하고요. 그건 당연한 것 같아요.

마에스트로(Maestro)가 ‘소셜 라이프 웨어’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전개했어요. 사회적 관계를 중요시하는 사람들을 위해 최적의 스타일을 제안하는 건데요. 한 인터뷰에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같이 걸어 나가고 싶은 배우”라고 한 답변이 브랜드 가치와도 상통해요. 같이 걸어 나가고 싶은 배우는 어떤 배우일까요?

무슨 일이든 저 혼자 잘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잖아요. 특히 저희 같은 직업의 경우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항상 붙어 있어요. 함께 일하는 사람이 편해야 저도 편한 거죠. 한 가지 일을 해도 같이 재미있게 하려고 해요. 그게 같이 가는 거고 기분 좋게 일하는 방법이 아닌가 싶어요.

가족 외 현재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관계가 있나요?

지금 저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매니저 민우도 그렇고 사무실 식구들이 많은 도움을 줘요. 밖에서의 가족 같은 느낌이랄까. 감사하죠.

<더 글로리> 2부가 공개되기 전, 일부를 먼저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나요?

넷플릭스 인터뷰 콘텐츠 때문에 조금 봤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필요한 장면만 봐서 제대로 정주행하려고 해요. 촬영도 끝났고 대본을 알고 있잖아요. 그런데도 흥미롭더군요. 1부는 8화까지 쭉 이어서 봤어요.

저도 밤새 봤어요. 한번 틀면 중간에 끊을 수가 없어서 ‘늦어도 저녁 6시에는 시작해야 무리 없이 정주행을 끝낼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어요.

아, 새벽 2시까지. 그러네요. 저도 시작을 늦게 했어요. 일 끝나고 밤 10시인가 9시에 틀어서 밤을 새웠죠. 또 느꼈어요. 작가님 글 잘 쓴다는 거, 배우들 진짜 연기 잘한다는 거, 그리고 감독님 천재라는거. 촬영할 땐 이것만 찍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감독님이 “컷, 오케이” 하고 말하면 배우들이 “감독님 진짜 오케이예요?”라고 했거든요. 나중에 편집한 걸 보니 치밀한 계산으로 정말 필요한 장면만 찍었다는 걸 알겠더라고요.

<더 글로리>가 전 세계에서 흥행하며 해외 팬 비중도 늘었죠?

외국 팬들이 인스타그램 팔로를 많이 해줬어요. 드라마가 정말 잘됐다는 걸 느꼈죠.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확실히 커요.

참여해보고 싶은 해외 작품도 있나요?

언어 장벽만 없다면 다 하고 싶은데요.(웃음)

최근 인상 깊게 본 영화나 미드가 있는지.

얼마 전 <헤어질 결심>을 봤는데, 놀랐어요. 배우들이 너무 잘해서. 진짜 잘 만든 영화더라고요.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다른 배우의 연기를 보면서 영감을 받거나 공부도 하나 봐요.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좀 신기해요. ‘어떻게 저렇게 표현했지? 나라면 저렇게 못했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죠.

그런 걸 자신에게 적용해보기도 하나요?

매력적인 배우들을 주의깊게 보는 편이에요. TV나 무대를 보면 어느 순간 특이하거나 자기만의 호흡이 있는 배우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내가 가질 수 있는 매력은 뭘까’ 고민했어요.

그 매력은 뭘까요?

아직 모르겠어요.(웃음) 고민이 끝이 없네요.

참여하고 있는 연극 <뷰티풀 선데이>에서 맡은 ‘정진’ 역이 자신과 비슷한 캐릭터라고 말했어요. 어떤 모습이 가장 닮았나요?

뭔가에 한 번 꽂히면 그거밖에 모르는 단순한 성격이 닮았어요. 가끔 아닌 것에 욱하는 면도 있고. 마음이 가는 캐릭터예요. 정진은 결핍이 있지만, 결핍을 누군가로부터 채우는 게 아니라 상대방에게 베풀며 채우는 인물이에요. 그러면서 나라는 존재를 느끼고, 자신의 아픔은 잠시 눌러두는 사람이죠.

5월 말까지 진행하는 뮤지컬 <인터뷰>의 내용과 맡은 ‘유진 킴’ 배역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세요.

가정 폭력, 아동 학대를 다루는 극이라 보는 분이 불편할 수도 있지만, 메시지가 너무도 명확하거든요. 대사 중에도 있어요. “불편함 때문에 관심을 안 갖고 진실을 외면하고 눈을 감아버리는 거. 그렇게 자꾸 외면하다 보니까 그런 괴물들이 태어나는 게 아닐까?” 어떻게 보면 지금 현대사회에도 필요한 얘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관심 있는 것만 찾게 되잖아요. 자기 일이 될 수도 있는데, 한 번쯤 들여다볼 문제가 아닌가 싶어요. 어두운 가정환경에서 자란 아이가 나중에 살인을 저지르고 다중 인격이 생기는데, 정신과 의사인 유진 킴은 그에 대해 파헤쳐나가는 역할이에요.

종종 작품을 볼 때 낯선 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 검색해보면 연극 무대에서 이미 활동한 경우가 많더군요. 배우님도 그렇고요. 드라마와 연극의 매력은 어떻게 다른가요?

연극 무대는 준비하고 연습하는 시간이 길어요. 실수가 없어야 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깊이 연구하면서 생각의 폭이 넓어지죠. 많은 사람과 계속 호흡을 맞추고 부딪히면서 여러 가지 모습을 끌어낼 수 있는 게 매력이에요. 관객을 앞에 두고 끝날 때까지 한 호흡을 가져가는 게 또 다른 매력이고요. 처음에는 방송이 어려웠어요. 모든 게 다 낯설었으니. “액션! 컷!” 하면 내가 지금 연기를 하는 건지 감을 못 잡았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순간적 집중력이나 섬세한 표현을 찾아내는 게 방송의 장점이라는 걸 알게 됐고, 지금은 양쪽 다 재밌어요.

공연은 애드리브가 많은 편인가요?

저는 애드리브를 잘 안 해요. 가끔 상황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하는데, 무리수를 두진 않아요. 순간적으로 툭 나오는 건 하지만, 계산하고 하는 건 없어요.

뮤지컬 <미오 프라텔로>를 보면 춤과 노래 실력이 뛰어나고, 그전에 참여했던 극을 봐도 코미디 연기를 꽤 했어요. 최근 주로 맡은 이지적이고 차가운 역할과 상반되는데, 꼭 해보고 싶은 장르나 배역이 있다면?

“앞으로 무슨 역을 맡고 싶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공연을 하면서 다양한 역을 해봤거든요. 영화나 드라마에선 코미디 역도 맡아보고 싶고, 그냥 주어지는 건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어요.

여러 감독님과 캐스팅 담당자가 <미우 프라텔로>를 보셔야 할 텐데요. ‘하도영’으로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임팩트 있는 역할이니까요.

많은 분이 하도영을 좋아해주는 걸 보면, 그런 분위기가 저한테 잘 맞아서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요. 앞으로 하도영과 비슷한 역할을 맡더라도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문득 든 생각인데, 따듯한 사랑꾼 남편 역도 잘 어울릴 듯해요.

해보고 싶어요.

실제 모습은 그쪽에 가깝잖아요.

상대에 따라 다르죠. 하도영도 제 모습 중 하나인 것 같고요. 기본적으로 사람은 다 좋아하는데, 뭔가 안 맞는 결을 느끼면 멀리하기도 해요.

핀스트라이프 슈트 재킷과 팬츠, 셔츠,
플라워 패턴 넥타이 모두 Maestro.
클래식한 더비 슈즈 Unipair.

깊은 관계를 선호하나요? 여러 명을 함께 만나는 것보다는 소수가 모이는.

사람 욕심이 좀 있어요. 좋은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고, 늘 웃고 싶어요. 근데 쉽지 않더라고요. 이제는 시간과 에너지가 한정적이다 보니 곁에 있는 사람들과 더 돈독하게 지내려고 해요.

가까운 사람들과 만나면 주로 뭘 하나요?

골프를 치거나 야구를 많이해요. 술은 편한 사람들이랑 가끔 마시고요. 작년에는 <더 글로리> 멤버들과 함께 거의 1년 분량의 술을 다 마신 것 같아요. 그 친구들과는 참 편하고 재밌어요. 이제 다들 바빠서 잘 못 보지만, 늘 서로 안부를 전해요. 공연하는 친구와 만나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요.

박효신, 조덕배, 박정현 등 아티스트를 좋아하고 <쇼미더머니>, <팬텀 싱어>, <슈퍼밴드> 음악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고요. 음악 듣는 취향이 광범위해요.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노래는 뭔가요?

요즘은 <인터뷰> 뮤지컬 넘버를 많이 듣고, 한 달 전에는 임재범 씨의 ‘살아야지’만 계속 들었어요.

그 노래에 꽂힌 이유가 있나요?

집이 김포라, 스케줄이 있는 날이면 늘 올림픽대로를 탄 뒤 차 안에서 한 시간 정도를 보내요. 그때가 저만의 시간인데, 보통 노래를 듣거나 대본을 외우거든요. 어느날은 ‘살아야지’를 듣는데 눈물이 나더군요. 가사가 갑자기 확 와닿았어요. ‘꿈은 버리고 두발은 딱 붙이고 세상과 어울려 살아가면 되는데’ 부분에서 속으로
‘그래 이렇게 살아가면 되는데’ 했고요. 힘들지 않다며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누군가 옆에서 툭 치며 “너도 지금 힘들어. 힘내”라고 말해주는 느낌. 난 지금 힘들어도 안 되고, 힘든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나도 가끔 힘들어’ 그러면서 눈물이 난 것 같아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배우로서 궁극적인 목표가 있나요?

늘 고민해요. 내가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방송국이든 공연 관계자든 언제까지 날 필요로 할까. 불안할 때도 있지만, 이 일을 오래도록 하고 싶어요. 이왕이면 좋은 사람들과 함께 즐겁게. 이순재 선생님처럼요.

에디터 유재영, 김지수 사진 김선혜 헤어 이혜진 메이크업 서아름 어시스턴트 이호진 장소 협조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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