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부터 원소주까지 K-컬쳐를 만드는 사람들 (part 2)
세계를 열광시키는 문화 중심지, 한국.
이를 이끄는 K-크리에이터의 첨예한 시선.
JAY KIM
CCO OF WONSOJU, 제이킴
원소주의 행보_ 원소주 오리지널, 스피릿, 클래식 등이 있지만, 아직 그 차이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 차이점과 매력을 알리고자 한다. 현재 고도주와 고용량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고, 보다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유통 채널을 준비 중이다. 내년에는 특별한 협업과 본격적인 수출을 위해 여건을 갖춰나가고 있다.
브랜딩에 대한 영감_ 여행이나 책에서 얻는다. 책은 다른 사람의 경험이기에 실행을 통해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린다. 다양한 경험을 직접 해보는 것이 내가 하는 브랜딩의 가장 큰 경쟁력인 듯하다.
눈여겨보는 브랜드_ 요즘 WON에 빠져 있다. 맛이나 모양이 섹시하면서 위트 있다. 어디에 놓아도 잘 어우러지고, 브랜드를 활용하는 방법도 무궁무진하다. 이 밖에 관심을 두고 있는 건 ‘데스커’다. 가구 브랜드가 양양에 워케이션 센터를 내면서 일도 하고 서핑도 즐길 수 있도록 한 점이 흥미롭다.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_ 최근 이사한 사옥. 2년 만에 휴가를 다녀왔는데, 뭔가 공허한 느낌이 들었다. 휴가를 마치고 출근하니 그제야 충만한 행복감이 들더라. 사옥 인테리어가 근사하다. 업무 공간은 브루클린을 떠올리게 하고, 테라스는 발리 같다.
좋아하는 술, 그리고 즐겨 찾는 바_ 위스키를 좋아한다. 스카치위스키 중 싱글 몰트위스 키는 아벨라워 14년을 즐겨 마신다. 아일레이 위스키 중에서는 라가불린 16년, 블렌디드 위스키는 발렌타인 21년이 좋다. 자주 마시는 버번은 메이커스 마크다. 퇴근하고 버번으로 만든 하이볼을 한 잔 마시면 뭐든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식사와 술을 곁들일 겸 이치에를 즐겨 찾고, 2차로는 문리버에 자주 간다.
여가 시간에 하는 것_ 나는 루틴 부자다. 하루에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을 확인하며 작은 성과를 축적해나간다. 새벽 운동, 공부, 독서, 집안일, 집사로서 고양이를 돌보는 일까지 모든 걸 습관화했다. 캠핑, 다이빙 같은 취미 생활도 즐긴다.
NAM NOAH
FOUNDER OF NOHANT, 남노아
노앙의 시작_ 2014년 당시에는 드물던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로 시작했다.
요즘 자주 입는 스타일_ 뉴트럴 톤 캐시미어 니트와 클래식한 데님, 스웨이드 첼시 부츠.
최근 구입한 패션 아이템_ 라운드 니트에 아기자기 한 펜던트 네크리스를 매치하는 스타일링에 푹 빠졌다. 주얼리 브랜드 알리타(Aliita)의 다이버 모양 펜던트 네크리스를 자주 착용하는데, 다른 형태의 네크리스도 구매할 계획이다.
가장 좋아하는 서울의 모습_ 한남동 거리. 높은 빌딩이 많은 곳보다 골목 사이사이, 세련되고 개성 넘치는 카페와 가게가 많은 거리가 편안하고 재미있다. 최근 한남동 골목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마음의 평화를 위한 곳_ 반려견인 나무와 함께 갈 수 있다면 그곳이 어디든 좋은 휴식처다. 최근 나무와 함께 휴가로 LA 여행을 다녀왔다. 해변 에서 함께 보낸 모든 순간이 행복한 추억으로 남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_ 서울패션위크에서 치른 첫 패션쇼. 돌이켜보면 가장 많이 고민하고 결정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했던 날들이다. 사무실 앞, 차 안에서 쪽잠을 자면서 패션쇼를 준비했던 순간이 아직도 뇌리에 깊게 남아 있다.
좋아하는 장소_ 한남동에 자리한 마더 오프라인 카페. 분위기가 자유롭고 반려견 동반이 가능하다.
영감의 원천_ 여행이나 좋은 영화 한 편, 친구들과의 수다 등에서 많은 에너지를 얻는다. 요즘은 빈티지 매거진에 꽂혀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세련된 패션 화보를 보면서 영감을 받는다.
YANG TEO
FOUNDER OF TEOYANG STUDIO, 양태오
태오양 스튜디오의 시작_ 전통과 지역성의 동시대적 표현을 목표로 10년간 작업했다. 이제 조금이나마 대중 그리고 미디어와 공감대를 형성한 듯하다.
공간 디자인에 중점을 두는 것_ 조명의 퀄리티.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 등 내가 설계한 공간에는 ERCO의 LED 조명을 자주 사용한다. 또한 테이블 램프로 다이슨 솔라사이클 모프 제품을 애용한다. 앱을 통해 시간과 계절에 맞는 조도와 빛의 색상을 제안 한다는 점이 무척 모던하다.
지금 입고 있는 것_ 구찌의 네이비 스웨터. 로고가 드러나지 않지만, 기본에 충실한 소재와 동시대적 패턴이 마음에 든다.
좋아하는 패션 브랜드_ 시대를 명민하게 읽어내는 구찌에서 큰 자극과 영감을 얻는다. 프라다와 벨루티 같은 장인정신과 동시대적 예술성이 살아 있는 브랜드도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서울의 모습_ 해가 질 무렵의 광화문과 경복궁 일대. 빠르고 바쁘게 움직이는 도심,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서울이라는 도시의 고귀함을 마주하는 듯하다.
마음의 평화를 위한 곳_ 마우이섬에서 가족과 연말을 보낼 예정이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파란 하늘과 바다만 보이는 풍경은 늘 경이롭다. 자연 속에서 치유와 영감을 얻을 때 균형 잡힌 시간의 귀함을 느낀다.
영감의 원천_ ‘트레바리’ 클럽장으로 꽤 오랜 시간을 보냈다.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읽는 모임으로 건축과 사회문 제, 디자인에 대한 독서와 토론을 통해 지적 갈증을 채워나간다.
사소하지만 고집 있는 일상_ 주중엔 식사를 간단히 해결하곤 한다. 대신 가끔 온지음 같은 곳에서 제철 식자재로 만든 미식을 음미하고, 옥인다실에서 차를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CHUNG PAIK SUK
RECTO CREATIVE DIRECTOR
& FOUNDER OF PORTRAIT REPORT, 정백석
렉토의 시작_ 오랜 디자이너 경험을 토대로 여성 컬렉션으로 시작해 남성 컬렉션까지 영역을 확장한 렉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자유롭지만 절제된, 남성성과 여성성을 넘나드는 양면적 매력을 지닌 브랜드다.
시그너처 패션 스타일_ 리바이스 빈티지 517 플레어 데님과 두 사이즈 정도 크게 오버사이즈로 입는 테일러드 재킷 그리고 앵클부츠.
최근 구입한 패션 아이템_ 2022년 F/W 시즌 프라다의 터틀넥 스웨터와 브이넥 니트 스웨터. 렉토의 군더더기 없는 테일러드 코트와 시어링 소재 테디 점퍼를 즐겨 입게 될 올겨울, 완벽한 짝을 이룰 아이템이다.
마음의 평화를 위한 곳_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나만을 배려할 수 있는 나의 집. 혼자 있는 시간은 주로 집에서 보내는 편이다.
창의적 생각을 펼치는 장소_ 파리를 가장 좋아한다. 도시 전체의 탁월한 미감 때문에 그곳에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치유받는 기분이다. 파리에 살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 행복한 기억과 영감을 가득 채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_ 무엇인가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결과물에 대해 조금의 아쉬움을 남기는 순간이 오히려 기억에 많이 남는다. 그런 기억과 순간이 모여 나를 더 성장하게 만든다.
영감의 원천_ 내가 가장 영감을 많이 받는 것은 렉토 그 자체다. 렉토라는 공간에서 만든 아카이브와 그곳에서 마주한 수많은 사람들. 나와 함께 일하는 팀원, 아티스트까지. 더불어 나의 영원한 뮤즈인 디자이너 에디 슬리 먼과 포토그래퍼 헬무트 뉴튼, 기 부르댕도 빼놓을 수 없다
JEONG DA HYE
CRAFT DESIGNER, 정다혜
로에베 재단 공예상 수상 이후의 시간_ 매일 작업을 하며 지낸다. 보통 오전 9시에 시작해 저녁 8시에 마치는데, 특별히 작업이 많은 날엔 밤 11시까지 하기도 한다. 수상 전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지만, 목표했던 상을 받 아 전보다는 마음이 편하다. 솔루나 크래프트에서 전시도 진행했다.
아끼는 가구_ 작년에 결혼할 때 아버지가 선물로 신혼집 가구를 만들어주셨다. 그중에서도 식탁, 작업 책상, 책꽂이를 가장 아낀다. 편백나무로 만들어 집 안 곳곳에 퍼지는 향도 좋다.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_ 고향인 제주에는 강이 없다. 처음 서울에 올라와 한강을 보고 신기해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강을 따라 펼쳐진 공원에서 자주 산책하는 편이다.
기억에 남는 휴가지_ 지난여름엔 제주에서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보냈다. 익숙한 풍경이지만 리조트에서 관광객처럼 시간을 보내니 색달랐다. 해외여행을 많이 가보진 않았지만, 태국이 가장 인상 깊다. 조용하고 아름다운 치앙마이는 음식 종류도 다양하고 사람들이 친절했다. 다음 휴가지를 정한다면 치앙마이로 떠나고 싶다.
즐겨 마시는 커피나 차_ 커피와 밀크티. 제주에 살 땐 ‘카페 단단’의 커피를 많이 마셨다. 지금은 동네에 있는 ‘카페 동향’ 에서 밀크티를 자주 마신다. 10년 전쯤 홍콩 여행에서 마신 밀크티처럼 맛과 향이 진하고 풍미가 깊다.
작업 할 때 주로 듣는 음악_ 라디오나 영상을 틀어놓는다. 어떤 날은 역사 강의를, 어떤 날은 드라마나 예능을 재생 한다.
영감의 원천_ 역사와 유물이다. 말총으로 만든 유물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당시 공예품을 만든 이의 지혜나 재치, 끈기를 엿볼 수 있다. 전통 있는 공예 기술이라고 하면 전통에 어긋나거나 누를 끼칠까 새로운 시도를 하기 어렵다. 하지만 유물을 보면 오히려 편견이 사라진다. 말총으로는 주로 남자 모자를 만들었는데, 여자 모자로 만든 ‘아얌’도 실제로 존재한다. 당시에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도하며 공예품을 만들었다는 걸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유물을 보며 스스로 편견에 갇히지 않도록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