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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 아일랜드의 멈추지 않는 실험 정신, 그 새로운 챕터를 여는 ‘노 시즌스’ 캡슐 컬렉션

형태를 바꾸지 않고도 디자인을 혁신할 수 있을까? 스톤 아일랜드는 여섯 가지 소재로 만든 하나의 재킷을 통해 그 답을 제시한다. 1989년 시작된 ‘노 시즌스’ 프로젝트가 다시 돌아왔다.

스톤 아일랜드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소재’다. 원단을 새롭게 가공하고 독자적 염색과 가공법을 통해 독특한 색감과 물성을 끌어내는 원단을 개발해왔다. 이러한 소재 중심의 디자인 철학은 창립자 마시모 오스티가 1989년에 처음 선보인 ‘노 시즌스(No Seasons)’ 프로젝트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말 그대로 특정 계절이나 일시적 유행에 얽매이지 않는, 오래도록 유효한 디자인을 지향하며 소재와 기능의 발전에 집중한 프로젝트다. 스톤 아일랜드는 1994년까지 이어온 이 프로젝트를 올해 캡슐 컬렉션으로 되살렸다. 창립자의 철학을 계승하는 동시에 40여 년간 쌓아온 소재 연구와 기술을 하나의 아우터에 집약했다. 구성은 단순하다. 같은 디자인의 후드 재킷을 여섯 가지 소재로 만든 것. 실루엣과 디테일을 통일하고, 모두 납빛을 뜻하는 ‘피옴보(Piombo)’ 컬러로 염색해 소재에 따라 달라지는 색과 질감을 한눈에 비교 가능하다. 각 소재에는 스톤 아일랜드가 꾸준히 다듬어온 섬유 가공 기술이 고스란히 담겼다.

‘텔라 레지나타(Tela Resinata)’는 브랜드의 출발점이 된 원단 ‘텔라 스텔라(Tela Stella)’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소재다. 재활용 코튼을 50% 함유한 캔버스 원단에 레진 처리하고, 양면에 서로 다른 색 안료를 입혔다. 이후 완성된 옷은 워싱 공정을 거쳐 깊이 있는 색감과 질감을 얻는다. ‘프리즈마틱 나일론-TC(Prismatic Nylon-TC)’는 이름처럼 화려한 광택이 특징이다. 나일론 원단에 폴리우레탄 필름을 결합해 방풍・방수 기능을 갖췄고, 이 필름에 새겨진 미세한 홈이 빛을 굴절시켜 보는 각도에 따라 광택이 달라진다. ‘라소 고마토 트랜스페어런트 커버-TC(Raso Gommato Transparent Cover-TC)’는 군용으로 개발된 새틴 소재 ‘라소 고마토’를 바탕으로 완성했다. 원단 안쪽에 투명한 폴리우레탄 코팅을 입혀 방풍・방수 기능을 갖췄으며, 겉면엔 발수 가공을 더했다. ‘다비드-TC(David-TC)’는 고온・고압 염색 공정으로 독특한 촉감을 구현했다. 폴리에스테르와 폴리아미드 혼방 원사로 만든 옷을 130。C에서 염색하는데, 이 과정에서 원단이 압축되며 특유의 질감이 생겨난다. ‘크링클 렙스 NY(Crinkle Reps NY)’는 재활용 나일론에 레진 코팅을 입혔다. 코팅층 때문에 염료가 원단에 고르지 않게 스며들면서 자연스러운 주름과 색의 변화가 나타난다. 일반적의류 제작에서는 최소화하려는 염색 편차를 오히려 디자인 요소로 끌어들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파노(Panno)’는 울과 나일론 혼방 원단을 고밀도로 압축해 형태 안정성과 내구성을 높였다. 안쪽에는 발수 기능을 갖춘 초극세사 충전재를 채워 보온성을 겸비했다.

스톤 아일랜드는 이처럼 새로운 형태를 만드는 것만이 혁신적 디자인이 아님을 다시금 증명한다. 익숙한 소재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일 또한 그렇다. 노 시즌스는 스톤 아일랜드가 그동안 이어온 연구와 실험의 가치를 함축한 컬렉션으로서 마니아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하다.

에디터 윤대연 사진 스톤 아일랜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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