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결을 새로 그린 남아프리카의 신상 리조트 4
야생의 결을 새로 그린 남아프리카의 신상 리조트 4.


FEW & FAR LUVHONDO 절벽 위 사파리, 퓨앤드파 루본도
림포포주 북부의 사우트판스버그 산맥은 남아프리카에서도 가장 오래된 지질대에 속한다. 고대의 암반이 이어지는 협곡과 붉은 사암 절벽이 만들어내는 풍경 속 2025년 문을 연 퓨앤드파 루본도는 ‘잊혀진 산들(Forgotten Mountains)’이라 불리던 지역을 새롭게 해석한 사파리 로지다. 해발 1200m 절벽에 세워진 스위트룸 여섯 채는 남아프리카에서도 드물게 계곡을 내려다보는 형태로 설계했다. 각 객실에는 전용 플런지 풀과 야외 샤워실, 유리로 둘러싸인 욕실이 있으며, 실내 가구는 현지 목재와 리넨을 사용해 수작업으로 제작했다. 전력은 전량 태양광으로 공급되고, 빗물 재활용 시스템과 폐수 정화 설비를 갖춰 지속 가능한 운영 구조를 완성했다.

루본도에서의 사파리는 지형만큼이나 다층적이다. 산악지대와 평원을 모두 품은 덕에 한 지역 안에서 서로 다른 두 가지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다. 아침 투어는 해가 오르기 전 출발해 고지대 절벽을 따라 이동한다. 차창 밖으로는 클립스프링어와 쿼카, 버클스버리 독수리의 비행이 이어진다. 오후에는 협곡 아래 평원으로 내려가 대형 포유류를 만난다. 오픈 사파리 차량으로 진행되는 이 구간에서는 버펄로, 임팔라, 기린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차량이 접근할 수 없는 구간에서는 워킹 사파리가 이어진다. 숙련된 레인저의 안내에 따라 동물 발자국을 식별하고, 바위틈의 흙 냄새와 풀잎의 결을 직접 느낀다.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솔라리어’라 불리는 태양광 케이블카다. 2025년 중반에 개장한 이 케이블카는 절벽 위 로지에서 계곡 아래 사파리 지점까지 약 15분 동안 이동하는데, 하늘 위에서 사파리의 윤곽을 그려낸다.
저녁에는 절벽 끝 야외 다이닝 공간에서 지역 농가가 재배한 식재료로 만든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세미용, 슈냉 블랑 등 로컬 와인과 함께 마주한 풍경은 낮의 긴 여정을 마무리하기에 충분하다.


HONEYGUIDE CONSERVATION LODGE 야생의 리듬이 머무는 곳, 허니가이드 컨서베이션 로지
남아프리카 림포포주의 여름은 비와 함께 시작된다. 짧은 소나기가 지나가면 초목이 빠르게 자라 녹음이 짙어지고, 사바나는 초록색 풀로 뒤덮인다. 림포포주 북부 워터버그 산맥 아래 자리한 엔타베니 게임 리저브는 약 2만2000ha(220km2) 규모의 사유 보호구역으로, 코뿔소·코끼리·사자·표범·버펄로가 서식하며 워터버그 지역에서도 가장 생태적 다양성이 높은 장소로 꼽힌다. 남쪽 경사면에는 지난 1월 새롭게 들어선 허니가이드 컨서베이션 로지가 있다. 알바트로스 트래블 아프리카가 새롭게 선보인 5성급 로지는 단 10개의 스위트룸으로 이루어져 있고, 모든 객실이 댐과 행립산을 향해 있다. 아침이면 코끼리 무리가 물가로 내려오고, 해가 지면 멀리서 사자의 포효가 들려온다. 오전 5시 30분, 투숙객은 해 뜨기 직전 차량으로 출발해 물을 찾아 이동하는 동물의 행렬을 가까이에서 마주하고, 낮에는 레노베이션한 인피니티 풀에서 초원의 풍경을 감상한다.

사파리가 끝나면 로지의 시간은 더욱 느리게 흐른다. 야외 다이닝에서는 지역 농가가 재배한 식재료로 만든 요리를 맛보고, 스파 트리트먼트 룸에서는 아프리카 전통 방식의 트리트먼트로 피로를 풀 수 있다. 하루 두 차례 운영하는 사파리 프로그램은 오픈 차량 드라이브와 워킹 사파리로 나뉜다. 절벽과 초원, 수변 지대가 이어지는 지형 덕분에 한 구간 안에서도 전혀 다른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고, 엔타베니는 말라리아가 발생하지 않는 ‘말라리아 프리 존’으로 지정되어 여행자에게도 부담이 없다. 아울러 로지는 보전 활동을 여행의 일부로 통합했다. 코뿔소의 이동을 GPS로 추적하거나 야간 순찰로 불법 사냥을 막고, 보호구역 내 식생 복원 프로젝트에 투숙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다.



위트가 리뉴얼을 총괄해 자연과 어우러지도록 조성했다.
LION SANDS IVORY LODGE 빛을 따라 걷는 표범의 땅, 라이언 샌즈 아이보리 로지
남아프리카 북동부 음푸말랑가주의 사비 샌드 보호구역은 크루거 국립공원과 맞닿은 지역으로, 아프리카에서도 야생동물 밀도가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코끼리·표범·사자·코뿔소·버펄로가 서식하며, 사비강을 따라 형성된 이 구역은 오랫동안 ‘프리미엄 사파리의 성지’로 불렸다. 그 중심부에 자리한 라이언 샌즈 아이보리 로지가 지난 9월 전면 리뉴얼을 마치고 문을 열었다. 이번 리뉴얼은 남아프리카 유명 건축가 마르뉴웩 스워트가 총괄했다. 싱기타 레봄보 로지와 크완드웨 에카 로지로 알려진 그는 ‘자연과 시선의 거리’를 최소화하는 설계를 구현했다. 복층형 빌라 여덟 채는 모두 사비강을 향해 배치했고, 통유리창으로 강과 숲의 풍경을 고스란히 조망할 수 있다. 낮게 누운 지붕 선과 깊은 처마, 거친 돌과 티크목으로 완성한 파사드는 주변 지형과 색조를 맞춰 인공 흔적을 줄였다.


또 다른 변화는 예술가와의 협업이다. 로지 내부에는 남아프리카 예술가들이 일정 기간 머물며 작업하는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 스튜디오가 있다. 자연의 결을 관찰하며 완성되는 회화나 조각이 투숙객의 동선 속에서 이어지고, 사파리에서 돌아온 이들은 창가에 세워진 캔버스에서 강의 빛을 다시 만난다. 그 빛을 따라 밖으로 나서면 이번엔 진짜 자연이 기다린다. 사비 샌드는 아프리카에서 표범을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지역이다. 현지 야생동물 보호 단체이자 사파리 리조트 운영사인 싱기타의 조사에 따르면, 사비 샌드에는 100km2당 약 12마리의 표범이 서식한다. 행동권이 좁아 개체 간 이동이 적기에 표범이 강가를 가로지르는 장면을 마주할 확률이 높다.


CLUB MED SOUTH AFRICA BEACH & SAFARI RESORT 파도와 초원이 만나는 지점, 클럽 메드 사우스아프리카 비치 & 사파리 리조트.
남아프리카공화국 콰줄루나탈주 북부, 인도양의 돌핀 코스트 해안에 클럽메드의 새로운 리조트가 들어선다. 2026년 7월 공식 오픈을 예고했고, 이미 지난 10월부터 예약 접수를 시작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해변과 야생 보호구역을 하나의 일정에 엮은 ‘비치 & 사파리’ 콘셉트로, 아프리카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시도다.
킹 샤카 국제공항에서 자동차로 약 45분 걸리는 이 리조트는 345개 객실과 66개의 익스클루시브 컬렉션 스위트룸을 갖췄다. 하루의 리듬은 바다에서 시작해 사바나로 이어진다. 아침에는 인도양을 배경으로 스노클링, 세일링, 서핑 레슨(클럽메드 최초의 서핑 스쿨)을 즐기고,오후에는 차량으로 1만8000ha(180km2) 규모의 전용 게임 리저브로 이동해 레인저와 트래커가 동행하는 사파리 투어를 경험한다. 그곳에서는 화이트 라이언과 코끼리, 기린, 버펄로가 이어지는 행렬이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해변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초원의 흙 냄새를 하루 동안 만끽하는 일정이다.
약 20억 랜드(약 1440억 원)를 투입한 이번 프로젝트에서 클럽메드는 지속가능성을 핵심 가치로 삼았다. 현지 인력을 고용해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고, 태양광 발전과 물 절약 시스템, 플라스틱 저감 설계를 전면 적용해 ‘환경과 공존하는 리조트’를 구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