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초 건립된 마포 최사영 고택
과거 시간을 돌아볼 수 있는 마포 최사영 고택.

도심의 얽히고설킨 선들 위에 자리한 마포 최사영 고택. 길게 뻗은 기와, 가지런히 이어진 목재의 결, 정제된 마당은 바쁘게 움직이는 현실의 공해가 닿지 않는 고즈넉함이 흐른다. 1906년에 지은 이 한옥은 억겁의 세월 동안 흔들리지 않는 기품을 간직해왔다. 최사영은 당시 대한제국의 관료로 지내며 최상위 계층의 가옥 건립 양식에 따라 집을 지었고, 상류층 가옥이 지니는 건립 양식을 잘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받아 서울특별시 문화재자료 제37호로 지정되었다. 현재 마포 최사영 고택은 반포동에 있던 실제 한옥을 해체해 원형 그대로 옮겨온 반포 한옥과 결합해 너른 마당을 공유한다. 고택 안으로 들어서면 빛과 그림자는 부러 연출할 수도 없을 만큼 하나의 장면을 이루고, 처마 아래 드리운 선과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마당의 질감, 느린 속도로 번지는 나무의 숨에는 영겁의 시간이 들어차 있다. 이제 이 공간은 과거를 보존하는 역사적 사료를 넘어 대관을 통해 전시와 이벤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해 오늘의 감각을 포용하려 한다. 정결한 구조와 미학을 새로운 창조 언어로 확장해 단순히 감상의 대상이 아닌, 과거와 현재를 넘어 시류의 시각을 품을 예정이다.


에디터
홍혜선
사진
최은미
디지털 에디터
함지수
LUXURIOUS BOLD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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