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못할 라스베이거스의 여름
모든 것이 가능한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보낸 잊지 못할 여름.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하기 직전, 창밖으로 해리 리드 국제공항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이곳에 오는 걸까?’ F1의 도시, 미식의 성지, 카지노의 본고장, 초호화 호텔이 늘어선 불야성의 거리까지. 떠오르는 것은 많지만, 그중 하나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이 도시는 생각한 것보다 훨씬 크고 복합적이며 다이내믹하기 때문. 사막 한가운데에 자리한 이곳에서는 매일매일 무언가 벌어진다. 화끈한 쇼가 열리고, 경기장이 들썩이며, 미식은 예술로 재해석된다.

F1이 도시가 되는 순간, ‘F1 GRAND PRIX PLAZA’
올해 5월, 라스베이거스 도심 한복판에 북미 최대 규모의 F1 몰입형 팬 공간이 오픈했다. ‘F1 그랑프리 플라자’는 오는 11월 예정된 F1 라스베이거스 그랑프리를 기념해 조성한 체험형 공간으로, 레이싱 팬이라면 반드시 들러야 할 명소다. 주요 시설로는 4D 인터랙티브 전시 공간 ‘F1 X’, 실물 크기의 시뮬레이터, 고성능 카트 체험 공간 ‘F1 DRIVE’ 등이 있는데, DRS 기술과 LED 스티어링 휠 등 실제 레이싱 기술 요소를 반영했다. 스포츠와 전시, 오락을 결합한 몰입형 공간으로 자동차 팬은 물론 일반 관람객에게도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한다.


미식의 정점, ‘Stubborn Seed’
미쉐린 스타 셰프 제러미 포드가 운영하는 ‘스터번 시드’는 마이애미에서 시작해 라스베이거스에 새롭게 둥지를 튼 레스토랑이다. 감각적 플레이팅, 절제된 맛의 조화, 완성도 높은 코스 구성이 특징이다. 사케와 감귤에 절인 참다랑어, 고소하고 부드러운 호주산 와규 스테이크, 그리고 예술적 디저트까지 모든 음식이 훌륭하다. 특히 커리 소스와 함께 제공하는 바삭한 농어 요리는 이곳의 시그너처 중 하나로 손꼽힌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수준 높은 다이닝을 찾는다면, 이곳은 그 기준이 될 만하다.

파라다이스, ‘Ayu Dayclub’
라스베이거스의 낮을 즐기기에 가장 적합한 공간은 ‘아유 데이클럽’이다. 야외 풀장과 라이브 디제잉, 그리고 대낮부터 시작되는 풀 파티는 이 도시의 이색적 일상을 보여준다. 정해진 규칙이나 형식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움직이는 사람들, 각자의 방식으로 휴식을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서울의 일상과 비교하면 마치 다른 시간대에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이곳의 개방적 분위기가 아유 데이클럽을 찾는 또 다른 이유다.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방문해보길 권한다.

태양의 서커스 쇼, ‘Myste’re’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 초기작 <미스테르>는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쇼다. 곡예, 연극, 조명, 음악이 하나의 무대에 유기적으로 얽히며 감각을 자극하는 퍼포먼스를 펼친다. 무용수들의 위험천만한 점프와 낙하, 조명과 음향이 만들어내는 시청각 효과는 공연을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린다.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의 기립박수가 절로 나오는 이유가 있다.

현실과 비현실 사이, ‘Omega Mart’
아리아15에 위치한 ‘오메가 마트’는 슈퍼마켓 콘셉트를 차용한 몰입형 전시 공간이다. 겉으로 보기엔 과장된 패키지의 유머러스한 제품으로 채운 마트지만, 냉장고 문 하나를 열면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숨은 통로를 지나면 미디어 아트, 사운드 퍼포먼스, 인터랙티브 설치 작품이 공간 전체를 감싼다. 약 300명의 라스베이거스 기반 아티스트가 참여한 이 프로젝트는 관람보다 ‘탐험’에 가까운 감각적 경험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