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투어 백서
각처의 미술 애호가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전시.
Pierre Huyghe
2024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피에르 위그의 작품으로 호평받은 피노 컬렉션이 리움미술관과 손잡았다. 아시아 최초로 선보이는 개인전에서는 리움미술관이 제작 지원한 ‘리미널’, ‘이디엄’, ‘카마타’ 신작과 함께 ‘오프스프링’(2018), ‘휴먼 마스크’(2014) 등 작가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다. 영상 작품은 미술관 내 블랙박스에서 영사되면서 관람객의 몰입도를 높이고, 전시를 보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로 내려가고 올라가는 이동 과정이 ‘인간과 비인간 사이 복합적 상호작용’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작가의 메시지를 관통한다. _ 임연아(필립스옥션 한국사무소 대표)
- 전시명 ‘피에르 위그: 리미널(Liminal)’
- 장소 리움미술관
- 기간 2025. 2. 27 ~ 2025. 7. 6
Lari Pittman
래리 피트먼의 작품을 국내에서 볼 수 있는 기회다. 리만머핀 서울 확장 이전 개관전 이후 3년 만이다. 삶과 죽음, 사랑과 성, 소비주의와 자본주의 등 일관된 작품 세계를 아우르는 전시에서는 지난 14년간의 회화와 드로잉을 공개한다. 특히 주목할 것은 ‘카프리초스’(2015) 연작이다.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와 미국 시인 에밀리 디킨슨을 가상 세계에서 연결하며, 두 인물이 작품에서 다룬 인간의 잔혹성과 필멸성을 조명한다. 또 관람객으로 하여금 오늘날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동시대적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_ 손엠마(리만머핀 서울 대표)
- 전시명 ‘래리 피트먼: 거울 & 은유’
- 장소 전남도립미술관
- 기간 2025. 3. 18 ~ 2025. 6. 15
Anselm Kiefer
현재 암스테르담에서 전례 없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바로 스테델릭 미술관과 반 고흐 미술관이 협력해 동시에 개최하는 안젤름 키퍼 2부작 전시다. 먼저 스테델릭 미술관은 소장하고 있는 키퍼의 모든 작품을 선보이는데, 관내 계단을 가득 채운 24m 길이의 대형 회화가 장관을 이룬다. 고흐는 키퍼에게 많은 영감을 준 인물로 알려져 있다. 반 고흐 미술관에서는 키퍼의 시선으로 재해석하거나 고흐의 유산에서 영향을 받아 탄생한 신작과 고흐의 작품을 나란히 배치한다. 병치한 전시를 통해 다른 시대의 두 작가가 나누는 예술적 대화를 느낄 수 있다. 안젤름 키퍼의 신작명이자 전시명은 미국 포트 가수인 피트 시거의 ‘Where Have All the Flowers Gone’에서 따왔다. _ 비비안 초(Vivienne Chow, 아트넷 런던 특파원 및 더 아시아 피벗 뉴스레터 공동 창립자)
- 전시명 ‘안젤름 키퍼: 꽃들은 어디로 갔나(Sag mir wo die Blumen sind)’
- 장소 스테델릭 미술관, 반 고흐 미술관
- 기간 2025. 3. 7 ~ 2025. 6. 9
Hilma af Klint
스웨덴 화가 힐마 아프 클린트는 칸딘스키, 몬드리안보다 앞선 추상화 창시자였다. 그런 그가 최근에야 알려진 이유는 “사후 20년 동안 작품을 공개하지 말라”고 한 유언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물질과 영적 세계에 관한 관심을 파스텔톤으로 표현한 작품은 100년도 넘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현대적이다. 아시아 첫 전시인 이번 회고전은 가까이에서 그의 대표작을 관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_ 김지연(미술비평가)
- 전시명 ‘힐마 아프 클린트: The Beyond’
- 장소 도쿄 국립근대미술관
- 기간 2025. 3. 4 ~ 2025. 6. 15
David Hockney
올봄 데이비드 호크니가 파리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을 가득 채운다. 그의 오랜 예술 세계를 아우르는 이번 전시에서는 1955년부터 2025년까지 제작한 4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지금까지 개최한 그 어느 전시보다 큰 규모라는 점에서 프랑스로 향할 가치는 충분하다. 초기작은 물론 아이패드 드로잉까지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개인 컬렉션과 기관 소장품, 작가 스튜디오와 재단에서 대여한 모든 작품을 포함할 예정. 작가가 전시 구성과 작품 배치에 직접 참여했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모으며, 에드바르 뭉크와 윌리엄 블레이크에게서 영감받은 새로운 작품도 만날 수 있다. _ 황윤경(에스테츠 아트어드바이저리 대표)
- 전시명 ‘David Hockney 25’
- 장소 파리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
- 기간 2025. 4. 9 ~ 2025. 8. 31
Rashid Johnson
시인이자 정치 활동가인 아미리 바라카(Amiri Baraka)의 시에서 따온 전시명처럼 라시드 존슨은 순수하고 철학적인 작가다. 그는 시어버터와 검은 비누, 열대식물, 레코드 커버처럼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재료로 흑인 정체성과 문화적·역사적 의미를 표현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 설치, 영화, 공연 전반에 걸쳐 작업하는 그의 작품 90여 개를 다룬다. 가장 큰 규모의 개인전으로, 대표작 ‘Anxious Men’ 시리즈, 로툰다홀 꼭대기에 있는 설치 작품 ‘Sanguine’과 동명의 비디오 작품은 반드시 볼 것. _ 칼 라르손(Carl Larsson, 더 아트 리포터 대표)
- 전시명 ‘라시드 존슨: A Poem for Deep Thinkers’
- 장소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 기간 2025. 4. 18 ~ 2026. 1. 18
Sepideh Zamani·Kim Dan·Jaakko Myyri·Choann·Park Juae
‘티틴’은 가장 긴 화학식을 가진 인체의 단백질로, 근육을 연결하며 탄성과 수축, 복원을 돕는다. 여기에 ‘다시 만난 세계’를 주제로 더한 전시는 분절된 현대사회의 관계를 재구성하고, 연대의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 크리에이터 그룹 대주 콜렉티브가 기획했으며, 핵심 멤버인 김대운과 박주애를 비롯해 이란의 세피데 자마니, 핀란드 야코 뮈리, 싱가포르 촨 작가가 참여한다. 다양한 국적과 배경을 지닌 작가들은 전시를 통해 타자성을 공유하고, 고유한 경험을 예술 언어로 풀어내며 새로운 세계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_ 김지수(맨 노블레스 피처 에디터)
- 전시명 ‘티틴: 다시 만난 세계’
- 장소 노블레스 컬렉션
- 기간 2025. 3. 14 ~ 2025. 4. 25
Ron Mueck
거대한 스케일과 극사실주의. 하이퍼리얼리즘 조각가 론 뮤익의 작품은 여유 있는 공간에 있을 때 비로소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그런 점에서 탁 트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은 전시에 최적화된 장소다. 아시아 미술계 중심지로서 인간 실존과 감정을 탐구하는 작가와 한국 현대미술 간 대화를 시도하고자 한 의도도 있지 않을까 싶다. 기다려지는 작품이 많지만, 호주 빅토리아 국립미술관에서 처음 공개된 대규모 설치 작품 ‘Mass’(2017)가 가장 기대된다. _ 권민주(프리즈 아시아 VIP 및 사업개발 총괄)
- 전시명 ‘론 뮤익’
-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 기간 2025. 4. 11 ~ 2025. 7. 13
Marguerite Humeau
마르게리트 위모는 과학과 인문학의 교차점에서 인간 존재를 탐구한다. 설치, 조각,소리와 빛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생명의 잠재력과 상호 관계망, 선사시대부터 상상 속 미래까지 아우르는 시간성을 시적으로 담는다. 이를 위해 심층적 연구는 물론 생물학자, 채집가, 농업인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와 협업한다. 작년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 열린 그의 아시아 첫 개인전에서 심지어 아름답기까지 한 그의 작품에 매료되었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150년 된 호두, 밀랍과 말벌 독처럼 독특한 재료를 활용해 생명의 역사와 함께 미래의 생존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기후변화, 인류세, 포스트휴머니즘과 신유물론 키워드에 관심 있는 이에게 추천한다. 두 기관이 협업한 전시로 아르켄 미술관에서 열린 뒤 헬싱키 미술관으로 이어진다. _ 김지연(미술비평가)
- 전시명 ‘마르게리트 위모’
- 장소 아르켄 미술관, 헬싱키 미술관
- 기간 2025. 5. 22 ~ 2025. 10. 19, 2025. 11. 21 ~ 2026. 3. 15
Noah Davis
노아 데이비스는 32세라는 젊은 나이에 희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살아생전 그는 일상과 정치, 가족사, 건축 등 다양한 주제에 관심을 가졌고, 400여 점의 작품을 남겼다. 짧지만 강렬했던 그의 예술 여정을 돌아보는 회고전에서는 특유의 몽환적 회화 외에도 조각, 설치 작품을 소개한다. 작가 화풍의 정수를 보여주는 ‘1975 (8)’(2013)에서는 억압적 구조를 드러내기보다 흑인 사회에서 느끼는 인간미와 따뜻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을 엿볼 수 있다. 그가 아내와 공동 설립해 지역사회와 예술을 연결한 데 기여한 LA 언더그라운드 뮤지엄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전개한다. _ 칼 라르손(Carl Larsson, 더 아트 리포터 대표)
- 전시명 ‘Noah Davis’
- 장소 해머 미술관
- 기간 2025. 6. 8 ~ 2025. 8. 31
Louise Bourgeois
지난 1월 루이즈 부르주아 개인전은 도쿄 모리 미술관에서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호암미술관 전시에도 당시 작품이 대거 소개될 예정이다. 도쿄 전시는 2008년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열린 회고전 이후 진행한 대규모 개인전이었는데, 작가의 초기작 드로잉부터 조각, 설치 작품 등으로 호평을 얻었다. 순회전은 장소에 따라 작품에 대한 이해가 달라지기에, 한국의 전통적 색채를 지닌 호암미술관 전시실과 야외 공간에서 펼쳐질 그의 작품이 궁금하다. 게다가 9월에는 국제갤러리에서도 루이즈 부르주아 개인전이 열린다. 그의 작품관을 다각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못 기대가 된다. _ 임연아(필립스옥션 한국사무소 대표)
- 전시명 ‘루이즈 부르주아’
- 장소 호암미술관
- 기간 2025. 8. 21 ~ 2026. 1. 4
Lee Bul
매년 9월에는 키아프와 프리즈 서울을 중심으로 미술 축제의 장이 열린다. 그중 이불 개인전은 올 9월이 기다려지는 또 다른 이유다. 2021년 서울시립미술관 개인전에서 초기 퍼포먼스작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 전시는 40여 년에 걸친 그의 예술 예정을 총망라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전위예술가이자 설치미술가인 그는 인간과 기술의 관계, 유토피아적 모더니티, 인류의 진보주의적 열망과 실패에 대해 탐구해왔다. 리움미술관과 홍콩 M+ 미술관이 공동 기획했으며, 2026년 국내 전시 종료 이후 홍콩으로 이어진다. 공간적 요소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는 설치 작품이기에 두 공간에서 펼쳐질 이불의 순회전이 더욱 기대된다. _ 정현경(한국화랑협회 사무국장)
- 전시명 ‘이불’
- 장소 리움미술관
- 기간 2025. 9. 4 ~ 2026. 1. 4
Jon Rafman
존 라프만은 디지털 기술과 현대사회의 관계를 관찰해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2008년부터 시작한 ‘Nine Eyes’는 구글 스트리트뷰를 활용한 프로젝트로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9개의 카메라와 GPS를 장착한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세계 곳곳을 촬영한 구글 덕분에 작가는 수많은 이미지 속에서 독특한 장면을 찾아내고, 보관했다. 이번 전시는 공식적으로 그의 아카이브를 처음 전시하는 것이기에 더욱 유의미하다. 신선한 작품 관람과 더불어 아름다운 미술관 안팎에서의 시간을 향유하길 추천한다. _ 피터 입센(Peter Ibsen, 현대미술 컬렉터 겸 선데이-S 갤러리스트)
- 전시명 ‘존 라프만: Nine Eyes’
- 장소 루이지애나 미술관
- 기간 2025. 10. 8 ~ 2026. 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