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를 수놓은 진귀한 슈퍼카의 향연
지난 2월 27일부터 3월 9일까지 전 세계에서 모여든 자동차 애호가들이 플로리다를 뜨겁게 달구었다.
바로 자동차계의 아트 바젤이라 불리는 ‘2025 모다마이애미’와 세계적 클래식카 행사이자 경매 이벤트 ‘아멜리아 콩쿠르 델레강스가 연이어 열렸기 때문이다.

2월 27일부터 3월 9일까지 전 세계에서 모여든 자동차 애호가들이 플로리다를 뜨겁게 달구었다. 자동차계 아트 바젤이라 불리는 ‘모다마이애미(ModaMiami)’와 세계적 클래식카 행사이자 경매 이벤트 ‘아멜리아 콩쿠르 델레강스(The Amelia Concours d’Elegance)가 연이어 열리며, 플로리다는 그야말로 슈퍼카의 향연이 펼쳐졌다. 특히 올해 제2회를 맞은 모다마이애미는 단순한 자동차 전시회를 넘어 럭셔리 & 라이프스타일 이벤트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여실히 증명했다. ‘2025 모다마이애미’는 2월 27일부터 3월 2일까지 마이애미의 명망 높은 빌트모어 호텔에서 개최됐다. 행사 첫날, 참가자들은 코럴 게이블스와 남부 플로리다를 가로지르며 드라이빙 투어를 즐겼고, 다음 날에는 빌트모어 골프 코스 10번 페어웨이에 100대의 슈퍼카가 등장해 장관을 이뤘다. 이 외에도 VIP 시승 행사, 하이엔드 워치와 주얼리 전시, 부동산 프레젠테이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해 참가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화제를 모은 순간은 단연 모다마이애미의 개막을 알리는 경매였다. 2월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된 이번 경매는 RM 소더비가 주관한 행사로, 올해는 83%의 낙찰률을 기록하며 총 7449만1720달러(약 108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인디애나폴리스 모터 스피드웨이 박물관이 소장한 차량을 포함해 80대 이상 희귀 차량이 출품된 가운데,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10개의 모델을 소개한다.
TOP 1 FORD


1966 FORD GT40 MK.II
레이싱 드라이버 캐롤 셸비와 켄 마일스의 전기를 다룬 영화 <포드 V 페라리>. 이들이 페라리에 설욕하기 위해 만든 MK.II는 1966년 르망 24시에서 우승을 차지한다. MK.II는 7.0리터 V8 엔진을 장착해 최대출력 485마력, 최고속도 350km/h의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1966년 세브링 12시 대회에서 월트 한스겐과 마크 도노휴가 이 차를 처음 몰았다. 최종 낙찰가 1320만5000달러(약 191억3800만 원)는 기존 예상가의 220만5000달러(약 31억8000 만 원)가량 초과했으며, 당초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낙찰가 1위를 거머쥐었다.
SOLD $13,205,000
TOP 2 MERCEDES

1908 MERCEDES 17.3-LITER 150 HP BROOKLAND
모델명은 세계 최초의 자동차 경주 전용 서킷 ‘브룩랜드’를 의미한다. 이 대회에서 여러 차례 압도적 성과를 거둔 뒤 차량 모델명으로 명명되었다. 17.3리터의 초대형 엔진을 장착한 유일무이한 차로, 당시 모터스포츠계 가장 강력한 엔진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20세기 초 메르세데스 드라이버 오토 샐저는 이 차를 통해 세머링 힐 클라임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약 116년 전 차량으로 이번 경매에 출품한 차량 중 두 번째로 역사가 길다.
SOLD $8,255,000
TOP 3 CHEVROLET

1957 CHEVROLET CORVETTE SS PROJECT XP-64
GM이 개발한 최초의 순수 레이싱카이자 ‘콜벳의 아버지’로 불리는 디자이너 조라 아르쿠스-던토프의 야심작이다. 1957년 세브링 12시 레이스에서 존 피치와 피에로 타루피가 이 차를 이끌고 참여한 바 있다. 4.6리터 V8 엔진에 램제트 연료 분사 시스템을 적용해 최대출력 283마력, 최고속도 약 241km/h로 당시로서는 이상적인 주행 성능을 발휘했다. 경량화를 위해 마그네슘으로 제작했는데, 이는 콜벳 역사상 유일한 사례다. 경매 시작가부터 300만 달러(약 43억4000만 원)라는 높은 금액이었지만, 입찰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수수료 포함 770만5000 달러(약 111억5000만 원)에 최종 낙찰되었다.
SOLD $7,705,000
TOP 4 FERRARI

1996 FERRARI F50
페라리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슈퍼카. 1980년대의 날카로운 모서리와 웨지형 디자인에서 벗어나 1950~1960년대 페라리 레이싱카의 유려한 곡선을 계승했다. 디자인을 이끈 인물은 피닌파리나 소속 거장인 로렌조 라마치오티다. 4.7리터 V12엔진을 장착해 513마력과 47.2kg·m의 토크를 발휘하며, 제로백은 3.6초, 최고속도는 324km/h의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출품한 페라리 ‘빅 식스(Big Six)’ 라인 중 F40과 페라리 엔초를 훌쩍 뛰어넘는 가격, F50 모델 사상 최고 낙찰가로 눈길을 끌었다.
SOLD $5,532,500
TOP 5 FERRARI

1991 FERRARI F40
페라리 창립자 엔초 페라리의 마지막 작품. 기존 288 GTO를 재구성한 차량으로, 본래 FIA 그룹 B(1980년대 초 도입한 레이싱카 규정)를 목적으로 개발되었으나 규정이 폐지되면서 40주년 기념 모델로 등장했다. 2.9리터 V8 트윈 터보엔진과 5단 트랜스액슬을 바탕으로 478마력의 최대출력을 자랑하며, 0-100km/h 가속 3.8초, 최고속도 323km/h에 달하는 성능을 발휘한다. 경매에 출품한 이 차량은 주행거리가 3435마일(약 5500km)이다. 최종 낙찰가는 358만 달러. 지난해 마이애미 옥션에 등장한 1990년형 F40보다 약 22만 달러(약 2억9260만 원) 더 높은 금액이다.
SOLD $3,580,000
TOP 6 MERCEDES-BENZ

1937 MERCEDES-BENZ 540 K CABRIOLET A BY SINDELFINGEN
1930년대 대표적 하이엔드 슈퍼카 모델인 540 K 시리즈. 그중 카브리올레 A 진델핑겐은 단 32대 생산한 로드스터 라인이다. 라디에이터를 전면 축 뒤로 배치해 긴 전면과 우아한 후면 펜더를 갖췄으며, 예비 타이어를 후면부에 탑재해 와일드한 외관을 빚어냈다. 차체 외관은 당시 유행을 반영해 진한 버건디 컬러로 칠했다. 출품한 차량은 유명 클래식 자동차 수집가 폴 하우크와 토마스 크라이드가 소유했던 차로, 여러 차례 복원된 후 최상의 상태로 다시 태어났다. 전문가들의 예상 낙찰가 톱 10위에 들지는 못했지만, 현장에서는 당당히 6위를 거머쥐었다.
SOLD $2,920,000
TOP 7 PORSCHE

1988 PORSCHE 959 SC REIMAGINED BY CANEPA
미국의 유명 컬렉터 겸 클래식카 복원 전문가 브루스 카네파가 작업한 세 번째 커스텀 모델. 기존 포르쉐 959 모델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차량으로, 새로운 18인치 마그네슘 휠과 첨단 서스펜션 시스템 등 외관 디자인 및 내부 편의 사양을 대폭 개선했다. 출품한 차량은 에메랄드 그린 컬러 외관과 다크 그린 가죽 인테리어로 개별 맞춤 제작해 독특하면서 세련된 인상을 준다. 또 카네파 특유의 맞춤형 서스펜션 세팅으로 스포티한 시팅 포지션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SOLD $2,865,000
TOP 8 PORSCHE

2005 PORSCHE CARRERA GT
포르쉐 카레라 GT는 21세기 초 상징적 슈퍼카 중 하나로, 911 같은 RR(엔진을 차량 뒤쪽에 배치한 구동 방식) 형태가 아닌 1960년대 말 RS스파이더에서 디자인 모티브를 가져왔다. 차체의 핵심인 모노코크 섀시는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으로 제작했으며, 엔진 서브 프레임 역시 경량화를 위해 동일한 소재를 적용했다. 출품한 모델은 7402km 미만 주행 거리로 눈길을 끌었다. 유명 엔지니어 지미 레파시가 올린즈 TTX36 서스펜션을 장착해 주행 안정성을 확보했다.
SOLD $1,545,000
TOP 9 McLAREN

2015 McLAREN P1 GTR
맥라렌의 1995년 르망 24시 우승 20주년을 기리는 트랙 주행용 하이퍼카. 단 58대 제작한 희귀 모델로, 버튼 블루 컬러와 화이트 스트라이프가 어우러진 외관 디자인이 돋보인다. 모노케이지 카본 섀시를 유지하면서도 액티브 서스펜션을 제거하고 고정 레이싱 서스펜션을 장착했다. 가벼운 휠과 슬릭 타이어가 접지력을 극대화하며, 고정식 리어 윙이 다운포스를 10% 증가시킨다. 해당 차량은 원소유자가 브랜드 주최로 트랙 행사에서 정기적으로 운전했던 차량으로, 주행거리가 5139km로 짧다.
SOLD $1,435,000
TOP 10 BUGATTI


1930 BUGATTI TYPE 35B GRAND PRIX
부가티에서 만든 레이싱카 중 가장 찬란한 성적을 거둔 모델인 타입 35. 그 마지막 파생형인 타입 35B는 2.3리터 엔진과 루츠식 슈퍼차저를 탑재했다. 출품한 차량은 1930년형 모델로, 루마니아 출신 레이서 조르주 부리아노와 함께 1930년 모나코 그랑프리에 출전하며 레이서로 데뷔했다. 이후 디에프, 코밍, 르망 등 유럽 주요 서킷과 힐 클라임 이벤트에서 활약했으며 섀시 프레임, 엔진, 리어 액슬을 보존하고 있다.
SOLD $1,380,000
THE AMELIA AUCTION 2025
GOODING AUCTION

1955 FERRARI 375 MM BERLINETTA
지난해 말 크리스티스가 구딩 앤 컴퍼니를 인수하며 구딩 크리스티스로 브랜드명을 변경했다. 이 회사는 자동차 경매 부문을 담당하며 페블비치, 아멜리아 옥션 등을 진행하고 있다. 총 16대 차량을 출품한 이번 아멜리아 옥션에서 가장 주목받은 차량은 1955년형 페라리 375 MM 베를리네타. 고급 빈티지 아이템을 다루는 ‘프레프 레이도프’ 컬렉션에 출품한 이 클래식카는 946만5000달러(약 137억5500만 원)라는 경이로운 가격에 최종 낙찰되었다. 유려한 보디라인과 거대한 에그크레이트 그릴이 특징이며 최대출력 335마력이라는, 강력한 주행 성능을 갖췄다. ‘모던 퍼포먼스카’ 부문에서는 포르쉐 911을 기반으로 제작한1989년형 RUF CTR 옐로 버드가 605만5000달러(약 88억 원)를 기록했으며, ‘클래식카’ 부문에서는 유고슬라비아 마리아 여왕이 소유했던 1931년형 듀센버그 모델 J 컨버터블 세단이 234만2500달러(약 34억550만 원)로 위용을 드러냈다.
BROAD ARROW AUCTION

1959 FERRARI 250 GT LWB CALIFORNIA SPIDER COMPETIZIONE
브로드 애로우가 세 번째 참가한 아멜리아 아일랜드 옥션은 총 6170만 달러(약 808억 2700만 원)의 판매 성과를 기록했고, 역대 최다 입찰자 등록을 마쳤다. 가장 높은 낙찰가를 기록한 모델은 1959년형 페라리 250 GT LWB 캘리포니아 스파이더 콤페티치오네로, 브로드 애로우 사상 가장 비싼 경매 차량에 등극했다. 최종 낙찰가는 946만5000달러(약 137억5500만 원). 단 8대 제작한 알루미늄 보디 모델인 이 차량은 1959년 르망 24시에서 GT 클래스 3위를 차지하며 5위로 완주했다. 1971년형 람보르기니 미우라 P400 SV는 약 150대 제작한 ‘SV’ 사양인 동시에 모데나의 람보르기니 복원 전문가가 작업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경매에는 스털링 모스와 피터 워커의 1954년 르망 24시 경주로 유명한 1954년형 재규어 D-타입 OKV 2 웍스 컴페티션도 등장해 입찰 경쟁이 치열했다.
THE COLLECTORS
모다마이애미 2025 피날레는 화려한 시상식과 함께 마무리됐다. 전 세계에서 모인 자동차 수집가가 소장 차량을 선보이는 자리로, 이번엔 약 350대의 희귀 차량이 출품되며 풍성한 라인업을 자랑했다. 심사에는 277만 구독자를 보유한 자동차 유튜버 쉬미 1500(Shmee150)이 참여했으며, ‘최우수 복원상(Best Restoration Award)’, ‘피플스 초이스상(People’s Choice Award)’ 등 30여 개 부문에 대한 시상이 진행되었다. 자동차 전문가와 애호가들이 주목한 걸작과 모다마이애미 2025의 뜨거웠던 현장을 만나본다.



1965 SPIRIT OF aMERICa SONIC I
1965년형 스피릿 오브 아메리카 소닉 I이 참가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국의 속도광이라 불리는 크레이그 브리드러브가 자동차 최고속도의 한계를 깨기 위해 1965년에 설계한 모델이다. 2만4000마력의 제트엔진을 장착해 1965년 유타 보너빌 소금사막에서 시속 600.601mph(약 966km/h)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달성했다. 이번 경매에서 132만5000달러(약 19억2000만 원)에 낙찰됐다.

1958 Ferrari 250 Testa Rossa
올해 ‘최우수 복원상’을 수여한 차량은 1958년형 페라리 250 테스타 로사다. 전시장에서 압도적 존재감을 드러낸 이 차량은 놀라운 원형 보존 상태, 높은 정통성, 그리고 완벽한 디테일로 이목을 끌었다. 페라리 역사상 가장 상징적 레이싱카로, 1957년부터 1958년까지 총 34대 제작해 희소가치가 높다.

Mercedes-Benz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터스포츠 유산과 전통을 기념하는 전시가 마련되었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사상 가장 주목할 만한 레이싱카인 1955 메르세데스-벤츠 300 SLR(W196S), 후안 마누엘 판지오를 1955년 부에노스 아이레스 그랑프리에서 우승으로 이끈 1954 메르세데스 W196 스트림라이너 실버 애로우 등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아이코닉한 모델을 한자리에 전시했다.

1908 Packard Model 30 Runabout
미국 미시간주의 저명한 기업가이자 자선가인 빌 파펫이 선보인 1908년형 패카드 모델 30 런어바웃이 ‘RM 소더비상’을 수상했다. 패카드는 1899년 미국 오하이오주 워런에 설립된 고급 자동차 제조업체로, 20세기 초 미국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클래식 차량을 생산했다. 복원한 차량의 현재 가치는 약 2억~5억 원으로 책정됐다.

1979 Aston Martin Bulldog
1979년에 출시한, 전설의 애스턴마틴 불독이 모다마이애미 현장에 등장했다. 투자 회사인 트루스데일 벤처스 설립자이자 CEO인 필립 사로핌이 소유한 차량이다. 독특한 브루털리스트 디자인의 차량은 참가자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으며 ‘피플스 초이스상’을 거머쥐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