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소년이길 꿈꾸는
더보이즈의 뉴와 에릭
뉴와 에릭. 오늘이 조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에릭 솔직히 ‘이 조합 뭐지?’ 하는 생각을 했어 요.(웃음) 저희 둘이 함께 촬영한 적은 처음이라 어떤 그림이 나올지 궁금하 더군요
개인 컷 먼저 촬영했잖아요. 각자 카메라 앞에 서는 모습을 보고 상반된 성향일 거라 생각했어요. 뉴는 조용히 걸어 들어와 차분한 목소리로 “잘 부탁드립니다”라 고, 에릭은 우렁차게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하는 모습이 그랬어요. 뉴 그러네요. 생각해보니 극 I와 극 E 의 만남이네요.
그래도 함께 촬영할 때 보니 케미가 좋던데요. 에릭 다르니까 자석처럼 잘 붙나봐요. N극과 S극처 럼.(웃음)
뉴 아마 어떤 멤버와 찍든 저희는 다 합이 좋았을 거예요.
두 람은 오랜 시간 룸메이트 이기도 했죠? 뉴 가장 오랜 룸메이 트이자 마지막 룸메이트예요. 불편한것 없이 잘 지냈어요. 에릭 되게 잘 맞았던 부분은 저희 둘 다 깔끔했다는 것. 안 맞는 건 기상 시간과 취침 시간이었어요.
그때는 제가 학교 다닐 때라 늘 일찍 일어났죠.
이제 각방을 쓰는 걸로 아는데, 그 생활이 생각날 때도 있나요? 뉴 각방을 쓰는 건 너무 좋죠.(웃음)
에릭 지금도 숙소 생활을 하는데, 만약 따로 살게 되면 허전하고 낯설 것 같아요. 뉴 형은 평생 숙소 생활을 하고 싶다네요. 뉴 맞아요. 저는 혼자 있으면 기분이 가라앉는 편이 에요. 외로움을 잘 타죠. 그래서 누가 저와 함께 있어 주는 게 좋아요. 주위 사람을 더 챙기려고 하면서도 의지하는 성향이기도 해요. 저는 그런 사람입니다. 에릭 저는 완전 반대예요. 외향적인 사람이지만, 집에 있을 때는 항상 혼자 있고 싶어요. 방문 닫아놓고 잔잔한 음악 튼 다음, 망고 주스 마시면서 혼자 만의 여유를 만끽하는 걸 좋아해요.
서로의 삶을 바꿔 살 수 있다면 어떤 점이 가장 궁금하고 경험해보고 싶은지. 에릭 일단 뉴 형은 피자를 왜 그렇게 좋아하고 자주 먹는지 알고 싶어요. 저는 추어탕, 순댓국, 선지 해장국을 선호하는 완전 한국인 입맛이거든요. 형은 피자, 파스타, 육류를 되게 좋아해요. 그리고 또 경험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뉴 형처럼 노래해보고 싶어요. 편하게 노래를 부르는 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해요. 물론 형은 편하게 부르는 게 아니겠지만. 뉴 저는 에릭의 집요함이요. 뭔가를 깊이 파고들고 연구하는 열정은 어떤 마음에서 나오는 건지 궁금해요. 저는 진득하게 뭔가를 못하는 사람이거든요. 에릭은 안무든 음악이든 생각이든 뭐든 집념과 애착을 가지고 해요. 책꽂이에 책을 재단한 것처럼 키까지 딱 맞춰 진열한 듯한 모습이랄까. 옆에서 보면 참 신기해요.
에릭은 완벽주의자군요. 에릭 맞아요. 저도 ‘이렇게 애쓸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해요. 그런데 상상하던 그림대로 결과물이 나왔을 때, 거기에서 오는 쾌감이나 희열이 상당해요. 대신 주변 사람들이 힘들겠죠. 저도 스스로를 가만두질 못하니 힘들 때도 있지만, 뭐든 장단점이 있잖아요. 한 살 한 살 나이 먹으면서 적절한 밸런스를 좀 찾아가려고요.
데뷔 때와 비교해 두 사람의 관계도 달라진 게 있나요? 에릭 한 번 심하게 틀어진 적이 있어요. 정확한 이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형과 일 외에는 연락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적이 있어요. 뉴 그런 적이 있다고? 처음 듣는데.(웃음) 에릭 아마 활동 초반이었을 거예요. 솔직히 뉴 형뿐 아니라 모든 멤버에게 한 번씩 그런 마음을 가진 적이 있어요. 연습생 시절까지 포함하면 10년을 함께 했는데, 필요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부러지 기도, 긁히기도 했던 게 잘 아물어서 더 단단한 관계가 된 것 같아요. 뉴 우리 멤버는 진짜 지겹게 만나긴 해요. 최근 1년 간은 거의 매일 만났어요. 2024년 7월부터 9월까지 ‘제너레이션 II’ 월드 투어를 돌 때는 더 그랬죠. 대기실에 모여 무대에 오르기 직전까지 수다를 떨었 어요. 또 호텔에 가서 모이고. 대화가 끊기지 않죠.
어떤 대화를 해요? 뉴 일단, 더보이즈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가 첫 번째고요. 뭐 장난도 치고,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한 걱정도 하고. 정말 지겹도록 만났 으니 더보이즈가 많은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었던 것같아요.
흔히 7년은 아이돌에게 마의 구간이라고 하죠. 다행히 더보이즈는 7년을 무사히 넘기고 원헌드레드에서 새롭게 출발하게 됐어요. 그토록 수다스러웠던 시간이 2025년에도 더보이즈를 있게 한 거겠죠? 에릭 진지한 이야기를 정말 많이 나눴어요. 서로 민낯을 보이면서 위로하고, 응원하고, 설득하며 밀도 있는 대화를 나누었죠. 솔직히 전 더보이즈의 유통기한이 7년짜리라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그 믿음만큼은 확실했거든요.
지난 7년에 BGM을 깔아본다면? 에릭 무한 루프 플레이리스트. 끝나지 않는 음악이었으면 해요. 뉴 저는 두 곡이 떠오르는데, 이렇게 답할게요. ‘스릴 라이드(Thrill Ride)’를 타는 ‘넥타(Nectar)’. 미니 6집과 정규 2집의 타이틀곡 제목인데, 정말 스릴이 넘쳤어요. 또 ‘넥타’처럼 한 챕터를 졸업하는 동시에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데뷔할 때 상상했던 모습과 지금 많이 닮아 있나요? 에릭 키가 지금보다 더 클 줄 알았어요.(웃음) 데뷔할 때 열일곱 살이었으니까. 그리고 제가 생각한 7년 차 아이돌의 모습보다 훨씬 영(young)한 것 같아 요. 팬데믹 사태로 2~3년간 팬들과 대면하지 못했기에 체감상 4~5년 차처럼 느껴져요. 뉴 상상했던 모습과 전혀 달라요. 유명세를 떠나 성숙하고 단단한 사람이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여리고 나약한 면이 많아요. 무엇보다 멤버들과 이렇게 가까운 사이가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 누구에게도 말 못 할 비밀을 멤버들과 나누는 저를 보면서 안도하기도 해요. 에릭 그건 맞아요. 형들과는 말 못 할 비밀이 없어요.
레드 송아지 가죽 코트 Versace.
시스루 톱 Mugler, 블랙 팬츠 Jiyong Kim, 이어링 본인 소장품, 벨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12월은 모든 사람에게 의미 있는 달이지만, 12월 6일에 데뷔한 더보이즈에게는 더욱 특별하겠죠? 에릭 연말 시상식이나 행사가 몰려 있는 달이라 정신없는 때이기도 하고요.(웃음) 전 이번에 (손목을 들어 올리며) 여기에 타투를 했어요.
그러잖아도 물어보고 싶었어요. 촬영 때 손목에 새긴 ‘TBZ’가 눈에 띄던데, 멤버 모두 한 건가요? 에릭 아니, 저 혼자 했어요. 첫 타투를 정확히 4년 전에 했는데, 그때 결심했어요. 7년 차가 될 때 팀 이름을 새겨야겠다고.
뉴 팬들도, 저희도 힘든 시기에 에릭이 타투를 하고 왔더라고요. 그 마음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초심도 떠올릴 겸 이런 질문을 해볼게요. 왜 가수가 되고 싶었나요? 뉴 이유는 단 하나였어요. 노래를 부르고 싶었어요. 막연하게 밴드를 할 줄 알았는데, 더보이즈가 되어 있더군요. 아이돌로 데뷔할 줄은 몰랐어요. 노래하고 싶다고 생각한 순간부터 운명이 저를 여기까지 데려다준 것 같아요. 운이 좋았죠.
아이돌로 데뷔한다는 건 절대 행운만으로는 설명이안 되죠. 뉴 그것도 맞아요. 아이돌은 다재다능한 사람이 되어야 하죠. 늘 미션이 주어지고, 그걸 클리어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어요. 마치 게임 <메이 플스토리> 레벨업 같은 거죠. 연습생 시절로 돌아 가라면 절대 못 돌아가요. 에릭, 너 돌아갈 수 있어? 에릭 가끔은 돌아가고 싶은데.
이유는? 에릭 더 열심히 하고 싶어요. 정말 진심이에요. 이전 회사에 엄마 같은 직원이 계셨는데, 그분이 제게 늘 하던 말이 있어요. “데뷔하면 연습할 시간이 없다.” 데뷔 후에는 연습에 몰두할 여유가 없다는 뜻이었겠죠. 그때도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저는 사실 데뷔하기에는 실력이 매우 부족했어요. 그래서 데뷔 후 더 노력 했고, 활동하면서 조금씩 성장했죠. 만약 연습생 시절로 돌아간다면 A부터 Z까지 더 열심히 할 거예요. 춤도 현대무용, 팝핑, 크럼프 등 모든 장르를 다 배우고 싶어요. 뉴 정말 독하죠? (고개를 흔들며) 얘가 이렇게 집요해요. 저는 에릭과 반대로 이렇게 흘러온 데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며 받아들이거든요.
뉴는 운명론자군요. 뉴 맞아요. 10대의 에릭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에 지금 이렇게 뭐든 잘하는 에릭이 있는 거죠. 저희가 항상 듣던 말이 “너희는 소년이야. 그러니 계속 성장해야 해”였어요. 정말 이름대로 가더군요. 항상 소년처럼 성장을 했어요. 그 말이 숙제처럼 다가올 때도 있었지만, 그 덕에 지금도 늙지 않는 마음으로 이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아 감사해요.
가죽 셔츠와 팬츠, 벨트, 슈즈 모두 Ferragamo, 이어 커프 Peak14.
리플스 스켈레톤 Speake-Marin.
이어링 본인 소장품, 모터사이클 재킷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맞아요. 더보이즈는 ‘성장형 아이돌’, ‘계단돌’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죠. 그런데 에릭이 음악이 하고 싶었던 이유를 아직 못 들었네요. 에릭 솔직히 뉴 형처럼 노래가 좋아서는 아니에요. 전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가족, 친구에게 사랑받을 때 기분이 마냥 좋던 꼬마였어요. 이미 많이 알려진 이야기 지만, 미국에 살 때 누나가 엑소 선배의 ‘으르 렁’ 뮤직비디오를 보여줬는데, 그걸 보면서 저렇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어리석은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결국엔 음악을 사랑하게 되더군요. 또 사랑받고자 시작한 일인데, 사랑을 줄 때 제일 행복한 사람이 되었어요. 더비와 관계를 쌓아가면서 사랑을 줄 때의 기쁨을 알게 되었죠.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어요.(웃음)
더보이즈가 많은 걸 바꿔놓았네요. 뉴도 데뷔 전과 비교해 달라진 점이 있나요? 뉴 저는 나 스스로를 위해 음악을 하고 싶었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려고 했어요. 이기적인 음악이었다고 생각해요. 데뷔하고 보니 제가 부르는 노래는 팬들의 음악, 더보이즈의 음악이더군요. 나만의 음악이 아니기에 더 잘해야 한다는 사명감도 생겼고요. 나를 드러내는 음악 말고, 위로해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졌어요. 제 사운드 클라우드에도 더비를 위해 만든 노래가 가장 많아요.
음악이 권태로울 때는 없나요? 에릭 그런 적은 없어요. 다만 불필요한 걱정을 많이 하는데, 그런 생각이 가끔 저를 피곤하게 만들죠. 그래도 직업 만족도는 100입니다. 뉴 저는 종종 권태로움이 찾아와요.
화이트 셔츠 Lemeteque, 블랙 니트 톱 Jiz Louise, 타이 STCO.
어떻게 환기하는지. 뉴 그냥 버텨요. 저는 좋은 일이 따르는 만큼 안 좋은 일도 따른다고 생각해요. 살아볼수록 그건 진리예요. 예를 들어, 길을 가다 100원을 주우면, 언젠가 100원을 잃는 게 맞아요. 그래서 이렇게 생각해요. 방금 100원을 잃었다면, 그 전에 100원을 받았거나 앞으로 받을 거라고. 에릭 제법이다.
그러게요. 무심히 말하는데도 단단함이 있네요. 얼마 전 공개된 새 프로필 사진에서도 성숙함이 묻어났어요. 에릭 저희 진짜 많이 컸죠?(웃음) 그런데 제가 막내인데, 막내처럼 보이지 않더라고요.(웃음)
처음 그 사진을 봤을 때 소감은? 뉴 소년미 한두 스푼 더 얹을 수 있었는데. 에릭 솔직히 말해도 되죠? ‘실물을 다 못 담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웃음) 사실 정확한 감정은 ‘벅참’이었죠. 더비의 반응을 살피니 더 감동이더라고 요. 사실 더보이즈가 동서남북 중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누구도 모르겠죠. 그게 옳은 길인지 틀린 길인지도. 그런데 분명한 건 있어요. 어디를 향하든 계속 나아간다는 것. 더보이즈라는 이름으로 계속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어요. 동행해주는 더비가 있다는 사실에 더욱 감사하고요.
로듐 도금과 마이크로 비즈 및 레이저 인그레이빙 처리한 마이크로 로터 표면, 수직 새틴 브러시드 브리지 등 하나의 시계에 담긴 다양한 장식 효과 역시 이 시계를 즐기는 묘미다.
리플스 스켈레톤 Speake-Marin.
레더 톱 Dries Van Noten.
원앤투 오픈워크 투르비용 Speake-Marin.
화이트 셔츠 Studio Tomboy, 민소매 톱 Personal/Own, 타이 Mannergram, 이어링 본인 소장품.
새로운 출발을 앞둔 지금, 또 다른 데뷔곡의 제목을 지어본다면? 에릭 딱 세 가지가 떠올라요. 더보이즈, 그리고 데뷔일을 기념하는 의미로 12시 6분, 다른 하나는 더비의 생일을 기념해서 4시 3분. 뉴 소녀시대 선배님이 최근에 냈던 ‘FOREVER 1’ 같은 노래가 있으면 좋겠어요.
더보이즈의 다음 장은 어떤 모습이길 바라나요? 뉴 솔직히 장담할 수 있는 건 없어요. 그래도 뭘 하든 재밌을 거예요. 저는 원래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이 엄청 컸던 사람이에요. 익숙한 걸 선호하죠. 하지만, 지금 마주한 새로움은 달라요. 지금은 제 삶을 통틀어 가장 기대에 부풀어 있어요. 한편으로는 스스로 실망하게 될까 봐 두렵기도 하고. 정말 새롭게 데뷔 하는 기분이에요. 훈련이 아주 잘된 모습으로. 에릭 일단 앞으로 키가 좀 더 클 것 같고요. 좀 더 멋있어질 거고.(웃음) 앞으로 에릭의 색깔이 담긴 음악을 기대해주셔도 좋습니다. 열심히 만들어둔 곡도 하나둘 들려드리고 싶어요.
2017년 12월 6일, 데뷔곡이 ‘소년’ 이었어요. 7년이 무색할 만큼 마음은 여전히 소년이네요. 에릭 안 해본 것도, 더 보여드릴 것도 많아서 그런지 여전히 신인 같은 마음이에요. 뉴 너무 기대돼요. 오늘 이렇게 화보를 찍은 것만 해도 그래요. 에릭과 저의 조합은 보기 힘들었을 텐데, 이렇게 새로운 걸 시도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흥분돼요.
데님 트러커 재킷과 데님 팬츠 모두 Synqia, 화이트 톱 Lemeteque, 이어 커프 Tom Wood.
에릭 _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와 물결무늬 블루 다이얼이 조화로운 리플스 블루 진 Speake-Marin.
데님 트러커 재킷과 데님 팬츠 모두 Maison Margiela, 이어링 본인 소장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