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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코리안 그랑프리
실패하지 않으려면?

두 번째 코리안 그랑프리는 충분히 좋은 환경과 인프라 속에서 출발할 수 있어 긍정적이다.

두 번째 코리안 그랑프리는 충분히 좋은 환경과
인프라 속에서 출발할 수 있어 긍정적이다.
서킷 선정 문제만 원만히 해결할 수 있다면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

2010년에 열린 첫 번째 코리안 그랑프리는 당일까지 정상 개최 가능성을 두고 많은 우려가 있었다. 낮은 인구밀도와 접근성부터 열악한 교통편, 숙박 및 부대시설 부족 등 미비점이 너무 많았다. 더 큰 문제는 이 모든 게 단시간에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개최되는 동안 외신들은 줄곧 ‘한국은 훌륭한 트랙 외 약속한 어떤 시설도 완성하지 못했다’며 인프라 부족을 지적했지만, 적자 개선이 더 절실했던 지방정부는 오히려 조직위원회에 개최료 인하 협상을 강요했다. 결국 4년간 비판과 비난이 무성 했던 코리안 그랑프리는 FOM(Formula One Management)과 약속한 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2013년을 끝으로 사라졌다.

그로부터 10년 후인 2024년, 인천시가 개최 가능성을 검토하고 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코리안 그랑프리의 부활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이전 코리안 그랑프리가 안고 있던 개최지 문제부터 인프라 접근성 등 그랑프리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안이 해결될 것 같은 희망도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제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국제자동차연맹 측이 송도나 청라같은 국제도시 내 시가지 서킷 개최를 희망한다는 것이다(인천공항공사가 제시한 영종도 오성산 서킷은 결국 후보지에서 탈락했다). 누군가는 모나코, 싱가포르, 라스베이거스처럼 시가지 개최가 비교적 저렴하다 주장하지만, 여기에는 두 가지 냉정한 현실적 요소가 남아 있다.

첫 번째, 시가지 서킷은 생각만큼 저렴하지 않다. 우선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서킷만 해도 한 번 개최할 때마다 약 400억~500억 원의 비용이 든다. 5~6년 정도 개최할 거라면 차라리 퍼머넌트 서킷을 하나 건설하는 편이 낫다. 두 번째, 위 개최지 모두 상업지구인 반면 송도와 청라는 주거지역의 비중이 높다. 과거 창원 F3 그랑프리를 통해 민원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우린 이미 알고 있다. 세 번째, 흑자 개최 가능성이 낮다는 것도 지적의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비단 F1뿐 아니라 올림픽, 월드컵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국제 스포츠 대회 개최 기간 중 투자 비용을 전부 회수한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자칫 캐나다처럼 수십 년간 빚만 갚아야 할 수도 있기에 걱정스러운 건 당연하다.

그러나 중국 상하이 그랑프리는 기관과 민간의 적극적인 투자와 노력이 뒤따를 경우 F1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중국 그랑프리는 모나코를 제외하고 거의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그랑프리 대회다). 인천도 가능성은 충분하다. 우선 해당 지역의 인구밀도, 내·외국인 접근성은 적자 위기를 면하게 해줄 긍정적 요소다. 영종도 일대에 면세점, 카지노 등 인프라가 이미 갖춰져 있다는 점 또한 그렇다.

이를 총평해보면 황무지에서 출발해야 했던 첫 번째 코리안 그랑프리 때와 달리 두 번째는 충분히 좋은 환경과 인프라 속에서 출발할 수 있어 긍정적이다. 접근성, 숙박 및 부대시설 등 단시간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부터 자유로우니 말이다. 서킷 선정 문제만 원만히 해결할 수 있다면 두 번째 코리안 그랑프리는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 비록 그게 가장 어려운 숙제라 해도 말이다.

박종제
모터스포츠 칼럼니스트. <F1 레이싱 코리아>의 편집장을 지냈다. <레드불 코리아>, <모터트렌드>,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한 바 있다

에디터 <맨 노블레스> 피처팀 일러스트 최익견 디지털 에디터 변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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