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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 THE ROAD

다이내믹한 가을 주행의 파트너 세 대.

PEUGEOT 308 GT

푸조가 로고를 바꿨다. 합병을 통해 14개 브랜드를 거느린 초거대 모기업 스텔란티스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포부로 해석할 수 있다. 시트로엥과 판매 간섭을 피하기 위해 프리미엄화도 선언했다. 신형 308은 새로운 로고와 함께 앞선 과제를 짊어진 첫 주자다.

구동 방식 직렬 4기통 1.5L 가솔린 터보 최대출력 131마력

복합 연비 17.2km/L 가격 4230만 원

일단 첫인상은 강렬하다. 2박스 해치백이 분명한데, 차체를 가로지르는 캐릭터 라인이 깊은 음영을 만들어 볼륨감 넘치는 실루엣을 이룬다. 어둡고 시크한 로고와 여러 굴곡으로 강한 대비를 이루는 외모가 잘 어울린다. 이해하기 어렵던 프랑스식 감성도 어두운 그릴과 날렵한 눈매, 사자가 할퀴고 간 모습의 주간 주행등으로 표현해 차체에 녹여냈다. 실내는 직선을 주로 사용한다. 에어컨 송풍구를 중심으로 좌우로 넓게 펼친 대시보드 상단부터 센터페시아, 센터터널까지 모두 쭉 뻗은 디자인으로 세련미를 풍긴다.

푸조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작은 운전대와 높게 배치한 계기반은 스포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과거 단점으로 지목되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10인치로 키우고, 빨라진 터치 반응과 깔끔한 유저 인터페이스로 사용성을 높였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오토는 무선 연결까지 지원한다. 하단에 얇은 디스플레이를 응용한 토글 스위치와 작은 전자식 기어 레버로 미래적인 느낌도 더한다. 전반적으로 어두운 톤을 적용했지만, 소재를 요소별로 모두 다른 질감의 재료로 마감해 지루하지 않게 구성했다. 한마디로 실내를 구성하는 데 돈 쓴 티가 난다.

시트 역시 불룩한 허리 지지대와 알칸타라를 덧대 몸을 단단히 붙든다. 다만 1.5리터 디젤엔진이 만드는 최대출력 131마력은 초라하다. 가속페달을 바닥까지 짓이겨도 속도계 바늘은 느긋하게 상승한다. 그나마 최대 토크가 1750rpm의 낮은 회전수에서 터져 나와 일상에서 답답함은 덜하다. 엔진에 맞물린 8단 자동 변속기도 엔진과 구동축을 단단하게 엮어 출력 손실을 줄이고, 똑똑하고 부드러운 변속으로 매끄러운 주행에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 폭신한 하체는 한국의 수많은 요철과 과속방지턱의 고통으로부터 자유롭게 한다. 요즘 유행인 단단한 하체 세팅이 부담스럽다면 신형 308은 가뭄 속 단비 같은 존재다. 반전은 폭신하지만 무르지 않다는 것. 차체에 들어온 충격은 상하 운동을 왕복하기 전에 모두 사라진다. 불쾌한 잔진동이 없고 코너 중 만나는 요철도 두렵지 않다. 높은 출력보다 코너에서 미소 짓게 하는 건 푸조의 오랜 특기다. “프랑스 자동차는 하체가 쫀쫀하다”라고 표현하는이유도 여기에 있다. 낮은 출력은 리터당 20km에 이르는높은 실제 연비로 보상한다. 덕분에 비싼 기름값에도 만나는 코너마다 가속페달에 힘을 싣고 활짝 웃을 수 있다. 홍석준(<모터트렌드> 에디터)

MERCEDES-EQ
EQB 300 4MATIC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라인업은 알기 쉽다. 기존 라인업 모델과 대응하는 전기차를 선보인다. 그러니까 EQB는 GLB의 전기차 버전으로 생각하면 쉽다. 이런 방식은 장단점이 명확하다. 우선 단점은 좀 밋밋하다. 차세대 이동수단인 전기차로서 화제성이 떨어진달까.

최대출력 168kW 최대토크 390Nm

주행 가능 거리 313km 가격 7700만 원

반면 장점은 전기차라도 편하게 다가가게 한다. 어떤 점에서 기존 메르세데스-벤츠가 쌓은 전통의 연장선이다. 분명한 전략이다. 전기차 시대라도 메르세데스-벤츠는 벤츠다울 거라고. 그런 점에서 EQB는 알기 쉽다. GLB의 전략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 단지 전기 파워트레인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명확하게 바뀐 건 또 있다. 앞모습이다. GLB는 헤드라이트에서 박스형 SUV 느낌을 강조했다. 매끈하지만 네모난 형태라 차체를 더욱 도드라지게 한다. EQB는 사뭇 다르다. EQ의 고유한 전면 디자인을 이어 받았다. 하이글로시로 마감한 그릴과 이어지는, 곡선이 돋보이는 헤드램프다.

인상이 한층 매끈해졌다. 그 외 외관은 GLB에서 느낀 감흥 그대로다. 세그먼트에 비해 크고 듬직해 보이는 장점은 여전하다. 그만큼 실내 공간이 넉넉하다는 장점 또한 EQB에서도 통용된다. 실내 디자인도 GLB와 같다. 그렇다고 아쉽진 않다. 이미 메르세데스-벤츠는 기존 라인업에도 미래지향적 인테리어로 바꾼 지 오래다. 계기반과 센터페시아 모니터를 합친 와이드 콕핏은 깔끔하다.

양쪽으로 보석처럼 박힌 터빈 형태 송풍구는 장식미가 뛰어나다. GLB든, EQB든 운전할 때 실내를 감상하는 즐거움이 크다. 내연기관이든, 전기차든 다 같은 메르세데스-벤츠라고 웅변한다. 흥미로운 점은, 주행 감각 역시 GLB가 떠오른다는 것이다. 물론 전기차답게 정숙하다.

초반 가속력도 쾌적하다. 그럼에도 차체 형태에서 오는 거동과 서스펜션 감각이 GLB와 유사하다. 어쩌면 당연한 얘기다. 무게중심이 높은 박스형 SUV의 움직임은 어쩔 수 없는 물리적 특성이다. 젊은 고객을 겨냥한 탄탄한 서스펜션은 EQB 역시 GLB처럼 고객 성향을 고려한 결과다.

이름이 비슷한 만큼 표현하는 바도 비슷할 수밖에 없다. 결정적 차이는, 당연한 말이지만 전기차라는 점이다. GLB의 장점을 품은 전기차로서 차별점이 생긴다. 언뜻 살펴봐도 이 정도 체급에, 공간도 넉넉한 전기차는 없다. 3열 시트도 선택할 수 있다. 1회 충전 시 최대 313km는 아쉽지만,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대신 EQB는 차급 대비 광활한 공간성과 삼각별을 획득할 수 있다. 이 가격대에 그럴 수 있는 전기차가 있을까? 여기서 EQB의 경쟁력이 돋보인다. 김종훈(자동차 칼럼니스트)

LAND ROVER
RANGE ROVER SPORT 5.0SC SVR

랜드로버에서 레인지로버가 담당하는 영역은 확고하다. 럭셔리와 우아함이 레인지로버의 한가운데를 관통한다. 랜드로버는 고급스럽게만 보이는 레인지로버 라인업이 아쉬웠는지, 스포츠라는 이름을 붙여 역동적 레인지로버를 만들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재규어랜드로버 안에서 고성능차를 만드는 SVO(Special Vehicle Operation)의 손으로 어루만진 SVR로 업그레이드하며,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레인지로버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영역에 들어선 차가 됐다. 겉모습도 특별하다. 엔진을 내뿜는 열을 배출하는 보닛 위 구멍과 거대한 공기흡입구가 달린 범퍼를 보면 우아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강인함과 박력이 느껴진다.

구동 방식 V8 5.0L 가솔린 슈퍼차저 최대출력 575마력

복합 연비 6.1km/L 가격 1억7997만 원

실내 역시 외관과 같은 결을 유지한다. 시승차에는 운전대와 시트, 대시보드, 기어 레버 등에 새빨간 가죽을 둘렀고, 헤드라이더에 스웨이드를 사용해 강렬한 인상을 준다. 시트의 모습은 전형적 고성능차다. 시트 등받이와 헤드레스트가 일체형으로 되어 있고, 가운데 부분이 뚫려 있어 스포츠카를 타는 듯한 기분이다

시트 쿠션이 약간 단단한 것으로 보아 확실히 오프로드보다는 온로드 위주의 세팅이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최대출력 575마력, 최고속도 시속 280km,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 4.5초. 여느 고성능 SUV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가변 배기 시스템은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장엄하면서도 날카로운 소리를 내뿜는다. 다른 브랜드에서는 잘 들을 수 없는 재규어랜드로버 슈퍼차저만의 색깔이다.

단순히 무지막지한 힘에 집중한 것은 아니다. 이 차는 SVR 이전에 레인지로버다. 당연히 승차감이 편해야 하고, 운전도 어렵지 않아야 한다.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은 시속 105km에 도달하면 차고를 15mm 낮춰 공기저항을 줄이고 차체 안정성을 높인다. 토크 벡터링 기능이 포함된 전자식 리어 디퍼렌셜은 초당 500회씩 감쇠력을 조절하는 댐퍼와 만나 거대한 덩치를 잊게 만드는 핸들링을 선보인다. 특히 연속된 코너에서 이러한 특색이 잘 드러난다.

재미있는 점은, 전체 세팅이 온로드 위주인데 기묘하게도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 무거운 2단 트랜스퍼 케이스를 갖췄다는 것이다. 여기서 나오는 높은 토크를 견디기 위해 두툼한 드라이브 샤프트는 물론 디퍼렌셜도 튼튼한 것을 적용했다. 좋은 건 모두 넣겠다는 랜드로버의 욕망이 무게 증량으로 이어졌다는 이야기다.

자동차 순수주의자들은 이런 레인지로버 스포츠 SVR을 두고 과유불급이나과욕필망 같은 사자성어를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부족한 것보다 흘러넘치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한국 고객에겐 이만큼 매력적인 선택지도 없다. 김선관(자동차 칼럼니스트)

에디터 조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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