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해야 할 새로운 시계 경향들 PART 2
시계 애호가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준
워치스앤원더스 2023. 그리고 그 속에서 찾은 여덟 가지 트렌드.
1. JEWELRY WATCH
브랜드의 기술력과 보석의 아름다움을 응축한 주얼리 워치의 활약. 주얼리 워치는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올해 신제품은 남성과 여성을 모두 만족시킬 다채로운 빛으로 가득하다.
하이 주얼리와 파인 워치메이킹을 모두 섭렵한 브랜드의 위용이 느껴진다. 옐로 골드 소재 케이스부터 브레이슬릿까지 시계 전체에 약 216캐럿의 옐로 다이아몬드를 세팅하고, 다이얼 전면에는 스켈레톤 투르비용 무브먼트를 드러냈다. 브랜드는 이 시계를 위해 다이아몬드를 수집하고, 다듬고, 연마하는 데에만 3년 6개월의 시간을 들였다. 억만장자를 뜻하는 모델명에서 예상할 수 있듯 이 모델의 가격은 2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65억 원이다. 유니크 피스.
불가리가 LVMH 워치 위크 2023에서 공개한 세르펜티 투보가스 인피니티는 이전 모델과는 다른 새로운 모듈 구조의 투보가스 브레이슬릿을 제작해 눈길을 끌었다. 나아가 뱀의 머리를 형상화한 케이스부터 뱀의 꼬리에 해당하는 브레이슬릿 끝부분까지 물결 형태로 다이아몬드를 자연스럽게 세팅해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다이얼에도 다이아몬드를 풀 파베 세팅했다. 손목을 감는 횟수에 따라 싱글 투어와 더블 투어 브레이슬릿 버전으로 나뉜다.
1934년에 탄생한 루도 브레이슬릿은 손목에 착 감기는 유연한 디자인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올해 워치스앤원더스에서 공개한 루도 시크릿 워치는 반원형 모티브와 직사각형 골드 링크를 촘촘히 연결한 메시 브레이슬릿이 어우러져 기하학적 디자인을 완성했다. 핑크 사파이어를 장식한 2개의 모티브를 동시에 누르면 숨어 있던 다이얼이 드러나는데, 커버를 닫으면 온전하게 골드 브레이슬릿으로 착용할 수 있다.
네크리스 형태로 제작한 시크릿 워치. 리베르소 고유의 직사각형 케이스, 다이얼, 네크리스까지 다이아몬드로 빼곡히 채우고 부분부분 은은한 광택이 매력적인 블랙 오닉스 장식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시계 앞·뒷면에는 모두 아르데코풍 문양을 더해 직선미를 강조한 리베르소 디자인이 더욱 도드라진다. 시간을 알리는 다이얼을 숨기면
펜던트 장식의 우아한 롱 네크리스로 변신한다.
1912년에 데뷔한 베누아 워치는 프랑스어로 ‘욕조’를 뜻하는 이름처럼 욕조를 닮은 타원형 케이스가 특징이다. 올해 새롭게 출시한 베누아 워치는 기존 모델의 독특한 오라를 유지한 채 비율, 디자인 등에 변화를 주었다. 주얼
리 버전은 케이스 베젤부와 브레이슬릿을 다이아몬드로 촘촘히 장식해 화려함을 배가했다. 특히 이 제품은 일반적 브레이슬릿이나 레더 스트랩이 아니라, 슬림한 뱅글 브레이슬릿을 체결해 베누아 특유의 우아하고 부드러운 라인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목의 윤곽을 부드럽게 감싸는 롱 네크리스 타입 워치. 25.38캐럿의 잠비아산 에메랄드가 네크리스 체인 중앙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오벌 컷 에메랄드를 중심으로 골드 체인 곳곳에 에메랄드 비즈,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아낌없이 세팅했다. 시간을 알리는 타원형 다이얼은 그린 말라카이트로 제작해 전체 컬러 톤을 그린으로 맞췄다. 게다가 다이얼 아래쪽 디테일은 태슬 장식처럼 디자인해 우아한 여성미를 극대화했다.
쇼파드를 언급하며 하이 주얼리 워치를 빼놓을 수 없다. 이 시계는 주얼리 워치라기보다는 하나의 예술 작품이다. 케이스부터 다이얼, 브레이슬릿까지 시계 전체에 다이아몬드와 에메랄드를 세팅해 볼륨감 넘치는 실루엣과 황홀한 빛을 연출한다. 나아가 서로 다른 크기의 보석을 정교하게 세팅한 모습에서 메종의 장인 기술을 엿볼 수 있다. 다이얼에는 시와 분을 가리키는 간결한 디자인의 초록빛 핸드와 쇼파드 필기체 로고를 더했다.
빅뱅의 화려한 변신. 지름 42mm의 킹 골드 소재 빅뱅이 무지갯빛 얼굴을 드러냈다. 시계 곳곳에 사파이어, 토파즈, 차보라이트, 자수정 등 크기와 컬러가 다른 유색 보석을 세팅해 화려한 빛을 자랑한다. 갖가지 스톤을 컬러별로 엄선하고 고도의 젬 세팅 기술을 더해 자연스러운 그러데이션 효과를 준 점이 특기할 만하다.
무엇보다 오픈워크 다이얼로 화려한 보석 속 기계적 미학까지 한껏 드러냈다.
2. ARTISTIC WATCH
하이엔드 브랜드가 만드는 시계는 단순히 시간만 알리지 않는다. 해마다 선보이는 아티스틱 워치는 정교한 보석 세공과 수공예를 워치메이킹에 결합해 하나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하다.
파텍필립은 워치스앤원더스에 참가하는 동시에 자사의 ‘레어 핸드크래프트’ 세계를 보여주는 별도의 전시를 제네바 부티크에 마련해 돔 테이블 클록, 회중시계 등 여러 희귀 작품을 소개했다. 그중 Ref. 995/137J-001 회중시계는 파텍필립 시계가 왜 예술의 경지에 오른 작품인지 제대로 보여준다. 이 작품은 나뭇조각을 퍼즐처럼 맞춰 그림을 완성하는 마케트리 기법으로 늠름한 자태의 레오퍼드를 표현했다. 컬러, 모양, 질감이 모두 제각각인 나뭇조각이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이외에도 베젤, 백케이스 테두리에는 손으로 직접 조각한 나뭇잎 장식을 더해 완성도를 높였다.
활짝 핀 수련에 살포시 내려앉은 나비. 반클리프 아펠은 자연의 경이로운 아름다움에서 영감을 받아 이토록 서정적인 오토마톤 클록을 선보였다. 워치스앤원더스에서 공개한 이 예술 작품은 오토마톤 제작자 프랑수아 주노(Fran çois Junod)와 협업해 완성했다. 클록 하단의 푸셔를 누르면 온 디맨드 애니메이션 기능이 작동한다. 이때 차임 사운드와 함께 분홍색 꽃잎이 열리면서 날갯짓하는 나비가 모습을 드러낸다. 생동감 넘치는 컬러, 반짝이는 보석, 정교한 세공 등 제품 곳곳에 환상적인 디테일이 살아 숨 쉰다. 시간은 아래쪽 아워 인디케이터로 표시한다.
하이 워치메이킹을 향한 돌체앤가바나의 도전. 미닛리피터와 투르비용을 결합한 황금빛 회중시계는 시간을 확인하는 도구를 넘어 하나의 아름다운 아트 피스다. 커버를 포함한 케이스 전체에 핸드 인그레이빙으로 고풍스러운 문양을 세밀하게 표현했다. 특히 황금빛 골드와 시계 곳곳을 장식한 빨간색 루비가 어우러져 한없이 화려한 느낌이다. 오묘한 빛을 자아내는 루비 다이얼에는 고전적 디자인의 핸드, 로마숫자 인덱스 등을 올렸다. 6시 방향에는 투르비용이 있다. 유니크 피스.
존재 자체만으로 강력하고 신비로운 에너지를 불러 일으키는 탁상시계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태양계를 연상시키는 커다란 유리 구체. 그 안에선 샤넬이 하이엔드 클록 제조사 레페와 함께 제작한 정교한 핸드와인딩 무브먼트가 박동한다. 시는 블랙 회전구 중앙에 있는 꼬메뜨(혜성) 모티브의 핸드로, 분은 아래쪽 별자리 모양 핸드로 표시한다. 매트하게 마감한 블랙 케이지 안에는 가브리엘 샤넬의 별자리이자 브랜드의 상징인 늠름한 사자 조각상을 담았다. 5피스 리미티드 에디션.
3. COLORFUL WATCH
컬러풀 워치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올해는 컬러 팔레트가 한층 풍성해졌다. 오리스의 ‘커밋 더 프로그’ 색상부터 선물 보따리 같은 롤렉스의 멀티컬러까지, 일반적 시계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색채로 가득하다.
쇼파드를 대표하는 여성 컬렉션인 해피 스포츠가 신비로운 보라색 옷을 입고 등장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다이얼과 스트랩을 물들인 보랏빛. 자세히 들여다보면 퍼플과 블루가 자연스럽게 섞여 더욱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지름 33mm 스틸 케이스에 회오리 문양 기요셰 다이얼을 매치했고, 베젤에는 다이아몬드를 정교하게
세팅해 반짝임을 배가했다. 다이얼 속 무빙 다이아몬드 역시 해피 스포츠에서 빼놓을 수 없는 디테일이다. 손목을 움직일 때마다 5개 다이아몬드가 자유롭게 춤추며 존재감을 뽐낸다.
올해 롤렉스 오이스터 퍼페추얼은 알록달록한 컬러 하나로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동그란 터쿼이즈 다이얼을 캔버스 삼아 옐로, 핑크, 그린 등 다섯 가지 컬러 버블을 그려 동심을 자극하는 도트 패턴 디자인을 완성한 것. 각 버블은 2020년에 출시해 화제를 모은 오이스터 퍼페추얼의 컬러 팔레트를 그대로 적용했다. 롤렉스의 기본 모델답게 간결한 디자인과 기능은 컬러풀한 다이얼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지름 31mm, 36mm, 41mm 세 가지 사이즈로 선보인다.
파인 워치메이킹과 주얼리에 모두 정통한 피아제는 올해도 하이 주얼리 워치메이킹 역량을 마음껏 펼쳤다. 라임라이트 하이 주얼리 커프 워치는 진귀한 소재의 아름다운 빛과 컬러를 활용했다. 화이트 골드 버전은 한 폭의 유화처럼 독특한 패턴을 자아내는 블랙 오팔을 더하고, 베젤에는 브릴리언트 컷 에메랄드를 장식했다. 핑크 골드 버전은 청량하고 깨끗한 터쿼이즈 다이얼에 베젤 위 브릴리언트 컷 사파이어로 마무리했다. 두 모델 모두 미묘하게 색감이 다른 보석을 세팅해 자연스러운 컬러 그러데이션 효과까지 주었다. 게다가 다이얼 한쪽 면에 손으로 찢은 듯한 디테일을 더해 개성적 비대칭 디자인을 완성했다.
오리스 프로파일럿 X 모델이 연두색 다이얼을 입었다. 흔하디 흔한 그린이 아니라, 형광빛을 살짝 가미한 싱그러운 연두색이다. 올해 워치스앤원더스에서 공개한 이 모델은 지름 39mm의 가벼운 티타늄 케이스에 120시간 파워리저브, 10년간 품질을 보증하는 인하우스 칼리버 400를 탑재했다. 하지만 이 시계에서 소유욕을 자극하는 부분은 따로 있다. <더 머펫 쇼>의 개구리 캐릭터 ‘커밋’이다. 오리스는 디즈니와 협업해 시계 브랜드 최초로 커밋 에디션을 제작했다. 커밋을 닮은 연두색 다이얼뿐 아니라 오리스가 ‘커밋 데이’로 지정한 매월 1일 6시 방향 날짜 창에 커밋이 등장해 즐거움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