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드레이크가 새숨을 불어넣은 아트 놀이 공원
36년 만에 부활하는 루나 루나 아트 아뮤즈먼트 파크.
BEGINNING
1987년 독일 함부르크에 세계 최초의 아트 놀이 공원이 문을 열었다. 루나 루나 아트 아뮤즈먼트 파크(루나 루나)다. 그해 여름에만 25만 명이 이곳을 방문했다. 방문객들은 소니아 들로네가 디자인한 입구를 지나 키스 해링의 라인 드로잉으로 장식한 회전목마를 타고, 장 미쉘 바스키아의 그림이 그려진 관람차에서 공원을 내려다봤다. 팝 아트의 거장 케니 샤프가 만든 공중그네를 타는가 하면, 로이 릭턴스타인의 유리 미로와 데이비드 호크니의 그림을 입힌 파빌리온 사이를 거닐기도 했다. 세계적 아티스트 30여 명의 손길이 닿은 이 놀이공원은 오스트리아 빈 출신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안드레 헬러에 의해 탄생했다. 이는 독일 잡지사가 50만 달러를 투자했기에 실현 가능했다. 그는 “예술은 색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야 하며,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예술을 찾지 않는 사람에게도 전달되어야 한다”며 루나 루나를 구상했다. 1987년 <라이프> 매거진은 ‘이 아방가르드한 국제
카니발에는 30개의 파빌리온이 있고, 각 파빌리온은 입이 떡 벌어지게 한다’고 기록했다. 하지만 감탄하는 것도 잠시, 그해 가을이 오기 전 문을 닫고 말았다. 예술 축제를 지향하던 루나 루나는 애초에 서커스처럼 유럽 투어를 계획했지만 소유권이 변경되며 소송에 휘말렸고, 설치물은 해체된 채 창고로 들어가는 신세가 되었다.
그렇게 30여 년이 흘렀다.
REBIRTH OF LUNA LUNA
1. 장 미쉘 바스키아의 그림이 그려진 관람차.
그는 관람차에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의 ‘Tutu’가 흘러나오길 원했고,
헬러가 음원 사용 허가를 받은 후에야 관람차 제작을 수락했다.
2. 키스 해링이 제작한 ‘Narrating Walls’ 회전목마.
그의 아이코닉 라인 드로잉으로 꾸몄다.
2022년 잠자고 있던 루나 루나를 깨워줄 인물이 등장했다. 래퍼 드레이크다. 그가 공동 설립한 제작사 드림크루(DreamCrew)가 루나 루나의 부활을 위해 약 1억 달러를 투자한 것이다. 드레이크 외에도 예술 애호가들의 투자를 받으며 지난해 1월부터 복원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헬러는 물론 그의 아들도 동참한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75세인 헬러가 그 작품들을 다시 보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당신은 35년 동안 감옥에 있었습니다. 당신에게 일어난 일에 대한 제 사랑과 사과를 받아주세요.” 현재 미술품 복원팀은 LA에서 27개의 설치물을 재조립하고 그림을 복원하는 데 여념이 없다. 기존 작품 외에도 새로운 아티스트의 설치물도 추가할 계획이다. 현재 이 모든 과정은 다큐멘터리로 제작 중이다. 2023년까지 복원 작업을 마무리하면 북미를 시작으로 세계 곳곳을 여행할 예정이다. 공식 홈페이지(lunaluna.com)를 통해 메일 구독 신청을 하면 티켓과 투어 도시 소식을 가장 빠르게 받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