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ociety 안내

<맨 노블레스>가 '디깅 커뮤니티 M.Society'를 시작합니다.
M.Society는 초대코드가 있어야만 가입 신청이 가능합니다.

자세히보기
닫기

WHAT’S THAT?

‘◆■● ’와 ‘임피리컬’, 이들이 스피리츠를 다루는 방식.

‘노마’ 출신 셰프 라스 윌리엄스와 마크 에밀 헤르만센은 2017년 증류소임피리컬을 설립했다. 실험실을 방불케 하는 그들의 스피리츠 연구실.

INNOVATIVE SPIRITS

런던의 칵테일 신은 지난 10년 동안 그 어떤 도시보다 실험적이고 창조적으로 발전해왔다. 레미 새비지(Remy Savage)와 그의 비즈니스 파트너 폴 로그랫(Paul Lougrat)이 운영하는 바가 대표적이다. 업장 이름은 단어가 아닌 도형이다. ‘ ◆■● ’. ‘A bar with shapes for a name’이라 불리는 이 바는 바우하우스의 사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곳으로 기능성, 심플한 디자인 등 바우하우스에서 주창한 원칙을 따른다. 실내는 최소한의 가구만 배치했으며, 흔히 바에서 볼 수 있는 술병을 빼곡히 채운 백바는 찾아볼 수 없다. 인테리어뿐 아니라 음료에서도 미니멀리즘과 기능주의를 추구한다. 칵테일을 주문하면 얼음이 담긴 잔과 함께 보틀을 내오는데,바로 이 보틀에 칵테일이 담겨 있다. RTD(Ready To Drink) 칵테일을 바에서 즐기는 셈이다. 각 음료의 제조는 바 한편에 마련된 공간에서 이루어지며, 3~4가지 재료와 진공 증류 같은 고급 기술을 적용해 만든다.

이곳의 시그너처 메뉴 ‘카지미르’가 미니멀 칵테일의 대표적 예다. 하쿠 보드카와 유기농 복숭아 요거트를 혼합하고 고속 원심분리기를 사용해 투명한 액체로 만든 다음 압생트 한 방울을 떨어뜨려 마무리한다. 함께 내놓는 얼음도 자체 제작하는데, 이 칵테일에는 프리즘 유리의 얼음을 제공한다. ‘◆■● ’는 올봄 또 다른 공간 ‘Bauhaus Warehaus’를 오픈한다. 이곳은 칵테일과 얼음을 제조하고, 제품을 저장하는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신선한 재료, 정교한 기술로 만든 칵테일을 대량생산함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이 ‘파인 칵테일’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를 운영하는 크루.
이곳 설립자는 레미 새비지와 그의 비즈니스 파트너인 폴 로그랫이다.

FLAVOR COMPANY

‘◆■●’처럼 엉뚱하고 이색적인 스피리츠를 창조하는 곳은 또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본사를 둔 ‘임피리 (Empirical)’. ‘노마’ 출신 셰프 라스 윌리엄스(Lars Williams)와 마크 에밀 헤르만센 (Mark Emil Hermansen)이 설립한 증류소다. 이들은 노마가 설립한 ‘노르딕 푸드 랩’ R&D 책임자를 맡기도 했는데, 흔히 사용하지 않는 식물에서 곤충에 이르기까지 이색 식재료의 조리법을 연구하며 파인다이닝의 새 지평을 여는 데 일조했다. 노마가 재정비를 위해 문을 닫았을 때 이들은 술에 초점을 맞췄다. 그간 셰프로서 쌓은 지식을 술에 적용해 새로운 맛을 탐구하는 데 전념하기로 한 것. ‘왜 증류주는 음식처럼 계절에 따라 달라질 수 없는가?’, ‘왜 와인처럼 빈티지가 없는가?’ 이런 질문들이 임피리컬의 출발점이었다. 이들은 알코올의 일반적 부류(진, 테킬라, 위스키)에 대한 개념을 지우고, 셰프의 눈으로 이전에 없던 맛, 새로운 증류주를 만들고자 했다.

◆■●의 칵테일 보틀. 보틀에 색을 칠해 음료를 구분한다.
◆■●의 칵테일 보틀. 보틀에 색을 칠해 음료를 구분한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실행에 옮긴 건 저온 증류 기술, 하이브리드 발효 기술을 개발하는 일이었다. 윌리엄스는 “우리는 당사의 독점 장비를 통해 곡물, 효모, 식물의 미세한 노트를 포착하고 보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세계 각국의 토착 재료를 연구하고, 독창적 레시피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한 공정 중 하나다. 재료에 대한 고집과 집요함은 임피리컬을 대체 불가한 스피리츠로 거듭나게 했다. 한두 가지 제품만 살펴봐도 맛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한다. 신맛이 나는 감귤류, 바닐라와 홉 맛이 나는 식물을 혼합해 만든 ‘나초 치즈’ 증류주에서는 도리토스 맛이 나는가 하면, 흔히 버려지는 자두씨와 메리골드 콤부차를 블렌딩한 ‘The Plum,
I Suppose’에서는 달콤한 자두 맛과 고소한 아몬드 향의 이색 조합을 경험할 수 있다. 피크닉이나 일상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캔 칵테일도 있다. 산미가 일품인 구스베리, 꽃향기가 나는 우롱차, 구운 자작나무 풍미가 느껴지는 ‘Can 01’이 시그너처다. 임피리컬은 본거지를 뉴욕으로 옮길 계획이다. 오픈 시기는 2024년 상반기로, 증류소와 시음실을 갖출 예정이다. 스피리츠 형태와 맛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이들의 노력이 스피리츠 시장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오길 기대해본다.

일상에서 손쉽게 ‘파인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임피리컬의 캔 제품.
에디터 이도연 디지털 에디터 변상윤
LUXURIOUS BOLDNESS ARCHIVE CHIC BOLDNESS AND 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