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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그린 포스터? 강렬한 영화 포스터들

영화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포스터, 그 한 장에 담긴 여름.

최악의 하루

Designed by 최지웅(프로파간다)

프로파간다 수장 최지웅 디자이너의 포스터 여정은 영화 <그랑 블루>로부터 시작됐다. 푸른 밤하늘과 바다 풍경이 아름다운 포스터에 자석처럼 이끌린 것. 이유 없이 매료된 그때처럼 자신도 포스터 한 장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어 여전히 영화 간판인 포스터를 만든다. 프로파간다는 2008년 창립한 디자인 스튜디오로 ‘포스터로 관객을 유혹해 극장으로 오게끔 한다’는 뜻을 지녔다. <범죄도시 2>부터 모든 시리즈를 제작했으며, <부산행>, <밀수> 등 굵직한 작품을 진행했다.

Behind the Scenes
불던 풍선껌이 빵 터져서 얼굴에 달라붙으면 어떨까. 짜증나지만 귀여운 모습이 아닐까? 각자에게 최악의 하루는 다르겠지만, 한예리 배우가 풍선껌을 불다 터지기 직전의 순간을 담아 영화 내용처럼 유쾌하게 풀어낸 포스터다. 여름의 서촌, 남산이 배경인 영화이기에 ‘여름’ 하면 떠오르는 꽃 능소화 앞에서 찍었다. 여름만 되면 이 포스터가 생각난다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실제로 영화를 각인시키는 데 일조한 셈이다.

Call Me by Your Name

Behind the Scenes
포스터를 따로 보면 주인공이 각자 어딘가 바라보고 있는 듯하지만, 이어 붙이면 서로 악수하거나 키스하기 직전의 모습처럼 보인다. 티모시 샬라메(엘리오 역)가 다른 여자에게 호감을 보이는 아미 해머(올리버 역)에게 질투심을 느껴 퉁명스럽게 대한 뒤 미안한 마음에 바다에서 발견한 유물 조각상을 통해 화해를 시도하는 장면, 잠자리 이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폭발적 감정이 묻어나는 장면이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눈부신 바다, 우거진 녹음 등 미감과 함께 아련한 첫사랑이 느껴진다. 스틸 컷을 활용한 두 가지 모두 전 세계를 통틀어 국내에서만 작업한 방식의 포스터다.

나의 소녀시대

Designed by 안대호(스테디)
상업 영화 특성상 포스터에서는 등장인물, 스케일 등 보여줘야 할 게 많지만 <자산어보>라는 영화 포스터를 기점으로 대중적 요소만큼 작품이 지닌 고유의 결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그 고민의 결과가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얻고 동일한 자세로 작업 중이다. 영화 <헤어질 결심>, <한산>, <모가디슈>와 OTT 시리즈 <삼식이 삼촌>, <외계+인> 등을 작업한 바 있다. ‘클라이언트에게 믿음직한 흥신소, 크루에게 가족 같은 울타리’라는 모토로 11년 차 디자인 스튜디오 스테디를 운영 중이다.

Behind the Scenes
왕대륙(왕다위, 쉬타이위 역)이 “교복 입고 맥주 못 마셔보면 후회하지 않겠느냐”며 송운화(쑹윈화, 린전신 역)에게 맥주를 건네고, 인상 쓰며 맥주를 마시는 송운화를 보며 씩 웃는 장면이다. 이 포스터는 재개봉 포스터다. 재개봉은 곧 앙코르 개념이기에 모두가 좋아하는 장면을 쓰고 싶었다고. 안대호 디자이너가 첫 개봉 때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데 이 장면에서 여성 관객들이 탄성을 내며 수군거렸고, 그 기억을 되살려 신을 캡처해 이어 붙였다. 매미 소리가 들리듯 생생한 여름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톤 작업으로 계절감을 살렸다.

가발

Designed by 김혜진
(꽃피는 봄이오면) 어릴 적 낙서를 할지언정 안 그린 날이 없을 정도로 그림을 좋아한 김혜진 디자이너는 상상하는 걸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데 즐거움을 느꼈다. 그렇게 꽃피는 봄이오면에서 20년간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고, 지금은 스튜디오 대표로서 자신 같은 디자이너들이 만드는 비주얼을 보며 함께 일한다. 디자인사를 업계에 각인시킨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공개 이후 연락이 쏟아진 해외 영화제용 <박쥐> 포스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집으로>, <아가씨> 와 최근 흥행한 <파묘> 등 한국 영화사에 족적을 남긴 작품에 다수 참여했다.

Behind the Scenes
우리나라에서 ‘공포’를 떠올리면 선혈이 낭자하거나 끔찍한 장면도 아닌 ‘처녀 귀신’ 이미지다. 시한부 불치병으로 머리카락이 모두 빠진 주인공이 한 가발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처녀 귀신이 떠오르도록 풀어냈다. 시한부 불치병으로 머리카락이 모두 빠진 주인공이 한 가발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처녀 귀신이 떠오르도록 풀어냈다. 곳곳에 머리카락이 섬뜩하게 뻗어나가며 연결된다. 먼저 머리카락을 액자 프레임처럼 디자인했고, 제목 서체에도 비슷한 느낌의 패턴을 담았다. 포스터에 등장하는 배우도 실제 주인공 대신 깡마른 대역 배우를 통해 척추가 고스란히 드러나 머리카락처럼 얇아 보이도록 했다.

요가학원

Behind the Scenes
사람들은 익숙한 비주얼에 매력을 잘 못 느낀다. 한창 호러 영화 작업을 하던 김혜진 디자이너는 충격적인 첫인상을 고민하며 패턴을 떠올렸다. 먼저 극 중 미모를 위해 요가학원을 찾는 배우들의 얼굴을 유럽 도자기 인형처럼 묘사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손대식에게 가능한 하얗고 매트하게 피부 표현을 해달라고 요청했고, 고급스럽지만 묘한 패턴을 배경으로 배우의 얼굴을 얹었다. 개봉 당시 충무로에 걸린 커다란 옥외 배너를 보고 운전자들이 무섭다며 컴플레인한 적도 있다고 한다. 제작자 입장에선 성공적이었지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 일화다.

그해 여름

Designed by 이관용(스푸트닉)
일찍이 만화가와 영화 포스터 디자이너를 꿈꿨다. 대학 시절 만화 동아리에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타 대학 영화 동아리와 외국 문화원에서 각종 포스터 디자인을 담당했다. 영화를 좋아해서 졸업 후에도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영화 광고 일을 했고, <여고괴담 2>를 계기로 본격 데뷔했다.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이름이기도 한 스푸트닉은 2003년에 문을 열었다. 이름처럼 도전적인 시각으로 문화의 철학을 담고자 한다. <내부자들>, <명량>, <범죄와의 전쟁>부터 최근작 <올빼미>, <반도> 까지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Behind the Scenes
소설 <소나기>의 성인 버전 같은 멜로 영화. 그래서인지 제작사는 오두막에 두 배우가 나란히 앉아 있는 컷을 담고 싶어 했다고 한다. 장소를 찾다가 마땅한 곳이 없어서 제주도의 한 구릉에 직접 오두막을 지었다. 무더운 날씨 때문에 모든 스태프가 고생했지만, 덕분에 촉촉한 여름비가 내리는 듯한 분위기의 포스터가 나왔다. 제아무리 감정 표현을 잘하는 배우도 눈부신 햇살 아래서 호소력 있는 표정을 살리기란 쉽지 않아 클로즈업 컷 포스터는 스튜디오에서 추가로 찍었다고.

여고 괴담

Behind the Scenes
학생들이 중얼거리며 일기를 쓰고, 한 학생이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서늘한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촬영팀은 직접 만든 수조 속에서 교환 일기 보는 컷을 수없이 시도했다. 메인 포스터는 성신여대의 한 강의실에서 촬영한 컷이다. 또한 캐릭터 간 복잡한 감정과 금지된 사랑을 상징적으로 담아내고자 즉흥적으로 날개 그림을 그렸다. 이관용 디자이너가 김태용·민규동 감독과 함께 데뷔한 작품으로, 이후 <여고괴담> 시리즈의 모든 포스터를 디자인했다.

에디터 김지수 디지털 에디터 변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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