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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ERA OF TRAVEL NYC

빌딩 숲 구석구석을 누비다 마주친 생경한 뉴욕.

뉴욕 여행은 늘 아쉬움을 남겼다. 본 것보다 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솔직히 직장인에게 허락되는 휴일은 뉴욕 여행을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는 뉴욕의 알짜를 보겠다고 다짐하며 어디를 방문할지 고심했다. ‘뉴욕에서는 무엇을 꼭 봐야 할까?’ 여행을 끝낸 지금 돌이켜보면 그 질문은 참 우문이었다. 뻔하지 않은 도시에 뻔한 질문을 던진 격이다. 다양성과 변화가 넘실대는 뉴욕이라는 도시에서 여행 공식이란 게 통할까. 뉴욕은 질서와 자유가 뒤섞여 늘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완벽한 직각을 이루는 애비뉴와 스트리트, 곧게 쭉 뻗은 빌딩은 잘 재단한 슈트 같지만 다양한 옷차림,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뉴요커, 급변하는 트렌드가 뉴욕을 끊임없이 변화시킨다. 그래서인지 6개월 만에 다시찾은 도시임에도 생경했다. 그사이 새롭게 문을 연 곳도 수두룩했다. 또 시선과 발길을 틀어보니 익숙한 장소도 새로운 풍경으로 다가왔다. 뉴욕의 밤을 꺼렸지만, 뮤지컬 <물랑루즈>를 보고 브로드웨이를 활보하니 뉴욕의 밤은 어둠이 아닌 축제처럼 보였고, 모든 전시품을 섭렵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박물관을 거닐어보니 창밖으로 회색빛 빌딩 숲이 아닌 초록빛 뉴욕이 눈에 들어왔다. 2024년 봄날, 뉴욕을 산책하며 발견한 새로움을 담아왔다.

1. MUSEUM

MoMA의 내부 전경.
동굴을 연상시키는 건축미와 입구의 큰 창이 인상적인 길더 센터.
극강의 화려함을 보여주는 뮤지컬 . 2019년 ‘알 허슈펠드 극장’에서 첫선을 보이며, 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

뮤지엄 마일이라 불리는 어퍼 이스트사이드 5번가. 센트럴 파크 동쪽 담장길을 따라 메트로폴리탄미술관, 구겐하임 등 세계적 수준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늘어서 있다. 늘 그대로인 듯한 이 구역에 지난해 5월 새 건물이 들어섰다. 미국 자연사박물관의 새로운 전시관 ‘길더 센터’다. 전시실은 50만 마리 이상 생물체와 4만 점 이상 표본,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관 등으로 채워져 있다. 유익한 콘텐츠도 인상적이지만, 빼어난 건축만으로도 방문할 가치가 충분한 곳. 설계를 맡은 스튜디오 강의 진 장 건축가는 자연사박물관의 본질인 자연과 건물 간 연결성에 대해 고민한 끝에 동굴과 협곡, 빙하에서 영감을 받아 내부를 디자인했다. 그래서일까. 원형 유리 사이로 들어오는 자연 채광과 울퉁불퉁한 바위 질감의 벽이 자연 속을 거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1층과 2층을 잇는 계단은 벤치처럼 만들어 사람들이 잠시 쉴 수 있는데, 앉은 자리에서 창을 통해 보이는 뉴욕 거리와 울창한 나무 뷰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2. SKYLINE

1932년 뉴욕 사진 ‘마천루 위에서의 점심’을 재현한 톱 오브 더 록의 ‘더 빔’.
1932년 뉴욕 사진 ‘마천루 위에서의 점심’을 재현한 톱 오브 더 록의 ‘더 빔’.
올가을 오픈 예정인 어트랙션 ‘스카이리프트’.
사면을 유리와 거울로 마감한 서밋 원 밴더빌트 전망대.

뉴욕 전망대는 놀이공원 수준으로 변모하고 있다. 인스타그래머블한 장소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93층 높이의 서밋 원 밴더빌트는 사면을 유리와 거울로 마감해 가상 세계로 들어온 기분이 든다. 전망 외에도 즐길 거리가 많다. 겐조 디지털과 쿠사마 야요이의 설치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가 하면, ‘Affinity Air’ 룸에서는 헬륨 가스를 채운 풍선 틈에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공놀이에 푹 빠지게 된다. 뉴욕 록펠러 센터의 ‘톱 오브 더 록’ 역시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센트럴 파크, 서밋,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등 랜드마크를 모두 볼 수 있어 위치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최근 이곳을 찾을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지난해 12월 어트랙션 ‘더 빔’을 오픈한 것. 인부가 69층 높이의 철제 빔 위에서 점심 식사하는 모습을 담은 1932년 사진 ‘마천루 위에서의 점심’을 재현한 어트랙션이다. 일자형 덱이 위로 떠오르면서 360도로 회전해 짜릿한 경험을 선사한다. 올가을에 또 하나의 어트랙션 ‘스카이리프트’를 선보이는데, 원형 기구에 탑승 시 약 9m 높이의 상공에서 뉴욕을 360도로 조망할 수 있다. 인파 때문에 전망대 방문을 피했다면, 줄 설 필요없이 빠른 입장이 가능한 VIP 패스를 이용해보자.

3. STAY

코로나19 이후 뉴욕에는 3개의 럭셔리 호텔이 들어섰다. 아만 뉴욕, 르네상스 뉴욕할렘호텔, 워렌 스트리트 호텔이 그것. 아만 뉴욕은 2022년 오픈 당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맨해튼 5번가와 57번가 코너에 있는, 크라운 빌딩에 자리한 이곳은 400만 원을 호가하는 숙박비와 투숙객·거주자 외 출입 제한으로 뉴욕에서 가장 은밀하고 호화로운 호텔로 거듭났다. 3개 층에 걸친 스파 시설, 객실 내 벽난로 등 뉴욕에서 유일무이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호텔이다. 한편, 가장 신상 호텔로는 워렌 스트리트가 있다. 컬러풀하고 화려한 패턴의 디자인이 인상적인 곳. 각 객실은 천장부터 바닥까지 대형 창문을 갖췄는데, 일부 객실에서는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와 허드슨강을 포함한 멋진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4. TASTE

코코닥’ 내부 전경.
치샴(치킨+샴페인) 조합을 콘셉트로 한 ‘코코닥’.
필리핀 요리를 코스로 제공하는 .
‘일리스’의 장어 바비큐. 메리골드꽃이 글레이즈 브러시로 쓰인다.
‘노마’ 공동 창업자 매즈 레프술룬드가 오픈한 ‘일리스.

뉴욕 다이닝 신은 한국인에게 꽤 친근하다. 뉴욕에 한식 바람을 일으킨 임정식 셰프의 ‘정식’, 월드 베스트 레스토랑 8위에 오른 ‘아토믹스’, 한국의 유명 곰탕집 ‘옥동식’, 올해 오픈 예정인 미쉐린 서울 2스타에 빛나는 ‘주옥’ 등 뉴욕에서 즐길 수 있는 한식 옵션이 매우 다양하다. 그리고 지난 1월에 오픈한 ‘코코닥’도 한국에서 경험할 수 없는 콘셉트의 치킨집이라 꼭 한번 방문해볼 만하다. 코리안 스테이크 하우스 ‘꽃’의 사이먼 킴 셰프가 운영하는 공간으로 치맥이 아닌 치샴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한국식 프라이드치킨과 샴페인의 조합을 즐길 수 있는 곳인데, 무려 400여 종의 샴페인과 600여 종의 와인 리스트를 갖췄다. 뉴욕에서 한식이 꽃피운 데 이어 지금은 필리핀 음식이 떠오르고 있다고. 지난해 12월 오픈한‘낙스’가 그러한 트렌드를 여실히 보여준다. 뉴욕 현지 매체에서도 ‘2024년 가장 기대되는 레스토랑’에 빼놓지 않고 언급한다. 이곳 셰프는 필리핀 마카티 출신 에릭 발데즈로, 필리핀 전역을 여행하면서 맛본 요리를 재해석해 선보인다. 단품 또는 18코스로 구성된 ‘카마야’ 메뉴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손으로 요리를 먹는 이색적인 경험이 가능하다. 아시안 푸드만 각광받는 것이 아니다. 코펜하겐에 자리한 ‘노마’ 공동 창업자인 매즈 레프슬룬드도 최근 뉴욕에 터를 잡았다. 시카고 미쉐린 3스타 ‘알리네어’의 전 소믈리에 윌 두일레와 합심해 지난해 가을 브루클린 그린스트리트 150번지에 ‘일리스’라는 레스토랑을 열었다.장작불이 활활 타오르는 주방 주위로 식사 테이블을 세팅해 마치 요리 쇼를 보는 듯하다. 이곳엔 홀 서버가 없고 요리사들이 직접 서빙한다. 코스 메뉴도 미리 정해둔 게 없다. 손님들이 그날의 주재료를 둘러보고 몇 가지를 선택한 뒤 뜨겁게 혹은 차갑게 요리할지를 직접 결정한다. 이처럼 뉴욕은 유니크한 콘셉트의 레스토랑과 재해석된 세계 각국의 음식으로 지루할 틈이 없다. 그래서 뉴욕은 미식을 목적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에디터 이도연 사진 제공 뉴욕관광청 디지털 에디터 변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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