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아름답게 진화하는 심장

_{JAEGER-LECOULTRE}
Caliber 860

다이얼 전면에는 시와 분, 날짜와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후면에는 오픈워크 크로노그래프를 둔 1996년 리베르소 최초의 크로노그래프 레트로그레이드 모델을 2023년 리베르소 트리뷰트 크로노그래프로 새롭게 재현했다. 전작에 탑재한 칼리버 829의 후면에 레트로그레이드 30분과 60초 카운터만 뒀다면 새로운 모델은 후면에도 시침과 분침을 추가해 양쪽 다이얼에서 모두 시간을 볼 수 있다. 칼럼 휠과 수평 클러치로 작동하는 수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860은 40시간에서 52시간으로 파워리저브 기능이 향상됐다.

_ROLEX
Caliber 7140

롤렉스는 처음부터 무브먼트를 자체 제작하진 않았다. 오히려 케이스의 방수 기능, 편안한 착용감과 내구성에 초점을 맞춰 외관에 치중했고 오랜 기간 범용 칼리버를 수정한 무브먼트나 협력사에서 제작한 독점 무브먼트를 사용했다. 이후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3140, 베이스 무브먼트가 된 3135, 스카이드웰러용 9001 등 여러 자동 기계식 무브먼트를 자체 제작했으나 최소한의 마감으로 시계 후면에 무브먼트를 노출시키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100만 원짜리 시계도 기계식임을 알리기 위해 무브먼트를 열어 보이는 시대, 롤렉스도 드디어 무브먼트를 케이스 후면에 드러냈다. 새로 소개한 1908 컬렉션에 탑재한 새로운 칼리버 7140에는 실리콘 실록시 헤어스프링, 크로너지 이스케이프먼트, 파라플렉스 충격 흡수 장치 등 롤렉스만의 기술을 담았고 제네바 스트라이프 장식 브리지, 골드 로터 등 뛰어난 마감 처리를 보여준다.

_{VACHERON CONSTANTIN}
Caliber 2755 TMRCC QP

바쉐론 콘스탄틴이 2015년 출시한 Ref. 57260은 이름 그대로 창립 260주년을 기념해 57개 컴플리케이션을 탑재한 회중시계로 현존하는 가장 복잡한 시계라는 기록을 세웠다. 부품 수 2826개, 주얼 수 242개, 10개의 특허, 31개의 시곗바늘 등으로 구동되는 시계의 타이틀은 8년이 지난 지금도 깨지지 않았다. 2017년에도 지름 36mm, 두께 8.7mm에 514개 부품으로 23개 컴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는 칼리버 3600을 소개하더니 2023년 또 한번 주목할 만한 새로운 칼리버 2755 TMRCC QP를 추가했다. 미닛리피터, 퍼페추얼 캘린더, 남반구와 북반구 문페이즈 표시, 항성시와 스카이 차트, 투르비용까지 11개 기능을 결합한 시계다.

_BIVER
Caliber JCB-001

블랑팡을 되살리고, 2004년 위블로를 맡아 가장 힙한 브랜드로 올려놓고, LVMH 그룹 시계 부문 수장을 지낸 장-클로드 비버가 50년의 경력을 뒤로하고 2018년 72세의 나이에 은퇴를 발표했다. 그가 그렇게 스위스의 농장에서 노후 생활을 보낼 거라고 믿은 사람이 과연 있을까? 2023년 그는 22세 아들 피에르와 함께 새로운 시계를 전격 발표했다. 첫 시계부터 도전하기 쉽지 않은, 해머 3개를 둔 미닛리피터와 투르비용을 결합한 까리용 투르비용 비버. 스위스 뇌샤텔 인근의 무브먼트 제조사 르세르클 데 오를로제(Le Cercle des Horlogers SA)와 함께 개발한 자동 칼리버 JCB-001은 브리지를 화이트 골드로 제작했고 로즈 골드로 장식한 플래티넘 마이크로로터를 장착했다.

_ZENITH
Caliber El Primero 3652

1997년 엘 프리메로 플라이백 무브먼트를 탑재한 최초의 모델을 기리며 만든 파일럿 빅 데이트 플라이백 모델을 위해 개발한 칼리버다. 통합형 크로노그래프에 큰 날짜 창을 더했고 항공기의 경사각을 재는 인공 수평기에서 착안해 디자인한 새 로터를 장착했다. 주목할 만한 요소는 빠르게 바뀌는 날짜 창. 제니스는 2개의 디스크가 점프하듯 회전하는 데 0.007초, 안정화되고 정렬을 맞추는 데 0.02초밖에 걸리지 않으며 이를 위해 특별한 이중 장치를 고안했다고 밝혔다.

_PARMIGIANI
Caliber PF052

2개의 시곗바늘이 겹쳐져 있다가 필요할 때 분리하고 다시 합치는 라트라팡테 기능을 GMT 시침에 적용한 톤다 PF GMT 라트라팡테에 이어 세계 최초로 분침에 적용한 톤다 PF 미닛 리피터 라트라팡테. 다이버 시계의 베젤 대신 경과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별도 분침은 8시 방향 푸셔로 5분 간격, 11시 방향 푸셔로 1분 간격으로 조정 가능하다.

_{PATEK PHILIPPE}
Caliber 31-260 PS FUS 24H

올해는 대부분 보유한 무브먼트에 케이스 소재나 다이얼 디자인만 바꾼 신제품을 내놨다. 그러나 24시를 표시하고 추가 시침만 둔 칼라트라바 5224R-001은 예외다. 더 간결한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초박형 자동 기계식 칼리버 31-260에 작은 초침(PS)과 홈 타임을 표시하는 별도의 시침(FUS), 그리고 24시(24H)로 시간을 표시하는 기능으로 수정한 31-260 PS FUS 24H를 더했다. 보통 홈 타임은 케이스 왼쪽의 별도 푸셔로 조정했는데, 크라운을 중간 위치로 빼서 완성했다. 1시간 단위로 앞뒤 조정이 가능한 특허 장치로 조작할 수 있다. 이 무브먼트에서는 마이크로로터를 21K나 22K 골드 대신 밀도가 더 높은 플래티넘 소재로 제작한 것도 특징이다.

_CHOPARD
Caliber L.U.C 03.07-L

L.U.C 03.07-L 칼리버는 2014년 처음 선보인 수동 기계식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다. 로터와 와인딩 브리지가 없어 부품을 더 많이 보여준다. 니켈 실버 베이스플레이트의 금 도금과 브리지의 은색 로듐 도금 투톤 마감의 대비가 특징이고 곡선을 강조한 브리지의 형태나 모서리를 깎은 앙글라주, 제네바 스트라이프, 미러 폴리싱 등 COSC 인증과 제네바 인증을 받은 섬세한 마감 처리가 매우 아름답다. 초록색 다이얼과 A223 루센트 스틸 케이스를 탑재한 L.U.C 1963 헤리티지 크로노그래프를 25개 한정판으로 내놓으며 쇼파드는 이 칼리버를 소환해 수동 기계식 구조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_{ROGER DUBUIS}
Caliber RD114

로저드뷔는 모노볼텍스TM 스플릿 세컨드 크로노그래프 시계를 내놓으며 한계를 뛰어넘는 ‘하이퍼오를로주’의 의미를 확인시켰다. 단 하나만 생산한 콘셉트 시계로 칼리버 RD114의 자세한 스펙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특허출원한 획기적 기술은 미리 발표했다. 무브먼트 후면을 보면 수동 같지만 12시 방향의 원통형으로 회전하는 터보로터 실린드리컬 오실레이팅 웨이트가 태엽을 감아주고 3시 방향에선 0-1-2-3을 부착한 디스크가 움직이며 30분 경과 시간을 표시하는 120° RMC, 9시 방향의 입체적 투르비용, 6시 방향의 라인으로 움직이는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까지 그간 볼 수 없던 방식을 구현했다.

_{A. LANGE & SÖHNE}
Caliber L156.1 Datomatic

다토매틱은 날짜(Date)와 자동(Automatic)을 결합한 단어로 1950년대에 이미 해밀턴에서 시계 컬렉션 이름으로 사용하던 용어다. 랑에운트죄네는 2019년 오디세우스를 처음 출시하며 요일과 날짜를 표시하는 자동 칼리버 L155.1에, 2023년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추가한 L156.1에 다토매틱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3시와 9시 방향에 2개의 창을 둔 오디세우스 고유의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더하기 위해 별도의 서브카운터 대신 중앙 축에 크로노그래프 60분 분침과 빨간 초침을 추가로 얹었다. 칼리버 L155.1에서 푸셔는 날짜와 요일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데 L156.1의 푸셔는 크로노그래프를 작동하는 더블 푸셔 기능까지 수행한다. 크라운을 잠근 상태에서는 크로노그래프를, 크라운을 빼면 날짜와 요일을 조정할 수 있다.

_{ULYSSE NARDIN}
Caliber UN-240

작고한 전 율리스 나르덴 대표 롤프 슈나이더와 시계 제작자 루트비히 외슬린이 2001년 소개한 프릭은 당시 업계에 미래지향적 비전을 제시한 시계다. 2023년에 선보인 프릭 원은 크라운 없이 베젤로 시간 조정, 케이스 후면의 메인스프링 감기가 가능하고 다이얼 전면에 회전하는 그라인더 자동 감기 장치, 실리콘 헤어스프링, 다이아몬드와 실리콘 플라스마로 처리한 다이아몬실 이스케이프먼트, 무브먼트의 주요 부품을 얹어 회전, 중력의 영향을 줄이는 분침 등 그간 프릭이 보여준 혁신을 압축해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