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ociety 안내

<맨 노블레스>가 '디깅 커뮤니티 M.Society'를 시작합니다.
M.Society는 초대코드가 있어야만 가입 신청이 가능합니다.

자세히보기
닫기

ADIEU, 2022 카타르 월드컵

에피소드 트립과 함께 발견한 카타르의 면면.

어언 2년 만에 뚫린 하늘길. 또다시 부푼 꿈을 안고 모두가 비행기에 몸을 싣는 이 시점, 에피소드 트립은 여행의 가장 중요한 가치를 내걸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이른바 ‘인생 에피소드를 만들자(Make your super episode)’라는 슬로건과 함께 기획한 직관 형태의 콘셉트 투어다. 해당 콘셉트에 맞는 셀레브러티 혹은 전문가
가 동행하는 이 콘셉트 투어는 같은 장소라도 ‘어디’를 가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가는지를 깊숙이 조명한다. 이들의 첫 번째 프로젝트인 ‘이동국의 카타르 월드컵 원정대’ 또한 그 참신한 비전을 담았다.

지구촌 최대 축제로 손꼽히는 월드컵 직관을 위해 K-리그 통산 득점 1위에 빛나는 이동국을 여행 멘토로 지정한 것도 같은 이유다. 월드컵이라는 글로벌 빅 이벤트에 더없이 진귀하고 각별한 정경을 선사한다는 뜻. 아울러 경기장 너머 자리한 카타르의 이국적인 경관은 회색 도시 안에 갇혀 있던 우리에게 새로운 자극을 줄 것이 분명했다. 나 또한 매일 똑같은 일상과 흐름에 무료함을 느껴서였을까. 우연히 이들의 출사표를 접하고 여정을 계획한 순간, 내 안의 심장이 뛸 듯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도하를 대표하는 공항인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
도하 크루즈 터미널 인근에 위치한 고층 빌딩. 2022 카타르 월드컵을 기념해 대형 전광판에 리오넬 메시의 모습을 게시했다.

중동의 허브,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

11월 27일, 약 10시간의 비행 끝에 첫발을 디딘 곳은 바로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Doha Hamad International Airport)이었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아직 건설 중인 이곳은 본래 신도하 국제공항으로 불렸으나, 전 국왕의 이름을 따라 개명했다. 서아시아,중동에 위치한 국가인 만큼 무더위를 예상했지만 공항 곳곳에 에어컨을 가동해 오히려 쾌적함을 느낄 수 있었다. 월드컵 이전부터 유동 인구가 엄청나기로 유명해서인지, 새벽 6시임에도 전 세계에서 몰려든 인파로 북적거리는 모습이었다.

MSC 크루즈 내부 공간.
도하 크루즈 터미널에 정박한 MSC 크루즈.

컨템퍼러리 투어십, MSC 크루즈

인파를 피해 공항을 빠져나온 직후에는 밴을 이용해 부둣가로 향했다. 공항 부근 항구에 위치한 크루즈 터미널에는 다양한 크루즈가 정박해 있었는데, 그중에는 우리가 승선할 MSC 크루즈도 보였다.
MSC는 1675년 이탈리아에서 선박 물류업으로 시작한 선사로, 현재는 17척의 크루즈를 통해 전 세계를 누비고 있는 기업이다. 무려 19층 높이로 이루어진 크루즈에는 뷔페 등 음식점뿐 아니라 수영장, 카지노,영화관 등 다양한 편의시설까지 갖춰 놀라움을 더했다. 크루즈 갑판 위에 자리한 대형 LCD 모니터 앞에서 밤마다 전 세계 축구 팬이 월드컵 경기를 즐겼음은 물론이다.

수크 와키프에서 발견한 모스크 탑. 모스크에서 코란을 외우는 소리가 들린다.

역사와 소통이 함께하는 곳, 수크 와키프

대한민국의 월드컵 경기를 기다리며 방문한 곳은 바로 수크 와키프(Souq Waqif). 가히 ‘카타르의 인사동’이라고 불릴 만한 곳이다. 그런 만큼 수크 와키프에는 오래된 전통시장 특유의 향기가 그득하다.
도하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작품, 로컬 무드가 느껴지는 수공예품 등 이색적인 것이 거리마다 즐비하다.
한편 월드컵이 한창인 이 시기에는 전 세계에서 몰려온 각국 축구 팬들이 삼삼오오 모여 자유로운 만남을 가졌다. 중심 광장에서는 해당 일자 경기에 승리한 국가의 팬들이 세레머니를 즐기기도 했으며, 골목길에서는 처음 만난 관광객끼리 즉흥적인 탁구 경기를 펼쳐 뜻밖의 인연을 쌓기도 했다.

11월 28일 가나와의 월드컵 경기를 앞두고 진행한 행사 모습.
접전 끝에 16강행을 확정 지은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기적을 직관하다,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이번 에피소드 트립의 메인 이벤트는 역시 카타르 월드컵이었다. 11월 28일 가나와의 경기, 12월 3일 포르투갈과의 경기를 동행한 이동국 호스트는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Education CityStadium)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각각 경기의 핵심 관전 포인트를 설명했다. 그렇게 시작한 가나전 당시 한국은 높은 점유율로 무
수히 많은 코너킥을 얻어냈지만, 부정확한 패스와 가나의 선방에 밀려 위협적 플레이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반면 가나는 세트 피스 상황에서 너무나도 간단히 선제골을 넣었고, 비슷한 롱볼을 통해 또다시 득점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열세이던 한국은 권창훈 선수 대신 이강인 선수를 투입하며 공격진에 큰 변화를 줬으며, 이강인의 낮은 크로스를 조규성 선수가 다이빙 헤더로 받으며 첫 번째골을 넣었다. 이어서 불과 3분 뒤에 조규성의 빛나는 러닝 점프 헤더 골이 터졌다. 대한민국의 월드컵 도전 역사상 최초의 멀티 골인 진기록이다. 이후 수비진의 허점을 파고든 가나에 추가 실점을 해 결과적으로 패배했지만, 한국 축구의 저력을 다시 한번 증명한 순간이었다.

12월 3일 포르투갈전을 앞둔 날, 경기장행 버스를 탄 우리는 꽤나 결연했다.
우루과이전에서 무승부, 가나전에서 패배한 한국 입장에서는 무조건 승리해야 하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포르투갈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브루노 페르난데스, 후벵 디아스, 주앙 칸셀루, 주앙 펠릭스 등 선수 라인업이 너무나 화려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기에서 이들은 전반 5분 만에 리카르도 호르타의 선제골을 통해 득점을 했다. 하지만 전반 27분, 이강인이 올린 크로스가 호날두의 등을 맞고 김영권 선수에게 흘러갔고, 이내 득점하며 1 대 1 동점이 되었다. 그렇게 양측은 후반 45분까지도 득점하지 못한 채 팽팽히 고전했다. 급한 쪽은 당연히 한국이었다. 6분의 추가 시간이 주어졌지만 대부분이 경기를 마무리하는 분위기에서 손흥민 선수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 선수가 논스톱 슛을 뽑아내며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최종 스코어 2 대 1, 대한민국의 승리로 경기가 종료된 것이다.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은 곧바로 난리가 났다. 감격한 축구 팬들과 선수들은 한마음 한 뜻이 되어 오열했다. 한국의 16강행이 확정된 순간이었다. 경기장에는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BTS의 ‘Dynamite’가 울려 퍼졌다. 귀국 비행기를 타야 했기에 경기가 끝난 직후 곧바로 짐을 싸 밴으로 모여야 했지만, 급박한 일정에 불평불만을 제기하는 이는 한 명도 없었다. 그날 본 경기와 더불어 약 일주일간의 여정이 평생 잊지 못할 추억, 인생 에피소드로 남을 것이 자명했기 때문이다.

에디터 박찬 사진 문태형
LUXURIOUS BOLDNESS ARCHIVE CHIC BOLDNESS AND 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