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ociety 안내

<맨 노블레스>가 '디깅 커뮤니티 M.Society'를 시작합니다.
M.Society는 초대코드가 있어야만 가입 신청이 가능합니다.

자세히보기
닫기

한 여름 밤의 꿈 같은 록 페스티벌 4

뮤지션 이능룡, 마크최, 로렌과 김윤중 도프레코드 대표의 시선으로 그려낸 가장 개인적인 록 페스티벌.

<록 페스티벌 테마>
‘숲’

이능룡 / 전 ‘언니네 이발관’ 및 ‘나이트오프’ 소속 기타리스트

대부분의 록 페스티벌에서 기대하는 것은 큰 무대와 사운드, 넘치는 자신감, 그리고 환호하는 뜨거운 관중일 것이다. 그때마다 ‘조금 다른 색깔을 지닌 록 페스티벌이 있다면 어떨까’ 곱씹을 때가 있다. 이를테면 정서적 공감과 내밀하고 정적인 에너지를 보여주는 아티스트의 음악으로 가득 채워진 공연처럼. 그래서 떠오른 것이 ‘숲’이라는 공간이다. 뜨거운 햇빛을 피한 숲의 그늘 속, 서로 살이 닿지 않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내적 댄스를 추는 페스티벌을 그려본다. 내가 사랑하는 아티스트와 함께 숨 쉬듯 그 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 록 페스티벌.

Set List

Elliot Smith Between the Bars,
Alameda, Everything Means
Nothing to Me, Punch and Judy
Jon Brion Theme(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Little Person(Synedoche, New York),
Strings That Tie to You(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Loving Visions, Medicine,
Only She Knows, Uncanny Valley
Andy Shauf Wasted on You,
Telephone, The Magician,
You Slipped Away, Things I Do

LINE UP

엘리엇 스미스 앤 존 브라이언
강한 색채의 음악을 보여주는 영화음악감독이자 아티스트의 불안함을 아름다움으로 이끄는 프로듀서 존 브라이언. 그와 달리 치밀 하게 정리된 듯한 음악을 선사하는 엘리엇 스미스. 이 두 사람이 2000년에 남긴 귀한 영상이 있다. 바로 VH1에서 기획한 공연 영상이다. 존의 작업실을 옮겨놓은 듯한 무대로 엘리엇이 초대받는데, 무대를 가득 채운 존의 귀여운 아날로그 악기가 눈길을 끈다. 이제는 세상에 없는 엘리엇과 국내 인지도가 낮은 존의 조합은 상상 속에서나 그려야겠지만, 아슬아슬 하게 흔들리는 엘리엇의 목소리와 존이 만든 영 화 <이터널 선샤인>의 주옥같은 스코어는 비록 상상 속이나마 들을 만한 가치가 있다.

러빙
테이프 레코더를 사용해 작업하는 뮤지션은 넘쳐나지만, 이들처럼 음악의 시작과 끝을 제한된 아날로그 안으로 고집스럽게 밀어 넣어 마무리하는 밴드는 흔치 않다. 포크 인디 록의 서정성
에 아날로그 색채를 양껏 덧입힌 그들의 음악은 ‘숲’ 록 페스티벌 오프닝으로 관객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앤디 샤우프
가녀리지만 안정된 호흡, 왜소한 체형과 단정한 눈빛, 낯을 가릴 것처럼 예민해 보이지만 그만큼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아티스트다. 그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 호오의 영역을 넘어 성스러움마저 느껴진다. 2019년 5월 서울에서 치른 공연도 꼭 그랬다. 한 곳을 응시하다가도 천천히 다른 곳으로 움직이는 시선은 섬세한 그의 음악과 함께 크게 각인되었다. 연주 속 세기의 폭은 매우 커서 숨죽인 채 그들의 출렁임을 느끼는 것이 무척 흥미롭고 행복했다. 1시간 30분가량 이어진 스탠딩 공연은 지루할 틈 없이 밀도 있게 끝났다.

<록 페스티벌 테마>
‘Never Say Never ’

김윤중 / 음반 숍 ‘도프레코드’ 대표
‘Never Say Never’.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상상 속에서는 ‘꿈’이 되는 록 페스티벌.
마치 잡을 수 없는 별을 따라가듯.

Set List

Alice in Chains Nutshell, Brother, No Excuses,
Heaven Beside You, Would?
Hide with Spread Beaver Dice, Eyes Love You,
Tell Me, Misery, Ever Free
Firehouse All She Wrote, Don’t Treat Me Bad,
Overnight Sensation, Love of a Lifetime,
Reach for the Sky

Line up

앨리스 인 체인스
사실 이유는 단순하다. 2002년 세상을 떠난 보컬리스트 레인 스테일리를 무대에서 다시 한번 보고 싶다. 지금의 앨리스 인 체인스가 과거만큼 압도적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걸 보면, 나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1996년 MTV 언플러그드 라이브를 보면 레인 스테일리가 헤로인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투하는 모습이 생생히 느껴진다. 다시는 이 멤버 조합으로 공연할 수 없다는 비극적 현실을 그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

히데 위드 스프레드 비버
X Japan(엑스 재팬) 기타리스트 히데가 솔로로 나와 만든 밴드. 히데는 세상을 떠난 지 26년이 지났지만, 국내외 수많은 록 밴드뿐 아니라 K-팝 뮤지션들도 존경하는 아이코닉한 ‘스타’다. 여전히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스타. 마침 올해는 히데가 태어난 지 60년 된 해인 만큼 더욱 기념비적이다.

파이어하우스
올해 초 나의 록 스타 친구이자 보컬리스트 CJ 스네어가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 일로 만났지만 그 이상의 관계였던, 학창 시절 아이돌인 그를 다시 한번 무대에서 보고 싶다. “올해는 꼭 보자”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2012년 부산 록 페스티벌 당시 그는 ‘어떻게 이런 목소리를 20년 넘게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엄청난 성량과 퍼포먼스를 갖춘 보컬이었다. 일반적으로 학창 시절 좋아했던 1980년대 메탈 보컬의 지금 모습은 매우 난감하다. 전성기의 절반도 구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 그런 실망 속에서 유일하게 엄청난 감동을 준 밴드가 바로 파이어하우스다.

<록 페스티벌 테마>
‘ J-Rock いちばん フェスティバル

마크 최 / ‘다운헬’, ‘오르부아 미쉘’, ‘카인드 오브 포이즌’ 소속 보컬리스트

일본 록 밴드는 영미권 밴드와 다르게 유니크하고 친숙한 색채를 보여준다. 이치방(いちばん), 즉 ‘최고’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어색하지 않을 J-록 페스티벌을 기획하고 싶은 이유다. 대표적 일본 록 밴드를 섭외해 일본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공연을 제작해보고 싶다. 그것도 일본 도쿄돔에서 10회 이상 공연한 밴드로만. 도쿄돔은 ‘꿈의 공연장’으로 불릴 만큼 기회가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도쿄돔 10회 이상이라면 그야말로 최고 중의 최고인 밴드일 것이다.

Set List

Luna Sea Rosier, End Of Sorrow,
Fate, Precious, I Wish
X Japan Endless Rain,
Say Anything, Week End,
Rusty Nail, Sadistic Desire
L’Arc~en~Ciel Time to
Say Good-Bye, Honey,
Dirver’s High, Winter Fall,
Lies and Truth

Line up

루나 시
비주얼 록계의 다크호스. 단 한 번의 멤버 교체 없이 현재까지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밴드로, 얼마 전 30주년 공연을 치렀다. 2012년 직접 본 부도칸에서 열린 공연은 한 편의 드라마를 본 듯 인상 깊었다. 강렬한 비주얼의 의상과 무대보다는 오히려 잔잔하게 귓가를 충족시킨 이들의 연주가 더 기억에 남는다. 물론 대부분의 일본 록 페스티벌이 그렇듯이 팬들의 떼창, 단합된 군무도 함께. 뮤지션으로서, 리스너로서 부러운 부도칸의 밤이었다.

엑스 재팬
전 멤버 히데, 타이지의 사망과 함께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도 있지만 여전히 그 이름만으로도 일본 록을 상징하는 밴드일 것이다. 인디 시절인 X 때부터 화려한 무대 위 비주얼과 퍼포먼스를 40년 넘게 줄곧 이어가고 있다. 2011년에 열린 내한 공연 당시 접한 이들의 모습은 전율이 일 정도였다. 특히 관객의 떼창과 함께한 ‘Endless Rain’을 보며 왜 엑스 재팬이 일본만의 밴드가 아닌,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밴드로 존립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라르크 앙 씨엘
2022년, 30주년 공연 이후 밴드가 휴지기에 들어갔다. 멤버 전원이 작곡·작사에 뛰어난 만큼 솔로 활동이 잦은데(특히 보컬인 하이도가 엑스 재팬 요시키, 스기조 등과 더 라스트 록스타즈라는 밴드 활동을 시작했다), 오랜만에 복귀해 내한 공연까지 이어진다면 강렬한 무대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한다. 2007년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황홀한 장면을 선사한 것처럼.

<록 페스티벌 테마>
‘ You Are Not Important’

LØREN(로렌) / 더블랙레이블 소속 뮤지션

모두가 동등하게 관람할 수 있는 록 페스티벌이 있으면 좋겠다. 쓸데없는 과소비도, 구역 나눔도 없이 함께 기다리고 달려가는 그런 공연장을 희망한다. 조금 비관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You Are Not Important’라는 페스티벌명을 택한 이유다.

Set List

The Strokes You Only Live Once,
Hard To Explain, What Ever Happened?,
Under Cover Of Darkness, Someday
My Chemical Romance
Welcome To The Black Parade, Helena,
I’m Not Okay, Teenagers, Dead!
Catfish And The Bottlemen
Kathleen, Pacifier, Cocoon, 7, 2all
Kennyhoopla How Will I Rest In
Peace If Im Buried By A Highway?,
Estella, Plastic Door, Silence Is Also An
Answer, Smoke Break

Line up

더 스트록스
음악을 시작한 이유이자 음악으로 느낀 영감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밴드. 이들이 내게 미친 영향을 대중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욕심, 이들에 비해 내 창작물은 형편없다는 절망감이 나를 움직이고 들끓게 한다. 결성 초창기 TV에 나와 선보인 퍼포먼스가 특히 인상 깊다. <레이트 쇼 위드 데이비드 레터맨>에 출연할 당시의 무대가 꼭 그렇다. 완벽한 라이브 실력부터 한 명 한 명 독보적 캐릭터, 절대 과하거나 인위적으로 보이지 않는 제스처까지 모두 걸출하다.

마이 케미컬 로맨스
누구에게나 힘든 상황이 있기 마련인데, 이 밴드는 그럴 때 느끼는 감정을 감싸주는 듯하다. 마치 그런 (감성을 건드릴 수 있는) 밴드가 되기 위해 결성한 것처럼. 그 부분을 가장 사랑한다.

캣피쉬 앤 더 보틀맨
포스트 펑크 록의 강점을 가장 잘 살려낸 밴드라고 생각한다. 처음 한 곡을 접한 뒤 곧바로 앨범을 정주행하며 손뼉 친 기억이 생생하다. 다소 흐려졌다고 여기던 장르에 새로운 힘을 실어 줬다.

케니후프라
처음 접했을 때 꽤 오래된 밴드라고 생각했지만, 2016년 데뷔한 뮤지션이다. 작곡, 작사, 노래, 무대 등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는 백점 만점 아티스트다.

에디터 박찬 일러스트 황예원 디지털 에디터 변상윤
LUXURIOUS BOLDNESS ARCHIVE CHIC BOLDNESS AND 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