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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호호 신승호

낙천적인 신승호가 연기를 대하는 방법.

라임 컬러 재킷
Toga Virilis by
G.Street 494 Homme.

신승호는 약속 시간보다 10분 일찍 도착했다. 상상했던 것보다 더 건장한 모습으로. 듬직한 신체와 달리 얼굴은 소년처럼 장난기가 가득해 보였다. 그는 불쑥 다가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가 하면, 의상을 준비 중인 초면의 스타일리스트에게 “제게 맞는 옷이 있어야 할 텐데요. 맞기만 하면 다행입니다” 하고 웃으며 격의 없이 말을 건넸다. 화보 촬영은 내내 유쾌했고, 이후 인터뷰에서 그는 적당히 진중하고 때때로 재밌었다.

근 4년간 쉬지 않고 작품을 해온 신승호는 후회 없이 달려온 만큼 달콤한 휴식을 막 즐기기 시작한 듯했다. 대화를 나눌수록 ‘신승호’라는 배우를 향한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배우가 연기하는 건 배고플 때 밥 먹는 것과 같다”고 말하며 연기에 진심을 표했으니까. 게다가 그가 참여한 작품은 이제 막 반이 공개됐고, 또 공개를 앞두고 있는 게 반이나 되니까. 그는 ‘육각형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인성은 물론이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가진 배우. 막연히 도전만 하는 게 아니라 꽉 찬 실력을 갖추고 변화를 꾀할 줄 아는 그런 배우 말이다.

스트랩 디테일 셔츠와 버뮤다팬츠 모두 Dior Men,
더비 슈즈 1017 ALYX 9SM,Bulletto,
벨트와 양말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알파카 더블브레스트 코트와 재킷 모두 Ami, 이너 Heute,
팬츠 Off-White™, 네크리스 Bulletto.

잘못 비쳐지면 조금 재수 없어
보일 수도 있는데, 내가 도전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연기는
아직 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웃음)

최근 유튜브나 TV 예능에서 자주 볼 수 있어 반갑다. 재치 있고 반응도 좋더라.
그게 내 성격이다. 방송에 비쳐지는 것보다 더 장난치는 걸 좋아하고 쾌활하다. 예능에 몇 번 나가서 그런지 이제는 실제 성격이 어떤지 대중들도 알더라. 숨기려 한 건 아니다. 내가 맡은 배역이나 이미지가 무거워서 그랬던 것 같다. 나는 그냥 즐거운 게 좋다.

본인이 생각하는 ‘즐거움’이란.
일을 해도 편하고 재밌게 하는 것. 규율은 따라야겠지만, 즐거워야 일의 능률도 오른다.

소속사 동료 배우 다섯 명과 함께한 유튜브 채널 ‘콩알탄’에 대해서는 ‘자컨(자체 컨텐츠) 중 제일 재밌다’는 댓글도 있었다. 시즌 2를 기대해도 될까?
시즌 2도 나올 예정이다. 예능이어도 허투루 하면 안 되니까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다.

시즌 1 마지막 회는 에버랜드에 가서 직접 채널을 홍보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구독자 모으기 미션이 있었는데, 300명 이상이 구독 버튼을 눌러주셨다. 집과 가까워 어릴 적부터 에버랜드를 자주 다녔다. 그날은 30년 평생 살면서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사람이 없던 날이었다. 홍보하기 쉽지 않았지만, 감사하게도 많은 분이 참여해주셨다.

콩알탄 멤버들과는 실제로도 친한 편인가?
원래 친한 친구도 있었지만, 촬영하면서 많이 가까워졌다. 어제도 손우현 배우가 출연 중인 뮤지컬 <젠틀맨 스 가이드>를 네 명이 같이 보고 왔다.

‘레고’ 닮은 꼴로도 화제였다. 처음 그 얘기를 들을 땐 어땠나?
콩알탄에 아이브가 나와서 그룹 활동에 대해 조언을 해주다 나온 얘기다. 아이브는 멤버마다 시그니처 포즈가 있고, 닮은 동물이 있다고 해서 우리도 닮은 동물을 추천받기로 했다. 그러다 유진 씨가 내게 “레고 닮았다”고 하는 거다. 처음엔 예능이니까 재미있게 쳐준 멘트인 줄 알았다. 나중에 무표정한 얼굴로 거울을 보는데, 무슨 느낌인지 알겠더라.(웃음) 이목구비가 묘하게 닮았다. 레고 선물도 엄청 받았다.

요즘 극장가가 어렵다는데 <파일럿>은 450만 관객을 돌파하며 의미 있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출연 배우로서 소감이 어떤가?
정말 감사하다. 한편으로는 영화가 대중에게 선보이기까지 쉽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감독이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기획하고, 촬영팀이 꾸려져 크랭크인하고 마무리하고, 개봉 시기를 잡는 것까지 어느 하나 쉬운 게 없지 않나. 그런데 개봉하고 나서 ‘흥행’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가는 건 더 어려운 일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기분이 좋다. 누적 관객 수 500만 명까지 가면 좋겠다.(웃음)

그 외 모습에서 큰 관심을 받았고,
앞으로 더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 있다는 게 기대된다.

레더 재킷 Taiga Takahashi, 후드 재킷 Labeless,
쇼츠 Golden Goose, 스니커즈 Axel Arigato, 안경 Off Broadway, 링 모두 Bulletto,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지금 기세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악역을 주로 맡다 보니 유쾌한 모습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사실 악역을 맡았다고 할 수 있는 작품이 생각보다 적다. <열여덟의 순간> ‘마휘영’과 의 ‘황장수’ 정도다. <약한영웅 Class 1>의 ‘전석대’는 특별 출연이기도 했고, 악의 축에 속하긴 했지만 나중에 돌아서는 인물이니까. 대중에게 ‘악역을 많이 한 배우’로 비쳐지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 대중이 작품 속 캐릭터를 보면서 진심으로 분노하고 기억해주기 때문인 것 같다.

고착된 이미지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전혀 없다. 오히려 좋다. 이것도 저것도 잘하는 연기자이고 싶다. “이 사람이 그때 그 연기한 배우 맞아?”라는 얘기를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 그래서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할 기회가 오면 주저하지 않는다. 새 역할을 맡을 때 중점을 두는 부분도 그 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모습을 만드는 것이다. 잘못 비쳐지면 조금 재수 없어 보일 수도 있는데, 내가 도전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연기는 아직 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웃음) 그 외 모습에서 큰 관심을 받았고, 앞으로 더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 있다는 게 기대된다.

그럼 이번 <파일럿>이 더 의미 있었겠다.
여기저기서 몇 번 말했는데 가장 좋아하는 연기도, 자신 있는 연기도 코미디다. 배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가 코미디였기 때문이다. 바람과 어긋났다고 할 순 없지만, 데뷔 초반에 연기를 가르쳐주신 선생님이 “생각보다 하고자 하는 연기를 만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하신 말씀을 떠올린 적이 있다. 그게 어떤 뜻인지 이해한다. 내가 가진 이미지를 잘 알고 파악하는 것도 연기자로서 필요한 요건이다.

어떻게 코미디가 신승호를 배우의 길로 이끌었나?
연기 학원에 다닐 때 선생님이 여자가 되어 남자를 유혹하는 연기 등 이것저것 많은 걸 해볼 기회를 주셨고, 그 덕에 다양한 연기를 해봤다. 그러다 코미디를 한 번 했는데,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인데도 수강생들이 재밌게 봐주고 웃어주는 거다. 수년간 배운 분들도 재밌게 봐주는 걸 보며 인정받는 기분이 들었다. ‘이게 연기의 기쁨이구나’ 싶었다.

오랜 시간 축구선수로 활동하다 연예계에 입문했다. 예술 분야에 운동선수 출신 아티스트가 꽤 있더라. 상
관관계가 있는 걸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소위 말하는 엘리트 운동하는 친구들은 다른 일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눈뜨면 공 차고 훈련하면서 하루를 꼬박 보낸다. 나 역시 그렇게 10년 가까이 운동하다 보니 그만둘 때 ‘축구 말고 잘할 수 있는 게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선수 출신이 예술계에 많은 건 계속 몸을 움직이는 일을 했고, 굳이 따지자면 자유로울 수 있어서가 아닐까.

다이아몬드 패턴 재킷 Harago by Boyhood,
셔츠 Imperial Sportswear by Boyhood.

배우가 연기를 하는 건 배고플 때
밥 먹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생각한다.
축구선수로 활동할 때는 공 차는 게 당연한 거였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면에서 프로 선수나 아티스트는 비슷한 부분이 있다는 생각도 든다. 아직 군 미필이지만 축구선수 시절 경험을 황장수 역 연기에 참고했다고 알고 있다. 그러고 보면 인생에서 의미 없는 시간은 없는 듯하다. 연기 생활을 하면서 또 비슷하게 도움을 얻는 부분이 있나?
오히려 도움 되지 않는 게 없는 것 같다. 일찍이 선수 생활을 하면서 사회를 빨리 배웠고, 그 경험이 상황을 읽는 눈이나 센스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됐다. 신체적 능력은 말할 것도 없고. 계속 참고, 견디고, 경쟁해야 하는 환경에 있다 보니 정신력도 자연스레 강해졌다. 그래서 선수 출신을 보면 남과 비슷한 스트레스를 받아도 절대 넘어지지는 않는다. 맷집이 좋다는 게 안타까울 때도 있지만, 동시에 강점이 된다.

첫 주연 영화 <더블패티>를 시작으로 필모그래피도 조금씩 쌓아가는 단계인 것 같다. 드라마 촬영을 주로 했던 때와 달리 영화를 하면서 새롭게 느끼는 점도 있나?
드라마는 회차가 많고 영화는 두 시간 남짓 분량을 만들지만, 두 작품의 촬영 기간은 비슷하다. 영화는 컷 사인이 나기까지 호흡이 긴데, 그걸 채워나가야하는 연기나 방법, 기술적인 것에 대해 많이 배웠다.

한 인터뷰에서 작품마다 조금씩 성장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개봉 예정인 영화 <부활남>이나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 <전지적 독자 시점>에서는 어떤 걸 배웠나?
가장 크게는 경험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인물을 연기하면서 가치관이 확장되는 것. 장르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작품 규모에 따라 시스템이 달라지는 것들인 것 같다.

가치관이 확장된다는 건 시야가 넓어진다는 뜻인가?
그렇다. 경험할수록 많은 걸 배우게 된다. 다른 인생을 살아보거나 평생하지 못할 경험을 해본다거나. 뭐든 재미있어야 하는 사람인데, 이런 일을 할 수 있어 감사하다.

다크 히어로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부활남>에서는 구교환 배우가 맡은 주인공 ‘석환’의 부활 능력을 발견하고 그를 쫓는 데다 상대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블랙’ 역을 맡게 됐다. 원하던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셈인데, 어땠는지 궁금하다.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다. 그래서 결과물이 더 기대된다. <부활남>에서 개인적으로 도전한 게 많았지만, 말할 수 있는 게 적어 아쉽다.(웃음) 지금껏 보여주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모습이 꽤 있을 거다.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에서는 <더블패티>의 백승환 감독과 재회했다. 또 한 번 같은 연출자와 함께한 기분이 어땠는지.
우선 감독님이 한 번 더 찾아주셔서 감사했다. <더블패티> 때도 신인이던 내게 역할을 주셨고. 개인적으로도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이라 촬영 과정은 마냥 즐거웠다.

열심히 달려온 게 느껴질 정도로 공개 예정인 작품이 가득하다.
약 4년 동안 쉬지 않고 일했다. 정말 행복했다. 감사하게도 계속 부름을 받았고, 출연한 작품의 성과가 모두 좋았다. 내면적으로나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대중 역시 나를 많이 알게 되는 계기였고.

지치거나 쉬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었나?
물론 지칠 때도 있었다. 그래도 힘든 것보다 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다. 최근 촬영을 마치고 나서는 이제 조금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멀리 가기 위해.

그걸 깨달았다는 것도 현명하다고 느껴진다.
신나서 힘든 줄도 모르고 계속 달려왔다. 잘하고 싶었고, 나를 믿어주고 맡겨준 분들에게 증명하고 싶었다. 배우가 연기를 하는 건 배고플 때 밥 먹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생각한다. 축구선수로 활동할 때는 공 차는 게 당연한 거였다. ‘안 하면 아쉽겠다’는 생각보다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쉬는 동안 집에서 하루 종일 TV를 보거나, 식단에 신경 쓰지 않고 먹고 싶은 걸 먹거나, 큰 계획 없이 푹 쉬고 싶다. 최근에는 여유가 좀 생겨서 일주일 동안 영화를 30편 가까이 봤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영화는?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많이 봤다. 오전에 보기 시작해서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봤으니까. 그중에서도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가 기억에 남는다.

데뷔 7년 차인 지금도 여전히 행복한가?
여전히 행복하다. 앞으로 내가 어떤 연기를 할 수 있을지, 어떤 작품을 선택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강한 정신력으로 단단하게 정진하는 좋은 배우가 될지 늘 고민한다.

어떻게 하면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을까.
광범위하지만 축구 게임에 비유하면 능력치가 육각형인 배우. 인성은 물론이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가지고 싶다. 가진 게 없는데 무조건 도전만 하는 게 아니라 먼저 실력을 갖추고 변화를 꾀하는 그런 배우 말이다.

데님 재킷 EENK, 이너 Heute, 팬츠 Frei.
에디터 김지수 사진 원범석 헤어 박지선 메이크업 신여울 스타일링 김성덕 디지털 에디터 변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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