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쫀득쫀득 아프로비츠

차지고 맛깔스럽다. 그래서 더 끌리는 아프리카 바이브.

아프로비츠(Afrobeats). 서아프리카에 뿌리를 둔 이 장르가 들불처럼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최근 음악업계의 움직임을 보면 그 영향력을 쉽게 가늠할 수 있다. 그래미 어워드는 ‘아프리카의 무수한 사운드가 미국과 영국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며 2024년 시상식(2월 4일 개최)에 ‘베스트 아프리칸 뮤직 퍼포먼스’ 부문을 추가했고, 지난해 빌보드는 ‘U.S. 아프로비츠 송’ 차트를 새롭게 론칭했다. 하이브 수장 방시혁은 CNN 인터뷰에서 K-팝 시장의 미래를 우려하는 이유로 라틴음악과 아프로비츠의 무서운 성장세를 언급했다. 사실 주류 아티스트의 최근 곡 몇 개만 살펴봐도 그 인기가 체감된다. 저스틴 비버의 ‘Attention’, 드레이크의 ‘One Dance’, 트래비스 스콧의 ‘K-POP’, 르세라핌의 ‘Antifragile’ 등 장르와 국경을 넘어 아프로비츠 사운드를 차용한 사례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어쩌면 지금 듣고 있는 음악에도 버무려져 있을지 모른다.

아프로비츠는 쉽게 말해 서아프리카(가나, 나이지리아 등)의 대중음악이다. 그리고 아프로비츠를 이야기할 때 아프로비트 (Afrobeat, 아프로비츠와 구분 짓는 장르다)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1960대 후반 나이지리아 음악가이자 인권운동가인 펠라 쿠티가 만든 개념으로, 나이지리아 상류층이 듣던 음악 하이라이프에 재즈와 펑크를 융합하고 가사에 저항정신과 민중의 감정을 담아냈다. 펠라 쿠티가 창시한 아프로비트는 2000년대 들어 힙합, 레게, 댄스홀 등 다양한 장르와 결합하면서 아프로비츠라는 이름으로 황금기를 맞았다. 변방의 장르가 소위 ‘힙한’ 장르, ‘인싸’ 장르로 떠오를 수 있었던 건 저스틴 비버·셀레나 고메즈·드레이크·에드 시런 같은 슈퍼스타의 입김도 한몫했지만, 나이지리아 출신의 젊은 뮤지션들이 연이어 히트곡을 탄생시켰기에 가능했다. 아프로비츠 신의 최전선에 있는 위즈키드는 2021년 ‘Essence’로 미국 팝 시장을 장악했다. 매주 미국 클럽에서 빠짐없이 흘러나온 곡이었고, 주말이면 이 곡의 스트리밍 수가 급증했을 정도라고. 저스틴 비버가 ‘Essence’ 리믹스 버전에 참여하면서 그 불씨는 더욱 거세졌다. 2023년에는 레마가 위즈키드의 바통을 이어받아 장르의 가능성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셀레나 고메즈가 피처링한 ‘Calm Down’이 아프로비츠 장르 중 빌보드 핫100 최고 순위(3위)·최장 기간(46주) 차트인을 기록하며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소셜 미디어 덕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중독성 강한 비트, 내적 댄스를 유발하는 끈적끈적한 그루브와 경쾌한 리듬, 그리고 귀에 착착 감기는 피진(나이지리아에서 변형된 영어) 가사는 댄스 챌린지를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다. 역주행 중인 씨케이의 ‘Love Nwantiti(Ah Ah Ah)’부터 레마의 ‘Calm Down’, 파이어보이 DML과 에드 시런이 함께한 ‘Peru’가 지금 숏폼을 장악하고 있다. 최근에는 실력파 여성 뮤지션이 등장하면서 장르의 경계가 더욱 확장되고 있다. 드레이크의 ‘Fountains’와 위즈키드의 ‘Essence’를 통해 목소리를 각인 시킨 나이지리아 가수 템스가 대표적이다. 또 가나계 미국인 아마레는 데뷔 EP 에 이어 두 번째 EP 까지 평단의 극찬을 끌어내며 아프로비츠의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다. 비록 K-팝 같은 강력한 팬덤 문화가 없기에 대중음악의 판도를 얼마만큼 바꿀 수 있을지는 물음표지만, 실력파 뮤지션과 히트곡이 꾸준히 나오고 뿌리가 탄탄한 장르인 만큼 앞으로 아프로비츠 시장은 더 많은 열매를 맺지 않을까. 무엇보다 사운드가 맛깔스러워 본능적으로 이끌린다. 몇 년째 돌려 듣는 플레이리스트에 물렸다면 올가을엔 녹진한 아프로비츠를 디깅해보길. 감각적 아티스트와 숨은 명곡을 캐는 재미가 쏠쏠할 거다.

HIDDEN TRACK: 디거의 추천곡

피씨
Kilimanjaro(Feat. S’gija Disciples, Zan’Ten,
Justin99, Mema_Percent & Mr Jazzi)

평소 다양한 로컬 신에서 음악을 직접 틀어보고, 레코드를 수집하는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걸 즐긴다. 이들과의 대화는 글쓰기에 영감을 주고, 여러 음악을 듣게 만든다. 특히 압구정 클럽의 디렉터이자 DJ인 한 친구와 아마피아노(amapiano)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밤이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당시 그는 유럽의 한 클럽에서 아마피아노를 들은 경험과 댄스음악의 본질에 대해 의견을 전했다. 이후로는 아마피아노류 음악을 들을 때마다 그의 단어들이 머릿속에 절로 떠오른다. 최근에는 피씨의 ‘Kilimanjaro’를 들으면서 비슷한 경험을 했다. 노래는 아마 피아노의 주요 요소로 여겨지는 로그 드럼을 비롯한 다양한 타악기, 건반을 비롯한 여러 이펙트와 사운드가 어우러져 시종일관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기에 피씨를 비롯한 참여진의 보컬이 일종의 주술을 듣는 것처럼 몰입감을 안긴다. 언젠가 이 노래를 한국의 한 클럽에서 듣고 함께 춤추는 날이 꼭 오길. _ 최승인 ( 콘텐츠 에디터, KBS Cool FM 작가)

오둔시 (더 엔진)
Star Signs(Feat. Runtown)

나이지리아의 음악 그룹 DRB 라스기디에 의해 시작된 알테(Alte’)는 상당한 파급력을 불러일으킨 단어다. 당시 아마레, 크루엘 산티노, 테이 이와, 논소 아마디, 아이라 스타, 레이디 돈리 등은 비슷한 결의 음악을 구사하고, 앨범 단위의 결과물을 발표해 하나의 커뮤니티를 이뤘다. 이 중에서도 ‘Star Signs’가 수록된 오둔시 더 엔진의 [rare.]는 여전히 전위적이면서도 세련미를 자아내는 멋지고 요상한 앨범이다. 이런 오둔시 더 엔진은 아프로비츠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음악 그 자체가 되어가고 있으니 한 번 쭉 디스코그래피를 들어볼 것을 추천한다.

펠라 쿠티 & 진저 베이커
Ye Ye De Sme

태초에 아프리카가 있었다. 그렇다. 우리 존재의 기원은 저 머나먼 고대륙에서 왔다. 대중음악도 마찬가지다. 블루스, 재즈, 펑크 등 많은 장르도 아프리카에서 발아했다. 아프로비츠는 앞서 언급한 장르에서 뿌리를 더 강조한 음악이다. 뿌리를 강조했으니 ‘흙냄새’ 나는 음악이라고 해도 될까. 펠라 쿠티(Fela Kuti)는 이 장르의 근본(本)인 나이지리아 출신 음악가다. 그는 아프리칸・아메리칸 음악에 서아프리카의 요루바 음악(리듬)을 더했다. 추천곡인 ‘Ye Ye De Smell’은 앨범 의 세 번째 트랙이다. 앨범명에서 보이듯이 펠라 쿠티와 진저 베이커의 협업 라이브 앨범이다(애비 로드 스튜디오에서 150여 명의 관객과 함께 진행. 들국화 라이브 앨범도 이런 방식으로 녹음했다). 위대한 드러머 진저 베이커는 록 밴드 크림과 블라인드 페이스 활동 이후 근본적 리듬을 찾았다. 그렇게 나이지리아까지 날아와 펠라 쿠티와 역사적 만남을 갖게 된 것. 스스로를 재즈 드러머라 소개하며 늘 원초적이고 즉흥적이며 리듬을 추구했던 진저 베이커였기에 이루어진 필연적 만남이다. 이 음악에서 이를 느껴보자. _ 류진석 (유니버설뮤직 코리아 PR 담당자)

갸키
For My Baby

‘근본’이 있는 음악을 좋아한다. 추천하려는 음악가 갸키(Gyakie)는 음악적 뿌리가 출중하다. 그의 아버지는 가나에서 하이라이프(가나에서 재즈와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만든 갈래)를 해온 음악가이고, 과거부터 가나의 힙합을 비롯해 나이지리아 음악까지 자연스럽게 흡수해왔다. 그래서 그의 음악은 자극적인 아프로팝이라기보다는 좀 더 알앤비에 가까우면서 아프리카 리듬을 잘 흡수했다. 1999년생 음악가는 2019년 자신의 곡을 처음 선보였고, 2020년부터 가나와 나이지리아에서 인기를 얻더니 이제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인물이 되었다. 랩도 하고 악기도 연주하는 그는 새 앨범을 준비 중이다. SNS에서 조금씩 들려주는 스포일러 만으로도 기대된다. _ 블럭 (한국대중음악상 사무장, 음악평론가)

리비앙카
Jah

데뷔 싱글 ‘People’로 이름을 알린 카메룬 출신 아티스트 리비앙카 (Libianca). 아이라 스타(Ayra Starr), 오마 레이(Omah Lay) 등 아프로비츠 신을 이끄는 굵직한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첫 등장부터 주목을 받았다. 2023년 6월 발매한 신곡 제목이자 신을 뜻하는 단어 ‘Jah’ 의 반복은 ‘신 외엔 달리 필요한 것이 없다’며 리비앙카의 음악이 가스펠에서 영향을 받았음을 드러낸다. 은은한 아프로비츠 향을 풍기지만, 독특한 음색과 특유의 담백한곡 구성으로 장르의 이질감을 줄여 이 장르를 처음 접하는 누구라도 다정함을 느낄 수 있다.
_ 김수진 (소니뮤직 디지털사업부 소속)

ESSENTIAL:
아프로비츠 입문자를 위한 추천 뮤지션.

아마레 Amaarae
가나계 미국인 아마레는 완성도 높은 앨범으로 아프로비츠 신에서 독보적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023
년 6월에 발매한 두 번째 EP <Fountain Baby>는 비평가들에게 극찬받았다. 음악 전문 매체 <NME> 에서는 만장일치로 만점을, <피치포크>에서는 10점 만점에 8.7점을 받으며 올해 최고 앨범으로 거론되었다. 아프로팝에 뿌리를 두지만 일본 민요 샘플링, 바이올린과 첼로, 호른과 하프 등 다양한 사운드를 녹여내는 등 과감한 시도를 했다. 특히 그의 감미로운 소프라노 음색이 이 앨범의 관능미를 아름답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포장해준다.

위즈키드 WizKid
지금 아프로비츠 신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다. 2020년 발매한 <Made in Lagos>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수록곡 ‘Essence’는 빌보드 핫100에 오른 최초의 나이지리아 곡이다. 저스틴 비버의 리믹스 버전을 발표하면서 이 곡에 다시 한번 불씨를 지폈다.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9위까지 찍었고, 제64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고 글로벌 음악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다. 예(카니예 웨스트)는 ‘지금까지 음악 역사상 최고 노래 (Best song in the history of music to date)’라는 찬사와 함께 이 곡을 샤라웃했다. 자신의 곡을 성공시키기 앞서 비욘세의 ‘Brown Skin Girl’과 드레이크의 ‘One Dance’에 참여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한편, 지난 7월 런던에서 개최한 콘서트 <More Love, Less Ego Tour> 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매진시킨 첫 번째 아프리칸 아티스트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버나보이 Burna Boy
아프로비츠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 가장 최근 앨범은 2022년 7월에 발표한 정규 6집< Love, Damini>다. 13개 트랙 중 ‘For My Hand’는 아프로비츠 사운드를 정석으로 담은 곡으로, 버나 보이의 묵직한 저음과 에드 시런의 부드러운 음색이 만나 시너지를 일으켰다. 버나 보이는 빌보드 ‘U.S. 아프로비츠 송’ 차트에 가장 많은 곡을 올렸는데, ‘Last Last’를 포함해 총 28곡을 차트인시켰다. 그의 영향력은 패션업계까지 뻗치고 있다. 지난해 새비지×펜티 Vol. 4 런웨이 쇼에서 공연했고, 버버리의 2022 페스티브 캠페인 ‘더 나이트비 (The Night Before)’에 등장한 바 있다.

템스 Tems
2018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음악을 시작했다. 2021년 RCA 레코드사와 계약하고, <For Broken Ears>, <If Orange Was A Place> 두 장의 EP를 발매했다. 특유의 간드러지는 음색과 작곡 실력으로 거물급 뮤지션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드레이크의 ‘Fountains’, 위즈키드의 ‘Essence’, 비욘세의 ‘MOVE’, 퓨처의 ‘WAIT FOR U’에서 그녀의 매력적인 음색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의 사운드트랙 중 하나인 리아나의 ‘Lift Me Up’을 공동 작곡했다.

레마 Rema
나이지리아 출신의 레마는 소셜 미디어에 업로드한 D’Prince의 ‘Guci Gang’ 커버 영상으로 주목받으며 음반 계약을 체결했다. 2019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본뜬 앨범 <Rema> 로 정식 데뷔했다. 결정적으로 그를 스타덤에 올린 곡은 지난해 발표한 ‘Calm Down’이다. 이 곡은 아프로비츠의 차트 기록을 새롭게 쓰고 있다. 빌보드 핫100 차트 3위에 오르면서 아프로비츠 중 최고 순위를 기록했고, 48주째 (2023년 8월 7일 기준) 해당 차트 상위권에 머물러 있다. 발매된 지 1년이 지난 노래지만, 추가로 공개한 셀레나 고메즈의 피처링 버전으로 지금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씨케이 CKay
틱톡에서 핫한 나이지리아 뮤지션. 씨케이가 직접 작곡하고 프로듀싱한 곡 ‘Love Nwantiti(Ah Ah Ah)’는 2019년 발표 직후 나이지리아에서 크게 히트를 쳤고, 인기에 힘입어 2020년 조보이와 쿠아미 유진이 참여한 리믹스 버전을 추가로 공개했다. 이후 틱톡커 트레이시 조셉이 업로드한 이 곡의 댄스 루틴 영상이 폭발적 반응을 얻은 데 이어 ‘Love Nwantiti’ 챌린지 바람이 일면서 역주행하고 있다. 노래 제목 ‘Love Nwantiti’는 나이지리아의 이보족(igbo) 언어로 ‘작은 사랑’을 뜻한다. 주술을 외우는 듯한 ‘Ahn ah ah~’ 가사와 영어 사이에 끼워 넣은 이보족 언어, 그리고 나른한 멜로디가 중독성 강하다.

에디터 이도연 일러스트 도요(D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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