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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하신 생성형 게임 나왔습니다

2D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생성형 AI 지니(Genie)가 게임에서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그렇다면 게이머는 지니를 어떻게 활용하고 싶어 할까?
생성한 게임을 기대하는 것보다는
발매한 작품에서 쓰임새가 더 있지 않을까?
기존 게임의 ‘유저 확장판’을 만드는 시도도 이루어질 법하다.

텍스트나 이미지를 바탕으로 2D 플랫포머 게임을 생성할 수 있다고 알려진 AI 모델 ‘지니 (Genie)’는 게이머의 관점에서 상징적 사례다. 생성형 AI를 게임에 어떻게, 얼마만큼 활용할 수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딥마인드의 설명을 보면 지니는 게임만을 생성하는 AI가 아닌 상호작용 환경(Interactive Environment)을 강조한 모델로 보인다. ‘게임’을 강조한 것은 상호작용의 대명사이기 때문일텐데, 최신 기술을 가장 대중적으로 활용하는 매개가 게임이라는 점에서는 자연스럽다.

하지만 상호작용을 경험한다고 해서 무조건 게임 카테고리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재미를 비롯해 게임의 핵심적 요소가 빠졌다면 ‘게임 같은 것’ 일 뿐이다. 게임을 통해 경험하는 상호작용의 핵심은 ‘경계’다.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닿을 수 있는 것과 아닌 것의 경계가 잘 그어질 때 비로소 재미가 발휘된다. 이 경계는 주로 게임을 만든 이의 정성 혹은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발휘되는 영역으로 여겨진다. 경계를 의식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거나, 경계인지 아닌지 가늠해보고 싶은 호기심이 드는 것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 이런 경험을 생성
해낼 수 있는지가 지니의 행보를 평가하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그러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게임을 만드는 정성과 아이디어를 발휘하는 경로는 간접적으로나마 오래전부터 존재했기 때문이다.

게임을 만드는 툴인 ‘쯔꾸르’는 세부적 모듈을 조합해 게임을 완성한다. 구현할 수 없는 것도 적지 않지만, 가능한 모듈로 어떻게 조합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게이머들도 이를 염두에 두고 완성된 게임을 플레이한다. 여기에는 게임을 만드는 사람과 플레이하는 사람 모두 서로의 수고를 존중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조합의 결과물이 빼어나지 않더라도 플레이어를 생각하며 조합해서 완성한 결과물을 탐색하는 것이다. 게임을 하나의 세계로 간주하고 제작자와 게이머가 서로를 존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는 아무리 생성형 AI가 사용자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더라도 완성해내기 힘든 영역이다.

그렇다면 게이머는 지니를 어떻게 활용하고 싶어할까? 생성한 게임을 기대하는 것보다는 이미 발매한 작품에서 쓰임새가 더 있지 않을까? 플레이 방법의 힌트를 얻을 수도 있고, 허락만 된다면(저작권 등 생성형 AI에 제기되
는 여러 문제가 게임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게임의 ‘유저 확장판’을 만드는 시도도 이루어질 법하다. 비록 지니가 빼어난 게임을 생성해내진 못하더라도 게임을 만드는 의미에 대해 곱씹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다소 지난한 일이 될 수 있겠으나 재미를 만들고 경험하는 수고에 방점을 둔다면 그 의미를 생각하는 일은 인간과 AI가 함께 미지의 경계를 확장해나가는 흥미로운 과정일 것이다. 게임의 재미란 벼려지는 것이지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는 건 분명한 성과일 것이고.

강지웅
게임평론가. 어린이 교양지 〈고래가 그랬어〉에 게임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게임이 삶의 수많은 순간을 어루만지는, 우리와 동행하는 문화임을 믿는다.

에디터 <맨 노블레스> 피처팀 일러스트 최익견 디지털 에디터 변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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