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ociety 안내

<맨 노블레스>가 '디깅 커뮤니티 M.Society'를 시작합니다.
M.Society는 초대코드가 있어야만 가입 신청이 가능합니다.

자세히보기
닫기

‘위스키 오브 더 이어’ EP. 1 WHAT HAPPENED IN BACKBAR

백바는 유기체다. 유통, 상권, 대중의 니즈, 때로는 오너의 취향까지 투영되는 공간이다.
그래서 짱짱한 위스키 셀렉션을 갖춘 바의 오너와 바텐더에게 물었다.
2024년 당신의 백바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 백바에서 건져 올린 다섯 가지 현상.

몰트 바 배럴’의 백바에 채워진 미셸 쿠브어 셀렉션
왼쪽부터_ 페드로 히메네즈(PX) 셰리 벗(500리터 크기의 캐스크)에서 12년 숙성한 ‘스파이럴 챕터 IV’. 스페인산 아몬틸라도 셰리 벗에서 17년 숙성한 ‘알렉세 2003’. 70년간 사용한 퍼스트 필 페드로 히메네즈(PX) 셰리 오크통에 24년 숙성한 ‘베리 셰리드’. 각 빈티지마다 약 1800병으로 한정 생산해 희소 가치가 높은 ‘플리팅’. 올로로소 셰리 배럴과 모스카텔 배럴을 사용한 ‘인트라바간자’. 버번 캐스크에 숙성해 신선한 과일 향과 달콤함이 특징인 ‘알바’.

위스키 시장이 한풀 꺾였다지만,
변화의 물결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위스키 애호가들의
깊고 넓어진 취향과 새롭고 특별한 것에 대한 갈망을
채워주기 위해 위스키업계는 선택지를 늘리는 데 열을 올렸다.
2024년, 쏟아지는 술병 속에서 발견한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한다.

삼성동에서 10년 가까이 자리를 지켜온 몰트 바 배럴의 백바.
위스키 애호가들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BOURBON
수치로 보면 버번위스키의 라인업이 가장 늘었다. 켄터키의 프리미엄 버번 증류소 믹터스에서 선보이는 ‘보머거스’를 비롯해 ‘베리 올드 세인트 닉’, ‘엔젤스 엔비’ 등 이름도 생소한 브랜드의 제품이 다양해졌고, 찾는 사람도 많아졌다. 코로나19 시기 비교적 저렴한 버번을 홈술로 즐기던 버번 러버들이 바(bar)로 유입된 듯하다. 아무래도 스카치위스키보다 접근성이 높고, 버번위스키 브랜드들이 훨씬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펼친 영향도 적지 않다. 또 다른 변화 중 하나는 최근 외국인 방문객이 눈에 띄게 늘면서 한국 위스키인 기원의 라인업을 늘렸다는 것이다. 질적으로 많이 개선된 점도 백바에 올릴 수 있었던 이유다.

이수원 오너 바텐더 (숙희)

IRISH
단연 스카치 리스트가 독보적이지만, 홍대에서 마포로 자리를 옮기면서 아이리시 위스키를 백바에서 꺼내는 빈도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직장인 손님이 많아졌고, 위스키를 시도하는 층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그중 ‘부쉬밀’이 바 톱에 가장 자주 올랐는데, 아이리시 위스키 고유의 증류 방식으로 얻은 부드러운 풍미에 16년까지 다양한 레인지를 갖춰 숙성 연도별 취향 찾기에 도움이 된다. ‘레드브레스타 15’, ‘틸링 스몰배치’ 등 가격과 맛 모두 만족스러운 아이리시 위스키 라인업도 확대되고 있다. 칵테일 베이스를 포함해 소비량으로 보면 여전히 1등은 단연 ‘제임슨’이지만.

박시현 오너 바텐더 (팩토리 정)
왼쪽부터 _
진한 암갈색에서 농밀한 셰리 캐스크 풍미가 느껴지는 카발란 솔리스트 PX 셰리. 이탈리아 베네토 지역의 고급 레드 와인인 아마로네 와인 캐스크에서 추가 숙성한 아란 아마로네 캐스크 피니시. 호주 멜버른에 위치한 스타워드 증류소에서 생산하는 더블 그레인위스키로 호주산 밀과 보리를 증류한 뒤 호주 레드 와인 캐스크에서 숙성한다. 장소 바 ‘스왈로’

NEW WORLD·NEW CASK
한국 소비자는 트렌드에 대한 반응이 매우 빠르다. 흡수도, 흥미를 잃는 것도. 새로운 경험을 하는 데에도 서슴없다. 백바에 이스라엘, 호주, 프랑스 등 뉴 월드 위스키가 다수 포진된 이유다. 유명해진 대만 위스키 ‘카발란’을 통해 뉴월드 위스키를 경험한 이가 늘면서 또 다른 세계를 탐험하는 데 주저함이 없어 보인다. 한편, 셰리와 버번 캐스크 숙성에서 벗어난 위스키도 다양하게 발견했다. 숙성 럼, 마데이라 캐스크, 살구 브랜디 캐스크로 피니시 숙성한 라이 위스키 ‘바렐 시그라스’, ‘아란 아마로네’, ‘글렌모렌지 토카이 캐스크’, ‘스프링뱅크 팔로코르타’ 등이 대표적이다. 그래도 백바를 가장 굳건하게 지키는 건 돌고 돌아 결국 셰리 캐스크 위스키가 아닐까 싶다.

김진환 오너 바텐더 (스왈로)

IB
독립 병입 위스키가 한국에 앞다퉈 들어오고 있다. 카덴헤드의 어센틱 컬렉션이 국내에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백바에 전부 들였다. 링크우드 글렌리벳 18년부터 발메낙 글렌리벳, 벤리네스까지 총 9종을 갖췄다. 특히 아드벡 29년은 100만 원대로 고가임에도 가격에 버금가는 퀄리티를 갖춰 많은 손님이 찾는다. 이 밖에도 하이랜드 레어드, 윌슨앤모건도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다. 업장만의 프라이빗 보틀링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추세인데, 스윙 역시 스프링뱅크 29년을 병입한 프라이빗 보틀을 12월부터 선보인다. 캐스크 샘플을 마셔본 뒤 올해 마신 술 중 최고로 꼽을 자신이 있었기에 당장 SNS로 수요를 조사한 다음 프라이빗 보틀링을 성사시켰다.

남지우 대표 (스윙)
싱글 몰트위스키 글렌드로낙의
다양한 빈티지를 갖춘 ‘몰트 바 배럴’.

OLD AGED
확실히 위스키 소비층이 견고해졌다. 취향이 더욱 다양해지고 정교해진 만큼 우리 업무 난도도 상승(?)했다. 백바의 크기는 한정되어 있으니, 여기에 올릴 보틀을 선별하는 게 큰 숙제가 되었다. 올해 고숙성 위스키나 한정판 위스키 등 희귀 제품의 출시가 잇따랐는데, 많은 사람이 다양하게 한 잔씩이라도 경험해볼 수 있도록 웬만한 보틀은 갖추고 싶었다. 현재 글렌드로낙 캐스크 보틀링 1993·1994, 글렌드로낙 50년, 글렌글라사 샌드엔 ·48·49·50년, 롱몬 캐스크 스트렝스 30년 등을 구비하고 있다. 직접 이 보틀을 소장하고 있음에도 바에 와서 한 잔씩 마시고 가는 손님도 더러 있다. 특히 글렌드로낙 캐스크 보틀링 1993·1994는 (보틀)가격대가 100만 원대 초·중반이지만 숙성 연수에 비해 가격이 합리적이니 꼭 한번 경험해보길.

홍승우 오너 바텐더·문선미 매니저 (몰트 바 배럴)
에디터 이도연, 장새별(프리랜서) 사진 김흥수, 정석헌, 최원혁 디지털 에디터 변상윤
LUXURIOUS BOLDNESS ARCHIVE CHIC BOLDNESS AND 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