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바젤 홍콩 2025 가이드
아트 바젤 홍콩 2025가 3월 26일 30일까지 홍콩컨벤션센터(HKCEC)에서 열린다. 미술 장터를 넘어 거대한 문화 플랫폼으로 나아가고 있는 아트 바젤 홍콩. 2025년 놓치지 말고 봐야 할 것들.
K-ART
올해 참가하는 42개국 240여 개의 갤러리 중 한국 갤러리는 총 20곳. 국제갤러리, 리안갤러리, 아라리오갤러리, 우손갤러리, 조현화랑, 학고재 등 한국 대표 갤러리 9곳은 주요 섹터인 ‘갤러리즈’에서 만날 수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섹터에서 한국 갤러리와 작가가 활약할 예정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예술을 집중 조명하는 ‘인사이트’ 섹터에서는 제이슨함이 김정욱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는가 하면, 신진 작가에게 집중하는 ‘디스커버리’ 섹터에서는 P21이 신민 작가를, 휘슬갤러리가 이해민선 작가를 소개한다. 한국 작가의 특별전을 준비한 해외 갤러리도 있다. 파리의 갤러리 바지우가 고암 이응노 화백과 그의 부인이자 한국 1세대 여성 화가인 박인경 화백의 2인전을 여는 것. 이는 이응노 탄생 120년과 박인경 100세를 기념하는 전시로, 두 예술가의 여정을 되짚어보는 자리가 될 것이다.

Lee Ungno, ‘Untitled’
고암 이응노 화백과 깊은 인연을 맺어온 갤러리 바지우에서 준비한 이응노・박인경 2인전 <예술적 삶의 동행>.

Subodh Gupta, ‘Zodiacal Light’
아라리오갤러리와 함께하는 인도 출신의 저명한 현대미술가 수보드 굽타. 작가는 스테인리스 스틸 도구같은 일상적 물건을 거대한 조형물로 변형시키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UNMISSABLE SECTOR
실험적 대형 설치 작품을 선보이는 ‘인카운터’ 섹터는 아트 바젤 홍콩의 꽃이다. 시드니 아트스페이스 디렉터 출신인 알렉시 글라스-캔터가 올해 마지막 큐레이팅을 맡아 의미를 더한다. 이번에는 총 18점을 준비했다. 이 중 14점은 아트 바젤 홍콩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것이라 눈여겨볼 만하다. 주목할 작품으로는 취리히 기반의 아티스트 몬스터 체트윈드의 ‘Lanternfly Ballet’으로 홍콩 대표 쇼핑몰 퍼시픽 플레이스에 전시한다. ‘캐비닛’ 섹터 또한 역대 최대 규모인 36개 갤러리가 참여해 큰 기대를 모은다. 캐비닛은 미술사적으로 가치 있는 작품을 집중 조명하는 섹터로, 각 갤러리가 특정 주제를 가지고 큐레이션한 작품을 선보인다. P.P.O.W 갤러리는 1970~1990년대 뉴욕 아트 신을 대표하는 마틴 웡을 회고하는 전시를 연다. 그리고 수묵화 컬렉터라면 잉크 스튜디오 부스를 방문해보자. 리우 단, 리진, 양지에창 등 중국 현대 수묵화의 선구자 12명의 작품을 전시, 중국 수묵화 세계를 깊이 탐미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Christopher K. Ho, Installation View
홍콩 작가 크리스토퍼 호는 황동 조각 시리즈를 통해 질서와 혼돈, 규칙과 자유 사이의 긴장감을 경험하게 한다.
인카우터 섹터에서 만날 수 있다.

Martin Wong, ‘Lucky Lauger’
마틴 웡(1946~1999)의 회화 작품 세계에 깊은 영향을 미친 점토 작업.
P.P.O.W 부스에서 만날 수 있다.

Ann Leda Shapiro, ‘Giving Birth to Myself’
악셀 베르포트 갤러리는 앤 레다 샤피로의 50년 예술 여정을 회고한다.
동양 의학에서 영향을 받아 신체와 정신의 연결성을 수채화로 탐구해온 작가다.

Li Jin, ‘Fish and Man’
잉크 스튜디오가 대규모 수묵화 그룹전을 준비했다.
그중 리진은 중국 전통 회화 방식으로 인간의 욕구와 본능을 풍자한다.
DISCOVERIES
신진 작가를 소개하는 ‘디스커버리’ 섹터는 올해 ‘MGM 디스커버리 아트 프라이즈’를 신설해 주목도를 한층 높였다. 수상 작가에게는 5만 달러의 상금과 함께 마카오에서 전시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최종 후보에 오른 작가 세 명은 신민, 카요데 오조, 사주 쿤한이다. 신민은 한국의 P21갤러리 소속 작가로, 포대나 종이 같은 버려지는 재료를 사용해 조형물을 만든다. 스위트워터 갤러리에서 소개하는 카요데 오조는 기성품과 다양한 재료를 조합한 설치물을 통해 사회적 열망, 소비문화 등을 사회적 탐구한다. 한편, 뭄바이 작가 사주 쿤한은 버려진 티크목 패널에 이미지를 전사하는 기법을 적용해 이주, 정착, 가족 등의 주제를 다룬다. 타르크 갤러리 부스에서 만날 수 있다. 세 작가 외에도 베이징의 모큐브, 런던의 에말린 등 22개 갤러리가 참여하는 디스커버리 섹터에서 참신한 작품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Kayode Ojo, ‘Black Tongue New Year’s Eve (New York)’
카요데 오조 작가는 향락의 오브제를 통해 욕망과 지위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보여준다.

Shin Min, installation view
종이로 조각하는 신민 작가.
종이와 연필을 활용해 시대의 부조리를 드러내는 형상을 만든다.

Saju Kunhan, ‘11th May 1980 Wedding Day #1’
가족을 주제로 한 사주 쿤한의 신작.
재활용 티크 목재에 흑백 가족사진을 선명한 컬러로 재현했다.
NEW
MGM 디스커버리 아트 프라이즈, 파라 사이트와의 협업 등 2025년 아트 바젤 홍콩은 새로움이 차고 넘친다. 올해 처음 참가하는 갤러리도 꽤 많으니 그곳도 챙겨서 방문해보자. 뉴욕의 베리 캠벨과 니켈 부셴 갤러리, 코소바의 신흥 갤러리 람바다람바다람바다, 베를린의 바스티안 등 23곳이 참가한다. 지금까지 공개된 출품작을 살펴보면, 바스티안은 앤디 워홀의 요제프 보이스 초상화를, 이탈리아의 P420은 텍스트 기반의 추상 작품으로 알려진 이르마 블랭크의 작품을 선보인다. 또 캐비닛 섹터에서 만날 수 있는 블랭크 프로젝트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작가인 이그샨 아담스와 함께한다. 플라스틱, 직물, 정원용 펜스 등을 활용해 대형 설치미술을 제작하는 작가로, 이번에는 남아프리카 원주민 무용수에게 영감받아 만든 태피스트리를 준비했다.

Irma Blank, ‘Ur-schrift ovvero Avant-testo 23-10-01’
언어와 의미를 분리한 추상화 작품을 선보이는 이르마 블랭크.
캐비닛 섹터 P420 부스에서 만날 수 있다.

Andy Worhol, ‘Joseph Beuys’
올해 처음 갤러리즈 섹터에 참가하는 베를린의 바스티안 갤러리.
앤디 워홀의 작품과 함께한다.
OFFSITE
아트 바젤 기간에 도시는 온통 예술로 물든다. 다양성, 개방성 등을 2025년 주요 키워드로 내세운 만큼 컨벤션 외부 행사를 대폭 늘렸다. 랜드마크로 떠오른 M+ 뮤지엄의 초대형 스크린 파사드에는 싱가포르 영화감독 호 추 니엔의 작품이 상영된다. 상영 작품은 인공지능(AI) 생성 애니메이션 ‘나이트 샤레이드’로, 유명한 홍콩 영화의 장면을 AI가 재구성하고, 이를 다시 반복적으로 재편집해 완성한 결과물이다. 3월 22일부터 3개월 동안 빅토리아 하버 전역에서 감상할 수 있다. 또 홍콩의 비영리 예술공간인 파라 사이트(Para Site)와 협력해 퍼블릭 필름 프로그램을 선보이는데, 파라 사이트가 큐레이션한 필름 메이커 30명의 작품을 7회 상영한다.

Ho Tzu Nyen, ‘Night Charades’
샤넬 넥스트 프라이즈 수상자로도 잘 알려진 호 추 니엔의 영상 작업물.
M+ 뮤지엄의 파사드를 장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