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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투트가르트에서 마주한 신형 포르쉐 911

고전으로 남을 포르쉐 911 관찰기.

슈투트가르트의 테크놀로지 센터에서 새롭게 공개한 신형 포르쉐 911 카레라 GTS. 3.6리터 배기량의 혁신적 파워트레인으로 시속 100km/h까지 단 3초 소요된다.

포르쉐가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극소수 인원의 각국 기자들을 초청했다. 신형 911 테크놀로지 워크숍과 스닉 프리뷰 행사를 위한 자리였다. 행사명에 붙은 ‘스닉(sneak)’이라는 단어는 이번 행사가 극비리에 진행하는 프로젝트임을 암시했다. 뮌헨에서 슈투트가르트행 비행기를 경유하며 ‘신형 911을 한국인 최초로 마주할 수 있다’는 특권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프리뷰를 위한 스튜디오에 당도하자 프로젝트 전문 연구진이 우리를 반겼고, 봄비 소리가 잔잔하게 들리는 가운데 오매불망하던 PT가 시작됐다.

기술적 설명을 발표하기 이전에 공개된 건 다름 아닌 신형 911 하이브리드 소개 영상이었다. 영상 속에는 뜨거운 두바이 사막의 주행 환경과 총 500만km 이상 테스트 주행을 거친 911이 담겨 있었다. 나아가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에서의 테스트(포르쉐의 상징과도 같은 테스트다)에서는 이전 모델 대비 8.7초 빠른 랩타임을 기록했다는 소식도 덧붙였다. ‘완전히 새로운’ 911을 개발했다는 자부심이었다. 영상이 끝나자 이후에는 직접 포르쉐 911의 대변인(Spokesperson) 올리버 힐거가 슬라이드를 넘겨가며 발표를 시작했다. 주된 내용은 새롭게 탑재한 ‘T-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대한 설명이었다. 통합 전기모터가 터보차저 속도를 끌어올려 즉각적 부스트 압력을 생성하는데, 이때 전기모터가 발전기 역할을 분담해 최대 11kW(15PS)의 전력을 생성할 수 있다. 새롭게 개발한 3.6리터 박서 엔진을 통해 합산 541마력, 62.2kg·m를 발휘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파워트레인 성능이다. 기존 모델 대비 61마력 증가했으며, 제로백 또한 3초로 기존 3.4초보다 0.4초 감소했다 (포르쉐 911 카레라 GTS 기준). 최고 시속은 312km. 이산화탄소 배출량까지 유럽 기준 1km당 8g가량 줄였다니, 항간에 떠도는 ‘포르쉐 테크놀로지 센터 연구원들이 외계인을 납치해 차를 개발한다’는 소문이 나올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표가 끝난 직후에는 택시 드라이브가 이어졌다. 세계 최고 자동차 공학도들이 내민 자부심을 실전에서 맛볼 차례였다. 잔잔하던 빗줄기가조금씩 굵어지며 위태로운 트랙 컨디션을 예고했지만, 떨림보다는 엔도르핀
이 온몸을 감쌌다. 어떤 경험은 매우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누릴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 베테랑 드라이버도 나와 같은 마음인지 “나만 믿어, 분명히 재밌을거야”라는 인삿말 후 맹렬하게 트랙 위를 내달렸다. 간이 똑 떨어지게 달렸지만, 대폭 개선한 접지력과 즉각적 응답성 덕분에 어떤 각도로 틀어도 차체가 흔들리거나 중심을 잃지 않았다. 분명 포르쉐가 이어온 치열한 공학적 연구와 실행의 결과물일 것이다.

택시 드라이브가 끝난 직후 지면에 발을 닿자 ‘과연 텍스트상 제원이 이 차의 언어를 온전히 번역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만큼 단순한 주행 성능을 웃도는 뭔가가 내재되어 있었다. 공격적이면서도 부드럽고, 안정적이면서도 쾌락의 끝을 지향한다. 어쩌면 자동차로서 모든 욕망을 품은 채 뻗어나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포르쉐의 본고장인 슈투트가르트에서의 감상은 이렇다. 과연 서울이라고 다를까?

차량 내부. 911 최초로 완전히 디지털화된 12.6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자랑한다.
911 카레라에서는 카본 블레이드가 포함된 ‘익스클루시브 디자인’ 휠을 최초로 장착 가능하다.
소형 고전압 배터리로 2개의 경량화한 전기모터를 작동한다. 400V 전압에서
작동해 최대 1.9 kWh 에너지를 저장한다.

총 7개의 19-/20인치 또는 20-/21인치
휠 디자인을 제공한다.
T-하이브리드 드라이브의 심장인 3.6리터 박서 엔진. 전력 지원 없이 485마력의
출력과 58.1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에디터 박찬 사진 포르쉐 디지털 에디터 변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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