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지 않고 고쳐 입는 법
명동 리유니클로 스튜디오에서

10월 16일 오후, 유니클로 명동점 3층. 엠소사이어티 회원 열두 명이 각자 입지 않는 옷 한 벌씩을 들고 모였습니다.
옷장에는 늘 그런 옷의 자리가 있습니다. 입지 않는데 버리지도 못한 옷. 참가자 열세 명 중 여덟 명의 옷장에 그런 옷이 열 벌 이상 있었습니다. 나머지 넷은 세어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 옷의 행선지는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종량제 봉투나 의류 수거함이 여섯 명, 그냥 옷장에 쌓아두는 쪽이 세 명이었습니다. 중고 거래로 판 사람이 둘, 지인에게 물려준 사람이 하나. 수선해서 다시 입었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기부나 수거 프로그램을 이용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본 이벤트는 엠소사이어티 멤버 전용 프로그램입니다.

생경했던 국제 수선의 날
10월 셋째 주 토요일은 국제 수선의 날(International Repair Day)입니다. 2009년 네덜란드의 한 리페어 카페가 “버리시겠습니까? 안 돼요!(Toss it? No way!)”를 내걸며 시작한 흐름이 전 세계 3천여 개 지역으로 퍼졌고, 2017년 런던의 오픈수리국제연맹이 이 날을 공식 지정했습니다. 처음에는 고장 난 전자 기기를 고치는 날이었으나 지금은 자전거와 신발, 옷까지 아우릅니다.
이 날을 알고 있던 참가자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유니클로가 2020년부터 운영해 온 RE.UNIQLO도 사정은 비슷했습니다. 이름만 들어본 사람이 다섯, 처음 듣는 사람이 여덟. 어떤 활동인지까지 아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유니클로 하면 떠오르는 단어도 받아두었습니다. 가성비, 가성비, 가성비, 가성비 좋고 퀄리티 좋은 스파 브랜드, 기본템, 스탠다드, 데일리, 친근함, 대량생산, 국밥, UT, 유니네, UNIQLO. 열세 개의 단어 중 환경이나 지속가능성을 가리키는 단어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 워크숍이 시작된 지점이 거기였습니다.

바늘을 처음 잡은 다섯 사람
모인 손은 제각각이었습니다. 재봉틀을 다루는 사람이 셋, 단추 정도는 달아본 사람이 다섯, 바느질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이 다섯이었습니다. 수선을 1점(귀찮고 번거로운 일)에서 5점(그 자체로 즐거운 취미) 사이에 놓아보라고 했을 때 평균은 2.5점이었고, 1점을 고른 사람이 넷이었습니다.
그 손들에 주어진 것은 사시코(刺し子)입니다. 작은 홈질을 규칙적으로 반복해 천을 보강하면서 동시에 기하학적 무늬를 만드는 일본의 전통 수선 기법입니다. 사시코는 수선한 자리를 감추지 않습니다. 해진 곳을 가리는 대신 실로 덮어 드러내고, 그 바느질 자국이 결국 그 옷의 무늬가 됩니다.


전문 수선 강사가 테이블을 돌며 한 사람씩 손을 봐주는 방식으로 두 시간이 흘렀습니다. 실을 꿰고, 도안지 위에 무늬를 그리고, 천을 덧대고, 마지막에 작은 다리미로 눌러 마무리합니다. 원단 조각과 색실 뭉치, 쪽가위와 토마토 모양 핀쿠션이 놓인 둥근 테이블에서 재봉틀을 다루는 사람과 바늘을 처음 잡은 사람이 같은 속도로 앉아 있었습니다.

두 시간은 짧았습니다. 마치고 나오는 참가자들의 말에는 좋았다는 소감과 함께 아쉬움이 섞여 있었습니다. 머릿속에 그린 무늬를 끝까지 완성하지 못한 채 바늘을 내려놓은 사람이 적지 않았습니다. 사시코는 한 땀씩 쌓아 올리는 기법이고, 쌓는 재미를 알아차릴 때쯤 시간이 끝났습니다.
고치는 쪽을 택한다는 것
사전 설문에서 앞으로 1년 안에 낡은 옷을 수선해 입을 것 같냐는 항목의 평균은 5점 만점에 2.6점이었습니다. 수선은 하면 좋은 일이지만 내 일은 아니라는 쪽에 가까운 숫자입니다.
그 2.6점을 적어낸 사람들이 두 시간 뒤 각자 자기 손으로 꿰맨 옷을 들고 매장을 나섰습니다. 완성하지 못한 무늬는 집에서 마저 이어야 할 숙제로 남았습니다. 해본 적 없는 일이 해본 일이 되었고, 끝내지 못한 바느질은 다시 잡을 이유가 됩니다.
이 워크숍은 하루짜리 행사였지만, 그 배경에 있는 공간은 상시 운영됩니다. 유니클로 명동점 3층의 리유니클로 스튜디오(RE.UNIQLO STUDIO)는 워크숍이 없는 날에도 열려 있습니다. 해진 곳을 꿰매는 리페어, 자수로 얼룩과 구멍을 덮어 새 옷처럼 만드는 리메이크, 더 이상 입지 않는 옷을 다음 쓰임으로 보내는 리사이클. 벽면에는 REDUCE, REUSE, RECYCLE 세 단어와 함께 옷 한 벌이 만들어지고 다시 돌아오는 순환의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유니클로가 2020년 시작한 리유니클로는 옷을 더 오래 입히는 쪽으로 브랜드의 무게를 옮기려는 시도입니다. 2022년 런던 리젠트 스트리트 매장에서 처음 문을 연 스튜디오는 현재 전 세계로 확대됐고, 한국에서도 매장에서 직접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 워크숍은 그 공간을 하루 빌려, 맡기는 대신 직접 꿰매보는 자리로 바꾼 것이었습니다.

리유니클로 스튜디오 이용 안내
유니클로에서 구매한 옷이면 매장에 가져가 수선과 자수를 맡길 수 있습니다. 티셔츠·니트·셔츠의 작은 구멍이나 찢어짐 4,900원, 솔기 수선 4,900원, 지퍼 슬라이더 교체 6,900원, 청바지 패치 14,900원 선입니다. 얼룩이나 구멍을 가리는 자수는 6,900원부터이며 템플릿 디자인 중에서 고릅니다. 손상 부위가 두 곳 이상이면 할인이 적용됩니다.
가격과 서비스 범위는 2026년 10월 기준이며, 매장별로 다를 수 있습니다. 방문 전 유니클로 공식 홈페이지에서 운영 매장과 최신 요금을 확인해 주십시오.
옷을 오래 입는 데 대단한 결심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버릴지 말지를 정하기 전에 고치는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으로 충분할 때가 많습니다. 이번 워크숍에 모인 열두 벌은 모두 한 번은 버려질 뻔한 옷이었습니다.
〈맨 노블레스〉 엠소사이어티는 매달 회원을 위한 프로그램을 엽니다. 좋은 자리에 결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 엠소사이어티가 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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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엠소사이어티 프로그램은 어떻게 참여할 수 있나요?
엠소사이어티는 초대코드 기반의 멤버십 커뮤니티로, 회차별로 참여 신청을 받아 진행합니다. 〈맨 노블레스〉 DM 으로 사전 신청하시면 다음 일정을 우선 안내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