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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즈칼 세계의 확장

전세계으로 테킬라를 포함한 메즈칼 시장이 떠오르고 있다.

테킬라를 포함한 메즈칼 시장이 뜨겁다. 글로벌 바 신을 선도하는 바텐더의 각별한 메즈칼 사랑이 불씨를 지피고 있다. 아가베 스피리츠의 전도사로 불리는 COA의 제이 칸 바텐더, 메즈칼 페어링이라는 독자적 장르를 개척한 KOL의 산티아고 셰프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스피크이지 바 핸드 셰이크가 멕시코 바 최초로 월드 50 베스트 바 1위에 오르며 이례적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멕시코와 메즈칼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진 건 분명하다. KOL의 헤드 바텐더 리암 쿨렌은 “이제 런던 바에서도 소규모 생산자의 희소한 메즈칼을 접하는 일이 흔해졌다”며 이는 시장이 성숙해졌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신생 브랜드와 소규모 생산자의 제품이 틈새를 파고들며 메즈칼 세계가 확장되는 모양새다. 전통과 트렌드가 교차하는 가운데 메즈칼레리아의 현재를 들여다봤다. 메즈칼에 진심인 바텐더에게 시그너처 칵테일을 위해 엄선한 메즈칼은 무엇인지도 물었다.

Handshake Speakeasy

네덜란드 출신 에릭 반 비크가 이끄는 핸드 셰이크 스피크이지는 2024년 월드 50 베스트 바 1위에 올랐다. 10여 년간 런던과 뉴욕이 양분해오던 1위 자리에 멕시코 바가 오른 건 작년이 최초였기에 핸드 셰이크의 1위는 여러모로 유의미한 기록이었다. 이곳은 전통과 실험, 장인정신과 현대 기술의 균형 속에서 칵테일을 창조하며, 한 잔이 완성되기까지 보통 48시간 걸린다. 깊은 풍미와 질감을 내기 위해 훈연, 인퓨징, 숙성, 분자요리법 등 다양한 테크닉을 거치지만, 정작 잔에 담긴 모습은 아주 정갈하다.

OLIVE OIL GIMLET 클래식 김렛을 변주한 칵테일. 진 대신 테킬라를 사용했으며, 올리브 오일로 실키한 질감을 살렸다. 사과, 로즈메리로 풍미의 층을 쌓아올리고, 우유 클리어링을 통해 거친 산미나 떫은맛을 섬세하게 다듬었다.

DON JULIO BLANCO 1942년에 시작된 돈 훌리오의 기본이자 기준이 되는 제품. 블랑코 테킬라는 멕시코 할리스코 고지대에서 재배된 최고급 블루 웨버 아가베만을 사용하며, 끝에 느껴지는 후추, 풀 향, 민트나 멘톨의 힌트가 입안에 개운함을 전한다.

ONCE UPON A TIME IN OAXACA 핸드 셰이크 스피크이지의 상징적 메뉴 중 하나로 밀크 펀치 스타일을 메즈칼로 세련되게 재구성했다. 동시에 오악사카의 불과 흙에서 영감받아 레시피를 완성했다. 민트와 레몬 압생트를 8시간 인퓨징해 허브와 산미를 더하고, 유청(whey)을 섞어 실키한 질감을 만든다. 칵테일 위 불타는 ‘스틸 울’ 퍼포먼스는 아가베 로스팅 과정을 오마주한 것이다.

SIETE MISTERIOS DOBA-YEJ 에두아르도·훌리오 메스트레 형제가 설립한 시에테 미스테리오스는 오악사카 현지 팔렌케와 협력해 메즈칼을 생산한다. 에스파딘을 뜻하는 도바-예이(Doba‑Yej)는 세계 메즈칼의 수도로 불리는 ‘산티아고 마타틀란’, 팔렌케가 밀집한 ‘산 디오니시오 오코테펙’, 신흥 지역 ‘야우테펙’에서 수확한 100% 에스파딘 아가베를 지하 원뿔형 가마에서 굽고, 구리 증류기로 증류해 44%로 병입했다.

COA

업장명에서부터 아가베 스피리츠에 대한 애정이 드러난다. 아가베를 수확하는 곡괭이를 뜻하는 COA. 이곳은 2021년부터 3년 연속 아시아 50 베스트 바 1위를 차지했다. 아가베 스피리츠에 천착한 이 바는 멕시코 본토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수준의 셀렉션을 자랑한다. 술장에 채워진 아가베 스피리츠만 200여 병. 오너 바텐더인 제이 칸은 리스트에 오른 증류소를 직접 모두 방문했으며, 멕시코 산지 곳곳을 탐방하고 소규모 증류소(펠렌케)의 메스칼레로(메즈칼을 만드는 장인)와 교류하며 희소한 스피리츠를 발굴하고 있다. 2020년부터 메즈칼 애호가인 앤드루 데이비스와 함께 비영리 단체 메즈칼 미션을 설립해 아가베 스피리츠에 대한 대중 교육 워크숍을 운영하고 있다.

SMACKED CUCUMBER 중국의 ‘스매시드 오이 샐러드’에서 영감받아 만든 칵테일. 고추, 간장, 참기름, 현지 식초, 설탕을 넣어 만든 수제 소스를 약한 불에 졸인 다음 라임, 진저 허니, 칠리, 메즈칼을 섞고, 마지막에 우유를 첨가한다. 이후 여러 번 정제 과정을 거쳐 완전히 맑은 상태가 되면 샐러드 본연의 청량하고 풋풋한 풍미의 칵테일이 완성된다.

MONTELOBOS ESPADIN 멕시코 출신 식물학 박사이자 아가베 전문가 이반 살다냐(Iván Saldaña)가 ‘메즈칼을 과학과 장인정신으로 재정의하겠다’는 목표로 2011년 론칭한 브랜드다. USDA 인증 100% 유기농 아가베만 사용하고, 지나친 스모크를 강조하기보다는 아가베 본연의 허브, 과일, 흙 내음, 미네랄 감각을 살리는 편이다.

KOL Mezcalería

런던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KOL 오너 셰프는 노마, 무가리츠 등 세계 유수의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은 산티아고 라스트라(Santiago Lastra)다. 레스토랑 지하에는 메즈케리아를 운영하고 있다. 셰프는 ‘맛은 문화의 표현’이라는 철학 아래 미지의 메즈칼 산지를 탐험하는 듯한 컬렉션을 선보인다. 그 덕에 희귀한 아가베 품종과 소규모 생산자를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두랑고, 산루이스포토시 등 숨은 산지의 장인과 협업한 보틀 시리즈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다.

PALOMA 에스파딘 메즈칼에 무유 베티베르 그리스(Muyu Vetiver Gris, 식물성 리큐어)를 더해 섬세한 시트러스 향과 말린 타임 같은 허브 풍미를 자아낸다. 마지막으로 자몽 소다를 붓고 소금 림으로 마무리한다. 보통 팔로마와 달리 스모크와 허브 향미가 강조된 스타일이다.

THE LOST EXPLORER ESPADIN 100% 오악사카산 에스파딘 아가베를 전통 방식으로 증류해 만든 로스트 익스플로러의 메즈칼. 과하지 않은 훈연 향과 신선한 아가베, 허브, 감귤 껍질의 균형이 조화롭다. 로스트 익스플로러는 환경운동가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와 몬테로보스 메즈칼 창립자 이반 살다냐가 함께 론칭한 브랜드다. 윤리적 생산과 지속가능성을 브랜드 철학으로 삼는다.

HOUSE MARGARITA 유자 사케로 산미와 플로럴 향을 더하고, 무유 치노토(Muyu Chinotto, 식물성 리큐르)로 아가베 풍미를 끌어올린 KOL 버전의 마가리타. 여기에 말산이 섞인 소금을 잔에 묻혀 마지막까지 산뜻한 여운을 전한다. 기주는 메즈칼과 테킬라 모두 사용해도 된다.

VOLCAN DI MI TERRA 고지대·저지대 아가베를 블렌딩한 볼칸 블랑코. 고지대 아가베의 밝고 플로럴한 아로마, 저지대 아가베의 묵직한 미네랄과 구조감이 조화를 이룬다. 잔에 따르면 라임과 자몽 껍질의 산뜻함, 흰 꽃과 은은한 허브가 겹겹이 피어난다.

에디터 이도연 사진 김흥수 디지털 에디터 함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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