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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 팬텀 100주년을 기념하다

한 세기를 이어온 장인정신, 그리고 그 정점에 선 이름. 롤스로이스 팬텀이 100년의 역사를 기념한다.

롤스로이스의 팬텀이 올해 100주년을 맞이했다. 하나의 모델로 100주년을 맞이한다는 건 단순한 시간의 축적을 넘어 브랜드의 정체성을 증명하는 일이다. 롤스로이스에 팬텀은 바로 그런 존재다. 1925년 세상에 처음 공개된 이후 팬텀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시대를 관통하는 성공의 아이콘으로 군림해왔다. 영국 왕실부터 각국 정상, 예술계 거장, 산업의 선구자까지. 전 세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선택하는 이 모델은 롤스로이스가 한 세기 동안 쌓아온 장인정신과 품격의 정점을 상징한다. 2025년, 롤스로이스는 팬텀 탄생 100주년을 맞아 ‘100 Years of Perfection’이라는 슬로건 아래 프로젝트를 전개했다. 그 여정의 결정체는 ‘팬텀 센테너리 프라이빗 컬렉션(Phantom Centenary Private Collection)’. 지난 10월, 영국 웨스트서식스주 굿우드의 롤스로이스 본사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이 컬렉션은 롤스로이스가 100년간 축적해온 비스포크 역량과 혁신적 장인정신을 집약한 결과물이다. 우리는 롤스로이스의 심장 같은 곳 ‘굿우드 홈 오브 롤스로이스’에서 한 세기의 시간을 담아낸 특별한 자동차를 직접 마주할 수 있었다.

팬텀 센테너리 프라이빗 컬렉션.

완벽을 향한 신념

굿우드 본사 입구에는 창립자 헨리 로이스 경의 격언이 새겨진 문구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Strive for perfection in everything you do.(당신이 하는 모든 일에서 완벽함을 추구하라)” 이 한 문장은 브랜드 철학의 근간이자 이번 컬렉션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함축한다. 롤스로이스모터카 CEO 크리스 브라운리지(Chris Brownridge)는 이번 모델을 “팬텀의 삶과 그것을 형성해온 사람들을 표현하는 하나의 캔버스”라고 정의한다. 실제로 이 자동차는 움직이는 예술 작품에 가까웠다. 5762mm 차체에 3772mm 휠베이스를 지닌 팬텀 VIII 익스텐디드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이 모델은 외관부터 압도적이다. 무지갯빛 유리 입자를 혼합한 화이트와 블랙 투톤 컬러는 1930년대 할리우드 황금기를 연상시킨다. 마를렌 디트리히를 비롯한 영화계 거장들이 팬텀을 소유했던 그 시절의 화려함과 우아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끈 것은 상징적 마스코트 ‘스피릿 오브 엑스터시’였다. 18K 금으로 주조하고 24K 금도금한 이 환희의 여신상은 신비로운 광채를 발했다.

24K 금과 백색 에나멜로 제작한 RR 배지, 25개의 선을 새겨 넣은 휠이 특별함을 더한다.

4만 시간이 빚어낸 예술 세계

진정한 경이로움은 차량 내부에서 펼쳐졌다. 앞좌석 가죽에는 레이저 에칭 기법으로 두 가지 모티브가 새겨져 있다. ‘Seagull’(시걸)과 ‘Roger Rabbit’(로저 래빗). 각각 1923년형과 2003년형 팬텀의 프로토타입 코드명이다. 이처럼 차 곳곳에 숨겨진 상징을 발견하는 과정은 정교한 보물찾기처럼 지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번 컬렉션의 압권은 뒷좌석이었다. 패션 아틀리에와 12개월에 걸쳐 공동 개발한 특수 패브릭에는 팬텀의 역사를 관통하는 풍경과 차량이 프린트되어 있고, 그 위에 일곱 명의 상징적 오너를 표현한 자수를 더했다. 45개 조각으로 분할된 패브릭은 런던 새빌로(Savile Row) 맞춤 양복 봉제 기법을 참고해 입체적으로 재봉했다. 디자이너 셀리나 메탕(Celina Mettang)은 “오너가 일상적으로 차를 타면서 서서히 발견해가는 디테일의 재미를 남겨두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뒷좌석 하단에는 비틀스의 존 레논이 소유했던 사이키델릭 팬텀 V가 섬세하게 숨겨져 있었다. 이 차량은 1967년, 레논이 영국 예술가 그룹 ‘더 풀(The Fool)’에 의뢰해 사이키델릭 페인팅을 입히며 전설이 된 모델이다. 천장을 올려다보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헨리 로이스 경의 삶에서 영감을 얻은 뽕나무 잎과 새, 입체적 꿀벌 자수가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 꿀벌은 롤스로이스 양봉장을, 새는 레이싱 드라이버 맬컴 캠벨이 속도 기록에 도전한 ‘블루 버드(Blue Bird)’호를 상징한다. 이 문양들 사이로 반짝이는 LED 별빛은 지중해의 밤하늘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도어 패널에는 팬텀이 걸어온 여정이 입체적 지도로 표현되어 있다. 헨리 로이스 경이 겨울을 보낸 프랑스 남부의 해안선, 여름을 나던 웨스트 위터링의 평온한 풍경, 한 오너가 굿우드에서 차량을 인수해 호주 퍼스까지 7200km를 달린 실화까지. 이 모든 여정을 두께 0.05mm의 24K 금박을 정밀하게 잘라내 숙련된 장인이 손으로 하나하나 끼워 넣은 것이다. 제작하는 데 4만 시간이 소요됐다는 설명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100년의 팬텀 역사를 아우르는 헤리티지와 장인정신, 그리고 기술의 정수가 응축된 인테리어 디테일.

100년이 증명한 위상

존 레논의 사이키델릭 팬텀 V, 엘비스 프레슬리의 팬텀 V, 엘튼 존의 팬텀 VI. 각 시대를 주름잡았던 이들은 팬텀을 통해 자신만의 개성과 성취를 표현해왔다. 이번 팬텀 센테너리 프라이빗 컬렉션은 그 찬란한 역사를 집대성하면서도 롤스로이스만의 장인정신과 비전을 명확히 각인시켰다. 굿우드를 떠나며 헨리 로이스 경의 격언이 다시 떠올랐다. 팬텀은 그 말을 100년간 실천해온 결과물이다. 이 차의 오너가 된다는 건 한 세기에 걸친 예술과 역사가 담긴 미술관 하나를 통째로 손에 넣는 것과도 같다. 팬텀이 증명한 100년의 위상은 다음 100년도, 여전히 팬텀일 것이다.

에디터 정관우 사진 제공 롤스로이스 디지털 에디터 함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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