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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완벽하고 가끔은 나약한, 기리보이라는

모순 덩어리.

베이지 롱 코트와 베스트 코트, 터틀넥 톱, 레더 부츠 모두 Bottega Veneta.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을 만드는 것이 항상 목표였다. 그래서 음악을 하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갓 완성한 결과물을 감상하는 시간이다.

전부터 궁금했는데, ‘0개 국어’라는 수식어를 들으면 어떤 기분인가?
별생각 없다. ‘그럴 만하다’ 고 느낀다. 원체 말재주가 없는 편이라서.(웃음) 놀랍게도 이게 많이 나아진 거다. 평소 조용한 성격인 데다 낯가림도 심하다.

사람들 앞에서 선뜻 말하기가 부담스러운가 보다.
그렇다기보다는 그냥 내 문제다. 말하던 도중에도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까먹곤 한다. 정확하게 표현하고 설명하는 방식 자체가 여전히 어렵다.

유튜브 댓글을 보니 ‘이전보다 입담이 나아졌다’는 팬들의 평도 많던데.
연기 레슨을 받으면서 한동안 일취월장했다. 거기선 교육 중 정확하게 한 문장 한 문장을 연결하며 말하지 않나. 문제는 잠깐 그러다 멈췄다는 거지. 요즘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고있다.

그러고 보니 어릴 때도 실용음악 학원에서 작곡만 2년을 수강했다고 들었다. 새로운 분야를 시작할 때 골똘히 배우는 편인가?
그런 것 같다. 뭐든 기본을 잘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음악이든, 연기든. 그때 배운 것을 지금도 유용하게 쓰고 있다. 아니, 그때 배운 것만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말이 더 어울리겠다. 그리고 나 스스로를 잘 안다. 천성이 게을러서 혼자 (연습)하면 귀찮다고 안 할 게 뻔하다. 누군가 일대일로 가르쳐줘야 어떻게든 해내지 않나. 사람들이 괜히 헬스장 가서 따로 PT 받는 게 아니다.(웃음)

정규 10집 앨범 발매를 앞둔 허슬러가 게으르다니, 믿기 힘들다.
하지만 사실이다. 온종일 일만 붙들고 있는 성격이 아니라서. 음악 하는 사람들에게는 뇌를 리프레시할 수 있는 취미가 꼭 필요하더라. 그래서 쉴 때만큼은 영화, 만화책도 많이 보고 친한 사람들과 만나 축구도 한다. 정작 음악 작업은 딱 열심히 하는 기간을 어느 정도 정해두고 짧게 몰두하는 편이다.

‘항상 새벽에 곡을 쓸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다. 실제로 곡의 영감을 받는 시간은 하루 중 언제인가?
의외로 대낮이다.(웃음) 원래 새벽에 작업하는 편이지만, 이대로 계속하다가는 몸이 망가질 것 같았다. 그래서 낮에도 방에 불을 환하게 켜고 작업한다. 몸도 이렇게 꼿꼿이 세우고.(갑자기 등을 곧게 펴고) 대부분의 래퍼나 프로듀서가 새벽에 작업을 많이 한다고 들었다. 지난번 빅나티가 작업실에 놀러 온 적이 있는데, 갑자기 들어오자마자 불을 다 끄는 거다. 이유를 물으니, 불을 끄고 작업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하더라. 그러고 나서 구체적인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해줬는데, 그게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 근데 내게 왜 그런 선입견을 갖게 됐나?

당신의 음악 중 ‘연기’, ‘호구’, ‘성인’ 등 밤과 새벽 분위기가 느껴지는 곡이 많아서. 그 시간에만 품어낼 수 있는 질감이 있지 않나.
그 곡들을 새벽에 들었다면, 듣는 이가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이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다. 마음이 공허한 시간대니까. 얼마 전 공연에서 ‘호구’를 불렀는데 여성보다 남성 관객의 반응이 훨씬 좋더라. 아무래도 가사에 공감하고 경청하게 되는 부분이 많은 거다.

더블브레스트 재킷 Gucci, 볼드한 실루엣의 골드 네크리스 Portrait Report, 화이트 골드에 라피스라줄리를 세팅한 링 S.Tree.

반대로 쉽게 공감하고 해석할 수 없는 곡을 선보이기도 하더라. 예를 들어 비극적인 내용의 ‘빈집’처럼.
맞다. 그런 ‘19세 이상 시청가’ 영화 같은 삶을 음악 안에서 그려보고 싶었다. 의식이 이끌리는 대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걸 좋아한다. 그렇게 상상하는 데 한계가 오면 지인이나 팬들에게 사연을 받기도 한다. ‘우리서로사랑하지는 말자’도 팬의 사연을 듣고 쓴 곡이다.

결국에는 타인의 삶에 기초한 사연이지 않나. 참고하는 게 쉽지 않겠다.
엄밀히 말하면, 참고라기보다는 이해하는 방식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그들이 살아가고 있는지 이해라도 해보자’ 라는 마음가짐으로. 처음에는 사연을 모티브로 곡을 쓰려고 했는데, 쉽지 않더라. 가사 속 라이밍, 멜로디처럼 맞춰야 하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그 작업이 ‘숙제’처럼 느껴졌다. 난 음악만큼은 꼭 자기만족을 중심에 두고 만들어가야 한다고 믿는 사람인데.

자기만족이라, 그것만으로도 성취감을 가져갈 수 있는 건가?
그렇다. 나는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을 만드는 것이 항상 목표였다. 그래서 음악을 하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갓 완성한 결과물을 감상하는 시간이다. 사실 세간의 평가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그건 결국 자신에 대한 엄격한 잣대이기도 한 거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한때 멋스럽게 썼다고 생각한 곡이 지금은 촌스럽고 징그럽게 느껴질 때도 있거든. 접할 때마다 기분이 썩 좋진 않다.

오버다이드 면 재킷과 피스타치오 컬러 오버사이즈 셔츠,
하단 지퍼 디테일의 와이드 팬츠, 카프 헤어 디테일의 라탄 샌들 모두 Dries Van Noten, 캐츠아이 실루엣 선글라스 Stephane Christian.

어떤 곡인가?
사실 거의 대부분이다. 저스트뮤직이 함께했던 ‘Rain Showers’, 프로젝트 싱글이던 ‘Flex’ 모두 지금 들으면 오글거린다. 가사가 허세로 가득하다. 그때 왜 이런 가사를 썼나 싶고.(웃음)

이번에 발매할 정규 앨범은 다른 느낌이려나.
물론이다. 일상 속 소설을 앨범 안에서 표현해보고자 노력했다. 그래서 앨범 제목도 ‘소설 쓰고 자빠졌네’다.나만의 ‘단편집’ 같은 개념이다.

혹시 옛날부터 써놓은 곡을 뒤늦게 공개하는 것 아닌가? 작업량이 남다른 만큼 의심되는데.
그렇지 않다.(웃음) 대부분 최근에 작업했다. 그중에서도 수록곡 ‘산책’은 우리 집 반려견 돌돌이와 함께 거닐며 영감받은 곡으로, 이번 앨범 중 가장 마지막으로 구상한 작업물이다.

곡 제목만으로도 일상의 소재를 담아내고 싶었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이 앨범에서 대중이 느꼈으면 하는 지점이 있나?
음악이든, 영상이든 빠르게 소비되는 세상이지 않나. 그만큼 자극적인 형상도 많고. 이번 앨범에서만큼은 그런 부분을 덜어내고자 노력했다. 가사를 듣고 나서 일상적 요소를 느끼고 최대한 오랫동안 음미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거면 된다.

오버사이즈 보머 재킷과 스트레이트 팬츠 모두 Prada, 트리플 크로스 모티브 네크리스 Chrome Hearts.

찾아보니 올해 영화 <옆에서 숨만 쉬어도 좋아>도 개봉을 앞두고 있던데. 바쁜 연말이 되겠다.
정확히 언제 개봉할지는 나도 모르겠다. 촬영은 오래전에 끝났는데, 아직 소식이 없어서.(웃음)

연기자로서 벌써 두 번째 작품 출연이다. 얼마 전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에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 촬영 현장은 사극인 만큼 짧은 시간에 이뤄야 할 것이 많았다. 그에 비해 영화 촬영 현장은 상대적으로 부담감이 더 적더라.

첫 촬영 장르가 사극이라니, 분명 쉽지 않았을 거다.
맞다. 누군가 말해주지 않아도 현장 사람들끼리는 서로 알고 있는 ‘룰’ 같은 게 있지 않나. 이럴 때는 특정 감독님께 인사해야 하고, 이럴 때는 특정 방식으로 움직여야 하는 그런 것. 아무래도 나는 현장에 익숙지 않다 보니 적응하는 데 시간을 쏟아부은 것 같다. 물론 Mnet 프로그램 <Show Me The Money(쇼미더머니)> 촬영에 비하면 이건 힘든 것도아니다.(웃음)

체크 패턴 재킷 Gucci, 골드이어 커프와 오른손 검지에 낀 크라운 형태 실버링 모두 Debassqq, 오른손 약지에 낀 집게발 모티브의 골드 링 Linky Laboratory, 왼손에 낀 화이트 서클 디테일의 골드 링 모두 Ania Haie.

<쇼미더머니> 촬영이 그토록 힘든 이유는 뭔가?
촬영 시간 자체도 길지만, 프로듀서로서 부담감이 엄청나다. 또 곡 작업을 위한 기간이 결코 길지 않은 만큼 매 순간 조급하게 느껴진다. 따져보면 출연진과 스태프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거지. 그때 같은 팀이던 자이언티 형이랑 담배를 엄청 피웠다. 너무 많이 피워서 이대론 위험하겠다 싶더라. 그러고나서 한동안 담배를 끊었다.

방송으로는 보이지 않는 그런 압박감이 있는 건가?
아무래도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만큼 촬영 기간이 타이트하니까. 그리고 미리 곡을 써놓더라도 어떤 아티스트가 내 팀이 될지 모르니 큰 의미가 없다. 음악이 아티스트와 맞지 않으면 의미 없지 않나. 그럼에도 <쇼미더머니>의 긍정적 부분을 살펴보면, 어떠한 ‘스토리’를 보여줄 수 있다는 거다. 음악을 만들기 위한 사연, 과정, 가사 하나하나를 영상으로 보여줄 수 있으니 고마운 부분도 있다. 대중의 마음은 그런 부분을 보고 더 크게 움직이기도 하니까.

<쇼미더머니 9>에서 ‘CREDIT’을 선보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장면이 그려진다.
‘CREDIT’은 일주일 만에 만든 곡이다. 릴보이가 보내준 원곡을 자이언티 형과 모조리 뜯어 고쳤다. 본선 1차 경연곡이던 ‘내일이 오면’도 작업이 쉽지 않았다. 자이언티 형 작업실을 ‘소굴’이라 부르는데, 한번 들어가면 오랫동안 못 나오고 갇혀 있기 때문이다. 들어가기 무서워 릴보이와 둘이 작당 모의한 적도 있다. 우리끼리 작업을 먼저 끝내놓자면서.(웃음)

그러고 보면 매번 누군가에게 평가받는 삶을 사는 것 같다. 그것을 의식하든 아니든.
맞다. 하지만 여전히 감당하지 못한다. 그릇이 너무 작거든.

아티스트로서 그릇 말인가?
아티스트로서도 그렇지만, 화제의 인물이 되기엔 내 그릇이 작다는 의미다. 나는 스윙스 형처럼 대담한 삶을 살 수 없는 사람이다. 그 형은 늘 스스로 평가받고 화제의 중심에 서 있지 않나. 외국으로 따지면 카니예 웨스트도 그렇고. 그보다는 누군가의 작업물을 듣고 피드백해주는 역할이 더 잘맞는 것 같다.

무대 위 모습은 그렇지 않던데.
물론 모순적이지만, 무대에 대한 열망이 커지는 순간이 있다. 가끔 집에 누워 있다가 트래비스 스콧 같은 유명 아티스트의 공연 영상을 접하면 ‘아, 이무대는 내가 올라가야 했는데’하는 아쉬움이 들 때가 있다. 이런 순간이 찾아오기 때문에 공연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것 같다.

타탄체크 패턴 재킷 Anonymouth, 레드 티셔츠와 스톤 디테일의 실버 네크리스 모두 Dior Men, 와이드 데님 팬츠 Ami, 화이트 스니커즈 Golden Goose, 레더 벨트 디테일의 브레이슬릿 Dirt Nap, 트리플 크로스 모티브 실버 링과 실버 볼드 링 모두 Chrome Hearts.

직접 노래를 부르는 건 이제 서서히 그만두고 싶다. 마지막으로 닿고 싶은 직업도 가수가 아닌 작곡가, 드라마 작가 같은 스토리텔러다.

언제까지 이 일을 하고 싶은지도 궁금하다.
직접 노래 부르는 건 서서히 그만두고 싶다. 누군가에게 곡을 주고 프로듀싱 하는 역할이 성향상 더 맞는 것 같다.물론 그렇다고 갑자기 은퇴한다는 말은 아니다. 곡을 가끔씩 내더라도 ‘이건 일이다’ 하는 생각을 버린 채 임하고싶다.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작곡가 기리보이’도 그다지 위화감은 없다.
그렇다면 다행이다. 마지막으로 닿고 싶은 직업도 가수가 아닌 작곡가, 드라마 작가 같은 스토리텔러다.

이 질문을 듣고 속물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다. 당신이 만든 곡 중 저작권료 1위는 무엇인가?
뭐가 속물인가. 충분히 궁금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만들고 나서 후회했다고 말한 ‘Flex’다. 근데 이렇게 막상 따져보니 후회할 필요는 없겠다.(웃음)

에디터 박찬 사진 강혜원 헤어 & 메이크업 곽한빈 스타일링 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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