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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프론티어’ 확장하는 위스키 지형도

확장하는 위스키 지형도.

ALFRED GIRAUD

프랑스 코냑 명가가 탄생시킨 알프레드 지로. 100년 역사를 이어온 지로 가문은 코냑 숙성의 노하우를 위스키로 확장했다. ‘Traditionally Different’라는 슬로건처럼 몰트와 코냑 캐스크는 물론 소테른 와인이나 희귀한 로비니아 캐스크까지 아우르며 대담한 숙성 방식을 끊임없이 시도해왔다. 그중 호라이즌은 지로 가문의 실험 정신을 집약한 보틀로, 코냑과 보르도 그랑 크뤼 클라세, 피노 데 샤랑트, 로비니아 오크 등 무려 14종의 캐스크에서 숙성했다. 출시 1년 만에 세계 4대 주류 품평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며 높은 완성도를 입증했다.

FUJI

후지 위스키는 ‘싱글 블렌드’라는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 단일 증류소에서 몰트와 그레인을 모두 증류하고 블렌딩하는 곳은 전 세계에서 후지가 유일하다. 여러 라인업 중 ‘후지 싱글 블렌디드’는 브랜드가 지향하는 블렌디드 위스키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청량한 과일 향이 감도는 몰트 원액과 무게감이 다른 3종의 그레인 원액을 조합해 농익은 여름 과일처럼 실키하고 섬세한 단맛을 전한다.

NC’NEAN

2017년 처음 증류를 시작한 낵닌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집념으로 위스키를 만든다. 스코틀랜드 서부 해안에 위치한 이곳은 유기농 보리만 사용하며, 영국 위스키 증류소 최초로 스코프 1・2 탄소배출 넷 제로를 달성했고, 비콥(B Corp) 인증을 받은 몇 안 되는 증류소다. 모든 병은 100% 재활용 유리로 제작하는데 비건, 글루텐프리, 논-칠 필터링 방식을 고집한다. 대표작 ‘오가닉 싱글 몰트’는 STR(오래 써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배럴을 재생하는 기술) 레드 와인 캐스크와 아메리칸 위스키 캐스크, 셰리 캐스크에서 숙성해 밝고 경쾌한 과일 향과 바닐라 향이 겹겹이 어우러지며, 알코올 도수 59%의 ‘캐스트 스트렝스 배치 MN21’은 강렬한 과실미와 스파이스를 드러낸다.

KI ONE

K-위스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한국 최초의 싱글 몰트 증류소 기원이 위스키 지형도를 새로 그리고 있다. 시그너처 라인의 최신작 ‘유니콘’이 2025년 ‘국제 와인 & 스피릿 대회(IWSC) ’에서 세계 위스키 부문 대상을 거머쥔 것. 과거 야마자키와 카발란이 한 차례씩 수상한 바로 그 상이다. 스코틀랜드 스타일을 구현한 유니콘은 피티드 몰트를 증류한 다음 뉴 아메리칸 오크와 버번 캐스크에서 숙성해 은은한 스모크 향과 대지의 풍미를 품고 있다.

KYRÖ

핀란드의 작은 마을 이소키뢰에서 다섯 명의 친구가 사우나에 앉아 이런 질문을 던졌다. “왜 핀란드에서는 라이 위스키를 만들지 않을까?” 그 호기심은 곧 실행으로 이어졌다. 2012년 옛 치즈 공장을 개조해 증류소를 열었고, 100% 핀란드산 몰티드 라이로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 ‘국제 와인 & 스피릿 대회(IWSC)’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큐로 우드 스모크’는 알더나무 연기로 몰트를 스모크 처리해 핀란드 숲과 장작의 뉘앙스를 담았으며,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에서 숙성한 ‘큐로 몰트 올로로소’는 캐러멜과 견과, 말린 과일 등 다채로운 풍미를 드러낸다. 최근의 야심작 ‘사우나 스토리’는 핀란드만의 정취를 응축한 라인으로, 살구 브랜디 또는 자메이칸 럼 캐스크에서 숙성한 위스키를 배럴째 사우나 안에 두어 온도와 습도의 변화로 풍미를 조율했다.

MACKMYRA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이 참여한 위스키 ‘맥미라 인텔리전스’. 마이크로소프트와 핀란드 테크 기업 포어카인드가 함께한 프로젝트다. AI는 위스키 레시피를 어떻게 만들어낼까. 인텔리전스의 경우, AI는 맥미라의 기존 레시피와 판매 데이터, 소비자 선호 풍미, 캐스크 보유 현황을 학습한 후 수천만 가지 조합을 산출하고, 거기에서 또 추려 가장 이상적인 레시피를 제안한다. 최종 선택과 미묘한 균형은 마스터 블렌더 안젤라 도라치오가 맡는다. 즉 ‘AI-생성, 인간-큐레이션’ 방식으로 완성한 것이다. 알코올 도수 46.1%의 인텔리전스는 엑스-버번, 올로로소, 미국산과 스웨덴산 오크에서 숙성했으며, 바닐라와 토피, 시트러스, 서양배의 달콤함에 은은한 오크와 스모크 풍미가 겹친다.

CHARBAY

‘레이서 5 IPA’ 맥주를 증류해 만든 ‘샤베이 R5’는 위스키 양조의 전통적 문법을 완전히 뒤집는다. 샤베이의 13대 마스터 디스틸러 마르코는 아버지를 통해 ‘위스키의 베이스는 홉을 뺀 맥주’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맥주로 위스키를 증류하는 실험에 나섰다. 1999년 필스너로 ‘샤베이 위스키 릴리즈 1’을 만들었고, 이후 ‘베어 리퍼블릭 브루어리’와 다년간 연구 끝에 ‘샤베이 R5’를 완성했다. 맥주를 구리 알람빅 단식 증류기에서 이중 증류한 뒤 프렌치 오크통에서 5년간 숙성해 만든 결과물이다. 흑맥주에서 느낄 수 있는 초콜릿 홉 향이 퍼지고, 흙 내음과 스파이스가 더해져 달콤 쌉싸래한 맛을 전한다. 혀에서는 강렬한 타격감을 남기지만, 49.5%라는 높은 도수를 잊을 만큼 목 넘김이 부드럽다.

TURNTABLE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기반의 턴테이블은 두 형제가 설립한 독립 병입업체(IB)다. 이들은 블렌디드 위스키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캐스크 정보와 블렌딩 비율 등 원액의 출처를 투명하게 공개한다. 더 나아가 위스키를 앨범의 ‘트랙’처럼 즐기는 이색 경험을 제안한다. 모든 제품의 이름은 블렌딩에 영감을 준 노래에서 가져왔다. 이를테면 클라이겔라키 PX 펀천, 클레이겔라키 올로로소 버트, 발메낙 PX 펀천 등 다섯 종류를 블렌딩해 쌉싸래함과 벨벳 같은 달콤함을 담은 위스키에는 버브의 1997년 발매곡 ‘Bitter Sweet Symphony’라는 이름을 붙였다.

에디터 이도연 사진 김흥수 디지털 에디터 함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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